애플의 신제품이 나왔으면 사든 말든 어쨌든 한마디씩 보태는 게 인지상정이죠. 보태 봅시다.
1. 개요
“애플 팬들이 애플워치를 보고 의심으로 바벨탑을 지으매 애플느님이 맥북이란 벼락으로 바벨탑을 무너뜨렸더라”
…는 훼이크고
2. 맥북
“더 얇고, 더 가볍고, 더 아름다운 성능 구린 노트북.”
사실 비슷한 성능, 무게, 크기, 해상도 등을 구현한 동급의 윈도 노트북이 이미 시장에 깔려있다. 그리 상찬받을만한 물건은 아니다. 이 노트북이 이렇게 예쁘지만 않았다면. 군더더기를 완전히 뺀 예술적인 디자인이다.
하지만 프로세서 성능이 걸린다. 코어 M을 탑재한 만큼 기존 맥북 에어보다도 더 느릴 것이다. 하물며 OS X은, 하물며 요세미티는 그리 가벼운 운영체제가 아니고, 다른 애플의 소프트웨어 역시 꽤 무겁다. USB Type-C 포트 하나만 넣은 탓에 확장성도 떨어진다.
그건 그렇고 ‘맥북’이란 이름은 이해가 잘 안 가는데… 기존 맥북보다 얇고 가볍다고 ‘맥북 에어’라는 이름의 노트북 라인업을 만들어놓고, 그보다 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만든 뒤 다시 ‘맥북’이라 이름붙이다니.
아마 다음 아이패드 발표 행사는 이렇게 진행될 것 같군. “우리는 아이패드 에어를 더 가볍게 만들어냈습니다. 그 이름은 아이패드입니다.”
3. 애플워치
스마트워치는 놀라운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다. 손목에 차는 이 작은 기계 속에 그만큼의 성능이 집약돼 있다니. 하지만 스마트워치에는 결점이 하나 있다. 지금껏 그 어떤 회사도 그 결점을 극복해내지 못했다.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결정적인 결점을 애플이라면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애플도 끝내 이 물건을 손목에 차고 다녀야 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지금껏 나온 수많은 스마트워치보다 전혀 나을 게 없는 잉여스럽기 짝이 없는 물건이다.
일 년을 기다렸지만 여전히 애플은 스마트워치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 그 방향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조차 모르는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찾아낼 줄 아는 회사였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그저 스마트워치가 업계의 대세라니까 억지로 만들어낸 물건에 불과하다. 이게 훨씬 일찍 나온 갤럭시 기어보다 대체 어떤 측면에서 더 나은 효용을 제시하고 있는가? 이 작은 화면은 생산은 물론 컨텐츠 소비에도 적합하지 못하다.
그런 물건에 금을 쏟아붓고 만 달러, 스뎅으로 만들었다고 600달러. 헐.
나는 어차피 쓸모없는 물건이라면 G워치를 사기를 권한다. 6-7만원이면 신품 수준의 물건을 구할 수 있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무엇을 하든, 애플워치를 사는 것보다 수천만 배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의미없이 돈을 버리는 방법이 또 얼마나 있을 것인가.
잘 팔릴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반응이란 나 따위가 함부로 예상할 수 없는 것이고, 그게 브랜드의 힘이니까. 충분히 팔리고 나면 사람들이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알아서 효용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발표된 애플워치는 멋들어진 홍보 영상 속에서만 빛나보이는 무의미한 장난감에 불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