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약물 검출에 대한 간단한 생각. 나는 박태환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고 좋아하는 쪽에 가깝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1. 전체적으로 여론이 박태환 불쌍 ㅠㅠ 의사 나쁜놈으로 형성되고 있는데 약물로 진통을 겪어 본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선 ‘했네 했어’로 흘러가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그동안 수많은 약쟁이들이 해왔던 대응과 ‘일치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
2.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하는데, 이건 스포츠에 조금이나마 관심있다면 일반인들도 다 아는 건데 선수나 의사가 몰랐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 소리를 믿느니 차라리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싶을 정도다.
3. 메이저리그에서 매니 라미네즈가 약물 복용으로 적발됐을 때의 변명과 매우 유사하다.
개인적은 건강 문제로 의사에게 스테로이드가 아니라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의사는 이 약을 제가 먹어도 괜찮을거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 약은 메이져리그 조항에서 금지된 약이었습니다. 이 조항을 어긴건 제 책임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사정상 말할수는 없고, 다만 지금까지 문제없이 15번의 약물테스트를 5년동안 문제없이 통과했었습니다. LA 다저스 관계자들, 토레 감독, 팀 동료, 다져스 팬들에게 사과합니다. 저에게 실망하였다는것은 잘 알고있고 저도 자신에게 실망하였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정말로 미안합니다.
4. 하필 ‘네비도’인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네비도는 호르몬 감소 치료용 약물. 주로 갱년기 남성이 사용하는데, 박태환이 성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고서야 이걸 처방 받을 이유가 없다. 다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들은 체내에서 자동으로 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핑에서 걸릴 경우 빼도박도 못하는데 네비도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도핑에서 잡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5. 그래서 네비도는 약물 검사의 눈길에서 벗어나는 데 사용돼 왔다. 물론 재수 없게 불시검사에 걸리는 경우도 있겠고, 이럴 경우 예전부터 꾸준히 약물을 사용해 왔다고 보는 게 좀 더 합리적 의심이라고 본다.
6. 내가 틀렸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