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도 어느덧 중간 정도 온 것 같다. 이미 대한민국은 난방비가 싼 나라가 아니다. 오죽하면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라갈 정도이겠나. 이에 어떤 방법이 가장 저렴한지 알아보았다.
1. 천연가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이른바 보일러가 여기에 속한다. 천연가스는 연소율이 매우 높고, 물과 이산화탄소 이외의 찌꺼기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깨끗한 연료로 분류된다. 그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천연가스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천연가스버스의 보급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가스전(田)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정제하여 얻은 메탄을 냉각해 액화시킨 것을 액화천연가스(LNG)라고 하며, LNG를 기화시켜 각 가구에 공급하는 것이 바로 도시가스이다. 천연가스 난방은 난방 기구에 연통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소형화 및 경량화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정기적인 환기가 필요하고, 연료비가 적지 않게 들어가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스가 누출될 경우 폭발의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안전이 많이 좋아져서, 비용만 제외하면 가장 완벽한 난방의 수단이다.
결론: 돈만 있으면 최고, 비싸다.
2. 전기
흔히들 보조수단으로 가장 많이 쓰는 난방원이다. 전기 난로, 전기 장판과 같이 전기를 이용한 난방의 장점으로는 먼저 연기, 그을음, 일산화탄소, 기름, 가스 냄새가 나지 않아 환기를 할 필요가 없으며, 난방 장치의 설치 및 이동이 매우 자유롭다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공급되는 전기 용량이 충분하지 않을 시 난방 용량이 제한되거나 갑자기 누전 차단기가 내려갈 수도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전력선이나 콘센트 등의 상태가 나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게다가 월말 전기요금 고지서에 상당한 액수가 찍혀나올 것이다. 소형 전기난로만 해도 사용하는 전력량이 일반적인 중형 에어컨에 맞먹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도시가스와 함께 적당히 혼용해 사용해야 한다.
결론: 일정 부분만 따뜻하고, 덤으로 비싸다.
3. 나무 장작
팬션에서도 보기 힘들지만… 사실상 팬션 외에 볼 수 없는 수단이다(…) 혹시라도 도둑을 막고 싶다면 “나 홀로 집에”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장작은 가장 원시적인 난방수단이며, 장작을 이용한 난로 역시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취한다. 과거에는 집 안 1층 한가운데에 모닥불이 놓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현대에는 벽난로 같은 붙박이 형태의 장작난로와 따로 시공을 해서 설치하는 노출형 장작난로가 있다. 장작 대용으로 숯이나 갈탄을 태우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일단 불에 태울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연료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구조가 단순하여 고장이 나기도 쉽지 않으며, 기술이 낮은 오지 등에서도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무는 새로 심어서 키울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삼림 자원이 있는 지역이라면 연료자원의 고갈, 보급 걱정이 별로 없다.
단점으로는 난로의 굴뚝이나 연통을 반드시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청소해 줘야 하며, 장작을 저장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있다. 또한 장작은 겨울이 되기 전에 일일이 나무를 베고 장작을 패서 건조시켜야 하며, 그나마도 숲이 없는 도시 지역이나 평야 지역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힘들기 때문에, 장작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불이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수시로 땔감을 넣어 주어야 한다. 가장 불꽃이 오래 가는 연료인 참나무 장작의 경우에도 한번 넣으면 8시간 정도 불꽃이 타오른다. 또한 연소 시 연기와 그을음 외에도 재가 많이 생겨 매일 일일이 치워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결론: 이걸 설치할 곳이라면 조선시대이거나, 집이 꽤 커야 할 것이다.
4. 등유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등유. 아마 80년 이전 생이라면 교실에서 열심히 사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다지 좋은 기억만은 아니겠지만.
등유 난로는 요즘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그래도 가성비는 난방용 연료 중에서 가장 뛰어난 편이고, 연통을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소형화 및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건설현장 등의 컨테이너 사무실과 같은 소규모 공간에서는 아직도 등유난로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천연가스와 마찬가지로, 연통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석유 냄새가 나기 때문에 나며 정기적으로 환기가 필요하다. 또한 연통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재점화 시 연기가 실내 공기와 바로 섞일 수 있는 등 난로 관리가 많이 까다로우며, 등유를 사용하여 연료비가 많이 든다.
그리고 난로가 뒤집혀 화재가 나면, 흐르는 기름을 타고 불길이 급속히 번질 수 있으며, 진화도 쉽지 않다는 위험성이 있다.
결론: 추억에 잠기는 건 좋다. 냄새를 참을 수만 있다면.
5. 체온
신영복 교수가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보면, 겨울의 감옥에서는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사람의 체온도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난방 수단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환경 친화적이고, 인체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 외에는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감옥처럼 좁지 않은 일반적인 거주 공간은 제한적인 수의 사람들의 체온으로는 충분히 난방을 할 수 없다는 자명한 문제점이 있다. 뭐, 연인들끼리 굳이 버티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부럽기는 하지만(…)
결론: 연애 초기에야 할만 하겠다.
6. 연탄
등유보다 더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에너지원. 사실 효율성은 끝판왕에 가까운 수준이다.
연탄은 국내의 석탄 생산량이 비교적 많음에 따라 비용이 저렴하여, 과거에는 대표적인 난방 연료 역할을 했다. 또한 상당히 오랫동안 타는데, 연탄 한 개를 태우면 8시간은 족히 태울 수 있다.
일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여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연통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꼭 들어간다. 또한 연통을 설치하더라도 환경에 안 좋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연탄에 불을 지피는 데 시간이 걸리고 또한 번개탄이 필요하며, 연탄을 저장해 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게다가 비록 오래 가기는 하지만 연탄을 일일이 갈아주어야 하며, 타고 남은 연탄재도 처리해야 한다. 타고 남는 찌꺼기가 많은 연료일수록 연소율이 좋지 않은 불완전 연소를 한다고 보면 된다.
결론: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에서 보여주듯, 위치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고 효율성도 좋다. 하지만 위험성이 높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 일단 쓸 수 있는 집도 많지 않겠지만.
7. 난방 텐트
방 안에 놓기 민망해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난방 텐트는 편의성과 효율성 면에서 최고의 수단이다.
특히 최근 바이맘이라는 사회적 기업은 실내용 텐트를 저소득층 가구에 난방텐트를 보급함으로써 지속적인 비용이 나가는 것을 막고, 열효율에서도 연탄 이상을 선보이며 많은 저소득층 가구에게 힘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기사를 보자.
정부는 내년 12월부터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에너지 바우처는 가스와 등유, 연탄, 전기, 열 등 5대 에너지원을 살 수 있는 쿠폰이다. 중위 소득 40% 이하 등 일정 조건을 갖춘 노인과 아동, 장애인 등 98만가구가 매년 겨울철 석달 동안 가구당 10만원 안팎의 바우처를 지원받는다. 월평균 3만원 남짓한 금액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월 3만원’ 지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해 12월 전국 8개 도시의 빈곤층 148가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기요금은 가구당 평균 2만1000원, 난방요금은 평균 8만1000원이 든다. 합치면 10만2000원이다. 조사 가구 중 80%가 월평균 소득이 60만원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소득의 17%를 난방비로 쓰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집의 난방비 부담이 큰 것은 단지 소득이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동원이네처럼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은 어쩔 수 없이 기름 등 비싼 연료를 써야 하고 노후한 아파트나 주택은 단열 또한 잘 안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조사보고서에서 빈곤가구 62.5%가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에서 거주하고, 39.2%는 기름보일러를 쓴다고 밝혔다.
이 실내용 난방 텐트는 일반적인 아웃도어용 텐트와는 많이 다르다. 룸텐트에 사용되는 천은 내구력을 책임지는 폴리에스테르 33%, 피부에 닿아도 보드라운 면 67%로 이루어져 있어 인체에 무해하며, 빨래도 삶아서 문제가 없다. 또, 아웃도어 텐트에 일어나는 결로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
난방텐트만 잘 활용해도, 겨울철 난방비를 10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 또 밤에 한기를 잘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욱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바이맘 텐트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저소득층이 추위에서 벗어나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사랑의 연탄 나르기는 좋은 행사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들의 삶을 돕기 위해서 더 나은 방법은 아마 이쪽이 아닐까 싶다. 이제 방식을 좀 더 선진적으로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