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UX디자인의 전반적인 관점을 읽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글을 봤다.
UX디자인 팀이 조직에서 어떻게 포지션을 해야 하는지부터 UX디자이너들이 갖춰야 하는 시각들 그리고 UX리더의 역할은 어때야 하는지 전반적인 UX디자인 현황을 요약하듯 제시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매우 긴 글이지만 보면서 내가 공감한 것들을 번역하고 그 말이 왜 주옥같고 어떤 의미가 내포돼 있는지 나름대로 생각하여 적어봤다.
원문 – The Future of UX Leadership: Radical Transformation
1.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뛰어난 UX리서처나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관점을 넘어 혁신을 추구하는 관점이 함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UX디자인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현시대에 혁신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혁신적인 무언가는 한 두 사람의 뛰어난 디자이너가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 조직 전체가 UX적인 관점이 있어야 하고 수평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2. 뛰어난 UX디자인 결과는 단순히 뛰어난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제품이 시장에서 갖는 브랜드의 차별화된 지점을 의미한다.
UX디자인이 단순히 사용성 개선이라는 낡은 관점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성공적인 UX디자인은 ‘우리의 제품이 시장에서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제품의 브랜딩 관점과 마케팅 관점,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너무나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지닌 제품이 나오더라도 시장에서 특이한 점이 없다면 금방 잊혀질 것이다.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유별나게 뛰어난 게 좋은 것이다.
3.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문제 해결 과정이다.
디자인이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말의 의미는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매우 구체적인 명제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가 무엇인지 발굴하는 작업(problem finding) 부터 시작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research) 그리고 문제 해결을 할 계획을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세운다. 자원의 한계가 없다면 디자인이 아니다. 여기서 자원은 물질적 자원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자원까지 모두 포함한다.
4. UX전문가로써 컨텍스트 기반의 사고를 해야 한다.
컨텍스트라는 말은 UX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다. 어떤 문제를 볼 때 단순히 현상만 보고 해결하려는 과거의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다. 산업시대 사회에나 먹힐 법 한 낡은 관점인 것이다. “사람들이 집에 TV가 없으니까 우리가 TV를 만들어서 팔면 되겠군!”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제품이란 필요한 순간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등장하는 그런 제품이다 “그래 맞아! 이런 게 필요했어!” 이러한 아이디어는 단순히 책상이나 욕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필드에 나가 사용자를 관찰하고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입체적인 사고가 수반되어야 한다
5. 우리의 목표는 게임체인징이다.
UX디자인을 하는 회사라면 위의 말을 고객사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NO1. UX컨설팅 회사 Adaptive path는(현재는 은행 그룹 Capital One에 인수됨) 자사의 홈페이지 about us에 이렇게 적어 놨다. “Ground breaking”
6. 더 효율적인 UX 디자인 프로세스를 만들어라. Outcome에 집중하여 더 많이 애자일, 그리고 린 UX해져라.
애자일과 Lean UX는 현재 시점에서 시장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방법론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빠르게 시장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데에 있는데, 위 방법론을 백날 해도 안되는 회사들도 많다.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outcome이 아닌 output에 집중하려는 여전히 낡은 사고 때문이다. Outcome은 output처럼 단순히 수치로 측정되지 않는 정성적인 영역까지 포함한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우리 제품이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outcome의 관점은 ‘그래서 지금 사람들은 우리 제품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까?’ 라고 성과를 측정하려고 해야 한다. 불과 2 년 전에 uxmatters에 outcome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땐 어떤 의미인지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을 하고 있다. 그동안 어떤 의식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는…? 또 중요한 건 어떤 특정 방법론에 함몰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함몰되면 오히려 더 조직을 망칠 수 있다. 사고방식은 그대로인데 껍데기만 바꾸는 격이다. 다양한 방법론을 학습하고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고 변형하여 최적의 방법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중간에서 ‘사용자 중심’이라는 관점을 놓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7. 내부 시각에서 UX디자인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라
“그래서 UX디자인의 성공 여부를 어떻게 측정하느냐 정성적인 것이라 측정이 안되지 않느냐”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질문을 바꿔 말하면 “수치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난 믿을 수 없으니 투자를 하는 게 아깝다” 라는 뜻이다. 이 얼마나 비겁하고도 낡은 관점인가? UX디자인의 성공 여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매출이나 방문수처럼 수치적인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UT(사용성 테스트)나 Brand 인지도에 대한 필드 리서치를 통해서도 기존과 사람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충분히 조사가 가능하다. UX팀 자체에서도 본인들의 결과가 시장에서 실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측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UX디자인을 UI나 그래픽 디자인 혹은 특정 서비스와 같은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많다. 그러나 어떻게 보든지간에 현재 UX디자인이 가장 많이 발전한 미국의 경우 더 이상 그런 관점은 찾아볼 수 없다. UX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관점’을 의미하거나 사용자 조사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방법론’의 하나로 보는 관점이 상식적이고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liveforever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