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그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현대인들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안 그래도 무서워 죽겠는데 뭐만 하면 암에 걸린다는 괴담이 횡행한다. 암 걸릴까 무서워서 문밖에도 못 나갈 정도다. 암을 일으킨다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무관한 몇 가지를 모아 봤다.
1. 암은 문명의 이기에 따른 현대병이다?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 암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암이 서구 사회 문명의 이기가 낳은 ‘현대병’인 것은 아니다. 암의 역사는 사실 인류의 역사만큼 길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의 의학자들이 묘사한 암 증상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3,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의 뼈에서 암을 앓았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물론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 및 공해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암이 발병할 위험에 기여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큰 발암 요인은 사람의 나이이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주된 사망 요인인 많은 전염병과 영양실조를 이겨내고 수명을 연장해왔다. 나이를 먹으면서 세포의 DNA가 손상되어 암이 유발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2. 핸드폰 사용이 암을 유발한다 ?
핸드폰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 핸드폰을 장시간 사용한다고 뇌에 종양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연구 결과에 의해 확인되었다. 핸드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텔레비전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와 유사하며, X선과 같은 이온화방사선과는 다르기 때문에 세포 변형을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3. ‘슈퍼푸드’가 암을 예방해준다?
블루베리, 브로콜리, 마늘, 녹차, 순무 뿌리 등의 식품을 슈퍼푸드라고 지칭하는데, 이러한 식품들은 영양가가 높기는 하지만 사실 ‘슈퍼푸드’라는 말에는 명백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건 전혀 아니다. 몇몇 식품이 다른 식품에 비해 영양과 건강 면에서 우수한 건 사실이다. 균형 잡힌 건강한 식단에 블루베리나 녹차를 포함하는 것은 매우 좋다.
다양한 종류의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은 좋지만 특정 야채 종류가 꼭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인체가 복잡한 만큼 암 역시 매우 복잡하며 한 가지 음식이 암 발생 확률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4.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
1980년대 커피와 췌장암 사이의 잘못된 연관 관계를 보여주는 잘못된 연구 결과가 있었다. 실제 커피는 심장 관련 염증을 완화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증진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5. 체질을 ‘산성화’하는 식품들이 암을 유발한다 ?
끈질기게 살아남는 의학적 허구 중 생물학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는 게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허구 중 하나가 바로 ‘산성’ 식습관이 혈액을 ‘산성화’하여 암이 발병할 위험을 높인다는 ‘산성체질론’이다. 산성체질론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녹색 채소나 과일과 같은 ‘염기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신맛을 띄는 레몬과 같은 과일도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덤이다).
이건 생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 지나치게 염기성을 띠는 환경에서 암세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다른 신체 세포도 마찬가지다. 혈액은 보통 살짝 염기성을 띤다. 혈액의 pH 수치는 신장이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 유지되도록 적절히 조절한다. 여분의 산성 및 염기성 성분은 소변으로 배출되기에 섭취하는 식품에 따라 혈액의 산도가 크게 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덧. 녹색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기는 하지만 신체의 산성 및 염기성과 연관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
6.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
전자레인지 괴담은 한둘이 아니고 이 역시 괴담이다. 전자레인지가 방출하는 전자파 역시 앞서 말한 핸드폰 전자파와 마찬가지로 이온화 방사선이 아니기 때문에 세포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다.
7. 자궁경부암 예방주사가 되려 건강을 해친다?
한때 미국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주사가 ADHD를 일으킨다고 해서 문제가 된 적 있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또한 일본에서 접종 부작용 이슈가 나온 적이 있었으나 일본 식약처는 물론 세계보건기구 역시 인과 관계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는 현존하는 유일한 암 예방주사다. 헛된 괴담 때문에 당신의 건강을 지킬 기회를 잃을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