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게임업체 텐센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33.6%를 보유중인 남아공의 언론재벌 네스퍼스(Naspers)다. 중국인 창업자 마화텅의 지분율은 10%에 불과하다. 네스퍼스 지분이 3배 넘게 많아서 텐센트는 사실상 남아공 자본 소유라고 보면 맞다.
2001년도에 350억투자해서 요즘 주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150조 넘어가니까 33% 곱하면 50조원! 350억이 50조원이 되었다. 1500배 수익률 기록! 그래도 알리바바 손정의의 2500배보다는 낮다. 역시 손정의가 갑!
네스퍼스는 어떤 회사인가?
그럼 네스퍼스가 모하는 회사인지 모르니까 살짝 속살을 들여다보자.
네스퍼스는 1915년 설립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남아공 대표 종합 미디어회사인데, 남아공증권거래소 상장된 10대 기업중 하나다.
현재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는 백인 Jacobus Petrus Bekker라는 분. 1997년 네스퍼스의 최대주주가된 Bekker씨는 인터넷산업에 공격적 투자를 감행한 장본인이다. 우리가 잘 모르지만 러시아의 최대 온라인기업 Mail.ru도 텐센트 못지 않은 대박 투자사례다.
베커씨가 대표이사 취임이후 네스퍼스의 주가상승률은 30배라니 할말이 없을 정도다. 남아공판 손정의라고 할만하다. 베커는 미국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에서 MBA 과정중에 미디어산업에 눈을 떴다고 한다. 역시 교육은 미국이 답이다.
네스퍼스는 본사는 남아공이지만 태국, 필리핀, 러시아, 브라질, 유럽 등 전세계 130여개국의 인터넷/미디어산업에 전방위적인 투자를 공격적으로 감행하는 미디어산업 특화된 ‘투자’ 회사라고 보면된다.
글로벌 인터넷/미디어그룹 네스퍼스에게 텐센트 지분투자는 수백개의 투자포트폴리오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알리바바에 대한 손정의의 투자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들의 성공 전략은 중국 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로 숟가락 얹는 ‘전략’이다.
네스퍼스의 전략, 대박을 위해 일단 샀다면 팔지 않는다
이를 가능케한 중요한 덕목은 속칭 ‘존버(존나게버티기)정신’! 중국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애초에 들어간 지분 하나도 안팔고 버틴다. 그래야 대박을 그대로 경험하니까. 10배 수익났다고 흥분해서 지분팔고 나오지 않는다.
네스퍼스는 2001년 5월에 최초 투자했으니까 만으로 13년 넘게 투자지분을 한주도 회수하지 않고 있다. 이걸 베커씨는 엄청나게 자랑스럽게 여기고 언론에서도 강조한다.
2004년도에 텐센트 상장하면서 지금까지 10년동안 지분을 팔 기회는 무수히 있었다. 주가가 계속 미친듯이 올라서 지분을 팔 유혹도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헌데, 기다린다. 버티니까 대박은 또 더 큰 대박이 되었다. 잘 버티는 재무적 투자자 전략은 이제는 전략적 투자자가 된 것이다. 버티고 안나가는 전략을 가진 전략적 투자자로~!
중국 정부에서도 얼마나 눈엣 가실까? 중국 게임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이제는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사가된 텐센트의 최대주주가 남아공 재벌이라는 사실이.
텐센트에는 네스퍼스의 DNA가 담겨 있다
어쩌면 텐센트의 공격적인 외국기업 인수가 성공적이었던데는 최대주주인 네스퍼스의 DNA가 이식된 것이 비결일 수도 있다. 텐센트는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League Of Lengend(LOL)의 개발사인 Riot Games를 인수해서 온라인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에 과연 중국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후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의문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 텐센트는 전혀 중국적이지 않게 인수후통합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기존 미국 Riot의 역량은 그대로 보존한 채 중국의 규모를 얹어서 스케일을 키워나가는데 성공한다.
결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이어나가서 오늘에는 텐센트의 글로벌 인수합병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적다. 세련된 인수합병 전략을 실행하는 텐센트를 그냥 중국적인 시각에서는 설명되지 않는다. 배경에 글로벌 인터넷/미디어 재벌 네스퍼스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네스퍼스의 글로벌 투자역량이 텐센트에 투영되서 한국 시장에서도 실력이 발휘된다. 결과는 다음카카오의 2대주주(김범수 의장 다음으로 많다.), CJ E&M의 3대주주, 300억 넘게 한국 벤처기업에 지분투자한 것이 그 증거다.
앞으로 텐센트는 네스퍼스의 역량을 등에 엎고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인터넷 모바일 업계를 들었다 놨다 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그 이면에는 글로벌 인터넷 미디어 재벌 네스퍼스, 그리고 베커라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