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토렌트를 통해 웹하드라는 중앙집권제를 벗어나다
지금까지의 야동은 철저한 회원제 웹하드에서 그들만의 순환열차였다. 마치 거대한 스토리지 안에서 회원들을 굴레로 돌아다니는 2호선 열차였던 것이다.
내가 탔던 전철야동은 이미 누군가 탔던 전철이였고 새로워 보이는 전동칸의 의자는 방금 전 내린 누군가의 온기로 미적지근한 체온딸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어떨 수 없이 업로더(공급자)와 다운로더(수요자)가 철저하게 구분된 수직적 관계 속에서 컨텐츠 유통의 패러다임은 구시대의 유물을 답습하고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났다. 그 녀석은 회원제 기반이 아니였기에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업로더와 다운로더가 나뉘어 있지도 않았다. 마치 무소속으로 홀연히 나타난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같았다.
그 녀석의 이름은 토렌트(Torrent)였다. 기존의 기업형 웹하드가 ‘발기의 자유’를 볼모로 잡고서 달랑 스크린샷 한장으로 결제를 유도할 때, 홀연히 나타난 토렌트는 그야말로 야동계의 동방박사였다.
토렌트의 사용방법은 너무도 간단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렌토가 P2P 방식을 차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웹하드는 우리가 항상 웹하드 서버라는 중앙으로 몰려가야 했던 중앙집권식이었다. 이는 마치 신문고를 울리기 위해 서울로 달려가고, 청원을 넣고 기다려도 무엇이 돌아올지 모르는 권력집중형 대통령제를 연상케 한다.
토렌트와 주민참여예산제, 야동과 정책의 소비자를 생산자로 바꾸다!
하지만 토렌트는 달랐다. 어려운 설명은 제쳐두고 아래의 이미지를 보자.
[note color=”#fff4c7″]1. 최초 유포자(Original Seed)가 자신의 PC 안에 여교생 선생님.AVI 여고생이 아니다파일이 있다.
2. 다운로더인 Peer 1과 2는 해당 컨텐츠의 토렌트 파일(여교생 선생님.torrent)만 있으면 최초 유포자의 PC 안에 있는 여교생 선생님.AVI 여가부를 지지해서 여고생이 아니라고에 접속하여 다운받을 수 있다.
3. 이때 Peer 1과 2는 서로에게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동시에 진행하는 공생관계가 된다.[/note]
위와 같은 일련의 상황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토렌트 프로그램 이다. 토렌트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업로더는 원하는 파일만 공유할 수 있으며 다운로더는 토렌트 파일(일종의 다운로드 바로가기)만 있으면 원본 파일을 빠르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같다는 것은 정치의 혁신을 연상케 한다. 이전까지 우리는 정책에 따르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주민참여예산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제는 우리가 단순히 정책의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입안자이자 생산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바로 정치야동 2.0이다.
토렌트의 최대 특징은 접속자(Peer)가 많으면 많을 수록 다운로드를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협업과 공유로 대변되는 AV 2.0의 견인차로 그 역활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민참여예산제도 참여자가 많을수록 더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이번 대선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모든 후보가 정치 2.0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토렌트와 열린데이터광장, 어디서나 쉽게 정책에 접근하게 하다.
토렌트의 유용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토렌트 파일은 용량이 작다. 이는 토렌트 파일이 일종의 파일 바로가기와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운 받아야하는 고용량의 파일의 위치정보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고용량의 파일도 빠르고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여기에 좀 더 쉽게 야동에 접근할 수 있게끔 한 것이 마그넷(magnet) 이다.
흔히 ‘자석’ 이라는 용어로 웹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마그넷은 토렌트 파일이 가지고 있는 원본 파일의 위치정보를 단 한줄의 주소로 압축한다. 즉 파일이 없어도 마그넷 주소를 넣는다면, 그 주소는 토렌트 파일(Ex. 여교생 선생님.torrent)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열린데이터광장도 시민이 좀 더 쉽게 정책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곳은 서울시의 모든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시민들은 그간 잘 알지 못했던 정책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미 영국은 모든 데이터를 개방하고, 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엑셀로도 제공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또 다른 역작, 누드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이슈 7개 사업에 대한 모든 문서를 공개한 이 프로젝트는, 새빛둥둥섬, 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 등 온갖 부조리와 언론의 비판을 받아왔던 비리의 철옹성을 말끔히 벗겨버렸다. 결국 정치와 야동은 하나다. 정치와 야동 모두 모든 것을 공개하고노모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때, 더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다.
안철수 씨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했던 회견문 중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었다. 위의 말처럼 AV 2.0의 시대는 이미 우리에게 와 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 정치 2.0은 초보단계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투표 잘하고, 박원순 시장과 같이 열린 정치인을 자리에 앉힌다면 그 꿈은 그리 멀지 않은 꿈일지도 모른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실용적인 ‘야동 다운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그것도 못 참고 토렌트 쓰는 법 가르쳐달라는 분을 위해 간단한 사용법만 알려 드리자면…
[box title=”야동… 아니, 토렌트 사용법”]
1. 토렌트 프로그램 설치 (http://www.utorrent.com)
2. 원하는 컨텐츠의 Torrent 파일 (시드파일) 을 다운받는다. 이는 토렌트 검색 엔진 아무데서나 뒤지면 된다.
3. Torrent 파일(ex. 여교생 선생님.torrent) 을 더블 클릭하면 토렌트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