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만이 가능했던 익일배송, 하지만 국토 84%는 소외
‘쿠세권’이라는 말이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은 전 국민의 약 70%를 커버한다.
하지만 지도로 보면 쿠세권은 한없이 작다. 전 국토의 16%에 지나지 않는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만 익일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국민 물류 복지 선언
서울에서는 10분만 걸어도 어지간한 병원은 다 만날 수 있지만, 지방 소도시는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대형 병원은 아예 몇 시간 차를 타야 겨우 닿을 수 있다.
물류 문제는 도농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이제 인구 밀집 지역은 다음 날 택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여전히 이틀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정부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쿠팡 같은 인프라를 정부가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기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물류 스타트업이 ‘피엘지(PLZ)’다.
롯데, 쿠팡, 삼성 등과 물류 협업해 온 스타트업 피엘지
피엘지는 오토바이 최종 배달인 라스트마일에서 시작하여, 중간계 물류 미들마일로 서비스를 확대한 물류 스타트업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대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의 물류를 컨트롤했다. 피엘지의 시스템을 활용한 기업은 쿠팡, 컬리, 롯데온, 삼성웰스토리 등이 있다.
피엘지는 이들 서비스에 필요한 배송을 인력, 운반 차량, 물류창고, 관리 시스템 SW까지 모두 제공해 왔다. 이들 중 특정 영역에 집중한 서비스는 많지만, 올인원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전국 최초로 대형 주차장을 물류 센터로 운영
피엘지는 김천시의 ‘스마트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김천시가 진행하는 실증체험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물류의 가능성을 점친다.
피엘지는 이 사업을 통해 기존의 대형 주차장을 물류 창고로 활용한다. 공영주차장을 생활물류센터로 활용하는 건 전국 최초의 일이다.
기존의 비어있는 주차장은 지자체의 골치거리이기도 했다. 이번 실증사업은 단순한 물류 사업을 넘어 도시재생에도 의미를 가진 셈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이미 증명한 스마트 물류센터 역량
피엘지는 이미 2023년부터 서울 서초구에서 도심 내 물류 허브를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서울특별시, GS와의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피엘지가 운영을 맡는 형태다.
물류센터는 30여 평의 좁은 공간에 1,800개의 박스가 오간다. 손정의가 투자한 ‘오토 스토어’라는 회사의 시스템에 따라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피엘지는 이미 강남구 위주의 익일배송을 조금씩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김천의 생활물류센터는 더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김천 스마트 물류센터, 익일배송 전국화의 첫걸음으로
김천 물류센터에서 피엘지는 쿠팡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의 물량을 소화한다. 이미 피엘지는 여러 물류센터에서 다양한 물류를 담당해 왔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피엘지는 10월 주차장에서의 물류를 시작했으며, 물류 처리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하며 대도시 물류는 너무나 편해졌지만, 지방은 물류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번 김천시와 피엘지의 도전이 전국 물류 복지의 첫걸음이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