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였는데, 이것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출생률을 0.6을 찍은 나라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이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단순히 심리적 우려에 그칠 게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30년 후엔 거의 없을 노동인구 중에서도 3분의 1 이상이 우울증과 불안, 스트레스로 본래의 업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에 걸린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인지능력이 47% 떨어져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실수를 반복한다. 집중력 저하, 의사 결정 장애, 주의력 분산 등을 호소한다. 또한 업무 달성 능력치 평가에서도 우울증에 걸렸을 때 전보다 수행 능력이 20% 이상 떨어지는 결과가 관찰되었다.
매년 1천억 매출을 내는 제품 생산·유통 기업이 있다고 고려해 보자. 그중 직원 중 36.8% 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가정해 보자. 그 회사의 매출은 우울증 때문에 1000 × 0.368 × 0.2 = 73.6억이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업종이나 환경, 운영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우울증으로 인한 근로 능력감소뿐 아니라 불면증·공황장애·불안장애까지 고려하면 실제로는 73.6억보다 훨씬 큰 수치가 될 것이다. 1조 원 매출을 내는 기업의 경우라면 730억 이상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라면? 또한 일반 근로자가 아니라, 기업의 임원, 대표나 회장이 우울증에 걸린 경우라면? 그 경제적 손실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것은 나를 포함한 일반 직장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일 때문에, 대출금 때문에 휴식과 이완을 미루며 산다. 우울증과 번아웃의 신호를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대출은 다 갚고 쉬어야지’, ‘지금 쉬면 다음 달 생활이 너무 빠듯해’, ‘상사 눈치가 보여’라는 불안으로 자신을 혹사시킨다.
그러나 우울증으로 마음이 주저앉을 경우 26%가 회사를 그만두었으며 31%가 휴직을 신청했다. 이 경우 업무 고과나 승진·연봉·내 가정의 경제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지속 가능한 성장’ 을 장기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업무능력의 극대화, 효율이 아니다. 몸과 마음을 얼마나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고 기초인 것이다. 충분히 잘 쉬는 것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결국 나라는 1인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이다.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좋은 수면을 취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는 것. 일상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10년, 20년 후의 의료비 절감과 병 치료에 소모될 시간과 에너지를 고려하면 몇천만 원, 혹은 몇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과 다른 정신과 문제를 제때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당장의 월급이나 인센티브보다 훨씬 경제적 가치가 높은 일이다. 우울증을 예방해서 부자가 되자. 나도, 당신도 할 수 있다.
원문: 박종석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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