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꽂음으로써 다른 공간에 온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청각은 시각보다 빠르며, 오직 청각으로만 장소를 인지하게 만들 수도 있다. 2022년 가을, 연천 ‘재인폭포’를 무대로 청각적 요소를 통해 감각적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던 실감콘텐츠 전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야외 실감 콘텐츠 전시
오르:빛 재인폭포, 대지의 시간 Orbit, Time of the earth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본 전시를 ‘2022년 지역연계 실감 콘텐츠 실증지원 사업(이하 실증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실증지원 사업은 경기도와 경콘진에서 경기도 문화 자원을 활용한 실감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특화 콘텐츠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첫 시도한 사업 대상지로 연천 재인폭포가 선정됐다. 이를 통해 경기 북부 도민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복지의 기회를 받았다. 실제 전시에 다녀간 관객 거주지 조사 결과, 경기도 거주민이 77%, 그중 북부 도민은 60% 이상이었다.
Q. 관객의 반응은 어땠는지?
전시기간(10.7~11.6) 동안 9,000명 이상이 네이버 사전예약을 했고, 매주 주말 사전예약(500석)이 매진됐다. 연천은 경기도 북부의 끝자락이라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영기간 동안 총 13,000명 이상의 관객이 다녀갔다. 걱정과 다르게 많은 관객이 찾아주셨고, 전반적인 리뷰도 긍정적이었다.
예약자 리뷰는 4.8점, 만족도는 95% 이상이었다. 주요 키워드는 ‘멋진 밤 산책’, ‘다른 행성, 우주 속에 있는 기분’, ‘환상적’, ‘황홀한 경험’이었다. 관객은 “자연 속에서 아이맥스(IMAX) 영화를 뛰어넘는 웅장함을 느꼈다”, “사진은 실제로 보는 것의 10분의 1 수준이며 실제로 바로 앞에서 봐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헤드셋을 끼고 폭포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기획이라는 평이 있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방문차 수 추이를 전년도 동월과 비교했을 때 최대 80% 이상 증가했다. 야간 방문자 수는 최대 40% 이상 증가했다. 전시 기간 동안 재인폭포, 오르빛, 미디어 파사드 키워드 검색량은 9,000건 이상이었다.
Q. 연천 재인폭포에서 전시를 한 이유는?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 굳을 때 생긴 각진 모양의 지형을 주상절리라고 한다. 재인폭포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주상절리의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상절리의 모양도 불규칙하고 조명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이라, 더욱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깊이감이 그 웅장함을 더한다.
일반적인 평면에 전시된 실감콘텐츠는 많이 보았을 것이다. 경콘진이 진행한 오르:빛 전시는 현무암의 울퉁불퉁한 질감을 그대로 살려 주상절리를 무대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Q. 전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본 전시는 야간에 진행하는 실감콘텐츠전시다. 높이 18m, 너비 30m의 규모의 재인폭포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에 미디어 파사드를 입혔다. 무선 헤드셋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에 맞춰 제작된 음악과 사운드를 제공했다. 관객들은 폭포 소리와 어우러진 음악과 함께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할 수 있다. 야간에 야외에서 진행되는 점도 신비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포인트다.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media)’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것을 뜻한다.
Q. 오르:빛에 담긴 의미는?
‘오르:빛 재인폭포’는 영어 단어 ‘orbit(천체의 궤도를 돌다)’와 ‘빛’이란 단어를 합성한 신조어다. ‘빛이 경험한 대지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기획됐다. 우주를 돌던 빛이 재인폭포에 떨어져 자연경관에 정착하는 과정을 담았다. 빛이 정착한 재인폭포 속 좌표(38.07688 N 127.14318 E)를 본 관객이 전시 공간을 현실과 떨어진 하나의 행성처럼 느끼도록 콘셉트를 구상했다.
프리영상 시놉시스
- 미디어아티스트 빠키(Vakki)의 ‘교차되고 반복되는 작은 진동’
작은 움직임이 점진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팽창하면서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징화한 작품이다. 빠키 작가는 규칙과 불규칙의 리듬, 순환-궤도-생성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의 예술 전시를 선보인 작가다.
개막식에서는 본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된 음악에 빠키 작가의 디제잉까지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아티스트의 라이브 디제잉을 통해 색, 선, 면으로부터 폭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메인영상 시놉시스
광활한 우주에서의 긴 시간을 보낸 빛이 궤도를 돌며 지구 향해 모험을 시작하고, 아름다운 재인폭포를 만나면서 자연에 정착하는 이야기다. 1. 생성의 시기 2. 변화의 시간 3. 우주의 신비 4. 지구와의 만남 5. 재인폭포에서의 시간 등, 총 5막으로 구성됐다.
8분간 진행되는 메인 영상은 각 구간별 분위기에 반전이 있고, 음악에도 기승전결이 담겨있다. 거대한 절벽에 펼쳐진 영상을 바위 위에 앉아 관람하는 것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자연과 가까워진 듯하면서도 화려하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개막식 둘러보기
10월 7일 미디어 파사드와 함께 라이브 야외 디제잉 공연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개막했다. 개막식 공연에 약 400명 참가했으며 전시 개막 이틀간 1,800여 명이 관람했다.
개막식은 원기준 배우가 사회를 맡아 연천군수 축사와 함께 테이프 커팅으로 시작했다. 개막식 퍼포먼스로 프리영상 작가 빠키의 라이브 미디어 파사드 디제잉 공연이 진행됐다. 대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실시간 미디어 파사드 디제잉은 국내 첫 시도였다. 폭포 소리와 어우러진 인공적인 소리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개막식을 관람한 관객은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디제잉 부스가 마치 재인폭포에 인공 섬을 만들어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관람 가능하지만 사전 예약자만이 무선 헤드셋과 함께 폭포 바로 앞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평일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말은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회차별 관람으로 운영됐다. 연천 재인폭포의 첫 야간 개장 행사로 미디어 파사드 공연과 함께 마술 버스킹, 줄타기 공연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제공됐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현장에서 재인폭포의 빛이 담긴 수제 시럽을 증정하는 리뷰 이벤트도 진행했다.
전시 관련 자세한 내용은 경기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https://url.kr/bxat1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담은 아카이빙 영상은 경기콘텐츠진흥원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 사업문의 경기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산업팀 최다솜 매니저(032-623-8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