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부동산 대란의 시대, 공간이 부족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개인 창고 서비스
김수희(이하 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성훈: 짐 보관 서비스 ‘아이엠박스’를 운영하는 아이엠박스코리아 대표 남성훈입니다.
김: 짐 보관 서비스가 무엇인가요?
남성훈: 말 그대로 고객의 짐을 저희 창고에 보관해 드립니다. 다들 안 입는 겨울옷이나 안 쓰는 물건을 어디 쌓아두잖아요? 그러니까 가뜩이나 좁은 집은 더 좁아지고… 저희는 그런 물건을 쾌적한 창고에 보관해 드려요. 그러면 훨씬 집을 넓게 사용할 수 있죠.
김: 어떤 고객분들이 주로 이용하세요?
남성훈: 일단 1인 가구 고객입니다. 원룸이나 빌라는 좁으니까, 계절 옷이나 히터 같은 계절 가전을 보관하고는 해요. 또 이사 날짜가 맞지 않는 분들이,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주요 이사짐을 맡기는 경우도 있고요. 이용 고객의 75%가 1인 가구고, 20~30대의 비중이 높아요.
김: 기업 고객도 좀 있나요?
남성훈: 네. 스파크플러스와 제휴를 맺었어요. 강남점 공사하다 보니 책상이 남는다, 그러면 아이엠박스에 보관하다가 신사점에 필요할 때, 다시 옮기는 식이죠. 그밖에 요즘 사무실 이사가 많은데, 버리기 애매한 물건도 있잖아요? 그런 물건을 보관할 때도 많습니다.
PART 2. 연장률 90%의 매직, 월 3천 원에 누리는 개인 창고의 경험
김: 짐 보관 사업은 어떤가요?
남성훈: 만으로 5년이 넘었는데,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요. 매달 신규 고객이 100명 정도 늘고 있고, 연장률도 90% 이상이에요. 그러니까 매월 짐을 맡기는 분이 90명씩 늘어나는 꼴이죠.
김: 헐… 연장률이 뭐 그리 높죠?
남성훈: 처음엔 ‘한두 달만 맡겨보자’는 생각이에요. 그런데 막상 짐이 줄어드니 집이 넓어지고, 결과적으로 삶이 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돼요. 그래서 짐을 바꿔가며, 보관 기간을 계속 연장하게 돼요. 월 15,000원이면 대형 박스 5개만큼의 짐을 맡길 수 있어요. 이 정도면 5평 원룸을 8평대 원룸처럼 넓게 쓸 수 있거든요. 인테리어도 쾌적하게 꾸밀 수 있고요.
김: 박스 하나당 월 3천 원이란 얘긴데, 유지가 가능한가요?
남성훈: 고객분들이 개인 창고를 빌린다면 불가능한 금액이죠. 하지만 저희는 서울 근교에 대형 창고를 빌려 보관하거든요. 규모의 경제를 내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김: 뭔가 되게 쉽게 돈 버는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남성훈: 대신 고객님이 처음 짐을 맡길 때는 적자를 봐요. 다른 보관 업체와 달리, 저희는 배송을 직접 무료로 해드리거든요. 카톡만 주시면 집까지 가서 짐을 가져오고, 돌려받을 때도 직접 배송해드려요. 박스값까지 무료예요. 이분들이 기간을 연장하셔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죠.
PART 3. 짐 보관 서비스의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무료 배송을 제공
김: 오… 한 달 만에 짐 빼면 손해인데, 무료로 배송까지 해 주시는 이유는 뭔가요?
남성훈: 짐 보관 서비스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짐을 창고까지 옮기는 거예요. 차가 있어야 하고, 보통 창고는 외진 데 있으니까요. 그런데 서울 도심에서 근교 경기도로 큰 짐을 옮기면, 보통 배송비만 3만 원은 나와요. 왕복이면 6만 원인데, 이게 부담돼서 짐을 맡기지 않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승부를 걸었고, 그게 무료배송인 거죠.
김: 배송 직원 관리가 힘들잖아요? 여기도 음식 배달처럼 외주를 쓰나요?
남성훈: 아뇨, 저희 직원이 직접 배송해요. 짐 보관 서비스는 특성상 분실이나 파손이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데, 외주로 돌리면 관리가 제대로 안 돼요.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도 애매하고요. 제가 어릴 때 이사업체를 운영해서, 다행히도 이런 일에는 익숙한 편입니다.
김: 엥… 젊은 나이에 이사업 운영이라니, 별걸 다 하셨네요;;;
남성훈: 예, 제가 당시 서울시 이사화물연대 최연소 회원이었습니다(…) 다들 최소 50인데, 저 혼자 30이었죠… 이사에서 정말 중요한 노하우가, 물건 상하지 않게 하는 거예요. 짐 보관도 마찬가지죠. 여타 짐 보관 업체들은 이 노하우를 내재화하기 힘들어서, 외부 기사님들을 써요. 그러면 당연히 배송비가 많이 들죠. 저희는 정직원이 배송하니, 무료로 배송해드릴 수 있는 거고요.
김: 대표님은 이사 서비스를 하다가 짐 보관을 하니, 기사님들과 함께하기 어렵지 않았던 거군요.
남성훈: 네. 이사업체 운영 경험이 없었으면 저도 배송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배송에 같이 나가서 현장을 살피고는 해요. 사무실에서 말로만 해서는 알려드리기 힘든 노하우들이 있으니까요.
PART 4. 영화판부터 이사, 물류, 가구에 앱까지, 바닥부터 쌓아왔던 경험들
김: 어쩌다가 짐 보관 사업을 시작하신 건가요?
남성훈: 건국대에서 영상을 전공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콘텐츠도 만들고 영화 스태프도 하면서 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10년 전 영화판이 정말 엉망이라;;; 최저임금도 못 받고 밤새고, 이러다 죽겠구나… 그렇게 주변 사람을 꼬셔서 사업을 시작했죠. 이런저런 앱을 내다 ‘얼굴 빨개지는 영어’라는 앱이 터졌어요.
김: 아, 기억나요. 영어 교육 앱이었죠?
남성훈: 네. 10년 전인데도, 하루에 10만 명씩 썼어요. 교육 분야 1위, iOS 전체 7위까지 기록하기도 했죠. 당시 영어 교육 서비스는 실용 영어나 토익에만 집중했는데, 저희 앱은 ‘미국인이 진짜로 쓰는 토종 영어’라는 컨셉으로 일상 영어 표현을 많이 실어서 반응이 좋았어요.
김: 지금도 인기 있는 컨셉이네요? 그 서비스는 아직 하고 계신 거예요?
남성훈: 아니요, 접었어요. 그때는 ‘부분 유료화’나 ‘광고 기반 무료 앱’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잘 짜여 있지 않았어요. 돈이 안 되니까 자꾸 외주 개발을 했고, 그러면서 회사 정체성이 흐릿해졌어요. 저작권 이슈도 있어서 매각도 하지 못하고 접었죠.
김: 아쉬웠겠네요.
남성훈: 그래도 많은 걸 배웠어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현금흐름의 중요함이었죠. 온라인 비즈니스는 이용자가 많아도, 수익모델 전환은 쉽지 않았죠. 반면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돈을 지불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프라인 비즈니스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죠.
김: 어떻게 ‘짐 보관’이라는 아이템을 발견한 건가요?
남성훈: 지인이 집에 짐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 하더라고요. 어차피 사업도 안 되고, 사무실에 공간이 남으니까(…) 잠깐 맡아준다고 했는데, 자꾸 그런 친구들이 늘어나는 거예요. 저도 지방 출신이라 원룸 살았고, 친구들도 다 방이 좁았거든요. 그러면 보관료를 받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것만 해도 월세는 뽑겠더라고요.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한 사업이에요. 큰 욕심 없이, 하지만 바로 매출을 내보자.
PART 5. 신사업 확장보다 ‘짐 보관 사업’에 우선 집중하기로 한 이유
김: 정말 소박하게 시작했네요.
남성훈: 아… 그런데 시작부터 생각보다 너무 잘 되더라고요. 네이버 키워드 광고 거니까, 문의가 계속 와요. 한 달이 안 돼 사무실이 꽉 차서, 다른 방을 빌려야 했죠.
김: 개인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였는데, 알고 보니 사회적으로도 필요했던 거군요.
남성훈: 그렇게 거창하기보다(…) 운때가 잘 맞았던 거죠. 그때만 해도 짐 보관 서비스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전통적으로 창고업을 하던 분들은 있었는데, 또 이분들은 디지털을 전혀 몰라요. 저는 키워드 광고도 할 줄 알고, CS도 젊은 층 눈높이에 맞추고… 그러니까 정말 반응이 좋았어요. 아침에 출근하면 용달 기사님이 가져다주신 짐이 쌓여 있어요. 짐은 한번 맡기면 계속 맡기니, 매출이 계속 늘었죠. 그때는 제가 사업 천재인가 싶었어요.
김: 그래서 사업 천재님은 그대로 아이엠박스를 성공의 길로…
남성훈: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딱 한 가지 사업만 하기보다는, 사업을 다변화할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커머스를 눈여겨봤죠.
김: 커머스는 갑자기 왜요?
남성훈: 아이엠박스를 통해 물류 관리, 마케팅, 고객 서비스와 후속 관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잖아요? 생각해보니 이게 커머스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강점이에요. 이번에는 사업 분석도 제대로 했죠.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있고, 사람들은 털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네? 그러면 털이 붙지 않는 방수 이불을 출시하면 되겠다…
김: 반응은 어땠나요?
남성훈: 아… 이번에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2연속 홈런 친 기분이었죠. 아이엠박스는 반쯤은 운이 끼었다면, 커머스는 딱 계획대로 움직였으니까요.
김: 오… 커머스도 또 잘됐나 보군요.
남성훈: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지 않으니, 어디선가 구멍이 나요. 이불은 교체 주기가 워낙 길어서, 재구매가 없다시피 했어요. 그러니 마케팅비를 계속 쏟아야 했죠. 그런데 커머스는 현금이 바로 꽂히지 않아요. 돈을 많이 벌수록, 빌려서 메꿔야 했죠. 커머스 지옥에 들어선 거죠.
PART 6. 급속히 성장하는 짐 보관 시장에서, 아이엠박스만의 차별점을 찾다
김: 역시 사람은 하나만 잘해야…
남성훈: 그때 아이엠박스를 돌아보니, 신경도 안 썼는데 계속 현상 유지는 하고 있더라고요. 커머스와 반대로, 고객 대부분이 연장을 하니까 사업이 굉장히 안정적이었던 거죠. 고객이 돈을 쓴다는 건, 그만큼 만족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면 어려운 커머스를 붙들지 말고, 이미 잘되는 걸 열심히 해보자… 그렇게 아이엠박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후 다시 매출이 잘 오르더라고요.
김: 어떻게 또 매출을 올린 건가요?
남성훈: 제가 다시 아이엠박스에 집중할 즈음, 이미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짐 보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었어요. 100억을 투자받은 다락이 대표적이죠. BTS 팬들의 짐을 맡아줘서 화제가 된, 영국의 스타트업 스태셔가 화제가 되며 시장이 커졌어요. 그런데 저희는 기존 레퍼런스가 있으니, 가만히 있어도 그 수혜주가 된 거죠.
김: 경쟁사가 다들 투자받으면 엄청난 위기 아닌가요?
남성훈: 덕택에 오히려 차별점을 강조할 수 있었어요. 이들은 ‘도심형 소형 셀프 스토리지’ 모델에 가까워요. 작은 짐을 고객이 창고까지 직접 들고 와서 보관한 후, 필요할 때 다시 찾아가는 모델이에요. 반면 저희는 작은 짐부터 큰 짐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배송까지 해줘요. 물류업의 성격도 갖추고 있는 거죠.
김: 문밖을 나서지 않아도 짐을 맡길 수 있으니, 확실히 편하기는 하겠네요.
남성훈: 맞아요.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훨씬 높아요. 같은 짐을 맡겨도 경쟁사에 비해 반값 수준인 데다가, 최소 박스 1개 단위부터 맡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짐이 적은 분들은 훨씬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죠.
김: 아이엠박스가 배송도 해 주는데 가격까지 싸다면, 경쟁사의 장점은 뭐죠?
남성훈: 아무래도 도심 접근성이 높죠. 고객이 직접 와서 물건을 보관하고, 언제든 빼갈 수 있는 곳도 있어요. 그에 비해 저희는 좀 더 ‘창고’라는 본질을 추구하려고 한 편이에요. 창고는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 아니거든요. 어차피 온도나 습도 관리 같은 기본은 다들 철저히 합니다. 맡기신 짐 중에 필요하신 게 있을 경우, 당일까진 무리지만 2-3일 내로 배송해드리면서 편의성도 최대한 맞추려고 하고 있고요.
PART 7. 짐 보관 서비스를 넘어 프롭테크로의 확장을 꿈꾸다
김: 투자받으실 생각은 없으세요?
남성훈: 사업이 워낙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큰 욕심이 없었는데, 최근 IR을 돌기 시작했어요. 컨셉은 일반 스타트업과 좀 다른데, 다락이 IT 비즈니스라면 저희는 부동산 비즈니스에 좀 더 가까워요. 그래서 성장 속도는 좀 느려 보일 수 있지만, 대신 부동산은 어디에나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덕택에 VC뿐 아니라, 자산운용사 분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김: 오, 자산운용사는 왜…
남성훈: VC는 실패하더라도 수십 배, 수백 배의 수익을 올릴 기업에 투자하는 반면, 자산운용사는 안정적 수익을 선호하거든요. 또, 자산운용사는 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가치를 더할 회사를 좋아해요. 건물마다 자투리 공간이 있는데, 아이엠박스를 활용하면 비워두던 공간에서 추가로 매출이 나오잖아요?
김: 오… 예를 들자면요?
남성훈: 주변 아파트 단지만 봐도, 상가 건물 같은 데 빈 공간이 꽤 있어요. 이 공간을 아이엠박스가 임대하는 대신, 짐 보관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아파트 측과 나누는 거예요. 입주민들은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택배 보관소 겸 개인 창고를 이용할 수도 있고요.
김: 뭔가 봉이 김선달 같은데요…
남성훈: 맞아요. 가장 좋은 점은 ‘노는 공간’으로 가치를 창출한다는 거예요. 아파트 입장에서는 입주민 복지일 뿐 아니라 없던 수익까지 생겨요. 저희 입장에서는 한번 시작하면 최소 10년은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고요. 이미 여러 아파트 단지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그래서 자산운용사 외에도 건설사, 아파트 등 시설관리사(FM)에서도 사업논의를 이어가고 있어요.
김: 그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겠는데요? 공간 재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고요.
남성훈: 최근에는 ‘아이부키’라는 공공주택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보관소를 설치하기도 했어요. 공간을 재구성해 입주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저희로서도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죠.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에요.
PART 8. ‘인간의 생애 주기’에 맞는 보관업을 위해
김: 장기적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인가요?
남성훈: 계속해서 창고를 늘려나가야죠. 장기보관 짐은 근교에, 단기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짐은 도심 안에요. 저는 짐 보관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미국은 한국보다 집이 훨씬 큰데도, 전 인구의 9.6%가 짐을 맡기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집이 좁고 1인 가구 비중이 높잖아요? 짐 보관 서비스에 대한 인식만 높아지면, 금세 성장할 거예요.
김: 10% 가까운 미국 인구라니, 어마어마하군요.
남성훈: 무엇보다 이 서비스가 매력적인 점은 잔존율이에요. 90%의 고객이 계속 쓴다고 했잖아요? 1인 가구이던 시절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던 기억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쭉 이어진다는 거죠. 한국과 비슷한 일본도 짐 보관 시장이 8천억에 달해요.
김: 하긴 일본도 인구밀도가 높고 방이 작은 편이죠.
남성훈: 아이러니하게도 주거 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이 업이 계속 잘될 수밖에 없기도 해요. 젊은 20대는 좁은 고시원과 열악한 원룸에 살면서 짐 보관 서비스를 사용하죠.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집은 그다지 넓어지지 않아요. 집값이 엄청나게 상승하면서 넓은 집에 거주하는 게 어려워졌거든요. 짐 보관 서비스는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인 거죠. 또 중심에서 밀려나 비어있게 되는 건물들도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일종의 생애주기(Lifetime Value)가 계속 이어지는 셈이네요.
남성훈: 네. 20대 초중반의 1인 가구는 계절 옷이나 이삿짐 등을 보관해요. 30~40대의 가정집에서는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아이용품을 보관하고, 아이가 자라면 캠핑용품을 보관하기 시작하죠. 이렇게 짐 보관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50대 이후에는 개인 금고를 보관하는 경지까지 진행돼요. 이 규모를 키우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VC와 자산운용사를 만나는 중입니다.
김: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겠네요.
남성훈: 그래서 최근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공유오피스도 부동산 비즈니스를 벗어나지 못했듯, 짐 보관 서비스, 공유 창고 비즈니스의 본질도 부동산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휴 공간을 찾아내고, 숨어있던 공간의 가치를 창출하고, 나아가 스토리지를 통해 도시 자체를 재설계하고… 이 모든 일은 부동산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할 수 없죠. 부동산은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고,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모이는 곳에서 아이엠박스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김: 결국은 부동산이다?
남성훈: 네. 저희가 그리 홍보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건물 유휴공간이나 부지를 내줄 테니 수익을 쉐어하자는 연락이 종종 와요. 결국 건물과 토지 가치는 임대료에 비례하잖아요. 유휴공간을 통해 임대료를 높이면, 결국 자산가치도 따라 오르는 거죠. 앞으로는 이런 쉐어 모델도 시험해볼 생각입니다.
김: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남성훈: 꼭 우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짐 보관 서비스를 많이들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업적 측면에서도 공간 활용성을 높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사업이지만, 수도권 주거 환경이 열악한데 여기에 힘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이기도 하거든요. 협업이나 관심 있는 분들은 편히 [email protected]로 편히 연락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