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언더독을 위한 창업교육, 세상의 주목을 받다
리승환 ㅍㅍㅅㅅ 대표(이하 리):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이하 조상래): 현재 창업교육씬의 게임체인저이자 창업교육 No.1 언더독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상래라고 합니다.
김정헌 뉴블랙 대표(이하 김정헌): 언더독스 창업자이자, 조상래 대표 취임 전까지 대표를 맡았던 김정헌입니다. 지금은 모회사인 임팩트 컴퍼니빌더 ‘뉴블랙’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리: 왜 대표가 바뀐 거죠? 김정헌 님이 스티브 잡스처럼 쫓겨나신 건가요?
김정헌: 그건 아니고요(…) 저는 모회사 ‘뉴블랙’에 집중하고, 조상래 대표님께서 ‘언더독스’에 집중하기 위한 교통정리입니다.
리: ‘언더독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김정헌: 한국에서 가장 큰 ‘창업 교육’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 기업을 키워내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리: ‘사회적 목적’이라니, 뭔가 돈이 되는 회사가 아닌 것 같은데요…
김정헌: 그렇지도 않습니다. ‘언더독스’가 설립 7년이 됐는데요. 첫 해부터 매년 영업이익을 실현했어요. 저희가 1년차에 매출이 1억 정도였는데, 올해 상반기에 이미 70억을 달성했고요, 넉넉히 100억은 넘을 듯합니다.
리: 와… 창업 교육만으로 100억을… 생각보다 크네요.
김정헌: 네. 물론 매출액으로만 보자면 저희보다 큰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는 회사들이 많겠지요. 하지만 언더독스의 매출은 꾸준한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투자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사업을 전개하지도 않고 있고요.
Part 2 우리는 우리 일을 계속 했을 뿐인데, 시대가 우리에게 맞춰져왔다
리: 언더독스의 모회사 ‘뉴블랙’은 어떤 일을 하나요?
김정헌: ‘언더독스’는 예비 창업자분들을 키워내잖아요? 뉴블랙은 극초기 단계 창업가와 함께 회사를 함께 만드는 ‘컴퍼니 빌더’ 입니다. 약간 창업가 연예기획사 같아요. 창업가를 매니지먼트하고 키워내는 거죠. 언더독스가 여기서 큰 역할을 합니다. 언더독스가 매년 2천명 정도의 창업가를 양성하고, 뉴블랙이 이들에게 심사하고 투자하는 생태계지요.
리: 컴퍼니 빌딩이라고 하면, 아이템부터 팀원 구성, 투자까지 스타트업의 창업 초기 단계를 함께 고민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지분 관계 등 복잡한 부분도 생길 텐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김정헌: 저희는 ‘극초기 컴퍼니 빌더’예요.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창업가와의 “신뢰자본”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들 지분 50% 이상을 갖고, 오너십을 갖고 잘 독립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종합마케팅기업 B.A.T가 대표적이죠. 여전히 좋은 파트너이자 동료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신뢰관계에 바탕한 컴퍼니 빌딩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리: 말씀하시는 걸 보니 소셜 임팩트를 강조하는 듯한데, 뉴블랙은 소셜 벤처를 키우는 건가요?
김정헌: 시작은 그랬는데, 지금은 굳이 ‘소셜’에만 집착하지는 않아요. 요즘 ESG가 화두잖아요? 꼭 사회적 기업이 아니더라도, 소셜 임팩트, 즉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마인드셋이 필수가 된 거죠. ‘언더독스’는 시작이 사회적 기업 양성이었던 만큼, 지금도 교육 과정에 그 과정이 잘 담겨 있어요.
리: 하긴,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일반 영리 기업들이 다들 ESG를 추구하는 시대니까요.
김정헌: 저희 입장에서는 시장이 확대된 셈입니다. 기존에는 이분법적으로 사회적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반면 저희는 유연하게 사회적 기업과 임팩트 같은 개념을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일반 기업들도 임팩트를 만드는 데 동참하는 요즘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지게 됐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대가 저희에 맞춰진 셈이죠.
Part 3. 무작정 시작한 사무실 더부살이
리: 그러면 두 분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조상래: 제가 친구와 ‘워터팜’이라는 소셜 벤처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때 함께 하던 제 친구가, 김정헌 대표님 컨설팅을 듣고 오더니 반한 거예요. 김정헌 대표님이 ‘언더독스’라는 엑셀러레이터를 만든다는데, 거기 들어가보자 하더라고요. 그렇게 ‘언더독스’에 들어가서 사무실 한 켠을 빌리고 일종의 동거를 시작했죠.
리: ‘워터팜’이라는 건 어떤 회사였어요?
조상래: 물을 절약하는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이 솔루션에 따라 물을 절약하면 그 절약한만큼의 리워드를 주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 회사였어요.
리: 흠뻑쇼로 난리였던 요즘 같으면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인기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요…
조상래: 맞아요. 기후변화나 물 절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생활 속에서 뭔가 실천하기는 어려워하고 있었죠. 지자체에서도 물 절약 그 자체보다는 안정적 공급에 초점을 맞췄고요. 고군분투였죠. 나름 IoT도 접목해보고, 샤워기도 만들어 보고 하다가… 한 번은 각 가정의 물 사용량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이게 상당히 효과적이었어요. 수치로 옆집이랑 바로 비교가 되니까, 직관적으로 물 절약의 필요성이 와닿는 거죠.
리: 언더독스로는 언제 합류하셨어요?
조상래: 딱 그 서비스를 완성한 후의 일이에요.
리: 왜 언더독스로 합류하신 거예요? 워터팜에 미련은 없었나요?
조상래: 미련은 없었어요. 워터팜에서 그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창업 초기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초기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름의 확신을 갖게 된 거죠. 그때 배웠던 걸 바탕으로, 지금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항상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자는 관점을 익혔고, 다른 분들이 같은 실수를 하는 걸 막을 수 있는 건 다행인 것 같아요.
리: 창업 교육이라는 분야가 낯설지는 않으셨어요?
조상래: 원래 제가 사범대 출신이라, 교육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제가 첫 사업을 미숙하게 접었기에, 초기 창업자분들께 알려드릴 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가치와 지속을 위한 영리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만들어가려 노력하지요.
Part 4. 맨땅에 부딪치는 것 같은 스타트업 경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
리: 김정헌 대표님은 언더독스 창업하기 전에 뭘 하셨어요?
김정헌: 하나은행이 첫 직장이고,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 ADL)이란 컨설팅 펌에서도 일했어요. 그러다 소셜 벤처 쪽으로 넘어와서, 딜라이트라는 보청기 업체, 셰어하우스 우주라는 공유주거 업체를 거쳐, 언더독스를 창업했어요. 스타트업에 뛰어든지가 벌써 10년이네요.
리: 은행과 컨설팅 일을 하다가, 갑자기 사회적 기업, 임팩트 투자 쪽으로 가게 된 이유가…
김정헌: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과 미국의 NGO에서 관련 활동을 계속 했어요.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은 하고 싶었지만, 무작정 창업부터 하면 제 인생까지 다 망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금융과 영리의 최전선인 컨설팅을 먼저 경험했던 거죠. 사회적 기업도 기업인 이상, 그 위에서 비영리성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리: 그렇게 영리의 최전선에서 소셜 벤처, 스타트업으로 옮기셨는데요. 이쪽 생활은 어떠셨어요?
김정헌: 대학 때 소셜벤처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인연으로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당장 창업할 깜은 아니라 생각해, 좀 더 배우려는 생각으로 합류했죠. 실제 스타트업을 겪어보니, 장단이 너무 뚜렷했었죠. 큰 회사에서는 아무리 자기주도성을 갖고 싶어도 한계가 있었는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나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리: 그러면 단점은 뭔가요?
김정헌: 모든 걸 제로부터 하다보면, 온갖 갈등에 맨몸으로 노출되잖아요. 오해가 생기는 건 다반사고요. 제가 다닌 대기업과 외국계는, 조직과 직급에 따라 어느 정도 틀이 있었어요. 스타트업은 그런 게 없어요. 격 없이 누구라도 만날 수 있지만, 그만큼 정글이라고나 할까요?
리: 여러 스타트업에서 하는 이야기죠. 사람이 제일 힘들다고…
김정헌: 맞아요. 저도 그랬고, 주변 사람들도 다 비슷했어요. 그때그때 부딪치면서 잘해보려 노력했는데, 외려 갈등만 더 커졌어요. 은행과 컨설팅사에서 배운 지식들은 의미 없고, 이 필드에선 완전히 바보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겪고 보니, 왜 내가 현명하게 행동하지 못했나 후회가 남더라고요. 그렇다면 사업을 하며 겪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Part 5. 좋은 동료를 많이 만나고 싶어 시작한 ‘언더독스 사관학교’가 비즈니스가 되다
리: 그런 경험이 ‘언더독스’의 창업교육으로 연결된 건가요?
김정헌: 짧은 스타트업 경험이 제게 알려준 것은, 갈등을 피하려면 첫 팀 세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교육 자체를 목표로 했다기보다, 같이 할 팀 멤버를 찾으려고 했어요. 이력서를 받아봐야 알기 힘드니, 교육이라는 형태를 취한 거죠. 그렇게 6 주에 300 시간, 무료 창업 강의를 열게 됐어요.
리: 6주동안 300시간이요? 주 50시간이면, 걍 풀타임 아닌가요?
김정헌: 맞아요. 교육 기간 동안 거의 숙식을 같이 했어요. 그게 ‘언더독스 창업사관학교’ 예요. 1기가 9명이었고, 총 7기 60명 정도를 배출했죠. 그 중 10명 정도가 동료가 됐으니 대성공했죠. 창업교육 성과도 좋았어요. 당시 교육을 들은 대표적인 창업가가 ‘춘천 감자빵’의 이미소 님이에요.
리: 헐… 그 잘나가는 감자빵이 언더독스 출신이군요.
김정헌: 네, 그밖에도 많은 분들이 창업에 성공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입소문이 퍼져, 여러 기업에서 교육을 해 달라는 의뢰가 쇄도했어요. 그렇게 이름만 들으면 알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후원 하에,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어요. 그 기업들 덕택에 강의료는 모두 무료였고, 창업에 뜻이 있는 분들은 누구나 300시간의 창업 준비를 할 수 있게 됐죠.
리: 기업 파트너가 늘어날수록, 창업가들이 원하는 분야를 연결해주기도 쉬워지겠어요.
조상래: 그렇죠. 예로 저희가 GS리테일과 4기째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GS의 유통망과 상생할 수 있는 창업자들을 연결해주는 식이에요.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와 함께, 부동산과 프롭테크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하는 창업자들을 접목시키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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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실전형 코칭 교육으로 1만 창업가를 양성하다
리: 언더독스 창업 프로그램만의 특징은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줄을 서는 거죠?
조상래: 초기, 예비 창업가들은 당장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팀빌딩을 해야 하는 분들이예요. 그것들을 같이 고민하고, 함께 만드는 실전형 창업교육이 유효했다고 생각해요. 저희 언더독스 코치들이 직접 코칭 위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창업경험이 있거나, 창업가들을 아주 오랫동안 코칭해온 경험이 있는 코치들이에요. ‘창업은 창업을 경험해 본 사람이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리: 그런데 창업가들이 직접 나서면 좀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지 않나요. 다들 자신만의 경험과 에고가 있으니…
조상래: 저희 교육은 그야말로 실전형 코칭 교육이에요. 전체 중 70%의 시간이 1:1 또는 팀 코칭 형식으로 이뤄져요. 말이 초기창업이지, 아이템과 팀에 따라, 그 경험은 천차만별이잖아요. 저희는 이미 1만명 가까운 분들이 창업교육을 받았어요. 이 중에 창업한 분만으로도 다양한 데이터가 쌓였고, 어떤 상황이라도 실전형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죠. 예로 농식품 가공이라면, 감자빵의 이미소 대표님이 도움을 드릴 수 있겠죠.
리: 앞으로 언더독스는 어떤 방향으로 갈 계획인가요?
조상래: 원래 2020년 중국 베이징 창업교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예정하고 있었어요. 실제로 2019년에 아시아 여러 국가에 파트너 코치를 30여 명 육성하기도 하고, 하노이나 타이페이에선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계획대로 진행하지를 못했어요. 이제 앞으로는 그 사업을 다시 진행해보려고 해요. 우선 아시아에서 파트너 코치들과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볼 예정이에요.
리: 국내에서는 어떠셨어요? 글로벌 진출이 막히면서, 국내 사업 쪽도 많이 돌아보셨을 것 같은데요.
조상래: 다양한 지역에서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왔어요. 특히 로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수도권 외 지역의 경우, 청년이 떠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항상 많아요. 그래서 청년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업을 하고, 이를 통해 지역에 정착하고, 나아가 청년 창업가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역에 완전히 정착하는 사례들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어요.
리: 대표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조상래: SK E&S와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3년간 진행하면서 26개 팀을 육성했어요. 3년간 육성한 26개 기업이 99억 매출을 달성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이후로도 군산에 정착해 계속 사업을 하고 있어요. 또 서울시와 함께, 서울의 청년 창업가 100명을 전국 10개 도시로 보내서, 각 지역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는 ‘넥스트로컬’ 이란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고요.
리: 그야말로 소셜 임팩트라는 느낌인데요. 로컬 사업도 계속 이어가실 계획이세요?
리: 올해는 하나금융그룹과 지역 거점 대학교 10곳과 함께 지역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거점 대학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150여 개 창업팀과 50여 명의 창업 코치들을 육성해서, 창업팀들이 각 지역에서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Part 7. 글로벌 진출과, 데이터 기반의 창업 상호학습까지
리: 정말 별의별 일을 다 하셨군요. 이제 코로나도 풀렸는데, 글로벌도 다시 시작하나요?
조상래: 네, 이제 다시 아시아 쪽 사업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육성된 30여 명의 글로벌 파트너 코치들과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아시아 전역에 5년 내 1만 명의 코치를 육성하는 게 현재 목표예요. 중장기적으로는 언더독스의 창업 데이터 기반 상호학습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의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리: 창업 교육 사업으로 해외 진출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각국마다 환경이나 시스템이 너무 다르잖아요.
조상래: 다르죠. 그런 점에서 각국에 있는 언더독스의 파트너 코치들이 참 중요해요. 언더독스 파트너 코치들이 언더독스 코치 프로그램을 듣고 난 이후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체계적이라 놀랍다”는 거예요. 기존 창업 교육은 다들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하다 보니 확장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이 콘텐츠에, 국가별로 다른 사례, 방법론 등을 추가해보고 싶다는 의견들이 다수였어요.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검증해온 언더독스의 커리큘럼과 콘텐츠, 모델 위에, 각국 코치들이 각 국가의 언어, 사례, 문화적인 특수성을 더한다면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리: 그럼 앞으로의 주력은 글로벌인 건가요?
조상래: 코로나를 겪으며 온라인 플랫폼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잘 해왔지만, 오프라인은 물리적 한계가 있고, 아무리 코치가 늘어나더라도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됐죠.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면, 기존 B2B를 넘어 B2C로도 진출할 수 있고요.
리: 요즘 교육 플랫폼은 출혈경쟁이 심한데, 다른 곳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조상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창업을 제일 잘 가르쳐줄 수 있는 건 비슷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 본 창업 선배예요. 그리고 언더독스는, 그런 창업자들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가장 많은 곳이잖아요? 링크드인처럼 창업자들을 여러 카테고리별로 정리해서, 선후배 창업자들이 서로 컨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리: 오… 신박한 아이디어네요.
조상래: 네. 그리고 각자의 창업 사례를 케이스별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맞춤형 강의도 여럿 생겨나겠지요. 예를 들어 ‘초기’, ‘AI’ 기업이다, 그럼 이 사람에게 필요한 코치를 바로 매칭해주는 식이죠. ‘창업 전’ ‘시니어’ 기업이다, ‘2년 차’ ‘여성’ 창업이다, 이런 식으로도 가능하겠고요. 이렇게 최대한 많은 창업가들이, 여기서 상호학습하게 하는 게 목표예요.
Part 8. 10만 창업가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리: 요즘 교육 시장이 좋지 않은데, 언더독스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김정헌: 공무원 교육부터 외국어 교육, 심지어 학생 사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창업 교육시장은, 교육시장 중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창업을 한 번은 해야 하는 시대예요. 최소한 프리랜서라도 말이죠.
리: 어…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스타트업이라기보다는, 소상공인에 가깝지 않나요?
김정헌: 지금까지는 스타트업 위주로 창업교육을 해왔지만,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창업자 쪽도 준비 중입니다. 장사와 사업 각각의 특수성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창업이라는 공통점이 더 크거든요. 프랜차이즈 등 자영업은 왜곡이 심한 시장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맞춤형 창업교육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미 1만여 명의 창업자를 키운 우리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혁신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리: 그동안 내실을 다져왔다면, 굉장히 여러 분야로 확장하려는 느낌이네요.
김정헌: 네, 이제 스케일업을 본격적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원래 저희 둘이 세웠던 비전이, ‘한국에서 창업가를 가장 많이 키워내는 기업’이었거든요. 이제는 ‘아시아에서 창업가를 가장 많이 키워내는 기업’까지 가보려 합니다. 5 년 안에 10만 명의 창업가를 육성하고, 만 명의 코치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예요.
리: 갑자기 너무 큰 목표 아닐까요?
김정헌: 저희가 한국에서만 일년에 2천명 정도를 교육해요. 글로벌로 나가면,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이런 곳에 워낙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이런 곳은 온라인으로 프로그램 한 번만 돌리면, 심지어 영어로 하는데도 이천 명이 바로 들어와요.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없는 거예요. 앞으로 언어도 모국으로 바꿔주고 하면 더 늘어나겠죠. 여기에 소상공인 시장까지 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해요.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헌: 창업 교육을 시작하던 2015년을 떠올려보면, 일방향 강의가 주를 이뤘어요. 언더독스가 코칭 기반의 실전창업교육을 내놓았을 때,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관심이나 호응을 보내주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언더독스를 통해 육성된 창업가들이 세상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다양한 곳에서 저희에게 창업교육을 의뢰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저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한결같아요. ‘좋은 창업가 동료’를 만나고싶다라는 생각이요. 창업교육 시장의 No.1이 된 지금도, 아시아로 뻗어나가도 ‘좋은 창업가 동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보이는 언더독스와 뉴블랙이 되고 싶습니다.
조상래: 언더독스 창업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창업가들이 가끔 공동 창업가와 같이 고민하는 언더독스 크루들을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지 놀라세요. 생각해보면 언더독스가 이렇게까지 몰입하는 이유는 결국 창업가가 만드는 변화에 기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변화를 만드는 창업가들의 시작이 언더독스이길 바라고, 또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의 사회혁신을 누군가 궁금해할 때 언더독스를 통해 그 혁신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창업교육의 No.1이라는 비전을 계속해서 꿈꿔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