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위시켓 사업개발 팀장, 기간제 프리랜서 소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
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소연: 위시켓 사업개발 팀장 김소연입니다. 상주 프리랜서를 기간제로 소개시켜 드리는 업무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아한형제들, 토스, 카카오페이, LG CNS 등이 이용하고 계십니다.
리: 우선 위시켓을 잘 모르는 분들께 위시켓을 간단히 소개하면…
김소연: IT 아웃소싱 플랫폼입니다. 10만 명 이상의 프리랜서, 개발회사가 위시켓에 등록돼 있고, 클라이언트가 SI 개발 외주 프로젝트를 등록하면 7일 안에 매칭됩니다. 제가 맡은 ‘기간제(상주) 프로젝트’는 시간 맞춰 납품하면 땡이 아니라, 일반 직원처럼 회사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만큼 근무하는 형태입니다.
리: 기업 입장에서는 왜 상주를 원하나요?
김소연: 사실 대기업 쪽 SI는 프리랜서도 상주해서 근무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보안 이슈도 있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한 내에 컴팩트하게 진행해야 하거든요.
리: 그럴 거면 걍 직원을 뽑으면 되지 않나요?
김소연: 이게 핵심인데, 요즘 개발자를 구하기 너무너무 힘듭니다. 다들 네카라쿠배가 사람 다 쓸어간다는데, 정작 이들도 채용이 힘들다 난리예요. 특히 클라우드, AI처럼 각광받는 기술은 채용이 정말 어렵습니다. 이들 기술을 가진 개발자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워낙 적으니, 프리로 활동하려는 분이 많죠.
리: 성과는 어떤가요?
김소연: 연 거래액이 3년 만에 108억까지 올라왔어요. 처음 시작하던 해에는 16억 정도였는데, 근 3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60%에 달하는 거죠.
PART 2. 위시켓에서 기간제 채용 서비스를 만들게 된 이유
리: 3년 만에 108억이라니 엄청나네요… 사용하고 계시는 기업들 평은 어떤가요?
김소연: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엄청 고마워들 하세요. 처음에 한두 명 쓰다가, 나중에는 각 팀마다 쓰는 경우도 있고요. IT에 익숙한 기업일수록, 잘 활용하는 편이에요.
리: 어쩌다, 기간제 프리랜서 영역까지 넓힐 생각을 했어요?
김소연: 사실 아이디어는 이전부터 있었어요. 위시켓의 아주 초기, 5명일 때부터 기업 클라이언트분들의 이야기를 아주 가까이에서 들어왔어요. 회사 보안, 인력 부족, 긴밀히 함께할 사람, 이런 이유로 프리랜서 상주를 원하는 곳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2017년에 TF를 꾸렸죠.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서 짬이 날 때마다 기획하고, 콜드 메일을 돌렸죠.
리: 정말 린하게 바닥부터 시작했네요. 반응은 어떻던가요?
김소연: 놀랄 만큼, 아주 뜨거웠어요. 마케팅비를 전혀 안 썼는데도 고객들이 척척 생겼어요. 니즈를 가지고 있던 클라이언트가 상상 이상으로 많았던 거죠. 첫해에만 거래액 10억을 찍었습니다.
리: 순식간에 탄탄대로 대박을 냈군요. 축하드립니다.
김소연: 그렇다고만 말하기도 어려운 게… 기업 니즈는 컸는데, 프리랜서 쪽이 어려웠어요.
리: 어떤 점이 어려웠던 건가요?
김소연: 기존의 도급 형태는, 개발자들의 근무 장소나 시간이 자유로웠잖아요.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등, 조건이 유연했어요. 반면 기간제는 정규직 채용과 비슷하죠. 회사가 자신과 맞는지부터 시작해서 집과 직장의 거리, 원하는 개발 스택, 금액, 투입 일정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분들을 모집하는 게 쉽지 않았죠.
PART 3. 개발자는 위시켓을 좋아해
리: 그런데 어떻게 지금 수준까지 끌어올렸나요?
김소연: 제일 큰 건 입소문이죠. 기존에도 프리랜서 분들은 위시켓을 되게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기간제가 낯섦에도, 일단 위시켓이니 한번 해볼까 하는 분들이 있었죠. 이분들이 또 입소문을 퍼뜨려 주셨고요.
리: 그분들은 왜 위시켓을 좋아했…?
김소연: 다른 데보다 위시켓이 프로젝트 수행 금액이 높아요. 위시켓에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기업에는 대기업이나 1차 협력업체가 많아요. 이 기업들과 직거래를 하게 되니 중간 단계가 사라졌죠. 그러면서 의뢰하는 기업들은 기존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프리랜서를 구할 수 있게 되었고, 프리랜서는 높은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있게 된 거죠. 실제로 일을 구할 때 위시켓만 구한다는 프리랜서들도 있어요.
리: 아하.
김소연: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돈보다 중요한 건, 잘하는 사람을 빨리 구하는 거예요. SI는 좋은 사람 못 구하면, 이후 유지보수비가 더 들어가니까요. 수행 금액이 높으니 실력 있는 프리랜서 분들이 자연스럽게 몰렸고, 결과적으로 만족한 기업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선순환이 일어난 거죠.
리: 그렇군요.
김소연: 프리랜서분들 입장에서는 편리한 것도 있어요. 기존에는 개발자분들이 잡포털에 이력서를 올려놓고 연락을 기다렸어요. 연락이 와도 일일이 비교하면서 협상해야 했죠. 반면, 위시켓을 이용하면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정말 편한 거죠.
리: 그러면 안전은 뭐죠?
김소연: 원래 SI는 분쟁이 많아요. 돈 못 받고 소송하는 경우도 많죠. 계약서 쓰는 게 당연해 보여도, SI 시장에서는 정착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프리랜서 시장은 기업도 사람을 못 구해서 문제지만, 프리랜서에게도 고충이 많았어요. 위시켓은 계약서를 제대로 써서, 분쟁을 사전 차단합니다.
PART 4. 프리랜서의 고충
리: 아직도 계약서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니 신기하네요…
김소연: 우리가 생각할 때 당연한 이 철칙이 안 지켜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요. 대기업은 계약서를 쓰는 게 관행이지만, 아직도 작은 발주처들은 계약서 개념도 없어요.
리: 근데 발주처 클라이언트야 그렇다 쳐도, 프리랜서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써야 하지 않나요?
김소연: 기존에 프리랜서를 구하는 구조부터 문제였어요. 규모가 큰 SI 업체는, 주로 협력사를 통해서 사람을 구해요. 그런데 협력사가 없거나 구하기 힘들다면, 잡포털에서 서칭하거나 인력 파견 업체를 통해서 소개를 받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SI라 부르기도 민망한 업체들이, 그냥 인력 중개 장사를 한 거죠.
리: 왜 SI기업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건가요?
김소연: IT에 대한 전문성이 현저히 낮아요. 원래도 잘 모르는데, 협력사를 거치며 하달된 최소한의 정보로만 매칭하다 보니 프로젝트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그래서 원청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프리랜서를 뽑을 확률이 높아지고, 프리랜서는 프리랜서대로 자신들이 생각한 근무 환경과 업무 내용이 달라 당황할 확률이 높아지죠. 결과적으로 서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거예요.
리: ㅠㅠ…
김소연: 이 과정을 악용하는 업체들도 있어요. 사무실에 전화기 한 대만 딸랑 갖춰둔 영세 업체들이죠. 이들은 원청과 인맥이 있어서 전문성이 없이도, 사람 연결만 해주며 먹고 사는 거예요. 잘 모르고 들어간 프리랜서는 이 과정에서 속된 말로 등쳐먹히는 거고요. 요즘 IT 대기업들 연봉 올린 지 몇 년 안 됐어요. 과거에는 그만큼 SI 업계가 열악했어요. 지금도 이런 곳이 적지 않고요.
리: 2022년에 그런 게 가능하다는 것도 놀랍네요.
김소연: 심지어는 투입 시 수령할 금액도 노출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경매하듯이 ‘JAVA/광화문/3개월/고급’ 이렇게만 써서 잡포털에 올리곤 했죠. 그래도 프리랜서는 일을 찾아야 하니, 대충 조건만 맞는 것 같으면 지원했고요. 심한 경우에는 프리랜서의 실수령액이 120만 원이었는데, 계약서에 기재된 조건은 550만 원이었던 경우도 있었어요. 중간에서 다 가로챘던 거예요.
리: 이런 업계에서, 위시켓이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계약서를 쓰니 환영받았던 거군요.
김소연: 맞아요. 기존 시장에서는 프리랜서를 보호해주는 사람이 없었죠. 원청도 보호해 주지 않고, 계약한 업체도 보호해 주지 않으니, 프리랜서는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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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
리: 프리랜서는 일을 못 구해서 형편없는 조건에서도 계약하는데, 막상 회사는 사람 구하는 게 힘들다는 것도 아이러니하군요.
김소연: 맞습니다. 기껏 뽑은 사람도 핏이 안 맞아서 다시 채용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러다 보니 위시켓의 기간제 채용 서비스가 점점 인기를 얻는 것이기도 해요.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회사 측의 위험도 함께 줄이니까요.
리: 개발자 채용에 리소스가 많이 들기는 하죠.
김소연: 네. 연봉이 오른 만큼 채용 리스크도 커졌죠. 저희와 교류하는 대형 SI업체 HR 담당자가 말하기를, 이력서 200개 받고 20명 면접을 보면 최종적으로 10명을 뽑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평균적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4명 정도 발생한다고 해요.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이력서 100장을 받고,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해요. 아주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는 거죠.
리: 왜 그리 회사에 맞는 개발자를 채용하기 힘들까요?
김소연: 그 사람의 역량을 증명하는 서류는 보통 ‘경력기술서’입니다.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는, 자신이 담당했던 프로젝트와 사용할 줄 아는 툴을 기술한 문서죠. 그런데 직접 쓰는 것이니만큼 경력을 허위로 위조하는 게 너무 쉽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그래서 엉뚱한 사람을 채용하게 되는 거죠.
리: 그러면 위시켓이 특별히 더 잘 검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요?
김소연: 저희는 이미 만으로 8년이 다 되었어요. 저희만의 데이터와 레퍼런스 체크 서비스를 가지고 있어요. 개발자가 가진 기술, 일했던 히스토리를 DB로 정리해서 보관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클라이언트와 개발자의 상호 평가를 받아서 보관하죠. 이를 바탕으로 클라이언트에게 딱 맞는 개발자를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를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PART 7. 이미 배달의민족, KT DS, LG CNS가 고객이다
리: 위시켓의 기간제 채용 서비스를 잘 쓰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인가요?
김소연: 우선 대형 SI 기업이죠. 가장 큰 고객사로는 LG CNS, KT DS가 있어요. 특히 LG CNS와는 긴밀하게 협업하는 관계입니다. 저희를 통해서 프리랜서를 구인하는 게 사내 프로세스로 정착되어 있거든요. 두 번째로는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IT기업이 있어요. 우아한형제들, 토스, 카카오페이,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등이죠.
리: 정말 어마어마한 클라이언트들이… 실제 업무로는 어떤 게 진행되고 있나요?
김소연: 정말 다양해요. 배달의 민족에서는 배달 로봇 스크린 앱을 디자인한 적이 있어요. 사장님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개편해서 백엔드 개발자를 찾는 프로젝트를 의뢰하기도 했고요. KT DS의 경우에는 신사업 팀을 세팅했어요. iOS 개발자, 안드로이드 개발자, 디자이너와 퍼블리셔, 프론트엔드 개발자까지 모두 위시켓을 통해 구했죠.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는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만큼 여러 방면에 걸쳐 이용하고 계시고요. 현재 계약된 프로젝트가 수십 건은 되는 것 같아요.
리: 기업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진행 가능하군요. 개발자 외의 프리랜서도 구인 가능한가요?
김소연: 네. 디자이너, 기획자, UX 모두 가능합니다.
리: 그 밖에 기업들이 상주 프리랜서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어떤 때가 있나요?
김소연: 보안이 중요한 서비스들은, 반드시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있죠. 또,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다르게 업무 범위가 모호한 경우에도 많이 이용하세요. 산출물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또 중간에 갑자기 개발자 이탈로 빵꾸가 났는데 여유가 없는 경우도 연락을 주십니다.
리: 개발자들 페이와 수수료 정책은 어떻게 되나요?
김소연: 가장 수요가 높은 분들은 5년에서 9년 차 정도의 개발자예요. 이분들은 월 평균 700~800 정도 받는 것 같아요. 세금 3.3%만 떼는 경우도 있고, 4대 보험에 가입해서 근로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어요. 수수료는 총 계약 금액의 5%예요. 계약 체결 시에만 발생하니, 부담 가질 필요 없이 등록이 가능합니다.
PART 8. 미래의 고용이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
리: 프리랜서 상주 서비스의 작년 거래액이 108억이라 했는데, 위시켓 전체는 어느 정도죠?
김소연: 400억 정도 돼요.
리: 에? 그러면 기간제가 이미 25% 수준인 건가요? 생각보다 많이 높은데요.
김소연: 상주는 객단가가 높거든요. 한 명 계약하는 데 700만 원 정도고, 3개월 진행하면 2,100만 원이니까요. 보통 여러 명을 한꺼번에 구하기도 하고요. 들이는 리소스 대비 객단가가 높다 보니, 회사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죠. 타 경쟁 서비스보다 개발자 질이 우수하니, 점점 위시켓으로 몰리며 더 빠르게 성장할 것 같아요.
리: 다음 단계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김소연: 단순 프리랜서 고용을 넘어, 정규직 채용 이전 서로 맞춰보는 단계로서의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하지만, 막상 개발자도 돈만 많이 준다는 곳에 가면 힘들어해요. 정확한 업무 내용과 기술을 알고 있으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형성할 수 있는 직장을 원하죠. 하지만 직장마다 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소위 핏을 맞추는 단계가 필요해요.
리: 옹…
김소연: 그래서 기간제 프리랜서로서 2~3개월 함께 일해보는 건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어요. 잘 맞는다고 생각하면 정규직에 입사하면 돼요.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하나는 끝냈으니 좋고, 프리랜서는 돈을 벌고 경력을 쌓을 수 있으니 좋죠. 서로 윈윈이 되는 거예요. 실제로 저희를 통해 계약하신 스타트업에서 종종 있는 일이에요.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소연: 지금은 전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일부 빅테크 기업 말고는 정규직 채용이 쉽지 않아요 . 게다가 기술의 종류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죠. 모든 기술자를 정규직 채용으로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미래의 고용 방식이 유연해질 것이라 생각해요. 프리랜서를 고용하거나 아웃소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고요.
프리랜서 시장은 명백하게 커질 거예요. 그래서 고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싶어요. 위시켓이 이 혼란스러운 변화의 시대를 잘 헤쳐 나가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