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리: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달우: 디자인 스튜디오 마음스튜디오의 이달우입니다. 비주얼 기반의 공간 디자인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좀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생각보다 다양하게 해요.
리: 아무래도 대중에게는 모나미 팝업스토어로 잘 알려지셨을 것 같아요.
이달우: 최근에는 그렇죠. 홍대 팝업스토어를 ‘모나미 페이퍼’라는 컨셉으로 열었을 때 큰 화제가 됐어요. 철판을 종이처럼 얇게 펴서 사방을 감쌌죠. 종이가 모나미고, 펜이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리: 다른 모나미 팝업스토어의 콘셉트는 어땠나요?
이달우: DDP점은 ‘다이어리’라는 컨셉을 잡았어요. 매일, 매월, 매년 삶을 기록하잖아요? 그 안에 모나미가 있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이었어요.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오길래, 500원씩 원하는 컬러를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DIY 모나미 볼펜도 만들었어요. 에버랜드점은 ‘꿈의 모나미 공장’이라는 컨셉을 잡았고요.
리: 반응은 어땠나요?
이달우: 모나미 주가까지 끌어올릴 정도였죠. 실은 저희도 걱정이 많았어요. 경쟁 비딩에서 세게 나갔거든요. 첫 페이지 문구가 “저는 모나미를 쓰지 않습니다”였어요.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많으니, 팝업스토어를 3개월만 해서는 안 된다, 2년은 해야 한다, 어디에서 어떤 다양한 컨셉을 보여줘야 한다… 그랬더니 회장님께서, 지금 뱉은 거 다 주워 담아 보라는 식으로 시켜주시더라고요.
리: PT에서 너무 막 지르는 거 아닌가요;;;
이달우: 다들 경쟁 PT를 하면 기업의 장점을 찾아 극대화하죠. 기업의 역사, 기업의 뜻, 이렇게 기업의 장점을 캐치해 시각적으로 녹여주고요.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런데 저는 또 한 가지 디자이너의 역할이, 현재의 문제점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해결해줄 솔루션을 마련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쪽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 거죠.
PART 2
리: 상업 공간을 디자인하시는데, 본인의 색이 뚜렷한 편인 것 같아요.
이달우: 굳이 말하자면 디자이너와 작가 사이의 개념을 파고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목적이 확실한 클라이언트는 저희와 안 맞더라고요. 저희의 생각을 재미있어하고, 같이 답을 찾아보자고 손을 내미는 곳들이 잘 맞아요.
리: 보통 상업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중시하는데,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달우: 처음 디자인을 배운 곳이 남달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탈리아의 베네통 그룹이 설립한 파브리카(FABRICA)라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연구 센터가 있어요. 라는 매거진을 만드는 곳으로도 유명하고, 안도 타다오가 처음으로 유럽에 만든 건축물로도 유명하죠. 매년 전 세계에서 32명씩 사람을 뽑는데 선발되어, 이곳에서 디자인 관점을 키울 수 있었죠.
리: 그곳의 프로그램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달우: 여러 사회적 문제를 고민했어요. 예로 베네치아 광장의 관광객들이 비둘기나 갈매기 때문에 힘들어한다.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유럽의 무단횡단이 너무 심한데,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결국, 제가 그곳에서 배운 건 ‘디자인은 세상을 구할 수 없지만, 세상에 도움은 줄 수 있다’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리: 뭔가 공공적인 면이 강한 곳이었군요.
이달우: 네. 디자이너들이 사명감을 갖게 해줬죠. 덕택에 저도, 지나치게 상업적인 분야로만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사회적인 의식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너와나의 티키타카>에도 참여했고요, 또 정약용 선생을 기념하는 놀이터 <도르르>는 다양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PART 3
리: 이번에 대원 칸타빌의 커뮤니티를 디자인하셨는데, 이 작업에도 그런 철학을 녹여내셨나요?
이달우: 네. 아파트의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커뮤니티 존에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가게 됐어요. 스쿼시, 골프장, 수영장, 사우나… 그런데 막상 오픈하면 잘 운영하지 않죠. 공간의 용도가 너무 짜여 있으면, 그 공간을 사용하지 않을 때 공실이 되어 버리거든요. 그래서 많은 커뮤니티 센터가, 몇 년 지나면 시설을 축소하죠. 칸타빌에서는 그런 고정적인 시설을 빼고, 가족 중심적인 시설을 집어넣었습니다.
리: 총면적이 얼마나 되나요?
이달우: 지하 1층과 지하 2층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커뮤니티 시설만 말씀드리면 총 500평 정도예요. 여기에 경로당과 어린이집, 어린이 도서관까지 합치면 700평 정도 되고요. 아파트 세대당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공간이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오산 칸타빌은 그 면적보다도 훨씬 더 크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리: 그러면 커뮤니티 공간의 컨셉은 어떻게 되나요?
이달우: ‘스트롤(stroll, 산책)’로 잡았어요. 그래서 중앙에는 광장이 있어요. 남녀노소 산책하듯이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고, 저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으면 다가가서 이야기하기 좋은 공동체 공간이죠. 하지만 동시에 개별적인 공간으로도 나아갈 수 있어요.
리: 무엇보다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까지 이어지는 그랜드 스테어가 제일 놀라운 것 같아요. 실제로 보면 크기가 꽤 클 것 같은데.
이달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자고 대원분들과 뜻을 모아 탄생한 공간이죠. 그리고 그 앞에 자리한 벽에는 저희가 만든 칸타빌의 BI인 ‘밸런스 라인’을 적용했습니다.
(※ 초기 계획과 실제 구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리: 그러면 각 층이 어떤 용도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이달우: 지하 1층은 커뮤니티 라운지로, 모두의 마을 같은 곳이에요.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죠. 그래서 좌측 끝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 스퀘어’를 마련했어요. 가운데에는 긴 테이블이 위치한 광장이 있어서 차 한잔하면서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우측 끝에는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이어지는 그랜드 스테어가 있습니다.
(※ 초기 계획과 실제 구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리: 광장 옆에 있는 파티션이 눈에 띄는군요.
이달우: 맞아요. 공동의 공간인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개인적인 공간인 파티션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파티션의 높낮이도 다 다르게 만들었어요. 높은 곳은 발 정도만 보이고, 낮은 곳은 밖에서도 잘 보여서 아이들이 들어가더라도 케어가 가능하죠.
리: 지하 2층은 커뮤니티 존이로군요. 친숙한 시설들이 눈에 띄네요.
이달우: 맞아요. 헬스장이나 스크린 골프장, 독서실처럼 꼭 있어야 하는 시설들을 설치했습니다.
리: 가운데에 있는 시설은 무엇인가요.
이달우: 미니 골프 게임이에요. 부모님이 골프 치시러 가면 아이는 따로 기다려야 해요. 가족이 따로 분리되어서 놀아야 하는 거죠. 그러지 말고, 아이들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재미있게 골프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입문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건 어떨까 했어요. 아이들도 공 집어넣는 데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장애물을 설치해 두었죠.
리: 하지만 사람들이 시설을 쓰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도 고민하시나요.
이달우: 그럴 수도 있죠. 커뮤니티 공간을 이용하지 않아 폐쇄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공간은 공간대로 낭비고, 유지비용은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가요. 그래서 저희는 유지 비용은 덜 들어가면서 주민들이 최대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위주로 구상했어요.
PART 4
리: 칸타빌의 BI 리뉴얼도 실장님께서 함께 작업하셨다 들었습니다.
이달우: 네. 커뮤니티 작업을 하다 보니 BI를 바꿀 필요성이 있더라고요. 필요성에 대해서 강력하게 어필했는데, 사실 대원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준비중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안을 받아 주셨어요.
리: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기존 BI가 마음에 안 드셨나요?
이달우: 아뇨, 세상에 나쁜 로고는 없어요. 처음엔 별로다 싶은 로고도 보면 볼수록 눈에 익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일수록 로고가 단순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서식, 작업 같은 곳에 활용하기 좋죠. 반면 기존의 칸타빌 로고는 완료형 디자인이라 다양한 활용이 어려웠어요. 새 BI는 심플하게 만들어서 글로벌 아이덴티티로 발전시킬 수도 있고, 조금씩 변형을 주면서 10년 이상 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리: 이전의 로고는 꽃을 떠올리게 하는 데 반해, 새로운 로고는 평행선이 떠오르네요.
이달우: 맞아요. 붉은 3개의 선이 2:1:3의 비율로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이 비율은 균형 잡힌 삶의 밸런스를 의미해요. 실제로 사람이 볼 때 가장 안정감이 느껴지는 비율이기도 하죠. 칸타빌에서 사는 사람들이 로고를 보면서 안정감 있고 밸런스가 맞춰진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어요.
리: 어떻게 이런 로고로 바뀌게 된 건가요?
이달우: 사실 의미는 일맥상통해요. 이전의 로고는 칸타빌이라는 글자 위에 꽃을 그렸죠. 이 꽃을 3개의 꽃잎으로 단순화했어요. 3개의 꽃잎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의 삶을 상징하는 요소예요. 그리고 이 꽃잎을 3개의 평행선으로 변형시켰어요.
리: 그런데 왜 꽃이 아니라 평행선 모양으로 바꾼 것인가요?
이달우: 아파트에서의 삶은 수평적이에요. 수평으로 놓인 각각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니까요. 그 모습까지 로고 안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3개의 꽃잎을 나란히 평행선 모양으로 늘어놓은 거죠.
리: 사내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달우: 아파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 담으려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답은 균형과 비율이었고, ‘라이프 밸런스’라는 답을 찾아낸 거죠.
리: 뜻은 되게 멋진데… 이건 전문가들이나 이해하지, 칸타빌에 사는 사람과는 무관하지 않나요?
이달우: 그래서 이 로고를 아파트 내 여러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녹였죠. 문주부터 이 로고 모양으로 만들어져요. 커뮤니티 센터의 벽이나 아파트 굿즈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로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될 거예요.
(※ 초기 계획과 실제 구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리: 먼 미래까지 이 로고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이달우: 로고는 항상 변화해요. 항상 똑같은 것처럼 보여도, 사실 브랜드 측에서는 2~4년에 한 번씩 변화를 줍니다. 미세하게 획이나 굵기, 색상 등에 변화를 주면서 트렌드를 따라가게 만드는 거예요. 칸타빌 로고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제작했어요. 몇 년이 지나더라도 약간의 변형만 주면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거죠.
PART 5
리: 그나저나 어쩌다 공간 디자인의 세계에 빠져든 것입니까?
이달우: 옛날이야기가 좀 긴데… 제가 원래 만화가 지망생이었어요. 그래서 문하생을 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봐도 실력이 안 됐어요. 그때 제가 좋아했던 <레드 블러드>의 김태형 작가가 ‘만화는 그리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말하는 걸 보고 꿈을 접었죠. 그게 저를 두고 하는 말 같더라고요.
리: 어찌 시작도 못 하고 접었네요;;;
이달우: 그런데 제가 그림은 못 그려도, 포인트를 잘 잡는 카피라이팅? 그런 센스가 있는 거예요. 대학생 광고 공모전을 엄청 쓸었어요. 그걸 바탕으로 여러 회사에서 일하게 됐는데, 내부사정도 복잡했고 제 역량도 발휘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광고회사는 드라마에서나 멋있지, 매일 날밤까고 일하고 포차에서 소주 마시고… 그렇게 퇴사하고 28살에 스튜디오를 열게 됐어요. 생계형 창업이었죠.
리: 일거리는 좀 있었나요?
이달우: 없었죠. 그런데 제가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출품한 ‘마음 티백’이 이슈가 됐어요. 익살스러운 캐릭터 그림 아래에 티백이 달려 있어서, 컵에 담가놓으면 캐릭터가 온천을 즐기는 듯한 디자인이었죠. 그런데 그게 유명해지니, 동키 프로덕트라는 독일 회사에서 베껴 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덩달아 ‘마음 티백’이 또 유명해졌죠.
리: 그렇게 유명해지며 돈을 좀 벌었나요?
이달우: 그때는 금전 감각이 없었어요. 돈을 벌기는 했는데, 그걸 그대로 스튜디오에 쓰고 나니 남은 게 없더라고요. 빚만 쌓이고 있을 때 쌈지에서 연락이 왔어요. 돈은 얼마여도 상관이 없으니 일하게 해달라고 했고, 송도의 1천 평짜리 공간을 만드는 일을 받았어요. 그렇게 탄생한 곳이 딸기 키즈 뮤지엄이고, 이게 대박이 났어요. 위메프에서만 티켓을 3억 원어치 팔 정도였죠.
리: 헐… 어떻게 그렇게 성공한 거죠? 처음으로 하는 공간이었는데…
이달우: 기존 키즈카페는 아이들에게 제재가 많은데, 저희는 여기서 차별화했어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대신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엄마들은 위층 테이블에서 자기들끼리 쉴 수 있도록 배려했죠. 또 아빠들은 핸드폰 보면서 숨어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었어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도 많이 오면서, 소위 대박이 났죠.
리: 이후 이름값이 오르며, 지금처럼 일을 받게 된 건가요?
이달우: 아니오. 그때는 디자이너 이름값이란 게 지금처럼 크지 않았어요. 저도 몇몇 성공작을 만들면서도, 날품팔이처럼 팔려 다녔죠. 그나마 저는 사정이 좀 나았고, 10년 전만 해도 디자이너 3년 차가 아주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거든요. 저도 클라이언트가 숙소 안 구해줘서 공사 현장에서 자고… 저희 스튜디오가 지금 11명인데, 매년 1~2명씩 꾸준히 늘려온 결과예요. 지금이야 일이 알아서 들어오지만, 디자인으로 이름이 알려지는 건,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PART 6
리: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으세요?
이달우: 제가 쾌활한 편이라 여기저기 다닐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집에만 있어요. 디자이너들이 좋아하는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도 안 봐요. 유튜브에서 <나는솔로>만 봐요. 그런 게 재밌더라고요.
리: 그러면 새로운 감각이나 자극은 어디서 받나요?
이달우: 저는 살아왔던 순간순간에서 영감을 받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전화 통화하면서 동네 골목길 걷는 거예요. 매일 걸어도 느낌이 달라요. 공간 걸을 때 벽돌만 봐도, 담장 사이즈만 봐도 아이디어가 나와요. 살아온 것에 기반해서 만들다 보니 저희는 레퍼런스도 거의 없어요. 저희는 보편적인 디자인이 주는 감동을 이야기하고 싶어 해요. 디자인을 위해 디자인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리: 하긴 마음스튜디오 특유의 개성이 거기서 나오는 거군요.
이달우: 사람들은 저희 스튜디오만의 스타일을 많이 말씀하세요. 하지만 사실 스타일은 한계에 가깝거든요. 그 사람이 거기까지밖에 못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 한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잘 세우면, 따뜻함과 위트가 생겨난다는 모토 아래에서 일하고 있어요.
리: 따뜻함과 위트, 정말 마음스튜디오의 프로젝트에 잘 어울리는 개념 같네요.
이달우: 맞아요. 사람들은 저희 디자인이 둥글둥글하고, 귀엽고, 컬러풀하다고 보세요. 하지만 아이 공간을 많이 담당했다 보니 그렇게 된 측면도 있어요. 저희끼리는 그런 방향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많아요. 이번 칸타빌 커뮤니티도, 따뜻함과 위트가 녹아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초기 계획과 실제 구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달우: 저는 10년 뒤 칸타빌의 미래에 대해서도 말해보고 싶어요. 10년 뒤 저희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칸타빌은 그때에도 존재할 거예요. 그때 다른 디자인 회사에서 칸타빌 브랜드를 바꾸고 싶을 때 살짝만 바꿔도 되는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였어요.
리: 그 10년 뒤, 칸타빌은 어떤 아파트가 되어 있으면 좋겠습니까?
이달우: 저는 그 10년 동안 칸타빌에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모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을 배려하면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일과 삶의 경계 없이 하모니를 이루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라이프 밸런스’, 즉 삶의 균형이에요. 그 사람들의 안에 칸타빌이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