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말, 신년, 발렌타인데이. 부농들이 부농, 부농하며 빈농들을 염장질하며 사랑을 불태울 수 있는 시기가 왔다. 모텔의 숙박율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성수기엔 방을 잡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는 얘기가 들려올 것이다. 그런 부농들을 박멸해도 모자랄 판에 부농을 위한 특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열받지만, 어차피 대선도 망하고 할 일도 없으니 그냥 해 볼 수밖에.
부농에서 결혼이라는 무덤에 들어가더라도 자유롭지 못한 것, 그것은 바로 ‘임신’이다.
나는 무신론자지만 가끔씩은 신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섹스와 임신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서 신의 장난스런 잔인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상 최대의 쾌락이라고 일컬어지는 섹스에서, 한발만 삐끗해도 본의 아니게 종족보존의 의무를 떠안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교육의 실태는 어떤가? 은하철도 999 수준의 후진 비디오에, 내용이라곤 “눈 달린올챙이 몇 백 마리(심지어 올챙이들끼리 대화도 나눈다)와 메추리알 하나가 자궁 안에서 헤엄치다가, 가장 빠른 우샤인볼트 올챙이가 메추리알 껍질을 가장 먼저 녹이고 들어가 임신이 된다”는 정도가 그 전부다.
어떻게 올챙이가 자궁 안에 들어가게 되는지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전부 생략. 왜, 차라리 스머프를 보여주지 그러나? 아니면 황새가 아기를 물고오는 애니메이션이라든지.
그러다가 고등학생 쯤 돼야 선생님에게 돌직구로 성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미 클대로 큰 아이들이니 전반적인 분위기는 ‘헐, 우리가 너보다 더 잘 알거든요’. 사실 진짜 충격적인 건 이 아이들이 ‘이미 알 건 다 안다’는 게 아니라, 그 돌직구를 맞고 정말로 놀라는 아이들도 은근히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러니 낙태율이 세계 최고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피임에 대한 교육은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가야 겨우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고, 우리에게 피임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란 친구와 여성동아, 인터넷 따위가 전부다. 하지만 이런 피임 선생님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너무 자극적이거나, 혹 너무 지루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한 사람의 의사로서,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섭게(…) 피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피임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따라서 하나하나 열거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 나누어서 몇 가지로 나누어서 보자. 아래와 같이 의학적, 과학적으로 피임법을 나누어 볼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으니 안 일반적으로 나누어보려 한다. 싫으면 읽지 마라(…)
1. 자연스러운 피임 – 금욕, 동성간 성관계, 자연주기법(기초체온법), 질외사정
2. 덜 자연스러운 피임 – 콘돔, 피임약, 사후피임약, 페미돔, 피임격막, 자궁경부캡, 살정제, 피임패치
3. 조금 아픈 피임 – 정관 결찰술, 난관 결찰술, 루프삽입
4. 아픈 피임 – 낙태
자연스러운 피임
1) 금욕
순결 찬양주의자들, 미성년자들, 돈 없고 집 없는 부농들에게 아주 바람직한 방법이다. 돈도 안 들고 성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모텔 찾아 전전할 노력도 할 필요 없고, 무엇보다 실패율 0%라는 놀라운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빈농들을 염장질 할 일도 없고, 아청법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방법이니 참고 바란다.
2) 동성간 성관계
동성애자에게 권할만한 방법으로 실패율 또한 0%이다. 하지만 취향에 맞지 않으면 하기 어렵고 성병은 예방할 수 없으니 알아서 하시길.
[note color=”#fff6d1″]여기서 잠깐, 맥락을 벗어나게 되겠지만 에이즈(AIDS)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다. 에이즈가 HIV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인 1980년대 초반, 에이즈는 GRID(Gay-Related Immune Deficiency 동성애자관련면역결핍)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당시 발견된 환자들이 모두 동성애자였을 뿐, 지금은 이성애자도 에이즈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동성애자 특히 남자동성애자에게 에이즈가 많이 전파되는 것은 동성애자라서가 아니라, 성관계 형태가 항문 삽입이 많아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HIV가 이성애와 동성애를 가리진 않는다.
또 여러 차례의 캠페인으로 인식이 많이 전환되긴 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손을 잡거나, 밥을 같이 먹거나, 목욕이나 수영을 같이 하는 등의 일상 생활으로도 에이즈가 옮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상생활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인 성관계시 감염될 확률도 1%정도로 낮은데, 콘돔을 사용하면 그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따라서 동성애를 하면 에이즈 환자가 된다거나, 에이즈 환자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에이즈가 옮는다는 식의, 싱크빅돋는 상상의 나래는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note]
3) 자연주기법
의대에서 공부할 때 본인에게 가장 큰 웃음을 준 피임법이다.
이렇게 칼 같은 주기를 가지신 여성분들… 부럽다. 그런데 이 그래프 보고 대부분 여성들의 생리기간이 4일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분들은…때려주고 싶다.
평균 여성은 생리 및 배란에 있어 위와 같은 주기를 거치는데, 여성이 날짜를 열심히 꼬박꼬박 계산해서(…) 임신가능기간에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이다. 물론 생리주기가 원래 불규칙한 경우, 평소에 규칙적이더라도 어쩌다가 몸상태가 안 좋아서 일시적으로 주기가 불규칙해진 경우, 잠깐 정신이 나가서 날짜를 잘못 셌을 경우(…) 모두 책임지지 않는, 그야말로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방법의 아류로 기초체온법이라는 것도 있다.
체온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배란기를 전후해 체온이 약간 떨어졌다가 이후 월경 때까지 0.3 ~ 0.4도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따라서 기초체온이 오른 후 3일 동안은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 월경이 오면서 기초체온이 다시 떨어지면 임신이 되지 않은 것이고, 체온이 높게 계속 유지되면 임신이 된 것이므로, 종족보존의 의무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보면 되겠다. 그런데 이 체온은 어떻게 아냐고? 아침에 알람을 5분 정도 빨리 세팅하고 일어나기 전에 체온을 잰 뒤, 다이어리나 달력 표에 이쁘게 매일매일 부지런히 열심히 기록하면 된다. 물론 체온에 영향을 줄만한 음주, 약물복용, 감기, 이런 것들 절대 안 된다.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이 방법은 실패율이 30%를 웃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단 바쁜 현대 여성들이 5분 일찍 알람을 맞춰놓고 체온을 기록하고 있을 확률이 그보다 낮을 것임을 감히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이 방법은 임신을 위한 방법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으니 참고를 바란다.
4) 질외사정법
한마디로 코미디다.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는데 콘돔을 사러가기 귀찮아서, 콘돔이 있어도 성감이 떨어지니까 싫어서, 나는 조절이 가능한 천재니까(…)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남자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용자여, 차라리 짜장면을 입에 하나도 안 묻히고 먹을 수 있다고 해라.”
성관계 중에는 본인도 모르게 사정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성공적으로(…) 질외사정을 했다고 해도 정액이 애액을 타고 올라가 임신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남자가 빠름, 빠름, 빠름인 경우에는 피임실패+임신성공률이 확 올라간다.
체외사정의 실패율은 20~40%라고 알려져 있는데, 굳이 그런 수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이런 비과학적인 방법을 강요하는 남자친구라면 당장 헤어지기를 권장한다.
덜 자연스러운 피임
1) 콘돔
유명한 시트콤 ‘프렌즈’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레이첼이 임신을 하자, 로스가 콘돔을 썼는데 무슨말이냐며 식겁한다. 그러다가 그들은 콘돔 설명서에 적힌 ‘실패율 3%’라는 문구를 보고 멘붕하게 되는데… 사실 이 장면만 봐도 콘돔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네이버 지식인에 콘돔 실패율이라고 입력해보면 다음과 같은 답변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좀 지난 통계이지만 위의 통계를 보자. 자연피임방법을 사랑하는 바보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콘돔을 신봉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콘돔의 피임실패율은 3%에 달한다. 그것도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 그런 것이다. 완벽한 정석을 따라 콘돔을 사용했을 경우에 3%라는 소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대강, 대충 사용했을 경우에는 20%에 육박한다.
콘돔 사용에도 불구하고 피임에 실패하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1. 유통기한 무시(집에 몇 년동안 굴러다니던 걸 새로 사기 귀찮아서 사용하는 경우. 보통 3~4년이다. 포장상자 확인 요망) 2. 콘돔 착용시 공기를 빼야 하는데 빼지 않는 경우 3. 착용시 정액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앞에 남겨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 4. 착용시 수용성 젤을 발라야 하는데 로션 같은 지용성 젤을 바르는 경우 5. 사정 후 발기한 상태에서 제거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사그라든 후 제거하는 경우 6. 콘돔 제거 시 새지 않도록 끝을 잡으면서 제거해야 하는데 그냥 끝을 잡고 제거하는 경우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성감이 떨어진다며 콘돔조차 쓰지 않는 찌질이들보단 훨씬 낫지만, 그래도 콘돔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콘돔,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그리고 절대적으로 믿지는 말자. 그리고 제발, 실전 전에 한 번이라도 콘돔 사서 연습 좀 하시라. 기회가 왔는데 사용법 몰라서 버벅버벅해서 애인과 함께 뻘쭘의 안드로메다로 떠나지 마시고 말이다. 우리 여자들도 처음 화장 시작할 때 주말에 날 잡아서 아이라인, 눈썹그리기 다 연습한다. (별 상관 없는 것 같지만 34%정도 상관이 있다고 우겨보겠다.)
2) 피임약
경구피임약은 28일 생리주기를 모델로 하여 내분비 계통을 조절하는 원리로, 약 복용 초반에 자연적으로 배란이 일어나는 과정을 억제하고 대신에 자연 배란 시에 생성되는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도록 한다…는 의사 같은 소리는 넘어가도록 하자. 쉽게 말해 인체를 임신과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임신을 막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경구피임약에는 날짜에 따라먹을 수 있도록 이렇게 친절하게 숫자가 적혀져 있는 경우가 많다. 21일간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나머지 7일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생리를 겪게 된다. 효과가 98%정도에 육박할 정도로 좋은 피임법이지만, 단점도 꽤 있다.
첫번째, 완전 귀찮다. 여자가 무슨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도 아니고 매일매일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어야 한다니… 귀차니즘 작렬이다. 게다가 성관계를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할지도 모르는 몇 분… 아니 몇십 분을 위해 약을 챙겨 먹는 일은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두번째,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3~5% 정도이긴 하지만 살이 찔 수 있다. 다이어트라는 영원한 숙제를 안고 사는 여자들에게 저 수치는 무시무시할 수 밖에… 뭐 요즘 나오는 약들은 이런 부작용을 많이 보완했다고 하지만. 또한 극히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혈전증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세번째, 가격도 비싸다. 땅 판다고 피임약 안 나온다. 게다가 이제 곧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의사는 뭐 공짜로 보나? (물론 난 거울보면 보이지만.) 병원에 가서 접수하고 처방까지 받는 번거로움, 거기에 진료비까지 고려하면, 내가 왜 이걸 먹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본인이 여자라서 사견이 들어간 것 같지만…. 착각이다.)
네번째, 성병을 막을 수 없다. 그런데도 자기가 피임하기 귀찮아서 여성에게 피임약을 먹기를 바라는 남성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음과 같은 통계를 보여주고 싶다.
물론 피임약은 장점도 많다. 생리기간을 뜻대로 조절할 수 있고,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생리통이 경감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피임효과가 98%정도로 굉장히 높다. 득과 실을 따져봐야겠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한 선진국에서 피임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저렇게 높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피임약은 좋은 피임방법이고, 의사로서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하지만 남자가 본인이 귀찮아서 여자에게 권유(를 빙자한 강요)하는 건, 흐즈므르. 듁는다. 만약 기꺼이 피임약을 먹어주는 여자친구가 있다면 사랑하라, 아껴줘라, 봉사하라.
3) 사후피임약
대표적으로 노레보가 있다.
어쩌다가 성관계를 가졌는데 남자가 무책임하게 질내사정을 했다거나, 콘돔이 찢어졌다거나 하는 불상사가 있었을 경우, 그런데 하필 날짜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72시간 내에 복용하는 약이다. 빨리 복용할수록 피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호르몬의 용량이 일반 경구피임약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도 훨씬 높다는 걸 알아두길 바란다. 물론 복용하고 멀쩡한 사람들이 훨씬 많긴 하지만.
4) 페미돔, 피임격막, 자궁경부캡 등등
페미돔은 여성용 콘돔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피임격막은 임신을 막는 막이고 자궁경부캡은 자궁경부에 설치하는 캡이다(…). 모르겠다고? 본인도 잘 모른다. 써본적도 없고 본적도 없는데 당연하지. 뭐 일단 일반인들도 처방없이 구입이 가능하고 성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하기도 쉽고 구하기도 쉬운 콘돔을 쓰는 게 훨씬 나을 것. 그림을 첨부했으니 참고하시라.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남자들은 상상력을, 여자들은……. 역시 상상력을 동원해 보길.
5) 살정제
이름만 들어도 무섭지 않은가? 살.정.제….. 뭔가 어감이 살충제랑 비슷한 이 약은 에어로솔 거품, 크림, 젤리, 알약 또는 좌약의 형태로 이용되는데, 질 내로 들어간 정자를 불활성화 시키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성교 전 미리 사용해야 하는데, 15분 정도 후에 효과가 최대라고 하니 시간 엄수 바란다. 그리고 단독 사용시 안전한 피임방법은 못 되는 물건이므로, 콘돔과 같은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피임 성공률은 70%정도.
6) 피임패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피부를 통해 분비되어 난소가 난자를 배출하는 것을 막는다.
아주 간편한 방법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패치를 갈아줘야 하며 처방전이 필요하다. 성공률은 99%정도로 아주 높다. 부작용은 경구피임약과 비슷해서, 아주 드물게 혈전증이 생길 수도 있고, 비정상적인 출혈을 경험할 수도 있다. 35세 이상 흡연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당연히 성병예방은 안된다.
조금 아픈 피임
1) 정관결찰술 vs. 난관결찰술
정관결찰술이란 정관을 자르거나 막아서 남자가 정자를 사정하지 못하게 하여 임신을 막는 방법이고, 난관결찰술은 주로 복강경 수술을 통해 양측 난관을 전기적으로 소작하거나 링으로 묶어주는 방법이다. 위의 방법들은 아무래도 수술적 방법이기 때문에 위험성을 내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관결찰술이 난관결찰술보다 훨씬, 무지하게, 아주, 엄청나게, 굉장히, 수퍼울트라캡숑 간단하고 손쉬운 시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정관결찰술은 결혼한 남성의 5%정도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학력 남자들일수록 선호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난관결찰술을 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 여성들에 비해 높다. 개인적으로, 주변에서도 부부들이 더 이상 임신은 하지 않아야 겠는데 남자들이 수술받는 게 무서워서 여성에게 미루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런……개XX,18민ㅇ러;oiwhefwa;……. 욕설이 방언처럼 터져나오는군. 피임약을 강요하는 당신, 그리고 난관결찰술을 강요하는 당신이 이 시대의 진정한 개객끼입니다.
2) 자궁 내 장치
자궁 내에 이물질을 삽입하여 피임효과를 얻는 방법으로, 장점은 피임효과가 좋고 (실패율:0.5-5%), 전신대사효과를 유발하지 않으며, 한 번 삽입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옛날에 사막에서 낙타의 임신을 막기 위해 자궁에 돌을 넣는 거에서부터 기원했다는 설이 있다.(믿거나 말거나.)
화학적으로 활성화된 자궁 내 장치로 구리로 만들어 진 것이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황체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는 레보놀게스트렐 분비 자궁내 장치(미레나)등도 있다.
피임성공률이 99%정도로 굉장히 높고 전문의의 시술이 필요하지만 시술 시간이 5분이내로 짧으며 한번 삽입하면 5년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 구리 자궁 내 장치는 생리혈 증가의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 나온 자궁 내 장치인 호르몬 루프 등은 오히려 생리혈 감소 효과가 있어 최근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기혼여성처럼 오랫동안 피임이 필요한 경우에 추천하고 싶다. 물론 성병 예방 효과는 없다.
아픈 피임
이제 마지막이다. 아픈 피임 ‘낙태’에 대해 얘기해보자.
옛날에 심은하가 출연한 M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 본 거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심은하가 낙태당한 영혼에 씌여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마지막 장면이 가물가물하게 기억이 난다. 차가운 수술실을 보여주면서 나오는 독백. 그들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그들에겐 무덤도 없습니다. 그들에겐 슬퍼해 줄 부모도 없습니다… 어렸지만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딸을 낙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어서 낙태를 하게 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으니, 참으로 충격적이다. 게다가 기혼여성의 낙태율조차 저렇게 높은 것은, 부부들조차 계획적 피임을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낙태반대론자는 아니지만, 피임만 제대로 해도 한 생명을 희생시키고 여자의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낙태를 피할 수 있음은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계획에 없이 아빠 되지 마세요
자, 그럼 가장 바람직한 피임은 무엇일까? 기혼인 경우는 남자의 정관수술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미혼 커플인 경우는 금욕하거나 헤어져라.
아… 제가 방금 뭐라고 그랬죠?
흠흠…정신 차리자.
미혼 커플인 경우는 더블더치(Double Dutch)를 권하고 싶다. 대부분 들어본 적 없는 용어일 것이다. 더블더치란 피임에 대한 책임을 파트너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성관계를 갖는 본인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뭔가 더치페이와 비슷한 개념.
콘돔의 실패율이 20%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피임약과 같이 쓴다면 성공률이 크게 올라간다. 반면, 피임약은 실패율이 낮은 반면 성병을 예방할 수 없는데, 콘돔 같은 차단 피임법을 함께 이용하면 성병도 예방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고도 ‘여자친구가 피임을 하는데 굳이 나도 해야 해?” 라는 썩어 빠진 생각을 하는 남자들이 있다면?
섹스란 같이 사랑을 나누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사랑도 같이, 피임도 같이. 당연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