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든 기획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 도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이디어 도출이라고 하면 우리는 제일 먼저 ‘브레인스토밍’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합니다.
요즘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더 진화된 방법들을 고민하더라고요. 레고를 활용한다던가, 카드를 이용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비쥬얼 싱킹을 한다던가… 우리는 좀 더 새로운 방법, 더 창의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찾고 적용합니다. 하지만 방법의 문제일까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이 부족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걸까요?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던 경험을 떠올려봅시다. 같은 프로젝트 팀에서 이미 알고 있는 문제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나 서로 처음 본 사람, 혹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모아 브레인스토밍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불특정 다수의 모집단 중 사용자 몇 명을 랜덤하게 뽑아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할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떤 방법을 써야 아이디어가 잘 나올까?’를 고민하게 됩니다.그러다 손뼉을 칩니다!!
“아 맞다!! 일단 포스트 잇 200장, 전지…”
“그래! 일단 서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아이스브레이킹을 준비하자!!”
그렇게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합니다.
아이스 브레이킹을 마치고 “자~ 이제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해볼까요?” 라고 하면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곤 합니다. 포스트 잇과 펜은 잠을 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토론, 프로그램 기획자)는 오늘을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준비해왔지만 참여자들은 그 방법론을 순서대로 따라 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활기차게 참여하는 브레인스토밍을 만들어봅시다. 포스트 잇에 기입하든… 그림을 그리든… 레고를 조립하든… 아이디어 도출 방법의 종류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퍼실리테이터의 준비 사항입니다.
1. 참여자들에게 과제를 던져라.
엄청난 과제는 아닙니다.회의 3일 전 정도에 각자에게 회의의 목적 및 왜 당신이 참여해야하는지의 이유를 간단히 알립니다.그 때 각 참여자에게 회의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봅니다. 만약 ‘맛있는 땅콩 재배 방법’ 이라는 주제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퍼실리테이터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호두와 아몬드에 비해 땅콩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덧붙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사람들 앞에서 30초 동안 브리핑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우리는 참여자들이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귀찮긴 하겠죠.그러나 참여자들에게 간단한 과제를 던지게 되면 참여자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회의 시 본인이 생각했던 것을 적극적으로 발언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회의는 활기를 띄게 되고 어느 순간 퍼실리테이터의 리딩 없이도 아이디어가 쇽쇽 튀어나오게 되죠.
2. 질문하라. 질문하게 하라.
브레인스토밍의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의 한 도시는 눈과 얼음 때문에 골치 아픈 문제를 겪고 있었다. 북대서양 눈 폭풍 때문에 송전선에 눈이 쌓여 얼음이 되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송전선이 끊어지곤 했다. 그로 인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다.
“전선을 흔들어서 눈을 제거합시다.”
“좋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할까요?”
“전봇대를 흔듭시다. 이렇게….”
“우리가 직접하기 보다 곰을 훈련해서 전봇대를 흔들게 하면 어떨까요?”
“전봇대가 땅에 얼어붙어 있으니까 전봇대에 기어 올아가도록 하면 어떨까요?”
“그것을 어떻게 하죠?”
“전봇대 위에 꿀단지를 둡시다. 그럼 곰이 기어올라가도록 하죠.”
“어떻게 전봇대 꼭대기에 이 단지를 놓을 수 있죠?”
“헬리콥터를 이용하면 전봇대의 꼭대기에 꿀단지를 놓을 수 있습니다.”
“꿀단지가 헬리콥터의 바람과 진동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전봇대 근처에 헬리콥터를 띄워서 진동과 바람으로 눈을 제거하면 되겠네요!!!”
그렇게 문제를 해결되었다고 한다.
경비대의 헬리콥터가 전봇대 근처로 날아오면 그 바람으로 인해 송전선의 눈이 날아갔던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바람직한 변화 & 아름다운 동행’ 글 중
이 사례 안에서 우리가 겪었던 브레인스토밍들과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같은 주제로 회의에서 “우리가 직접 올라가지 말고 곰을 훈련해서 전봇대를 흔들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말하는 순간 다양한 반응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성격 더러운 선배가 말합니다. “이런. ㅁ;ㅣㅓ니아러ㅣ. 장난하는거 아니다.”
후배나 동기가 생각합니다. ‘ 쟤는 말한다는게 … 저런 아이디어나..’ 혹은 ‘헐..’
결국 발언자는 위축되어 더 이상 곰따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입니다. 퍼실리테이터가 “오.. 곰이라. 신선하네요. 곰이 어떻게 전봇대를 흔들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해봅시다.
발언에 침을 뱉으려 했던 이들도 질문에 대답을 구하기 위해 머리 속으로 곰과 전봇대를 상상하게 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질문해야 합니다. 또한 각자가 질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 회의에 임해야 한다!! 라는 기조를 머리로만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 말고 발언을 들을 때 마다 ‘왜 그렇게 될까?’,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해보라는 가이드를 주는 것이 훨씬 회의를 쫄깃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비판을 허하라.
기술베이스의 사람들이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할 때 가장 큰 특징이 있습니다. 기획자는 기술, 디자인에 대한 공수 생각을 하지 않고 발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디자이너 역시 떠오르는 그림을 마구마구 던집니다. 그러나 연구직 혹은 개발자들은 오가는 발언들 속에서 현저하게 말 수를 줄입니다.
상사가 필~받아 신나게 발언하는 경우 그 양상은 더더욱 표면화됩니다. 상사가 “이야. 이거 좋다.” “이렇게 해~ 막 위로 띄우고 아래서 흐르고 !!”라며 아이디어를 부풀리는 동안 엔지니어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회의에 관심이 없냐고요? 아닙니다. 그 구현이 가능한지… 혹은 불가능한 저 발언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 저건 앱을 수시로 켜놔야 푸시를 받는데.. 그럼 베터리 소실 문제는 어쩌지?’
‘사용자 움직임을 잡으려면 그 공간에 최대 5명 이상 들어오면 안 되는데……’
와 같이 머리 속으로 이미 가상 구축을 진행하고 그 때의 문제점을 떠올립니다.상사가 말하는데 차마 ‘에이..알고 좀 말씀 하시지~~? ‘ 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우리는 브레인스토밍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교육 받아왔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는거죠.
우리는 그들이 가진 특징 그대로를 브레인스토밍에서 써먹어야(?) 합니다.필요할 시 철저히 비판할 수 있도록 ‘긍정 회의’의 이미지를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비판이 비난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입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가 얘기합니다.
“그런 기술은 없어요.땅콩이 하늘을 나는 사례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왜 땅콩이 하늘을 날아야 되는거죠? “
“아예 방법이 없을까요?”
“글쎄요.. 음.. 만약 고무 동력기가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죠… 아주 잠깐은요.”
그럼 다른 누군가가 고무 동력기에 준하는 다른 방법을 발언하게 됩니다.이와 같이 엔지니어의 브레이크가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비판을 허용하고 한 방향으로 가던 해결 방법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십시오.
4. 참여자들의 상사를 이용하라.
참여자들이 영향을 받을 만 한 상사를 이용합시다. 상사가 회의에 참여하면 좋은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번째, 상사의 참여가 발언을 유도합니다. 우리는 상사가 참여하면 발언을 자제 시키는 역효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그 상사가 나와 관련이 있는 경우!! 사람들은 집중하여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일에 힘을 쏟게 됩니다. 회사원의 조직 내 경쟁 구도를 활용한 예라고 할 수 있죠. 늘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요? 아닙니다.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도출해야하는 회의라면 상사를 참여시켜 보세요. 열정 있게 발언하는 참가자를 목격하게 될 것 입니다.
두번째, 이것은 첫번째와 완전 다른 방법의 [상사사용가이드]입니다. 우리가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마다 늘 하는 얘기가 있죠.
“자 이건 열린 회의이니 계급장 떼고 하죠.”
이 논리를 적용시킵시다.퍼실리테이터가 먼저 얘기합니다.
“이 회의는 모두가 똑같이 발언하는 평등한 회의입니다. 부장님~ 그렇게 진행해도 되겠죠?”
“아. 물론 그래야죠.”
“이 시간만큼은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잊어버리죠. 그를 위해 우리 닉네임을 정해서 이름표를 붙이고 시작하면 어떨까요?”
그럼 회의동안 사람들은 각자의 이름과 호칭대신 닉네임으로 서로를 칭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참여자들은 은근히 ‘평등’이라는 단어가 주는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어떤 아이스 브레이킹보다 효과가 좋은 방법이었기에 추천해 봅니다.
우리는 브레인스토밍 회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회의라고 해서 발언까지 제로로 만들 필요는 없겠죠?
퍼실리테이터가 조금 더 준비하고 노력해서 정말 의미있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위 경우들은 지극히 개인적 경험이기 때문에 선택은 각 상황에 맞게 시도해 주세요. ^^
원문: 다이버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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