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OTT(Over The Top) 비즈니스의 선구자이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 비즈니스가 주를 이루던 시기에 사업을 시작해, 각자의 디바이스로 영상을 볼 수 있는 구독 기반 스트리밍 비즈니스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그리고 2020년 초부터 코로나 19 상황에 의해 많은 사람이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에 머무르며 OTT 서비스를 구독해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급증했다.
디즈니, HBO 등 미국 콘텐츠 공급자들이 직접 OT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내 경쟁이 심화했다. 디즈니는 자사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고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독점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마블 영화 등의 공급이 차단되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Netflix Original)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공급하면서 경쟁 중이다.
그러나 OTT 시장이 성숙하면서, 최근 유저들은 하나의 OTT 서비스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는 평균 3개 이상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국내 OTT 서비스를 함께 구독하는 경우가 늘었다.
따라서 OTT 서비스들은 여러 서비스 중 유저들에게 필수적으로 선택되고, 구독을 계속 유지하는 서비스가 되는 전략이 필요하다. OTT 서비스는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확보했는지가 가장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이와 함께 경쟁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1) 유저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과 2) 유저가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플릭스는 유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그중 하나가 ‘오프닝 건너뛰기(Skip Intro)’다. 이전에 넷플릭스의 ‘오프닝 건너뛰기’를 사람들이 수작업해 수동으로 입력되는 것인지,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처리되는 것인지 사람들 간의 의견이 분분했다.
넷플릭스는 오프닝 건너뛰기 기능에 대해 ‘반복적 재생을 피하기 위한 미디어 타이틀의 이전에 스트리밍된 부분들의 식별(한국특허 10-2286410)’ 특허를 확보했다. 영상에 포함되어 있는 인트로 영상(에피소드 시리즈는 각 에피소드 시작에 재생되는 소개 시퀀스 포함)을 자동으로 분리해 이전 화를 모두 본 후에 자동으로 인트로를 스킵하고 다음 화가 재생될 수 있도록 하거나, 유저가 특정 영상 재생 시에 오프닝 건너뛰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다.
인트로 영상은 흔히 주요 캐릭터들을 연달아 묘사하고, 시리즈와 연관된 주제 노래를 재생하고, 시리즈의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을 표시하는 크레디트를 표시하는 등의 영상을 포함한다. 에피소드 시리즈는 시리즈에서의 과거 사건들에 대한 시청자의 기억을 되살리고 현재 에피소드에 대한 정황을 제공하기 위해서 하나 이상의 이전 에피소드로부터의 콘텐츠가 디스플레이되는 요약 시퀀스(recap sequence)를 포함한다.
이런 인트로 영상은 시리즈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걸쳐서 반복적이어서 에피소드를 연속으로 이어 감상하는 유저들이 따분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오프닝 건너뛰기 기능을 통해 이러한 유저의 불편과 따분함을 해소해 콘텐츠에 계속해서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본 특허는 각각의 비디오 시퀀스(특정 시리즈의 각 에피소드)에서 나누어진 여러 부분의 대표 프레임을 추출하고, 이에 대해 개별적인 핑거프린트를 생성한 후, 비디오 시퀀스 간의 핑거프린트 세트를 비교해 실질적으로 유사한 핑거프린트를 가진 부분을 재생 시에 스킵 가능하도록 설정하는 발명이다.
즉 ‘인트로 스킵’을 위해
- 각 에피소드 비디오를 여러 부분으로 분할하고 대표 프레임을 선정한 후에,
- 각 부분의 대표 프레임 특징 정보에 해당하는 핑거프린트를 획득해 각 에피소드 비디오의 핑거프린트 세트를 생성하고,
- 여러 에피소드 비디오 간의 핑거프린트 세트 비교를 통해 인트로 부분으로 판단되는 유사 부분을 추출하고,
- 이 부분을 다음 에피소드 재생 시에 유사 부분을 스킵 가능하도록 한다면,
본 특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트로 부분 설정 과정에서 정확도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사람이 어느 정도 관여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의 양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영상의 인트로 부분을 설정하는 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더라도, 서비스 내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인트로 부분 설정의 자동화와 정확도 향상이 중요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유저들의 반복적으로 인트로를 시청하는 불편 해소와 영상 급증에 따른 자동화 필요성을 고려해 미국, 한국 등의 중요 서비스 국가에서 본 특허 확보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특허는 ‘인트로 스킵’ UI 자체를 커버하는 특허는 아니므로, 다른 OTT 서비스가 수작업으로 인트로 부분을 설정하거나 넷플릭스와 다른 방식으로 인트로 부분을 인식해서 스킵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한국의 왓챠플레이도 오프닝 건너뛰기를 서비스 내에 추가했다.
그뿐 아니라 왓챠플레이는 터치 없이 오프닝을 자동으로 건너뛸 수 있는 ‘오프닝 자동 건너뛰기 기능’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최근 넷플릭스도 이전 에피소드 종료 후 다음 에피소드가 이어서 재생될 때 자동으로 오프닝 및 인트로 부분을 스킵하고 재생하는 기능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현시점 넷플릭스는 미국에 290건의 등록 특허(화상디자인 특허 등록 12건 포함)와 105건의 공개특허 건을 가지고 있으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특허출원도 다수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즉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미국 특허출원을 기초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여러 국가에도 출원해 특허 확보를 이어간다. 이런 특허 포트폴리오가 추후 OTT 시장에서의 콘텐츠 확보 경쟁 이외에도, 경쟁사에 대응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OTT 서비스들은 성장을 위해 인기 있는 한국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을 벗어나서 해외 진출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때 넷플릭스가 확보한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검토가 함께 되어야 안전한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원문: 특허법인B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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