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사회 신뢰를 무너뜨리고 그들만의 게토를 공고화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무슨 수로 그 험한 바다를 건너 천안함을 폭침하겠는가, 또 선박 보험금을 얻으려는데 왜 화물선으로 용도변경 하지 않고 사람들 잔뜩 태운 상황에서 주목 받겠는가?
이번 유병언 관련 음모론도 별로 신뢰를 갖지 않는다. 미심쩍은 부분이야 있지만, 좀 더 그럴듯한 근거가 주어지면 그때 태도를 돌리면 될 일이다. 굳이 정부의 타살이나 은폐를 벌써부터 믿고 퍼뜨려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번 유병언 음모론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공감이 간다. 이번 음모론은 국가의 불통, 불신 이상으로 ‘무능’과 ‘꼼수’가 그 원인이기 때문이다. 유병언은 애초에 크게 이슈화 될 이유가 없는 인물이다.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가진 그가 대학살자로 이미지가 덧씌워진 건 국가가 그 책임을 제대로 지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유병언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그는 선박에 평형수도 제대로 채우지 않고 과적을 일삼아서 세월호 참사의 빌미를 제공했다. 응당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기업가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나쁜 사람인 것과 참사에 있어 책임이 일치될 이유는 없다. 이 무게는 정부가 짊어져야 할 그것과 비할 바가 아니다.
유병언은 그냥 돈이 먼저인 졸부일 따름이었다. 몇몇 세월호 현장 기자들, 관계자는 내게 해경이 과하게 비판 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한 군 장교에게 묻자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모든 구조의 책임은 국가에 있으며, 그 상황과 능력에 관계 없이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처럼 구조의 책임은 오직 국가에 있고, 조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 역시 국가에 있다.
국가는 유병언에게 책임을 떠밀었다. 5억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현상금을 내밀었다. 과거 대형 참사 때 금방 사과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내각 일선을 바꾸던 과거 정부와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서야 사과 메시지를 던졌다. 바꾼다는 내각은 총리 유임에, 자질 없는 장관 후보자들로 논란만 일으킬 뿐이었다. 그리고 해경 해체라는 막나가는 수를 꺼내더니, 또 말을 뒤집었다.
그러면서 매번 음모론, 괴담 이야기를 한다. 나도 음모론과 괴담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대답할 때다. 왜 이런 설들이 퍼지고 공감 받는가? 당신들이 최소한 책임 지려는, 반성 하려는 모습, 그 흔한 제스처만 제대로 취했어도 상황이 이렇게 됐으리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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