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노 ‘인앱결제’?
인앱결제란 어플리케이션 유료 콘텐츠 결제 시 앱마켓 운영업체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하는 중 앱 내에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거나, 웹툰을 보기 위한 쿠키를 사거나 하는 결제행위를 뜻한다.
현재 앱시장을 관리하는 대표 앱마켓 기업 G사와 A사는 게임 분야의 인앱결제로 발생하는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G사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한 국내 매출은 5조 47억 원이며, 이중 인앱결제 수수료는 약 1조 6,35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웹사이트처럼 앱 외부결제로 안내하는 링크를 앱에 넣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결제하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어려워질 수 있다. 앱마켓 기업이 현재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임 앱뿐 아니라, 앞으로는 웹툰과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서비스를 판매하는 모든 앱 안에서 인앱결제만 쓰도록 강제하는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앱결제, 뭐가 문젠데?
처음 들어보는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 낯설지 않다. 수수료를 챙겨 받는 앱마켓의 모습이 바로 중세 시대 소작농들을 착취하던 지주, 조선 시대 희대의 사기꾼인 봉이 김선달, 그리고 현대 한국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팀프로젝트 무임승차자, 일명 프리라이더와 닮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동서고금, 시대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든 있었고, 지금도 그 모습을 유지한다.
이에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인앱결제 수수료가 최대 30%까지 부과될 경우,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제 정책 변경 시 국내 기업이 내는 추가 부담 수수료는 연 3,539억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콘텐츠 업계와 창작자 단체도 강하게 반발 목소리를 낸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는 ‘G사 인앱결제 시스템 의무화’를 이른바 ‘G사 통행세’라 이름 붙이고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가 콘텐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 창작자와 소비자가 수수료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어 결국 콘텐츠 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글로벌 거대 앱마켓 기업에 국내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 주권’마저 침해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거래나 결제와 관련된 한국 소비자 데이터를 글로벌 플랫폼이 과도하게 수집하면 한국 기업들이 거대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고 결과적으로 국익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도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두고 시끄럽다. 미국 36개 주와 워싱턴DC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A사와 소송을 벌이는 글로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도 G사의 관행이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비슷한 이유로 G사를 고소했다. 많은 앱 개발사가 이런 게임 개발사의 행동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게임개발사는 지난해 8월 앱마켓의 30% 수수료 정책을 우회하는 자체 인앱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A사는 개발사가 자사 정책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갑질, 멈춰!”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의 등장 (a.k.a 앱마켓 갑질 방지법)
지난해 9월 발표된 이 의무화 정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업계와 정부·국회까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발표하는 등 총력전을 기울였다. 이후 무려 1년 가까이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회에서는 인앱결제 방지법 통과 의지가 거센 상황이다.
앱마켓 갑질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여당 단독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5일의 숙려기간을 거쳐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여당은 당초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반발로 미뤄졌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을 보면 이달 24일로 예정된 법사위 심사를 거쳐 25일에는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통과된다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글로벌 거대 앱마켓 기업의 갑질을 저지할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ASAP로 시행돼야”
한국의 웹툰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약 10조 원대, 오리지널 IP를 이용해 제작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2차 콘텐츠 제작과 캐릭터 산업 등 연관 사업까지 포함하면 100조 원대로 추정된다.
과거 만화의 종주국이었던 일본을 제치고, 오늘날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북미·동남아·유럽 등 100여 개국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한국의 창작자들이 오랫동안 일궈온 피와 땀의 결정체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바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앱마켓의 독점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일 것이다.
열심히 성장 중인 디지털 콘텐츠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글로벌에서 K-기술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앱마켓 기업 갑질의 횡포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앱마켓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하루빨리 통과되어 올바른 앱 생태계가 구축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