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이 사람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잘나가던 트레이더 출신 천영록(Julius Chun), 핀테크 회사 ‘두물머리’의 대표다. 구독자 20만 명의 유튜버에, 인싸 금융 유튜브 채널에는 한 번씩 출연한 유명인이다.
현재 두물머리는 전 세계 금융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금융과 투자에 관심이 큰 개발자’를 찾는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1세대 퀀트 덕후 삼성자산운용 한태경이 두물머리에 합류한 이유
두물머리의 한태경 PO는, 한국에 ‘퀀트(quant)’를 보급한 1세대격 유명인이다. 지금 금융사에서 알고리즘을 짜는 주니어 상당수는 그의 강의를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5년 전만 해도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 정도 수준의 계량분석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높은 수준의 계량분석이 필요해진 이유는 ‘해외투자’ 때문이다. 국내는 투자할 종목이 2,000여 개뿐이다. 이 중 규모 있는 회사로 좁히면 수백 개, 상황에 따른 몇 가지 필터를 걸면 대개 100개 이내의 회사로 좁혀진다. 팀원 몇 명이 열심히 일하면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는 다르다. 1) 미국만 해도 8,000종목이 넘는다. 2) 정량적 데이터가 한국에 비해 넘친다. 3) 언어와 거리의 장벽으로 정성적인 데이터 확보가 힘들다. 때문에 처리할 데이터가 굉장히 많아져서 엑셀 돌리다가는 뻗기 십상이다. 데이터 수집하다가, 투자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삼성에서는 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전 세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투자에 활용할 수 있었다. 한태경 PO는 내친김에 이 데이터가 대중에게 공개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러면 개개인이 3천만 원짜리 블룸버그 단말기를 두는 셈이다. 웹 브라우저만으로, 전 세계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커스터마이징, 백테스트까지 가능하니 더 편하다.
다행히 그 뜻을 ‘두물머리’에서 받아주었고, 한태경 PO는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된다. 문제는 지옥에서라도 모셔와야 한다는 개발자. 그중에서도 ‘금융과 투자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를 찾아야 하는 상화이다. 반대로 그런 개발자라면 매우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데, 그 이유를 들어봤다.
1. 한 팀으로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태경 PO는 개발자 출신이다. 컴퓨터와 통계를 전공했고, 삼성에서 처음 맡은 일도 개발 쪽이다. 그는 개발과 운용이 구분되어 있는 한국 금융사의 문화가 잘못됐다 이야기한다. 개발과 운용이 한 팀이 돼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온다는 것이다.
백단을 설계하는 개발자, 데이터 무결성을 좇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알고리즘을 짜는 퀀트 트레이더가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함께 한다. 서로가 서로의 업무를 알고, 비개발자도 기본적인 파이썬, R 정도는 다룬다. 개발자도 1:1 과외를 받으며 자연히 깊은 수준의 금융 지식을 갖게 된다.
2. 전 세계 금융 데이터를 모두 만질 기회는 흔치 않다
한국은 거래소가 단순하다. 실질적으로 코스피, 코스닥이 전부고, 이들에 속한 기업은 2,500개가 되지 않는다. 해외처럼 여러 거래소가 공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거래소만 30개가 넘는다. 전 세계 거래소는 수백 개를 넘는다.
이들 데이터를 모두 만질 기회는, 블룸버그처럼 로데이터를 취급하는 글로벌 기업에서나 가능하다. ‘두물머리’는 국내에서 이들 글로벌 금융 데이터를 만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다. 그 데이터양은 웬만한 미국 자산운용사보다 많을 정도다.
3. 정형부터 비정형까지 수많은 데이터 유형을 맛볼 수 있다
기존의 계량 데이터도 많지만, 시대는 점점 다른 데이터를 요구하고 활용하고 있다. 날씨 역시 하나의 데이터다. 이에 따라 특정 섹터나 기업의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다. CEO의 뉴스 등장 횟수, 온전히 수치화하기 힘든 긍정-부정 뉴스 역시 하나의 데이터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데이터를 수집-공개하는 곳이 많다. 두물머리도 마찬가지다. OX에서부터 소비 패턴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를 접하고 활용할 기회는 많지 않다.
4. 금융 데이터 핸들링의 끝을 볼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회사는 여기저기 있다. 배민이나 쿠팡 같은 스타트업인 듯한 대기업에 가면 된다. 배민은 이벤트만 했다 하면 서버가 터져 나가는 수준이고, 쿠팡은 대체 그 데이터가 어떻게 그리도 미려하게 돌아가는지 미스터리한 수준이다.
두물머리는 특이하게 ‘데이터 마사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예로 HSBC는 전 세계 8개국, 50개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이 회사의 PER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거래소마다 시가총액은 물론 매출도 다르다. 이렇게 상충하는 데이터를 섬세히 관찰하여 자동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5. B2B와 B2C 금융 서비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B2B와 B2C 중 하나의 길을 택한다.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의 커리어를 결정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두물머리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다. B2B는 금융 산업과 금융인들을 이해할 수 있고, B2C는 금융을 접하는 소비자의 입장을 마주한다. 개발자는 B2B 서비스에서 전문적인 금융 도메인 지식을 강화할 수 있고, B2C 서비스에서는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가설과 수정으로 제품을 개선해나간다.
개발을 이해하는 운용역과 함께 금융에 전문적인 개발자로: 다양성과 융합을 중시하는 회사
두물머리 멤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양성’이다. 한태경 PO는 컴퓨터공학과 통계를 전공한 후 금융공학으로 넘어갔다. 이 정도의 튀는 경력은 애교다. API를 담당하는 이현열은 대학 시절 무에타이 프로 대회에서 챔피언을 지냈다(!) 문돌이였던 그는 갑자기 KAIST 금융대학원에 진학하며 퀀트로 뛰어들었다.
박지수 CTO는 대학 재학 중 변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정작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천영록 대표와 함께 두물머리를 공동창업했다. ELS 리서치(운영 종료), 불리오, 불릴레오 등 두물머리 초기 제품의 백엔드 시스템을 개발하며, 금융 도메인의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주 관심사인 스칼라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왔다.
기사 「증권사 애널까지 흡수하는 로보어드바이저」에서도 읽을 수 있듯, 여타 스타트업에 비해 대기업 출신도 좀 있는 편이다. 사실 위 두 사람처럼 ‘다양성’이 중시되는 회사라 보는 게 더 적합한 시각일 듯하다.
박지수 CTO는 엔지니어로서 여전히 좋은 코드가 무엇인지 고민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이 합류한 지금은 자신보다 뛰어난 개발자들을 모시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한다.
요즘 스타트업 개발자가 금값이라지만, 반대로 개발자에게 좀 과도한 스펙 요구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물머리는 이 점에서 자유롭다. 금융과 투자에 관심이 있고, SQL과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내부·외부 고객을 고려한 API 서비스를 설계 및 구현할 수 있으면 꼭 스칼라 언어에 능숙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각 팀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파이선, 자바 등 익숙한 기술을 선택하면 된다고.
이곳이 개발자에게 최고의 직장은 아닐 것이다. 네카라쿠베 같은 융숭한 대우를 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투자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라면, 또 금융 쪽에서 자신의 직무 전문성을 키우길 바라는 개발자라면 이만한 곳을 찾기 힘들 것이다. 지원은 물론 가벼운 문의도 언제든 가능하다.
- 문의처: [email protected]
- 링크: doomoolmori.oopy.io
※ 두물머리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