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치아가 불편한 건, 어릴 적 잘못된 관리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신윤희: 저는 치과위생사 신윤희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고, 오랜 기간 동안 치과 진료실에서 임상 치과위생사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육아를 하며 교육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Q.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을 가진 엄마라면 확실히 아이 구강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나요?
신윤희: 글쎄요,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을 가르쳐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치약의 선택도 중요하구요. 또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간식을 자주 주는 것은 피하려고 하고, 간식 종류도 당분과 산성분을 피해 선택합니다.
Q. 아기 때 구강 관리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어차피 다 빠지고 다시 영구치가 나잖아요.
신윤희: 유치가 한꺼번에 몽땅 빠지고 영구치가 한 번에 나는 게 아니라, 유치가 하나씩 빠진 자리에 영구치가 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입안에는 유치와 영구치가 함께 있어요. 유치 관리가 안 되는데 영구치가 새로 나는 건, 새 옷을 사자마자 헌 빨래통에 넣는 것처럼 전염되기 쉬워요.
Q. 아, 전염의 문제가 있군요.
신윤희: 어렸을 때 만들어진 습관이 평생 가는 것도 문제죠. 그래서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식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한 거고요. 어지간하면 바꾸기 어려우니까요. 또 유치는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확보해 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영구치가 올바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관리를 잘해 주는 게 좋죠.
어린아이 치아 관리, 칫솔질에서 시작해서 칫솔질로 끝나는 이유
Q. 어떤 걸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하나요?
신윤희: 첫째는 칫솔질이고, 둘째는 불소치약을 쓰는 거예요. 셋째는 코로 호흡하는 거고요. 물론 무엇을 먹느냐, 얼마나 자주 먹느냐도 중요하죠.
Q. ㅡㅡ;;; 다 중요해 보이네요… 칫솔질은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신윤희: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입안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세요. 문제는 치아가 난 후예요. 치아가 난 직후부터 꾸준히 칫솔질을 해주시는 부모님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입안에 나는 순간부터 반드시 칫솔질을 시작해 주셔야 합니다.
Q. 칫솔과 치약은 어떻게 관리하면 되나요?
신윤희: 일단 제품 선택이 중요해요. 머리가 작고 모가 부드러워야 해요. 아이들 칫솔은 작게 만들다 보니 칫솔모가 짧은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들께서 직접 사용해 보시면 깜짝 놀랄 정도로 모가 빳빳한 제품도 있어요. 어른도 빳빳한데 아이들은 질겁하고 도망치겠죠. 그래서 얼마나 부드러운지 확인해 보시고 사용하셨으면 좋겠어요. 치약은 치아가 났을 때부터 반드시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Q. 어렸을 때 학교에서 시켜서 불소 액을 입에 머금고 있던 기억이 나네요…
신윤희: 아마 그건 좀 더 큰 후의 이야기예요. 불소양치액, 불소치약 그리고 치과에서 받는 불소도포 등은 모두 불소함량이 각기 달라요. 불소치약이라면 대개 완두콩 크기 정도를 사용하면 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전이라면 불소치약은 쌀알 크기 정도로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
Q. 아이의 구강 상태를 집에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신윤희: 매일 칫솔질을 해주신다면 이상한 부위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비전문가인 보호자가 이상하게 느낀다면 문제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거죠. 보통 충치가 까만색이라고 생각하지만, 초기 충치는 하얗게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정기검진이 중요합니다.
Q. 치과 검진은 언제 받는 게 좋을까요?
신윤희: 일단 치아가 나오면 치과에 데려가기 시작하셔야 해요. 젖니 어금니가 모두 나오는 만 3세부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고, 영구치가 나오는 만 6세부터는 부정교합 여부도 확인받으셔야 합니다.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도, 적절한 예방을 위해 치과에서 검진을 받고 적응하기 위해서죠. 이때부터가 정말 중요해요. 그 이후부터는 짧게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가 평균 검진 기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상당히 번거롭겠군요…
신윤희: 어렵죠. 무엇보다 부모부터 올바르게 칫솔질을 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거든요. 자신의 치아도 제대로 관리를 못 하는데 아이의 치아를 잘 닦아 주기는 어려워요. 예를 들어 유치는 치아끼리 맞닿은 면이 썩는 경우가 많아 치간칫솔을 반드시 사용해 주어야 하는데, 부모가 치간칫솔의 존재를 모른다면 쉽지 않겠죠.
Q. 요새 자주 쓰이는 구강용품에는 뭐가 있죠?
신윤희: 유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중요하죠. 치아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적 세정이라고 합니다. 칫솔과 치간칫솔의 사용이죠. 이 두 가지만 올바르게 사용하면 추가적인 도구는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들의 경우엔 이 두 가지 도구의 사용에 익숙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평생의 구강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합니다.
Q. 칫솔질을 가르치는 간단한 비법 같은 게 있나요?
신윤희: 저는 제가 칫솔질을 할 때 아이에게도 칫솔을 쥐여 줍니다. 제가 닦는 동안 아이도 같이 닦는 거예요. 화장실에 나란히 서서 거울을 보며 칫솔질을 하면, 아이는 친근감과 재미를 느껴요. 꽤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칫솔을 움직이죠.
칫솔질 연습이 된다는 장점이 한 가지 있고, 치약의 불소 성분이 치아에 접촉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장점이 있죠. 이 접촉 시간이 중요해요. 실제로 불소의 양보다는 불소 성분이 치아에 접촉하는 시간이 충치 예방에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다 닦고 나면 제가 한 번 더 닦아줘요. 부모님이 마무리로 칫솔질을 다시 해 주는 것은 필수예요.
Q. 좋은 치과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꼭 어린이 치과를 가야 할까요?
신윤희: 자세하게 상담할 수 있는 곳이 좋겠지요. 의사 선생님은 직원에게 알 수 없는 의료용어만 말하고 사라지고 막상 상담은 직원이 하는 곳, 혹은 진료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치료비를 할인해 주면서 치료를 권유하는 치과는 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린이 치과도 굳이 찾아갈 필요까지는 없어요. 일반 치과도 충분히 친해지는 연습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해요. 첫 방문 날에는 대기실까지만 들어가 보고, 두 번째에는 진료실 입구까지, 세 번째는 치과의자에 앉아 보기만 하면서 단계별로 치과와 친해질 시간을 준다면 어린아이라도 일반 치과 의자에 누워서 치료받는 게 가능해요. 다만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줄 좋은 치과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게 좋겠죠.
Q. 주의해야 하는 음식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윤희: 충치와 연관된 것은 당분과 탄수화물 그리고 산 성분이에요. 음식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자주 먹느냐는 것도 중요합니다. 입안에 자주 음식물이 들어갈수록 입안이 산성인 시간이 길어지고 치아의 칼슘 밀도가 떨어져 충치로 진행됩니다. 사실 요즘은 영양 과잉의 시대라 일부러 간식을 먹여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해요.
노리개 젖꼭지, 아이의 안정부터 엄마의 편리한 육아까지 돕는 기구인 이유
Q. 공갈 젖꼭지는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윤희: 보통은 공갈 젖꼭지라고 하고, 더 편하게 부르면 ‘쪽쪽이’라고도 하는데 공식적인 용어로는 ‘노리개 젖꼭지’라고 합니다. 쓰는 것이 좋냐고 물어보신다면, 억지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데도 사용하지 않는 건 더 나쁘죠. 아이가 울면 아이도 힘들고 보호자도 힘들어요. 이럴 때 노리개 젖꼭지를 물고 울음을 그치게 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거예요.
Q. 아이들이 노리개 젖꼭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신윤희: 어린아이들이 무언가를 빠는 습관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거예요.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고 하죠.
Q. 언제부터 쓰고, 언제까지 쓰는 게 좋을까요?
신윤희: 언제든지 시작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모유 수유가 안정화된 다음에 시작해야 해요. 처음 쓸 때는 젖꼭지를 끓는 물에 5분 정도 담가서 소독하고, 완전히 건조한 후 사용하면 됩니다. 언제까지라고 정해진 건 없지만, 가급적 만 3세 이후에는 사용을 중지하는 게 좋습니다.
Q. 노리개 젖꼭지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신윤희: 우선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고 해요. 아기가 무언가를 빠는 습관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거니까요. 의학적으로도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SIDS(신생아 돌연사증후군)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SIDS는 생후 1개월에서 1년 이내의 신생아가 명확한 사유 없이 사망하는 거예요. 호흡의 문제로 추측되기 때문에 예방법으로 아이를 반듯이 누워 재우거나 너무 푹신한 곳에 재우지 않는 게 추천되는데, 노리개 젖꼭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오, 상당히 의외의 효과로군요.
신윤희: 또 노리개 젖꼭지를 물고 있다 보면 입으로 호흡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코로 호흡하게 됩니다. 코로 숨쉬는 건 상당히 중요해요. 턱과 입천장이 건강하게 발육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거든요.
Q. 엥, 그게 어느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거죠?
신윤희: 코로 호흡할 때 가장 큰 특징은 혀가 입천장에 놓여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혀는 자연스럽게 위턱을 압박하면서 위턱의 폭이 정상적으로 발육하도록 압력을 가해요. 그러면서 턱뼈가 자라날 충분한 공간이 생기죠. 결과적으로 기능적, 심미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거예요.
Q. 그런데 노리개 젖꼭지의 좋은 점이 너무 많아서, 단점도 있을 것 같은데…
신윤희: 문제는 제품이에요. 좋은 제품을 골라야 해요.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거나, 아예 잘못 만들어진 노리개 젖꼭지를 쓰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 있는 거죠.
또 노리개 젖꼭지를 주고 보호자가 혼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 않아요. 부모의 포옹과 손길이 아이에게 주는 안정감을 대체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아이를 위해 곁에 있어 주고 품에 안아서 편안하게 만들어 주며 가능한 만큼 아이의 곁에 있어 주는 게 가장 좋아요.
Q. 그렇다면 어떤 노리개 젖꼭지 제품이 좋은 제품인가요?
신윤희: 먼저 아이의 입술과 얼굴 부분에 닿는 부분이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은 피하세요. 엄마 젖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재질이 좋습니다. 고무, 라텍스, 실리콘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는데, 가장 좋은 건 실리콘이에요. 재질도 부드러우면서 의학적으로 해가 없죠. 또 아이 침이 빨리 마르도록 고안된 제품이면 아이 피부에도 좋습니다.
젖꼭지 부분의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데요. 치아와 턱뼈의 발육에 좋은 영향을 주도록 디자인된 제품을 선택하세요. 그러면 혀와 입천장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주고, 궁극적으로 코의 호흡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동그란 젖꼭지 모양보다 되도록 납작하고 넓은 형태가 좋습니다. 이런 모양은 수유 중의 젖꼭지 모양과 유사하죠. 아이의 입천장 부분의 발육을 촉진합니다.
성장 단계별로 구분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처음에 물리는 젖꼭지는 아기들이 익숙해지는 게 가장 큰 목적이죠. 몸이 2배 정도 커지면 필요한 젖꼭지 사이즈도 달라지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으로 교체해주시길 권합니다. 2달에 한 번씩 교체해 주는 게 좋아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윤희: 올바른 칫솔질을 포함한 생활습관은 부모님이 만들어 주신 게 평생 동안 유지되며 건강상태를 좌우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은 참 많지만 정확하고 올바른 건 많지 않아요. 그래서 SNS나 카페의 풍문이 아니라 치과 의사나 치과 위생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만나는 노리개 젖꼭지부터 칫솔, 치약, 치간칫솔 등 모든 구강 제품은 아이의 평생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꼼꼼히 살펴보시고, 임상적이고 해부학적인 근거를 가진 제품을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