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메인스트림 노트북의 표준, 그램
‘LG 그램’은 초경량형 노트북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플래그십 노트북 중 그램을 가장 먼저 고려하죠. 순백색의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1kg 초반의 가벼운 무게, 플래그십다운 성능은 그램을 빠질 데 없는 올라운드 노트북으로 만들어 줍니다.
사실 올라운드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면에서든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거든요. 대개는 보통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희생합니다. 즉, 그램은 올라운드형 노트북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은 없는 노트북이었습니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썬더볼트 포트 개수라든가 색재현율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죠.
지금까지 그램의 아쉬움을 해소한 2021년형 그램
2021년형 그램16은 이런 아쉬움을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화면인데요. 화면 크기가 40.6cm(16형)로 커지면서, 해상도 또한 WQXGA(2560×1600)으로 높아졌습니다. 이 해상도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2021의 WQXGA 해상도는 소위 현재 시장에 나온 노트북 중 최상위 해상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내세운 맥북 프로와 같은 해상도입니다. 이런 해상도 변화는 특히 사진 및 동영상 작업에 크게 유리한 요소입니다.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선 신경을 못 쓰기 마련이지만, 정말 중요한 스펙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색공간, 색재현율에 있어서도 그램16은 장족의 발전을 했는데요. AdobeRGB 87%, P3의 98%, NTSC의 85%, DCI-P3 색재현률 99%(Typical 99%, Min 95%), 이제 그램을 본격적인 그래픽 작업에도 충분히 부족함 없이 쓸 수 있죠.
그램을 생산성 작업에 유리하게 만든 요소는 해상도와 색재현율 뿐만이 아닙니다. 화면 비율이 16:9에서 16:10으로 변경되면서 화면이 세로로 길어졌는데요. 이렇게 세로로 길어진 화면은 그래픽과 문서 작업에 더 넓은 작업 공간을 제공하죠.
또 한 가지 특징은 강력한 확장성입니다. USB 3.1 포트 2개와 HDMI 포트, 여기에 UFS 카드슬롯(마이크로SD 겸용)과 이어폰 단자까지 달려 있어요. 가장 좋은 점은 USB 4 / 썬더볼트 4 단자도 두 개가 달려 있다는 겁니다. 두 포트가 모두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허브도 필요 없죠. 거기에 파워유저를 위한 켄싱턴 락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노트북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USB-PD 충전이 가능한 썬더볼트 4 단자의 존재입니다. 이 단자가 있으면 핸드폰, 태블릿, 노트북을 하나의 충전기로 모두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노트북은, 특히 그램 같은 초경량형 노트북은 이동성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동할 때마다 별개의 전용 충전기를 늘 챙겨야 한다면, 무게도 부피도 늘어나고, 물론 귀찮기도 합니다. 하지만 USB-PD 충전이 가능하면 핸드폰 충전기나 태블릿 충전기로 같이 충전하면 되니까 편의성이 굉장히 높아지죠. 게다가 그램16은 이 포트가 2개이기 때문에, 다른 작업과 충전을 병행할 수 있고요.
키보드와 스피커, 직접 써 봐야 체감되는 스펙까지 높였다
또 초경량 노트북의 약점 중 하나가 키보드입니다. 얇고 가볍게 만들려면 키 스트로크가 얕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얕은 키 스트로크는 타건감을 어색하게 하고 손가락을 쉽게 피로하게 만듭니다.
반면 그램은 키 스트로크가 1.65mm으로 상당히 깊은 편으로 타이핑 시 타건감이 매우 좋습니다. 키보드의 키 배열도 정말 좋습니다. 풀 사이즈 키보드에 방향키 배치도 좋고요, 우측 시프트 키나 엔터 키를 잘라먹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 누메릭 키패드(텐키)까지 탑재해 생산성 작업에 큰 도움을 줍니다. 때로는 게임을 할 때도요. GTA 5에서 비행기 조종을 하려면 텐키가 꼭 필요하거든요…
스펙상으로는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를 탑재했습니다. 플래그십 답게 최신 플랫폼을 탑재한 셈인데요. 사실 특별한 차별점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최근 초경량형 메인스트림 모델들은 대체로 다 타이거레이크를 탑재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그 스펙을 실제로 뽑아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죠. 그램은 스펙상 보이는 것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이는 그램이 온보드 LPDDR4x 메모리를 듀얼채널로 탑재하였기 때문인데요. 노트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DDR4 램에 비해 성능상으로 매우 큰 이점을 가집니다.
또 그램16은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챙겼습니다. 하판에 방열구를 추가해 발열 및 쓰로틀링 이슈를 일정 부분 해결했고, 소음도 40데시벨 밑으로 만들어 공공장소에서 불편이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80Wh의 배터리를 장착해 실제 사용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이틀 정도는 충전 없이 너끈히 일과시간 내내 쓸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그램16이 큰 변혁을 이룬 부분이 스피커입니다. 2020년형까지 그램의 스피커가 좋다고 말하기에는 솔직히… 어려웠죠. 1.5W 2개의 스테레오 스피커 구성을 갖고 있었는데, 1.5W 2개의 스테리오 스피커 구성이라 아쉬웠었습니다.
하지만 그램16부터는 스마트 앰프를 통한 5Wx2의 스테레오 구성에, DTS:X Ultra를 적용하여 굉장히 뛰어난 음질을 보여줍니다. 초경량형 노트북 중에는 가장 좋은 사운드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램360, 그램의 강점을 컨버터블로 그대로 전하다
최근 노트북 업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가 소위 ‘컨버터블’입니다. 태블릿과 노트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쓸 수 있다는 것이죠. 상대적으로 태블릿 쪽에 초점을 맞춰 평소엔 태블릿으로 쓰면서 키보드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종류도 있고요, 노트북 쪽에 초점을 맞춰 평소엔 노트북으로 쓰다가 360도 돌려 태블릿으로 쓸 수 있는 종류도 있죠.
그램 360은 그램 라인업에 새로 추가된 컨버터블 노트북입니다. 힌지가 360도까지 회전하여 노트북부터 태블릿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죠. LG는 이를 각각 랩탑 모드, 스탠드 모드, 텐트 모드, 태블릿 모드, 그리고 평면 모드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태블릿답게 와콤 스타일러스 펜을 포함하여 드로잉, 그래픽 작업 등에 활용할 수도 있고요. 스타일러스의 명가 와콤답게 사용성은 훌륭합니다. 펜의 그립감도 필기나 드로잉에 최적화되어 아주 편안하고요.
그램360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램이라는 겁니다. 2in1 노트북으로서는 아주 가볍죠. 35.5cm(14인치) 기준 1.25kg, 40.6cm(16형) 기준 1.48kg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이게 ‘가장 가벼운’ 컨버터블 노트북은 아닙니다. 90g가량 더 가벼운 경쟁사의 제품도 있긴 하죠.
하지만 화면 크기가 그램 쪽이 더 큰 데다가, 특히 중요한 건 해상도입니다. 시장의 13형이나 15형 노트북 대부분이 모두 FHD(1920×1080) 해상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그램은 14형 모델이 WUXGA(1920X1200), 특히 16인치 모델은 WQXGA(2560X1600) 해상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WQXGA 고해상도, 태블릿이기도 하기에 더욱 중요하다
이게 단순히 노트북이기만 하다면, FHD 해상도도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화면과 눈의 거리가 비교적 멀고, 고해상도가 꼭 필요하진 않은 작업들을 주로 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건 컨버터블입니다. 태블릿이기도 하다는 얘기죠.
태블릿 모드에서는 보통 필기나 드로잉, 그래픽 작업 등을 하게 될 텐데요. 이건 곧 화면과 눈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더 세밀한 작업을 요한다는 거죠. 여기에서 FHD 해상도는 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 16형 노트북은 비교적 흔한 것일지 몰라도, 16형 태블릿은 얘기가 다르죠. 이런 대화면 태블릿은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인데요. 대화면 태블릿의 대표주자인 아이패드 프로도 12.9인치, 갤럭시 탭 S7+가 12.4인치 정도입니다. 광활한 화면에 WQXGA 고해상도까지 장착했기 때문에, 한쪽에 문서를 띄워 놓고 한쪽에선 필기를 한다든가 하는 멀티태스킹 작업이 아주 편안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강력한 속도와 확장성, 배터리와 편의 기능까지 그대로
그램360의 가장 중요한 강점은 그램이라는 점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건 무게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 2021년형 그램이 가진 장점을 그램360도 거의 그대로 흡수했습니다.
16인치 대화면과 WQXGA(2560X1600)의 고해상도, 16:10의 화면비, 그리고 DCI-P3 99%(Typical 99%, Min 95%)를 내세운 색재현율 등은 그램360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당연히 타이거레이크 기반이고요, 여기에 LPDDR4x 온보드 램 구성으로 DDR4를 탑재한 일반 노트북에 비해 빠른 속도를 발휘한다는 점도 같습니다.
확장성도 강력합니다. USB 3.1 포트와 UFS 카드 슬롯(마이크로SD 겸용)이 장착되어 있고요. 여기에 두 개의 USB 4 / 썬더볼트 4 포트를 장착하고 있으며, 두 포트에서 USB-PD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80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도 빼먹지 않았고요. 풀HD급 영상을 스트리밍 재생하는데 20시간에 달하는 사용 시간을 보여주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021년형 그램이 1.65mm로, 키 스트로크가 더욱 깊어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역시 그램 360도 동일합니다. 경쟁 노트북에 비해 훨씬 쫀득한 키감을 느낄 수 있죠. 실용성 높은 키보드 배치, 방향키 모양, 거기에 텐키의 존재까지… 2020년형 그램도 터치패드가 작은 노트북이 아니었습니다만, 2021년형 그램은 그보다도 터치패드 면적이 더 넓어졌는데요. 약 11% 더 넓어졌다고 합니다. 넓은 터치패드는 노트북의 사용성을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죠.
살짝 아쉬운 점이 스피커입니다. 하단 측면에 위치한 스피커는, 컨버터블 구조의 한계 때문인지 2Wx2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었습니다. 그래도 2020년형 그램보다는 뛰어나고, 부족한 부분을 DTS:X Ultra로 보완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디자인, 명불허전 그램에 알루미늄으로 고급스런 느낌까지 더하다
마지막으로, 사실 두말하면 입 아픈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램의 디자인 얘기를 해 보죠. 익히 아시는 그램입니다. 아주 깔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죠. 마그네슘 합금을 이용해 초경량화를 실현했죠. 그램의 시그너처 색상은 화이트였습니다만, 이번에는 블랙과 실버까지 3가지 색상을 선보였습니다.
그램360은 컨버터블 노트북답게 디자인에도 변화가 있는데요. 그램의 시그니처 컬러인 화이트 대신 토파즈 그린과 옵시디안 블랙 색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굳이 ‘토파즈’에 ‘옵시디안’ 같은 별명을 붙여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은데, 사실 있습니다. 실제로, 몹시 미묘한 광채가 돌면서 고급스럽습니다.
그램360의 디자인은 색상뿐만 아니라 소재도 다릅니다. 마그네슘 합금은 가벼운 바디를 제작하는 데 유리하지만, 금속의 고급스러운 질감은 덜하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그램360은 상판에 알루미늄을 채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습니다. 이는 디자인적으로 고급스러운 것은 물론, 노트북 상판을 더 강하고 안정적으로 지탱해줍니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 그간 그램은 높은 인기를 끌어오면서도 항상 한끝이 아쉽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포트가 부족하다거나 키감이 별로라거나 음질이 귀를 때린다거나…
하지만 그램의 오랜 도전의 끝 2021에 들어서는, 그런 딱지를 떼어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프리미엄 노트북의 표준으로 자리 잡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