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22사단 총기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이 와중에 한 지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상자의 헬기 후송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총상자들을 헬기로 빨리 후송했으면 목숨을 건졌을 거란 예기다. 이는 50%는 맞는 예기다.
총상자의 급소를 맞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과다출혈로 사망으로 이어진다. 출혈과 함께 쇼크를 동반하여 심장이 멎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전장에서 의무병이 하는 응급처치의 대부분은 지혈이다. 차량이 되었든 헬기가 되었든 후방의 야전병원으로 후송하는 시간을 버는 것이 바로 의무병의 주된 임무다.
우리는 자주 미군과 국군을 비교한다.
미군에서도 최강, 아니 세계최강의 미해병대도 의무병은 해군이 담당한다. 미해병대 소총분대에 1명씩 코맨(corps man)이 배속되어 있다. 해병대에서 의무병을 해병대가 아닌 해군이 담당하는 이유는 단한가지 의료시설이 배에 있고 배에서 근무하는 이는 해군이기 때문이다.
모든 의료장비를 관리하고 시술을 행하는 이가 해군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해병대는 오로지 싸우는 일에만 전념한다고도 볼 수 있다. 전투병을 지원하는 공병역시 해군담당이다.
해병대에도 공병이 있긴 하지만 ‘전투’공병이란 타이틀이 붙는다. 주로 진격로의 지뢰나 맹그로브와이어 등을 폭파하거나 해체하는 임무를 맡는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미군병사들에겐 전시에 트라우마키트라는 응급처치키트가 지급된다. IFAK이라하는 이 키트의 핵심은 압박붕대와 지혈대다. 사실 전장에서 병사들이 입는 부상은 총기나 폭발물에 의한 직접적 외상을 제외하곤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해야할 상황은 드물다. 특히 미군은 전시상황이 아니더라도 훈련시에는 항상 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안전사고가 나도 생명에 위협을 끼칠정도의 외상을 받을래야 받을 수도 없다.
궤도차량이 이동시에는 항상 선탑자가 도보로 사각지대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정해진 이동로- 도로-가 확보되지 않은 훈련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군의 안전규정은 참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들 정도로 엄격하다. 취재 기자들 역시 훈련장에서 – 특히나 실탄사격이나 폭파등의 훈련시에는 방탄모와 방탄복, 귀마게등을 대여한다.
실전경험도 풍부할 뿐더러 실제 훈련에서도 스스럼 없이 실탄을 쏴대는 미해병대를 보자.
사진에서 머리에 흰색 밴드를 두르고 있는 병사는 PSO(Personal Safety Officer)로 사격중 병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말하자면 감독관인 샘이다. 대략 4~5명에 한명씩 따라 붙고 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오른쪽 병사는 Battalion Weapon Sergent 라고 하는데 대대화기담당관이다. 소총에서 부터 보병대대에서 사용하는 소화기 전문가이며 실탄사격에 앞서 안전교육을 담당한다.
분대지원화기 서 부터 박격포에 이르기 까지 모든 대대원이 보는 앞에서 한명씩 불러 즉각조치에 대해 질문하고 응급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화기담당관이 교육할 때는 계급여하를 막론하고 경청하고, 담당관의 교육이 끝나면 대대장이 ‘머나먼 한국땅까지 늬들이 총쏘러 오는건 국민들 세금이다’로 시작되는 일장연설을 한다.
각 병사들이 사용할 탄은 소총수던 저격수던 자신의 탄을 점검하고 탄창에 탄을 채운다.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나 역시 사뭇긴장되어 PAO에게 이렇게 실탄을 사용하다가 사고난 적은 없느냐고 물어보니 과거에는 종종 있었으나 그 것을 바탕으로 작금의 몇단계에 걸친 안전장치 – 즉 규정이 만들어지고 최근에 훈련장에서의 사고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윽고 훈련이 시작되고 보병들이 험비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목표물로 돌진했고, 한쪽에서는 저격수가 한쪽에는 제블린을 쏘고 이와중에도 포병들의 엄호사격은 계속되었다.
그동안 보아왔던 포병사격 ->정찰장갑차 진격 -> 보병하차 -> 정찰후 탑승 -> 안전지대 확보 -> 전차돌격 -> 전차사격 -> 목표물 점령후 훈련 종료 의 단계로 이어지는 한국군 훈련만 보다가 마치 실전과 같은 – 언제 어디서 어느 부대가 사격을 하고 돌격을 하는지 알수 도 없고 보병이 진격중임에도 목표물을 타격하는 포병지원 사격 등 종합전술훈련이 어떤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국해병대원에게 물었다. 실제로 보니 어떠냐고… 대답은 누구나 예상하듯이 ‘미군하고 싸우면 지겠는데요.’
서두에 앞서 언급한 22사단 총기사고 후 부상자 후송과 미해병대 훈련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글의 요지는 우리군이 미군에게서 본받을 점은 바로 이 일련의 과정들(Process)을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군은 미군과 장비면에서 견주어 볼때 위성이나 정찰장비 혹은 전략장비를 제외한 재래식 무기수준은 거의 동등하다. 허나 정작 그 장비를 유용하고 운용하는 주체 – 사람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관심사병에게 실탄을 준게 문제가 아니라 실탄사고가 날 수도 있음을 예상하지도 못하였고 예상하였다면 적어도 지혈대나 지혈제는 개인장비로 지급이 되어야 하고 응급처치는 의무병이 아니라 병사개개인이 숙지하고 있어야 했다. 헬기 후송은 차후 문제다. 관심병사가 총기사고를 일으켰으므로 그를 추적하는 부대원들 중 관심병사에게는 실탄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역시 필자에게 분노의 도를 넘어 개탄할 가치도 없다. 이건 군대가 아니다.
2년도 안되는 복무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삽질과 전투축구를 비롯한 하등 군과 관련없는 노가다 시간과 행군과 맨손격투 등의 비실탄 훈련/그리고 실탄(공포탄포함)사격을 겸한 전술훈련을 백분률로 나눠보면 전문 직업군인인 미해병대와 상대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그토록 장담하는 만에하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거나 이웃나라와의 국지전이 벌어진다던가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아 씨발 어디서 총을 구하지 하는 생각부터 든다.
병사들에게 군대란 한번은 꼭 다녀와야 되고 될수있으면 안 가는게 좋은 거고 지휘관에게 병사들이란 그저 사고 안치고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제대하는 것이 최고의 병사이며 국민들에게 군대란 전쟁날때만 필요하고 평시에는 세금 갉아먹는 집단일 뿐이다. 이것이 우리군의 현실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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