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이로 인해 문재인에 유리한 정보를 되도록 내놓지 않았다. 다행히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어 국모가 되었고, 이제는 패자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문재인에 대해 좀 좋은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다.
문재인은 올바른 사람이다. 기자들도 “저 사람은 정말 깨끗한 것 같다. 아무리 털어도 껀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가 인권변호사 시절 맡은 사건 중 가장 큰 사건은 페스카마호 사건이다. 페스카마호 사건은 원양어선에서 구타와 폭력을 견디지 못한 조선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11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그 중에는 다른 원양어선에 타고 있던 중, 맹장염으로 하선하기 위해 배를 옮겨탄 19살 실습생 최동호 군도 끼어 있었다.
박인권의 선상반란으로 보는 페스카마호 살인사건
그 과정을 잠시 만화로 보도록 하자. 만화가는 박인권. 우리에게는 드라마화된 ‘쩐의 전쟁’과 ‘대물’로 굉장한 1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여자전쟁 등 굉장한 막장 스토리가 많은 만화가다. 그의 드라마화된 만화도 사실상 다른 내용이다(…) 하지만 페스카마호 사건을 그린 ‘선상반란’은 실화를 면밀히 파헤쳐서인지 말도 안되게 대작이다. 마치 김성모의 대털을 볼 때의 그 기분이랄까?
당시 선상에서의 폭력이란 엄청났다. 특히 조선족을 포함한 외국인 선원에게는 더욱 가혹했다. 실수로 그물에 얽힌 선원을 풀어주지 않고, 위로 끌어올려 고기와 함께 떨어뜨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야, 암캐 있냐?”는 성희롱은 일상이고, 동물처럼 다루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주먹, 쇠파이프를 통한 폭력도 일상이었다.
이춘승은 한국어를 전혀 못하고 일을 못해서 고문관 소리를 들었는데 대들다가 쇠파이프로 얻어맞은 적이 있다… 한국인 생존자 이인석은 쇠파이프 폭력을 부정했지만, 이 부분에서의 쇠파이프 폭력은 인정했다.
이 장면에서 빡친 이춘승이 선장과 폭력 시비가 붙는다. 덤비면서 칼을 쥐었다는 건 만화 설정이고, 조선족 전재천의 증언에 따르면 이 때 이춘승은 한국인 선원들에게 죽도록 맞았다고 한다. 이에 분개한 조선족 선원들도 흉기를 들었다고.
이는 순식간에 한국인과 조선족간의 무장대치극으로 이어진다. 저렇게 멋지게 대치한 건 아니고(…) 조선족 선원들이 갑판 위로 올라가 대치하며 개판이 됐다고 한다. 전날밤 조선족 선원들은 선장에게 열심히 일할 테니 때리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보냈는데, 이 사건 후에서야 전달됐고 선장은 가혹행위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조선족들은 점점 땡보질을 했다. 정확히는 폭력이 계속되자 수차례 조업거부를 했다고 한다.
조업거부가 계속되자 개빡친 선장은 그들을 하선시키기로 결정한다. 내용도 모르고 사인했더니 그 내용이 하선은 물론 조업손실비까지 물어낸다는 것. 이는 당연히 효력이 없는 엄포에 불과했지만…
애초에 별로 아는 게 없는 조선족 선원들에게 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보증금을 빚으로 내면서 원양어선에 탑승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용서를 비는 편지를 보냈으나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사실상 삶의 막바지에 다다른 조선족들은 정줄을 놓고 한국인 선원 살해계획을 세운다… 는 건 만화 설정이고 사법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조선족 선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술에 취해 다들 맛이 가 있었다고 한다. 술판에 뒤늦게 참가한 전재천의 주장에 따르면 술에 취해 흉기를 들고 있었던 모습에 엄청나게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선장과 갑판장을 시작으로 한사람 한사람 살해를 시작한다. 그렇게 살해된 한국인 선원은 6명. 이후 실습생까지 총 7명의 한국인을 살해한다.
다만 생존자 이인석은 살려둔다. 이유는 그가 1급 항해사였기에 항해에 그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만화 설정에서는 전재천과 이인석의 돈독한 관계가 작용했다고 하지만 구라인듯 하다. 이인석은 이에 대해 필요에 따라 살려두었을 뿐, 언젠가 자신도 살해했을 거라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이인석이 상대적으로 폭력이 별로 없던 인물임은 사실인 듯하다.
이어 조선족 선원들은 살해 장면을 목격한 인도네시아 선원의 입막음을 하기 위해 19살 실습생 최동석 군을 산채로 바다에 던지게까지 한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은 1명의 조선족과 3명의 인도네시아 선원을 냉동창고에 가둬 죽이려 한다. 이 때 냉동실 고장으로 그들이 살아남자 또다시 흉기로 살해한 후 바다에 던져버린다.
이 때 배의 고장으로 배의 일부가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이인석은 이 때 기지를 발휘해 영웅적인 스토리를 연출한다.
그는 조선족들로 하여금 우측으로 기울어진 배를 제대로 하기 위해 우측의 짐을 몽땅 좌측으로 옮겨 균형을 맞추라 한다.
미션 컴플리트. 순식간에 상황은 대역전된다. 하지만 이미 통신기기가 다 망가져서 망망대해에서 다른 배와 조우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적적으로 페스카마호는 다른 배에 발견되고 생존자들은 귀환하게 된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페스카마호의 비극, 조선족만의 탓인가?
대략 스토리를 살펴봤다. 이것만 보면 오유와 일베가 하나되는 목소리 ‘조선족 개새끼’가 나올만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폭력이라는 게 대단히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구조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80년대까지 그럭저럭 밥벌이가 좋았던 원양어선은 한국인의 소득이 높아지며 기피 직종이 되어버렸다.
이에 대체 인력으로 타게 된 외국인 선언은 말을 잘 못하니 당연히 일을 잘할 리 없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들에게 많은 업무를 요구했다. 왜냐하면 외국인 선원은 고정급을 받았지만 한국인 선원은 인센티브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을 다그치게 되고, 가뜩이나 거친 뱃사람 문화는 과도한 폭력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족들의 증언을 들어보자.
다만 여기에 대해 생존자 이인석은 조금 다르게 증언한다. 그에 따르면 조선족과 인도네시아 선원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업무 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원양어선이란 너무나 위험하기에 위아래가 뚜렷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이 이야기한 정도로 몽둥이, 쇠파이프 등 강한 폭력이 있지는 않았으며 직업 특성상 폭언은 있었다고 한다.
이인석의 말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폭력의 정도는 확실히 심했던 것 같다. 우선 사건과 거리가 있는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나무, 망치, 쇠파이프로 때리고 음식을 주지 않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래 정귀순 씨의 말처럼 한국인 선원들은 폭력을 매우 당연시한 것으로 보인다. 96년은 초등학교에서도 요즘은 상상하기 힘든 교사들의 폭력이 비일비재했는데 배 위에서라면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것도 같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약자라면.
지금까지도 조선족 문제는 심각하다. 조선족 인권에 대해 찾아보면 수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페스카마호 사건은 사회에 큰 문제의식을 던져줬다. 표면상 가해자였던 조선족도 동시에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건은 조선족 사회와 한국 사회에 큰 문제의식을 던져줬다.
자… 그래서 문재인은 이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우선 이토록 여론이 좋지 않은 사건의 변호를 맡기란 쉽지 않음을 알아두자. 당시 여론은 최근 조선족 관련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한, 수원토막살인사건 이상으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재인은 ‘인권’을 중시하며 이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죄질을 고려할 때 이들에게 중형이 내려질 것은 당연했다. 전원 사형이 내려졌으나 대법원까지 가서 주범으로 여겨진 전재천이 사형, 나머지 5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전재천도 2007년 12월 31일 노무현 정권 말기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감형에 대해 문재인은 “결과적으로 변론이 결실을 봤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로 보인다. 노무현 정권이 끝나기 직전 감형이 이루어졌음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조선족 인권에 어느 정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03년 조선족 교회에서 한국 국적을 달라고 시위하던 조선족들을 만나 격려문을 남기기도 했으며, 동포취업방문제를 실시해서 조선족의 합법적 취업을 용이하게 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페스카마호의 미스테리
이 사건에는 여전히 미스터리가 숨어 있다. 주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전재천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자신이 주범이라 이야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인질에 가까웠다고 한다.
전재천의 주장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자신은 다른 조선족과 달리 달리 살인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2등 항해사로 조타실에서 일했기 때문에 가혹한 폭력행위를 당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하선 결정서에 지장을 찍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전재천의 수기에서는 자신도 하선 대상이었다고 하는 등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그가 평소에도 중재역을 해왔고, 사건 전날 사죄와 용서의 편지를 쓰게 했다는 건 조선족의 증언에서도 드러난다.
그렇다면 조선족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이춘승은 “다 죽이고 우리도 죽자라고 얘기한 사람이 전재천이었나요? 하자라고 얘기한 사람이?”라는 질문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던지자…
하지만 그들이 전재천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 이 두 명 모두 자신들이 살기 위해 전재천을 주범이라고 거짓말을 했음을 편지에서 밝히고 있다.
문재인은 물론이고 중국측 변호사도 이 부분을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문재인은 “”페스카마15호 사건은 수사기관의 발표처럼 조선족 선원들이 치밀하게 모의한 것이 아니고 우발적 부분이 있었다. 전재천은 2항사로서 가장 직급이 높은 선원이었고 학력도 있어 대표급이긴 했지만 범행 주모자로 보기는 어려웠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재천은 그들이 직접 이야기하길 바라며 10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당연하겠지만 그저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뿐이다.
[quote style=”1″]진실이 밝혀진다고 해서 달라질 거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이렇게 큰, 엄청난 피해를 주고 사형을 받는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 선상에 이런 린치 없이 모두 동등한 사람으로 선상 폭력이 근절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quote]
그럼에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사실을 밝혀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한다.
[quote style=”1″]죄에 대한 주모자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죽일놈, 살릴놈, 험담을 들을 때마다 ‘그런 것은 아닌데…’ 하면서 참 가슴 칠 때가 많아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모든 걸 받아들이고 있는데… 또 한 면은 나 때문에 어머니, 자식들이 겪는 거 보면, 또 가슴이 찢어지고 하루에도 수 차례 그럽니다. 평생을 이 목숨 다하는 날까지 반성하면서 용서 빌며 살 겁니다.[/quote]
이를 취재한 김성동 기자는 “폭력의 결과물로 이 양반들이 죽었기 때문에 살해된 분들이 큰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또한 가해자였던 조선족도 분명히 피해자다. 인권유린이라는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라고 이야기한다.
이후 문재인은 재판 후에도 이들을 돕는데 힘썼다고 한다. 그는 “죄는 무겁지만 사정이 딱하고 그들을 도와줄 사람이나 가족도 없었기 때문에 부산의 인권단체들이 나섰다. 영치금도 조금씩 넣어주고 중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교도소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페스카마 15호 선상 반란 사건 변호를 맡았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애원하다가 처참히 남태평양 바다에서 살해된 한국인 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인권을 도외시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즉각 사죄하라”고 했다.
문재인과 이장우의 상반된 태도에 대한 결론은 여러분께 맡기겠다.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전재천을 포함한 조선족 선원들이 가족을 위해 배를 타러 나간 길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됐다. 페스카마호에 탄 조선족 선원들이 지은 죄는 너무나도 끔찍하고 무겁다.
지금까지도 조선족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은 너무나 차갑기만 하다. 하지만 페스카마호에서 좀 더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 우리의 시선과 그들의 삶이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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