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빨 베스트셀러 저자가 말하는 진보정당의 길에서 이어집니다.
문과식 글쓰기, 이과식 글쓰기의 문제
리: 나도 본의 아니게 책을 써 봤는데, 참 힘들더라. 책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소양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임: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책이 갑자기 나오는 건 아니다. 흔히들 사람들이 머리 속에 든 건 많은데, 글이 안 나온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단연코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이 쓴 만큼 머리 속에 있는 것이다.
리: 글쎄, 나는 이공계 출신을 보면 머리 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임: 이건 배워나간 시스템의 차이다. 나도 공대 출신인데 공대생의 약점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디테일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리: 디테일이 강한 쪽은 공대 아닌가, 오히려 문과 쪽은 말로 뭉뚱그려 넘어갈 때가 많다.
임: 사람은 자신이 평소 생각하는 사고 구조에 따라 글이 나온다. 그래서 보통 이과는 플로우와 도식화로, 문과는 확산형으로 길게 쓴다. 이과 쪽이 더 논리적인 건 맞다. 그런데 그 논리란 건 도식화를 전제한다. 자기 주장만 짧게 끝낸다. 반면 문과 쪽은 뭐 이렇게 쓸데 없이 길게 쓰는가 할 정도로 글이 길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과-이과를 떠나,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배경지식과 정보 중 실제 독자가 알고 있는 건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독자 입장에서 이를 얼마나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가이다. 자기 논리에 매몰되어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하면 내용이 빈약해지고, 또 반대로 쓸데 없이 많은 정보를 주면 독자를 피곤하게 한다.
독자로 하여금 내가 느낀 정서를 비슷하게 느끼게 하려면 내가 본 걸 그대로 보여주고 냄새 맡은 걸 그대로 맡게 해야 한다. 너무 단순하게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간략하게 꺼내서는 곤란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소설가란 좀 더 많이 보여주고 덜 판단하는 사람’이라 이야기한 적이 있다. 비단 소설이 아니더라도 대중을 향한 글쓰기를 할 때는 중요한 부분이다.
리: 문과와 이과가 갈라져 있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임: 우리나라처럼 학문간 경계를 지어 놓고 이과 문과 나누는 곳이 거의 없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인데, 왜 이공계는 이쪽과 멀어져야 하나? 기업 이윤 추구에 도움 안 된다고 문학 배제해고 학과 없애고, 이건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문과 애들은 이과 애들이 뭐 하는지, 왜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이해를 못 한다. 학제가 불구화된 교육과정으로 길러서는 제대로 된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
교육의 위력은 엄청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교에서 세계사를 획일화된 내용으로 배우고 있어서 스페인의 중남미 침공을 콜럼버스 지리상의 발견이라는 업적으로 착각하고 있다. 중남미 살던 8천만 명 중 200만 빼고 다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하물며 교육제도 자체가 사람을 이과, 문과 나눠서 불구화 시키니, 반대쪽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학제간을 넘나드는 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 ‘통섭’이라는 말이 단지 유행, 트렌드가 될 게 아니라, 교육제도의 경계를 허무는 진지한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리: 공대 출신인 당신의 글쓰기는 어떻게 변해 왔는가?
임: 이과에 공대생이니 예전에는 딱 도식화하고 필요한 정보만 넣는 식으로 썼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런 논리적 글에 감동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쓴 글 중 어떤 글의 반응이 좋았나 보니, 내가 경험한 것을 디테일하게 쓸 때 사람들의 정서가 많이 움직이더라. 이를 깨닫고 이후 사고 패턴 자체를 많이 바꾸려 노력했다.
글쓰기, 책쓰기에 필요한 것들
리: 그렇다면 책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임: 당연히 든 게 많아야 한다. 단순히 공부 많이 하고, 책만 읽어서 될 것만이 아니라 글이 나올만한 삶을 살아야 한다. 왜냐면 글이란 내 삶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남들이 시키지 않는 일, 가슴이 뛰는 일을 해야 한다.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을 살고, 책을 봐도 치열하게 봐야 한다. 나도 평범하게 연구원 생활을 했다면 이런 다양한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돈과 시간은 언제나 트레이드 오프 관계고, 돈을 벌면 그만큼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줄어 드니까.
리: 그런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책을 쓸 수 있었나?
임: 예를 들자면, 내가 예전에 자본론에 빠져 자본론 학습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았다. 인터넷으로 사람을 모았는데 처음에 20명이 나오더라. 어려웠는지 다음 모임에는 10명이 나왔다. 그리고 5명, 2명으로 줄어들었다.
리: 제대로 망했군…
임: 안되겠다 싶어서 모임을 일신했다. 강의노트를 정리해서 첫 시간에 직접 강의를 하며 쉽게 풀어주니, 사람들 참석률이 높더라. 그게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초안이 됐다. 그렇게 뭐라도 끙끙대야 책이 나오지, 그냥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좀 힘들다.
리승환: 책의 주제는 왜 그렇게 옮겨 다니나.
임승수: 단순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하고 싶은 게 계속 생긴다. 이번 책은 글치 공학도가 베스트셀러를 내니, 그 동안의 과정을 정리해 책을 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낸 것뿐이다. 대한민국 경제사도 다들 경제를 공시적으로 바라보니, 경제를 역사적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내는 것이다. 남은 중구난방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저 내 관심 분야를 다루는 거다. 마치 페이스북에 가끔 내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올리듯,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책을 낸다.
리: 글쓰기에 있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임: 글쓰기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 잘 아는 게 중요하다. 글이라는 건 사람이라는 존재가 읽는 것이지, 개가 읽는 게 아니다. 나의 글로 다른 사람 마음 움직이려면 사람이란 존재가 언제 어떻게 슬퍼지는지, 기뻐지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이란 존재에 대해 잘 알 수록 글이 잘 나온다. 그게 나이 먹어 글이 더 잘 나오는 이유다.
독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학, 사회과학, 이런 책을 많이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자기계발서 중에도 깊이가 있는 책이 있지만, 그런 책이 솔직히 많지는 않다. 나도 자기계발서 꽤 읽는다. 다만, 자기계발서는 좋은 책을 발견할 확률이 많이 떨어진다. 반면에 인문사회 관련 서적은 상업적 성공이 어려워 웬만하면 출간 자체를 잘 안 해주지만, 그 상황을 뚫고 출간된 책은 이미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 풀이식 글쓰기, 생각을 죽이고 있다
리: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책이 죽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임: 각 매체 형태가 가지는 호흡이 다르다. 책은 대개 원고지 1천 장을 쓰면 300페이지가 나온다. 이는 출판업이 계속 발전하며 단행본 형식에 최적화된 양이었을 거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도구, 즉 그릇이 바뀌면서 호흡도 바뀌고 있다. 활자만으로는 호소력 없으니 동영상, 짤방 등이 들어간다.
나는 지금 상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와 지식이 전달되고, 이에 따른 과도기를 맞아 좀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 그릇이 바뀌면 여기에 최적화된 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리: 그러면 책은 죽을 거라 생각하나?
임: 책이라는 게 당장 죽을 것은 않을 거다. 이 정도 호흡으로 전할 이야기는 또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다만 영향력은 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음반시장 줄었지만 사람들이 음악을 더 듣고 있다. 음악의 유통 구조가 바뀌면서 산업적 측면에서 음반사가 돈 벌기 힘들게 된 것처럼, 출판사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것이다. 또 출판사도 여기에 대해 적응해 가야 할 것이고. 이공계 출신이다 보니… 기술이 진보하고 소비자가 편해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리: 사실 스마트폰 이야기 꺼낸 게… 이런 이야기하기 참 그런데, 모바일 시대에 들어오며 요즘 애들의 독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긴 글을 읽을 일이 없으니…
임: 독해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고… 정말 우리 때보다 심각할 정도로 못 쓴다.
리: 그래도 논술 배웠으니 글은 좀 괜찮지 않나?
임: 글쓰기를 많이 가르쳐 봤는데… 논술 세대라고 글을 잘 쓰는 줄 알았다. 그런데 논술을 글쓰기보다 문제 풀이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리: 세상 모든 게 결국, 문제 풀이 아닌가?
임: 글은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이다. 생각한 폭과 깊이만큼 글이 담아진다. 글을 읽어 보면 점점 자기 생각 별로 안 해본 사람의 글이 늘어나는 것 같다. 물론 요즘 애들 똑똑하다. 그런데 참고서, 교과서, 사설 학원서 배운 게 아니라 스스로 고민한 흔적이 없다. 그러니 글에 힘이 없고, 자신도 없다.
내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부분은 사고력의 저하다. 공부를 많이 하고, 학원 많이 다닌다고 하는데 실제 뭔가 자기 힘으로 스스로 해결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뭐든지 자기 힘으로 해나가면, 설령 잘못됐다 해도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경험의 기회조차 없는 것 같다. 자연히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떨어지고, 사상누각 같은 면이 글에 묻어난다.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머리로 생각할 능력을 못 길러주고 있다. 글쓰기는 손끝에서 나오는 기계적 능력이 아니다.
리: 반대로 글을 쓰면 생각이 깊어지는 일도 있지 않나?
임: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는데, 글을 무작정 쓴다고 좋은 글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글은 뇌에 주름 진 만큼 나오는 거다. 쓰기만 해서는 뇌에 주름 잡히지 않는다. 습득하고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지식 잡히고 뇌에 주름이 잡힌다. 글쓰기가 삶에 도움이 되고, 생각을 넓히는 경우는 생각하면서 쓸 때만 가능한 일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과제를 해오는 걸 보면… 너무 생각 없이 과제를 한다. 자기의 두뇌를 생각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검색 후 짜깁기 식이 많다. 이런 식으로 쉽게 쉽게 대처해서는 글쓰기가 늘기 힘들다. 글을 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건 과정이다. 자기 머리 속에서 진짜 숙성시켜서 내뱉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 자신이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결합돼야 비로소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다.
입시와 글쓰기의 접목,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임: 지금 교육 과정은 자기 머리로 생각할 기회도 별로 없고, 지식 습득에서도 사고의 폭과 깊이와는 거리가 멀다. 그저 주어진 목적에 따라 문제를 푸는 맞춤형 지식 위주다. 계속 그렇게 해서는 나아지기 힘들다. 요즘 혁신학교가 이슈인데, 실제 혁신학교에 강의를 갔을 때 그곳 교사들과 이야기도 나눴다. 교사들 얘기로는, 혁신학교가 초등학교는 성공했는데, 중고교는 잘 모르겠다 하더라. 입시제도 때문이다. 입시제도가 떡하니 있으면 어떤 교육과정도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
리: 서울대 나온 입시제도의 수혜자가 그런 말 하면 못 쓴다.
임: 한때 서울대 폐지론으로 시끄러웠던 적도 있는데, 이름 없애는 거, 학교 하나 없애는 건 사실 본질이 아니다. 서울대 폐지론은 그냥 담론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대학이라는 공간을 진짜 배움이 있어야 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입시가 우리 사회의 출세, 성공과 1:1로 직결되어 있으면 다른 교육이 잘 되기 힘들다.
물론 이게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입시제도에 대해 근본적 변화가 있지 않으면 학교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미 사실상 고교 등급제가 존재하고, 외고 출신 우대하며 계급 고착이 강화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입시, 특히 교육 문제는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한 것이다.
리: 슬슬 국정원에 신고 당한 사람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임: 우리는 너무 이 시스템에서만 살다 보니 이것만 유일하다 생각하는데, 세계에는 다양한 입시제도 있다. 입시제도 좀 바꾼다고 애들이 다 망할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도 뺑뻉이로 가면 큰일날 것 같았지만 오히려 더 좋아졌다. 지금 애들 교육환경 보면 공장형 축산업 같다. 그런 환경에 놓여 있으니 애들이 어찌 행복하겠나. 큰 애가 5살인데 학교 가기 전에 좀 바꿔 줬으면 좋겠다.
리: 그렇다면 글쓰기를 입시에 반영해야 할까?
임: 모든 게 입시 가면 괴물이 되어 버려서… 나같이 글쓰기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생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얄팍한 생각일 뿐,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 보자면 입시를 떠나서 자연스럽게 글이라는 걸로 자신을 표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 너무 바쁘고 입시에 쩔어 있으니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글을 쓸 여유조차도 없다.
먹고 사는 문제, 생존이 팍팍할수록 문화는 척박해진다. 인류 발전 과정에서도 잉여 생산물이 확보 되면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문화를 향유하게 된다. 사람이 단순히 생존하는 것에 허덕이게 되면 문화는 척박해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딱 그렇다. 먹고 사는 것에 힘들게 시스템이다 보니 최소한의 문화,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할 여유조차도 없다.
리: 하지만 입시 변화만큼 또 강력한 것도 없다.
임: 그러니 입시제도 변화로 조금이라도 숨통 터 주고, 직장인은 초과근로 등을 제도적으로 규제하며 숨돌릴 수 있는 틈을 만들었으면 한다. 정부의 작은 조치들을 통해 사람들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삶이 됐으면 좋겠고, 이를 통해 돈 더 버는 것보다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지금 한국 정도면 꽤 잘 사는 편인데도, 노동자 쥐어짜는 전근대적 풍토가 강하다. 이 문제는 결국 정치가 바로 서야 이 문제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심어줄 사회가 되어야 한다
리: 다들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는데, 정작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모르는 게 현실이다.
임: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 삶을 한 번 돌아보면 좋아하는 거 발견할 만한 삶을 살아왔나? 대학 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같은 문제집과 참고서를 끼고 살았다. 놀 기회는 거의 없다. 뭔가 일상과 다른 다양한 경험을 해야 뭐가 좋은지 알 수 있다. 내가 대학생 강의하면 항상 학생들이 뭐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나는 그럴 삶을 살아왔냐고 되묻는다.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없다.
리: 나는 반대로 재능의 차이라고도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즐길만큼 잘하는 걸 찾는 건 너무 이상적이지 않은가?
임: 당연히 유전자도 중요하다. 재능의 유무에서 유전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이 ‘모든 아이들은 천재다. 그런데 금붕어를 보고 산에 오르라고 한다면 금붕어는 자기가 평생 바보인 줄 알고 살 거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교육제도, 시스템이 그런 것이다. 원숭이 금붕어,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이 있는데,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똑같은 시험 문제 내겠다며 산에 오르라는 것이다. 그러면 원숭이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된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행운아다. 대한민국과 맞아서일 수도, 맞지 않는데 잘 발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조건, 환경에서 살았다면 기쁨과 재능을 찾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획일화된 환경에서 살면서 재능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사회 구조적으로 바람직한 게 아니다.
리: 인문학 독서가 다른 독서보다 우선한다 생각하는가?
임: 꼭 인문사회 분야의 책을 억지로 읽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지 말고 자기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읽으라 한다. 외계인 문제 관심 있음 외계인에 대한 책을 읽으면 된다. 어느 분야도 좋다. 대신 가십성 대신 깊이 있는 책을 권한다. 자기가 깊게 알고 있는 분야 3군데만 깊게 파면 접목 부분이 생기고 옆으로 넓어진다.
억지로 교양인 되려고 하는 것보다, 관심 있는 거 열심히 보면 자연히 교양이 쌓인다. 게임 좋아하면 게임을 분석한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러다가 게임의 세계관을 철학적으로 접근 및 분석한 글을 읽게 되면, 자연히 철학도 공부하게 된다. 결국 모든 지식이 그렇듯 책도 엮여있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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