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전세계 광고인들의 축제, Cannes Creativity festival에서 볼보 트럭이 사이버 부문과 필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볼보의 캠페인은 지난 “한국 디지털 마케팅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네이버” 포스팅에서 훌륭한 컨텐츠 사례로 소개한 적이 있으며, 특히 ‘트럭’이라는 절대 디지털 마케팅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B2B 제품을 소재로 한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으로 사내외 발표에서도 많이 소개했었다.
그리고 오늘은 Fast Company에서 게재한, 볼보 트럭과 대행사에서 어떻게 이 성공 캠페인을 기획했는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번역/요약하여 소개한다. 어떻게 해야 대박나는 바이럴 비디오를 만들수 있을지 고민하시는 광고주/대행사분들은 물론 모든 광고인/마케터분들께 추천드린다.
이 기사는 Lars Terling (Volvo vice president marketing communications)와 Anna Qvennerstedt / Björn Engström (광고대행사 Forsman & Bodenfors, 이후 F&B라 함)과의 인터뷰를 통해 멋진 스턴트 바이럴 비디오를 만들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어떻게 전 세계인들이 트럭에 대해 이야기하고, 운전하고 싶게 만들 것인가? 볼보의 답은 ‘think big’이었고, 그래서 트럭의 기능을 테스트하는 live test 시리즈 바이럴 필름 6편을 만들었고, 그를 통해 칸느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13년말 7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크게 히트한, 장클로드 반담이 다리찢기를 하며 볼보트럭의 안정성과 정밀한 스티어링 기술을 입증한 ‘The Epic Split’ 비디오는 사실 이 시리즈의 6편이었다.
F&B는 처음 볼보 트럭에서 연락을 받았을때, 왜 B2B 기업이 우리를 찾아왔는지 황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기존 방식과는 다르며 경쟁사들을 압도할수 있는 캠페인을 하길 원하고, 결국 성공적인 캠페인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지 B2B제품인지 B2C 제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F&B의 첫번째 접근은 신형 트럭의 신 기능들을 트럭 운전사들/구매자들이 어떻게 활용할수 있는지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캠페인 기획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 조직엔 Creative Directors나 Executive Creative Directors가 없다. 단지 소규모의 제작팀이 있고 그들은 플래너/AE들은 물론 광고주와 매우 긴밀하게 협업을 한다. 이 팀은 볼보트럭의 마케터는 물론 제품개발 엔지니어들과 많은 인터뷰를 했다.”고 F&B 담당자는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인터뷰를 통해 발견한 2가지 인사이트는 초기 캠페인 기획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첫번째는 트럭 운전사들은 그들이 운전하는 트럭에 감정적인 애착을 갖고 있으므로, 그들에게 emotionally engage할수 있는 creative를 만드는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트럭 구매과정에 운전사, 그들의 가족, 동료, 보스, 운송회사의 고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F&B는 이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TV는 너무 비싸지만, 소셜미디어와 바이럴 비디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여러 단계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다양한 타겟 오디언스들을 모두 놀라게 할 수 있는, 스펙터클한 데모/테스트 영상들을 만들기로 했다.
그들은 전통적인 광고가 아닌, 제품을 자세히 보여주며 헐리웃 영화처럼 강력한 재미를 주는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바이럴 비디오를 만들어 볼보 트럭의 인지도를 높이고, 140개국에서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바이럴 비디오를 지원하는, 볼보 트럭의 기능과 혁신적인 기술을 자세히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비디오들도 만들기로 했다. (볼보 트럭 유튜브 채널에 가면 정말 많은 비디오들을 볼 수 있다)
제작팀은 바이럴 비디오에서 소구할 핵심 기능들을 추리고, 엔지니어들과의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드라마틱한 영상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어떤 엔지니어의 손가락 하나만으로 거대한 트럭을 운전할수 있었다는 경험에서 햄스터 스턴트 아이디어가 나왔고, 정교한 스티어링덕에 트럭을 빠른 속도로 후진할 수 있었다는 경험에서 반담의 ‘The Epic Split’편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캠페인의 최종 전략은 2012년 8월 런칭된 “The Ballerina Stunt”편 (고속운전중인 두 트럭 사이에 설치된 와이어를 통해 반대편 트럭으로 건너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본 후에야 확정되었다. 유튜브용 캠페인을 기획할 때에는, 시청자들이 실제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 도저희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발레리나편(아래)이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볼보 트럭은 후속편들의 제작을 승인했고, 더 모험적인 테스트 비디오들이 기획되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타겟 오디언스의 관심사와 제품의 장점을 잘 match한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단순히 성공적인 바이럴을 위해 만든 멋진 스턴트가 아니라, 제품을 잘 녹여낸 스토리로 브랜드와 매출에 기여할 수 있었다.
또다른 성공 요인은, 수평적 문화였다고 한다. 볼보 트럭과 F&B 모두 평등한, 위계질서가 없는 문화를 갖고 있었고 이는 Innovative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분위기에 일조했다.
이 글을 읽고 한국 기업에서도 성공적인 비디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한 사전 준비 : 모든 성공적인 캠페인이 그렇겠지만, 혁신적인 creative는 광고주의 브리프를 읽고 며칠동안 책상 앞에 앉아서 고민해서는 절대 나올수 없다.
광고주 내의 마케터가 아닌 여러 담당자들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과 고객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사이트를 발굴, creative로 전환하는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충분한 준비 시간은 필수적이다.
수평적 문화 :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디지털 환경을 잘 모르는 대행사 내 creative director나 광고주 임원에 의해 빛을 못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부 보고 단계를 줄이고 수평적인 문화에서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1의 철저한 사전 준비보다는 내부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그 와중에 creative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다.
장기간에 걸친 승부 : 바이럴 비디오 하나만 잘 만들어 대박내면 끝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우선 한 번의 시도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가능성이 보이면 지속적인 제작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성공적인 브랜딩을 이루어야 한다.
볼보 트럭의 캠페인도 1년 반에 걸쳐 진행되었고, 2013년 깐느 수상작인 도브의 ‘Evolution’은 10년 전에 시작된 장수 캠페인이다.
원문 : 진민규의 마케팅/Tech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