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우리는 인터넷에 겨우 익숙해졌다.
2010년, 스마트폰이란 말이 겨우 등장했다.
2020년, 코로나로 재택이 기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2030년은? 미래 예측이 쉽진 않지만, ‘미래학’이라는 ‘학문’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중 최고의 대가는 세계 최고의 명문 경영대학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 교수다. 그는 『2030 축의 전환』이라는 책을 통해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2030년은 어떤 미래일까?
1. MZ세대가 아닌, 노년층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라
모두들 MZ세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지금 TV는 나이 든 연예인으로 가득하다. 15년 전 유재석은 여전히 유재석이다. 심지어 30년 전 이경규도 여전히 이경규다. 이미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선진국은 출산율 저하로 중장년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소비 시장의 중심은 중장년층을 넘어 노년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과장되어 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그리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층이 아니다. 실제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세대는 따로 있다. 지금 이들은 전 세계 자산의 최소한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비중이 80퍼센트 이상이다. 이들은 바로 60세 이상의 세대다.
- 본문 70p
2. 심지어 장년층 이상의 사회적 역할도 축소되지 않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취미 활동을 비롯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비한다. 언뜻 보면 이들의 소비 능력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산을 소유한 중장년층에 비하면 알맹이는 튼실하지 않다. 심지어 앞으로는 일자리를 두고 청년층은 윗세대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평균수명이 100세로 늘었고, 영화 <인턴>처럼 노년층은 활발한 경제생활을 할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밴 휘태커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제 남은 날들을 뭘 하며 지내지? 진짜야.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벤은 결국 인터넷으로 옷을 파는 작은 회사에 다시 취업한다. 그는 젊은 대표의 가장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된다. 이처럼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 사회에서 가장 활기차고 생산적인 계층이 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 본문 95p
3.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장 잘 된 나라다. 반면 일본은 카드도 잘 안 돼서, 현금 결제해야 할 때가 많다. 일본은 금융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 잡아 굳어버린 반면, 중국은 시스템이 잘 잡히지 않았기에 바로 모바일에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과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케냐인 레헤마는 많은 영국인이 여전히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케냐에서는 오래전부터 휴대전화를 이용한 결제가 생활화되어 있었다. 이미 휴대전화가 지갑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친구들 대부분이 온라인 학교에 다녔다고 영국인들에게 이야기했지만, 영국인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 본문 10p
영국은 미국 이전 세계를 지배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아프리카 케냐보다 모바일 시스템이 떨어진다. 케냐의 핀테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도로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았기에, 오히려 비대면이 유럽보다 훨씬 발달한 것이다.
4. 여성이 사회의 주체로 일어선다
한국에서는 요즘 역차별 논쟁이 한참이다. 당연히 여성들이 경제적 약자이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논쟁이 되고 있다는 자체가, 여성 인권이 올라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기존에는 이런 목소리조차 묻혔으니. 기옌 교수에 따르면 이는 한국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
여성들이 힘겹게 얻은 새로운 사회적 지위는 권력 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성들은 더 많은 재산을 거머쥘 것이고, 낮은 출생률과 노령화가 문제가 되는 미래 사회에서, 여러 분야에서 여성들을 배려하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 본문 188p
기옌 교수에 따르면, 이제 여성들의 권익 향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는 그런 점에서 미래 사회를 긍정적으로 그린다. 남녀차별이 줄어든다는 것은, 좀 더 폭력이 줄어드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남녀 모두를 배려하는 사회가 열림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5. 특정 집단의 ‘크기’에 주목하라
위에서 노년층,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이 3가지가 미래 2030년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임을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결국 특정 집단의 ‘크기’가 미래의 기회와 위기를 모두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는 가장 거대한 인구 대국이 될 것이다. 중국의 예시를 보아도 그렇지만 거대한 인구는 그 자체만으로도 글로벌화된 소비 시장에서 강력한 위력을 구사한다. 노령화로 인해 앞으로 전 세계 인구 구조에서는 노인이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당연시되고 성과가 커지며, 자연히 여성의 파이도 커질 것이다.
도식적이고 피상적인 ‘OO세대’ ‘OO족’ 세대관을 넘어서
『2030 축의 전환』이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바는 무엇일까? 우선 1차적으로는, 앞으로의 세계가 지금까지 소외받아왔던, 마이너리티 위주로 운영될 수도 있다는 미래 예측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세계를 구성하는 각 집단 간의 관계를 단순히 도식적, 피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무분별하게 ‘OO세대’ ‘OO족’과 같은 개념을 지어내고 억지로 유행을 태우려 시도하듯이 말이다. 이런 도식적 구분을 넘어, 집단 사이의 관계를 폭넓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2030년을 맞이하려면 수많은 새로운 발상에 대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기존의 믿음이나 행동 방식을 고수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대 수명과 인구 노령화, 그리고 인공지능의 영향력을 살피는 데 도움을 얻겠다는 생각은 대단히 안이하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요소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입증된 생각’은 사실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는 직업과 퇴직, 혹은 장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언제든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p.353p
10년 후 우리가 마주할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비관만이 가득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도 있고, 특별한 대책이 없는 낙관론도 있다. 만일 당신이 그 모두를 피하고,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앞으로의 세계를 읽어보고 싶다면, 『2030 축의 전환』이 그런 사고를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