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man 번역 논란을 비롯해, 외신의 반응은 한국 정치의 핫 이슈였습니다. 그러나 Strongman을 “실력자”로 번역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서 볼 수 있듯, 그 반응을 객관적으로 다룬 언론은 거의 없었죠. 이에 박근혜 당선 소식을 전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아랍, 일본, 독일 등 주요 언론의 분위기를 건조하게 요약했습니다.
뉴욕 타임즈 (미국)
Ex-Dictator’s Daughter Elected President as South Korea Rejects Sharp Change
옛 독재자의 딸 대통령 당선, 남한은 급격한 변화를 거부
2012.12.19. By CHOE SANG-HUN (The New York Times 와 The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에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
주요 내용 :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군림했던 독재자의 딸이자, 친미 성향의 여당 후보인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상대측은 독재자의 딸이란 점과 함께 양극화, 저성장, 북한의 군사 문제 등을 내세워 변화를 요청하였으나 패배. 60세 지지자는 경제 부흥을 지지 이유로 설명했다. 아산정치연구소 김지윤 연구원은 “박근혜 당선에 성별은 큰 영향을 못 미쳤으며, 박정희의 딸이란 것이 더 큰 요소였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생겨난 중산층이 경쟁자(야당)를 두려워하는 것도 요인이었다. 박 당선자에게 산적한 문제로 삼성과 같은 재벌의 정비와 빈부격차의 해소, 북한 문제 등이 있다.
South Korean President-Elect Calls for Reconciliation After Tight Race
남한 대통령 당선자 접전 끝에 화합 강조
2012.12.20. By CHOE SANG-HUN
주요 내용 : 박근혜가 대화합과 경제 성장을 강조했다. 87년 민주주의 체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가 당선되었다. 1979년 암살된 뒤 33년이 지난 오늘도 박정희는 여전히 한국 사회를 양분시키는 존재다. 한국 사회의 최대 이슈인 재벌과 북한 문제에서 세대간 뚜렷한 차이를 보여, 50대 이상은 박 지지, 30대 이하는 문 지지가 두드러졌다. 미국, 중국, 일본 등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는 북핵 위협을 강조했다.
LA 타임즈 (미국)
South Korea elects first female president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 당선
2012.12.19. By Barbara Demick & Jung-yoon Choi
주요 내용 : 70년대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New Frontier Party)의 대표지만, 사람들에겐 박정희의 딸이자 1974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퍼스트 레이디로서 있었던 인물로 더 각인되어 있다. 박근혜는 내년 2월 이명박의 후임으로 대통령직에 오른다. 작년 북한은 김정일의 뒤를 이어 김정은이 권좌에 올랐으며, 이로서 한국은 남북 모두 독재 정치인의 자손이 통치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한국이 세계경제포럼 국가 135개국 가운데 양성 평등도가 108위인 것을 감안하면 여성 대통령 당선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권력가의 딸이나 미망인이 권력자 사망 후 뒤를 잇는 것은 한국이나 아시아 국가에선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인도의 인디라 간디, 소니아 간디, 인도네시아의 마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글로리아 아로요 등이 그 사례다.
문재인을 지지했던 40대 여성 이경아씨는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일 뿐, 여성성이라곤 전혀 없다. 그녀는 서민에 대한 연민이나 이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82세의 박근혜 지지자 장기창씨는 “박근혜는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 말했다. (이하 경제 문제 등 지적은 뉴욕 타임즈와 대동소이.)
가디언 (영국)
Park Geun-hye becomes South Korea”s first female president
박근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다
2012.12.19. By Justin McCurry in Tokyo
주요 내용 : 18년간 한국을 철권 통치하였던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70% 이상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51.6%가 박근혜를 지지하여 48% 지지를 얻은 문재인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60세의 박근혜는 소속정당인 새누리당(Saenuri Party)이 한국 경제를 지배하는 재벌(Chaebol) 복합체와 너무 가깝다는 비난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녀의 성별은 간혹 이슈가 되었으나 그리 의미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노년층은 박정희를 지금의 강력한 경제를 이룬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시민을 고문하고 처형한 독재자로 여긴다. 문재인은 박정희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 경력이 있고, 박근혜는 어머니 사망 이후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67세의 박근혜 지지자 박혜숙씨는 “박근혜가 나라를 살릴 것이다. 박정희는 나라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북한 문제는 그리 큰 이슈는 아니었다. 불평등과 청년실업을 늘렸다는 비난을 받는 이명박은 법률상 재임이 불가능하며, 한국은 2009년 이후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
르몽드 (프랑스)
La Corée du Sud élit une femme présidente pour la première fois
한국이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선택하다
2012.12.19.
주요 내용 : 박근혜(60세)가 51.6% 지지율로 48%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문재인은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1961년부터 1979년까지 남한을 통치한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는 첫 여성 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는 “이 승리는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시키길 바라는 사람들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아이러니가 있는데, 박근혜는 아버지의 통치 역사를 부정하면서 당선되었고, 문재인은 그 어두운 시기 동안 자유를 위해 활동하였다.
알자지라 (아랍)
South Korea elects first female president
남한 첫 여성 대통령 당선
2012.12.19.
주요 내용 : 옛 군사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당선된 뒤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서 박근혜는 1974년 어머니가 북한이 연루된 건맨에게 암살된 뒤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였던 청와대로 귀환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이름과 “대통령”을 연호했다.
투표율이 높았다. 2007년 대선 투표율이 67%였는데 이번엔 75%를 넘겼다. 18년간 독재정치를 한 박정희의 딸과, 박정희 시절 투옥 경력이 있고 노무현 정부의 인사였던 인권변호사 문재인 – 두 진영의 지지자들이 강력히 결합한 가운데, 박근혜가 중도층을 흡수하여 승리하였다고 알자지라 서울 통신원 Harry Fawcett이 전했다.
양측 모두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연세대학교 Matthias Maass 국제관계 조교수는 알자지라에 이번 선거의 이슈는 경제, 저출산, 실업 문제, 양극화와 사회적 불공정 등이었다고 전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선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신중한 편이다. 박근혜는 “나는 가족도 없고 유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으니 국민을 내 가족으로 여기고 정치하는 게 내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아사히 (일본)
韓国大統領に朴槿恵氏 初の女性、接戦制す
대한민국 대통령에 박근혜 씨. 여성으로서는 처음, 접전 끝 승리.
2012.12.20.
주요 내용 :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계 새누리당의 박근혜가 혁신계 최대야당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보수 정당의 후보지만 박근혜는 선거전에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엄히 비판하고 경제 정책 변화를 약속했다. 밤 11시 중심부 광장에 나선 박근혜씨는 “여러분의 꿈이 실현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문 씨는 당 본부에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실현시키지 못하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선거의 특기사항은 기성정치에 실망한 무당파 층의 기대를 받은 무소속 안철수 씨인데, 그는 중도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사퇴했다. 유권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박씨의 말에 기대를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슈피겔 (독일)
Diktatoren-Tochter schlägt Menschenrechtler
독재자의 딸이 인권운동가를 격파하다
2012.12.19.
독일 슈피겔 지의 기사 <독재자의 딸이 인권운동가를 격파하다>의 번역은 또다른 익명의 제보자가 도와주셨습니다.
주요 내용 :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기나긴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 결과가 난 것으로 보인다. 여러 텔레비전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보수주의자인 박근혜가 자유주의자인 경쟁자 문재인에게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박근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는 1961년 부터 1979년까지 한국을 통치한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다.
4천만명의 유권자가 5년 단임의 이명박 대통령의 후임자를 선출했다. 투표율은 76퍼센트에 달했는데 이것은 15년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박근혜의 지지자들은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의 통치시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노년층이었다. 박정희는 술자리에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될때 까지 18년이라는 오랜 기간 독재를 했다. 박정희는 통치방식 때문에 비판받고 있지만 동시에 한국을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 이끌어올린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박근혜는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경쟁자인 문재인과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수많은 유권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융통성 없는 대북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문재인 두사람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 접촉하고자 하지만 박근혜는 몇가지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또 유권자들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이명박의 측근들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