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4배 성장, 그 터무니없는 성장의 비결은?
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성준: 장기 숙박 서비스 플랫폼 ‘미스터멘션’ 공동대표 정성준입니다.
정재혁: 공동대표 정재혁입니다.
리: 요즘 코로나로 여행업이 다 죽어간다잖아요, 회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성준: 솔직히 코로나 때 회사 망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여행 활성화와,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을 한 덕분에 올해도 성장 중입니다.
정재혁: 해외는 잠시 접고 국내에만 집중한 결과, 작년 대비로 4배 이상 성장했어요.
리: 코로나 와중 4배 성장… 그쯤 되면 작년이 너무 작았던 거 아닙니까…
정성준: 그것도 맞긴 하죠. 그래도 서비스와 조직문화 개선의 영향도 컸습니다.
정재혁: 정말 사소한 것들, 예를 들어 검색 바를 어디에 놓을까, 이런 간단한 것 하나라도 하루에 10개씩 실험하며 고쳐 나갔습니다. 그렇게 UI와 UX를 개선하면서 신규 유입과 결제율이 높아졌어요.
리: 잘 먹혔던 서비스 개선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정성준: 많았죠. 안전 보장제도, 결제 간소화, 푸시 메시지 개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10%씩만 올려줘도, 최종적으로는 엄청난 복리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가장 큰 건 휴먼터치였어요. 즉 전화로 고객분들이 힘들어하시는 부분을 하나하나 도와드리는 게, 고객분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어요. 비효율이 때로는 가장 효율적일 때가 있더라고요.
정재혁 : 저희 고객분들이 주로 30대 중반부터고, 50대 이상도 있어요. 20대들은 자유롭게 여러 상품을 조사하고 비교해 결제하지만, 중장년 고객분들은 직원에게 직접 상담을 받는 쪽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아요. 우리도 품은 들지만, 전통 방식으로 고객을 케어해드리는 거죠. 자동화해야 할 부분은 하되, 휴먼터치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더 나은 케어를 제공하려 노력 중입니다.
위탁 숙소 직영으로 수익률도 끌어올리고, 공실도 최소화하는 ‘윈윈’
리: 그래서 얼마 정도 벌고 있습니까?
정성준: 올해 2020년 기준, 거래량 50억 이상을 기록할 듯합니다. 작년 대비 거래량은 3배 정도인데, 매출은 4배 이상입니다. 다른 곳은 플랫폼 사업만 하기 때문에, 숙소에 수익을 떼어주고 수익률이 낮아요. 반면 저희는 직접 운영까지 대행하는 위탁 직영 숙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일반 숙박 플랫폼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정재혁: 그 밖에도 장기 여행에 최적화된 제휴 상품으로 추가 수익을 올립니다. 예를 들어, 장기 여행 가는 분들은 자신의 차량에 짐을 잔뜩 싣고, 차를 통째로 배에 실어 보내는 걸 선호하거든요. 이런 특성에 맞추어 차량 탁송 제휴를 진행해요.
리: 직영운영이면 수수료 많이 낼 텐데, 호스트가 빡치진(…) 않아요?
정성준: 그렇지 않습니다. 대체로 세컨드 하우스나 별장 형태입니다. 보통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가족들과 쓰면, 나머지 기간은 비어 있기 마련이지요. 그 기간 동안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호스트로서는 대환영이죠. 돈 주고 산 별장에서 대출이자는 계속 나오는데, 숙박객 유치하고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이런 번거로움을 저희가 완전히 덜어드리는 거죠.
정재혁: 위탁 호스트뿐 아니라, 일반 호스트분들도 저희를 선호하세요. 일반적으로 호스트분들이 가장 스트레스받는 부분이 평일 공실인데요, 저희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숙박 기간이 7일부터 시작하다 보니, 예약할 경우 월요일부터 일요일이 모두 포함됩니다. 평일 공실에 대한 리스크가 최소화되는 거죠.
리: 오, 나름 윈윈이네요.
정성준: 반대로 방을 빌리는 입장에서도 미스터멘션을 끼는 게 편합니다. 여행지 가서, 숙소 하루 나쁜 거야 똥 밟았다 생각하고, 다음 날 옮기면 됩니다. 하지만 일주일, 보름, 한 달 살기를 하는데 방이 사진과 다르거나 안내받은 정보와 다르면 곤란하겠죠. 저희는 이런 문제가 없도록, 예약할 때와 실제 숙소가 다를 경우 100% 환불하고 다른 방을 쓸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정재혁: 또 한국인들은 불만이 있어도, 표현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입실 1일 뒤 저희가 먼저 연락을 드려서, 혹시 불편하신 게 있는지 여쭤보고 조처해드려요. 퇴실 후 후기가 안 좋았던 게스트분께도 직접 전화해서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여쭤보고, 조처했다는 피드백과 함께 감사 선물도 드리고요.
아웃백서 만나자더니 국숫집으로 데려간 가난한 대학생, 근데 그에게 코를 꿰였다
리: 어쩌다 장기숙박 아이템을 떠올린 겁니까?
정성준: 부모님이 부산에서 민박 펜션을 운영하셨는데, 비수기 공실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셨죠. 제가 개발자 출신이라, 홈피를 만들고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걸었는데, 한 달 만에 숙소가 꽉 차더라고요. 그러니, 다음날 제 아침밥이 바뀌더라고요. 이제 우리 부모님만이 아니라, 국내에 있는 모든 숙박시설 공실을 한번 채워보자는 생각이 확 들었죠.
장기 숙박을 타깃으로 한 이유는, 이전에 교육사업을 할 때 한 달간 제주도에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장기숙박 숙소가 대부분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더라고요. 갑자기 100만 원을 입금하라고 그러는데, 너무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기 숙박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이 든 거죠.
리: 그렇게 두 분이 뭉치게 된 건가요?
정성준: 아뇨. 저는 원래 그냥 앱 만들기 좋아하는 대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니던 경성대에서도 학교 앱을 만들었는데요, 이게 순식간에 퍼져서 1만 명 이상이 쓰더라고요. 그때 전화가 와서, 자기도 경성대 학생인데, 연 매출 1억 넘어가는 회사를 운영 중이다. 한 번 만나보자… 학생 때 1억이라니, 엄청난 돈이잖아요. 아웃백으로 오래요. 그땐 아웃백도 비싸 보일 때잖아요.
그래서 나갔는데, 무슨 빨간 바지 입은 양아치 같은 사람이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아웃백 앞에선 그냥 만나기만 한 거고, 국숫집으로 데려가더라고요. 알고 보니 돈도 없던 거죠. 그런데 이 사람이 국숫집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발표를 해요. “교육 앱을 만들어 세상을 바꿀 거다. 앱을 만들 개발자가 필요하다.” 엄청 거만하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제 옆에 공동대표님입니다.
리: 뭘 그런 식으로 사람을 꼬십니까…
정재혁: 국숫집 나오라 하면 안 나올 것 같아서 아웃백 나오라 한 건 사실입니다(…) 말이 1억 매출이지, 하루 20시간을 일하는데 월 80만 원 받고 남는 돈도 없었고… 그래서 함께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개발자를 찾아야겠다 하고 여기저기 연락을 한 건데, 정성준 대표님이 유일하게 ‘에너지 뿜뿜’이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시원시원한 쾌남 느낌? 그래서 바로 꼬드겼죠.
리: 사업은 잘됐습니까?
정성준: 매출만 따지면 괜찮았습니다. 동갑내기 4명이서 연 매출 3억까지 나왔으니까요. 이익이 크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만든 제품이 팔리는 걸 몸으로 느꼈으니 뿌듯했죠.
정재혁: “경영의 신”, “경제의 신”이라고, 학생들에게 창업과 경제를 맛보게 하는 교육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었어요. 이걸 갖고 경남권 초중고 100곳 넘는 곳에서 창업 캠프 행사를 열었습니다.
리: 대학생 애들이 뭘 그렇게 잘 팝니까…
정재혁: 제가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서, 공모전만 20개 나가고 해운대에서 칵테일 만들어서 팔고… 그러면서 영업 요령을 좀 많이 익혔습니다. 한 예로, 커플에게 칵테일을 팔 때는 일단 여성분에게 가요. 그리고 이 칵테일이 되게 로맨틱한 배경이 있다고 설명해드리면, 옆에 계신 남자분들이 2잔 달라고 할 때가 많아요.
리: … 그 밖에는 또 뭐 어떤 야부리(…)를 털어보았나요…?
정재혁: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를 갔을 때 일인데요. 남자들이 부끄러움이 많아서 여자에게 말을 잘 못 건네는 거예요. 사실 이탈리아랑 남미 애들이 좀 특이한 거고, 유럽 남자도 여자에게 말 잘 못 거는 친구들 많거든요. 그래서 남녀 모이는 파티 프로그램 같은 거 열어서 용돈벌이도 하고 그랬어요. 말이 파티지, 그냥 TV 프로그램 그대로 따라 한 거긴 하지만…
리: 장사 잘된 것 같은데, 왜 관뒀어요?
정성준: 우리가 직접 뛰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피벗한 게, 경성대 앱을 다른 부산경남권 대학 버전으로 내놓은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10개 대학교 앱을 두 달 만에 찍어냈어요. 경성대 앱으로만 연 3,000 정도의 광고 수익이 나왔으니까, 이걸 복붙해서 10개 만들면 3억이 되지 않을까 한 건데… 안 되더라고요.
정재혁: 이미 다들 자기 학교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우리 쪽으로 옮기기는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각 학교 학생회와 연합해 수익을 5:5로 나누자는 제안도 했지만, 한번 자리 잡은 커뮤니티를 옮기는 건 거의 불가능했어요.
리: 그래서 결국 문을 닫은 거군요…
정성준: 네. 하지만 많이 정말 배웠다 생각해요. 솔직히 이때 망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면, ‘무겁게 넘어지지 말자, 일어나기만 하면 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최소한 제가 서비스를 제작-운영하고 정재혁 대표가 기획-영업하면 절대 망하지는 않는다, 이런 믿음을 가졌죠.
미션, 미션, 또 미션… 엑셀러레이터의 투자를 받기까지의 험난한 여정
리: 그 이후엔, 어떻게 하다가 미스터멘션 대표까지 된 건가요?
정성준: 교육사업을 버리고 ‘미스터멘션’을 시작할 때 모두가 ‘키맨’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투표로 대표를 정하며, 제가 과반수를 받았죠. 전 계약서도 쓸 줄 몰랐던 사람이라, 대표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이전에 했던 교육사업 지분이 N빵이라 사업이 산으로 갔으니, 결정권자인 대표에게 지분을 몰아주자고 그러더라고요. 정재혁 대표님이 많이 양보해 주셨죠.
정재혁: 개발자가 정성준 대표님 1명뿐이었잖아요. 우리끼리 영업, 기획, 재무, 이렇게 역할을 나눴다지만, 사실 소꿉놀이였죠. 제품은 정 대표님 혼자 다 만들어낸 거나 마찬가지인데… 당연히 대표 자리를 가져가는 게 맞다고 봤어요. 사실 동갑내기 4명인데, 얼마나 많이 싸웠겠어요. 그렇게 계속 싸우면서, 확실한 키맨이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된 거죠.
리: 그럼, 단독대표가 된 후로는 빡세게 독재를 밀어붙였나요?
정성준: 경영을 1도 모르는데 덜컥 대표가 된 거잖아요. 이번 사업만큼은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항상 예민했고요. 그때 투자사 쿨리지코너와 연결돼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정재혁: 부산시에서 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에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게 쿨리지코너 주관이었어요. 실리콘밸리 현지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엄청 열심히 배울 수 있었어요. 뽑힐 때는 꼴찌였는데, 나올 때는 2등으로 졸업했죠.
리: 그래서 바로 쿨리지코너에서 투자받았나요?
정성준: 아뇨. 당시 오진석 차장님이 담당이었는데, 플랫폼과 여행 섹터는 잘 모르니, 투자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너무 파이팅 넘치니까, 계속 조언해주고 좋은 분들을 소개해주셨죠.
정재혁: 그러다 어느 날, 제주도 호스트들에게 크라우드펀딩으로 2,000만 원 금액을 모아오면, 투자를 검토해 보겠다 하셨어요. 곧바로 2주 만에 그 돈을 걷었어요. 우리 주주가 되어 주시면 ‘슈퍼호스트’로 방 꽉 차게 해드리겠다고 설득했죠. 결과적으로 잘 됐어요. 호스트들이 주주가 되니, 우리 홍보도 많이 해 주시고, 저희 사업의 문제나 불편한 점에 대한 피드백도 많이 주셨거든요.
리: 그러니까 쿨리지코너에서 바로 투자를 해 주시던가요?
정성준: 아뇨. 또 다른 미션을 주면서, 그러면 투자를 또 생각해 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항상 그날그날의 수치와 액션을 보고 계속 피드백을 주셨어요. 결국 4억 투자를 받고, 이후 팁스(TIPS)까지 연계해 주셔서 5억 추가 투자까지 도와주셨어요.
리: 와… 9억 받으니까 어땠어요?
정성준: 신났죠. 맨날 빚 어떻게 갚지 하다가, 통장에 9억이 떡 있어 봐요. 그런데 1주일 지나니까 머리가 아파요. 이 돈으로 회사를 10배, 100배 키워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사람은 어디서 채용하는 거지? 막상 어떻게 뽑아도, 금방 나가버려요. 조직문화와 비전도 없이, 급하게 희망만 가지고 채용을 한 거죠. 경영자로 실격이었던 거죠. 그렇게 투자받고 1년을 꼬박 날린 것 같아요.
투박하고 모나더라도, 투지가 있는 해적들과 함께 회사를 키워나가다
리: 그 지옥을 어떻게 벗어났습니까?
정성준: 우선 소통을 잘하려면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감으로 진행하던 걸 다 버렸어요. 이전까지는 ‘300만 원짜리 공모전 열면 대박 나지 않을까?’ 같은 얕은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곤 했거든요. 실패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왜 성공했는지를 모른다면 문제죠. 데이터를 모르고 감으로 했으니까 생긴 문제였어요.
리: 그래서 데이터 하나하나를 제대로 공부했군요?
정성준: 아니에요. 능력자에게 위임하는 작업을 하나하나 해나갔죠. 1년 넘게 삽질만 했던 건, 직원들 잘못이 아니라 우리 초기 창업자들, 특히 제 잘못이었요. 우리보다 더 큰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데,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만 채용했던 거죠. 신입들을 최대한 많이 채용하고는,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었죠.
정재혁: 각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기 시작했어요. 성실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투박하고 모나더라도 투지가 있고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 해적 같은 사람들요. 그러면서 회사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기다려줬던 게, 회사가 크게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아요.
리: 그러고 보니 어쩌다 공동대표가 된 겁니까?
정성준: 같은 맥락입니다. 같이 사업 시작해서 7년간 항상 모든 걸 공유했고,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대표와 부대표란 직함으로 있으니 약간, 위아래를 나누는 벽이 있었죠. 제가 내부에 집중하고 정재혁 대표님이 외부에 집중하면 몸이 2개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제가 먼저 설득을 했죠.
리: 이후 매출은 좀 올랐습니까?
정성준: 네, 매출과 유입은 물론, 효율성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수익성이 좋은 직영 숙소 위탁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게 된 것도 이 당시의 일이지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리는 남들이 하기 귀찮아하고 효율이 나지 않는 부분에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숙소 위탁 사업이 그리 쉽지는 않거든요.
정재혁: 기존의 숙소 위탁은 대부분 객실만 100개 정도 되는 큰 리조트나 콘도 관리였어요. 규모가 안 나오는 별채, 별장 등은, 힘만 빼고 수익이 안 난다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큰 회사에서 귀찮아하는 영역에서 수익을 낸 거죠. 이 경험이 쌓이니, 작은 단위의 위탁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됐어요. 게다가 우리는 자체 플랫폼이라 타 플랫폼에 수수료를 추가로 낼 필요도 없습니다. 당연히 호스트도 저희도, 수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죠.
‘쉼’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리: 부산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건 어떤가요?
정성준: 대부분 사업하는 분들은, 정보와 네트워크가 유리한 서울에서 하는 걸 추천하죠. 저희도 알지만, 부산에 있으면 나름의 혜택이 있습니다. 우리 사무실을 서울에서 쓰려면 최소 3배는 임대료를 더 줘야 합니다. 또 부산시와 유관단체에서 각종 지원을 해 줘요. 작게 시작해서 일정 규모까지 성장하는 데는 부산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정재혁: 부산이라는 도시가, 제주만큼은 아니지만, 서울에 비하면 훨씬 여유롭습니다. 사업이라는 게 참 힘든데, 멘탈 무너질 때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또 저희가 7년을 같이 사업했는데… 부산 창업자들끼리 서로 이끌고 도와주는 그런 문화도 좋아요. 나보다 먼저 큰 형님들이 사무실을 빌려준다거나, 투자를 이끌어 준다거나… 사실 이런 도움이 있으니 지금까지 온 것도 있거든요.
리: 앞으로 성장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정성준: 이미 미스터멘션에 등록된 숙소가 제주도에만 2천 개, 그 중 위탁직영숙소만 50개가 넘습니다. 특히 위탁직영숙소 소문이 좋게 나서, 딱히 영업을 많이 안 해도 계속 늘어나요. 일단 이분들 하나하나를 잘 관리하는 게 첫걸음이겠지요. 이제 전국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30억 내외를 목표로, 시리즈A 투자유치 중입니다.
정재혁: 제주도에 집중한 건 선택과 집중이기도 하지만, BM 테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를 통해 미스터멘션의 입지를 만들었으니, 이젠 좀 더 적극적으로 내륙 진출을 생각 중입니다. 한 달 살기가 생각보다 중독성이 강해요. 제주도 다녀온 분들께서, ‘남해나 강릉은 안 할 거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한 달 살기를 한번 해보신 분 중엔 매년 한 번씩 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네이버 키워드만 봐도 내륙 한 달 살기가 300%나 올라갔습니다.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인데, 하고 싶은 말 아무거나, 아무말대잔치나 좀 해 봅시다.
정성준: 회사 비전이 “Change Your Lifestyle”, 미션이 “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자”입니다. 숙소만 중개하는 게 아니라, ‘쉼’이라는 라이프스타일로 가치관까지 바꿔 나가겠다는 거죠. 고객뿐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1년에 2번은 제주도에서 일하며 비전을 몸소 느낍니다. 모든 멤버들이 미스터멘션 안에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재혁: 예전에는 부정적인 일이 있어도 ‘우린 괜찮아!’ 하며 직원들에게 감추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부정적 생각도 다 공유합니다. 감추는 게 답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의지하는 구성원들과 같이 답을 찾아 나가야 하는 거죠. 예전의 사업 실패에서 배운 건 그겁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자,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해결해나가자. 이것만 해나가도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