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쇼핑몰 사장 출신이 말하는 “동대문에 현금이 없는 이유”
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연(쉐어그라운드 대표): 쉐어그라운드 대표로 동대문 패션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셀업’을 운영 중입니다.
리: 요즘 다들 동대문 혁신을 외치던데, 셀업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이연: 동대문에는 “모두가 돈이 있지만, 아무도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절대다수가 ‘현금 비유동성’을 겪어요. 그래서 돈 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게 동대문 상인과 쇼핑몰 사장님입니다.
리: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_-?
이연: 스타일쉐어, 브랜디, 에이블리 등 대다수의 패션 B2C 플랫폼들은 월 1일부터 30일(말일)까지 판매한 금액을 보름 단위, 또는 익월에 정산해줘요. 그런데 소매상들은 도매에서 옷을 떼어올 때 당일 현금 지급을 해야 합니다. 늦어도 다음 날까지는 계좌이체를 해줘야 하죠.
그래서 장사가 잘될수록 현금이 더욱 부족해져요. 도매에서 옷을 사기 위해 당장 지불해야 하는 돈은 많은데, 소매에서 판 돈은 1개월 뒤에 들어오니까요. 동대문은 스타트업처럼 보증을 받기는커녕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고요.
리: 도매는 왜 그렇게 악착같이 당일 현금을 받으려는 건가요?
이연: 일단 시장의 규칙이죠. 항상 그래왔으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악순환인데, 현금 급한 소매가 워낙 많잖아요. 그러니까 당장 돈 받지 않으면, 언제 망할지 모른다 생각해요. 그리고 도매도 원부자재를 사 와서 옷을 만들잖아요? 원부자재를 사 올 때, 도매도 현금 거래를 합니다. 그러니까 도매라고 현금이 막 넘치고 여유가 있지 않은 거죠. 패션이 트렌디한 산업으로 보이지만, 시장 내부를 유심히 보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낙후된 면이 많아요.
리: 총체적 난국의 동대문이네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이연: 그래서 동대문에서 B2B 거래, 즉 사입최적화 플랫폼 셀업(SELL UP)을 만들었어요.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 내에서 사입, 결제를 포함한 B2B 거래를 보다 더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작년 5월 서비스를 내놓은 지 7개월 만에 거래액 100억을 넘었고,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 400억을 넘었어요.
Part 2. 20대 여사장, 플리마켓 기획에 이어 두타 30평 매장 운영까지
리: 뭔가 엄청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같은데… 어쩌다 이 바닥으로 뛰어들게 되셨나요?
이연: 쇼핑몰을 월 매출 억대까지 키웠다가 매각한 적이 있어요. 또, DFWM이라고 동대문 상인연합회, 서울시 중구청, 두타몰이 함께 진행한,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 브랜딩 사업도 진행했고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동대문에서 도소매 상인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를 알게 된 거죠.
리: 쇼핑몰은 또 어떻게 뛰어드셔서…
이연: 대학교에서 도예(陶藝), 도자기를 전공하고 졸업 후 공방을 차렸어요. 그러다 보니 예술과 일반인들의 접점이 너무 없다는 걸 알게 됐죠.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좀 무겁고, 생활 속에서 접점을 만들어 보고자 했어요. 디자이너분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열었죠.
리: 인기는 좀 있었나요?
이연: 워낙 특이한 일이라 이름은 좀 알려졌어요. 길거리에서 시작했는데, 여러 갤러리에서 연락이 오더니, 두타몰에서 팝업스토어 제안이 왔었고, 여기서 핸드메이드 편집숍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리: 오… 대박이네요. 장사는 잘됐나요?
이연: 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눈썰미를 키우며 매출이 올랐어요. 지나가는 손님들이 뭘 보는지, 어떤 옷을 만지고 가는지를 관찰한 거죠. 비 오는 날은 아우터를, 맑은 날은 기본 티를 앞에 내놓고, 중국 관광객들 많이 올 시간에는 화려한 옷을 다시 꺼내고… 매장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는 적이 없던 거 같아요. 그렇게 지하 팝업스토어로 시작한 매장을, 1층 메인에 30평 매장까지 키웠어요.
Part 3. 사드에 포기한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로 일어서다
리: 20대에 두타에서 30평 매장 운영이라니, 기분이 어땠습니까?
이연: 좋았죠. 그런데 갑자기 사드가 터지며, 매출이 확 떨어졌어요. 순식간에 운영이 힘들어졌죠. 그간 장사가 잘됐던 건 우리가 잘해왔던 것도 있었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두타몰 입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죠. 두타몰에서 좋은 조건에 내준 매장이었지만, 높은 임대료가 부담스러웠어요. 이제 편집숍이 아니라 나만의 브랜드를 한번 해봐야겠다는 욕심도 있을 때라, 홍대에 매장을 계약하고 30ME라는 브랜드를 냈어요.
리: 홍대에서 옷 장사는 어땠나요?
이연: 정말 힘들었어요. 사드 타격으로 돈이 모자라서, 유동 인구가 약간 애매한 서교초등학교 쪽에 매장을 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잘 되는 날은 100만 원도 팔리지만, 안 팔리는 날은 3만 원 팔리는 날도 있었어요. 특히 평일에 파리 날리는 날이 많은데,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갔죠. 그래서 매출을 좀 안정화하기 위해 쇼핑몰을 만들었어요.
리: 처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니 어떻던가요?
이연: 솔직히 좀 재밌었어요. 초반 마케팅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때 생각한 게 댄스 비디오였어요. 한창 원밀리언이 떴는데, 제가 그걸 멍하니 계속 보는 거예요. 이렇게 멍하니 빠져들어 계속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 그래서 눈여겨보던 아티스트들에게 SNS로 메시지를 보내서 댄스 비디오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만들었어요. 저희 30ME 매장 와서 완전 탈바꿈하고 간다는 컨셉을 음악, 댄스, 영상과 엮은 거죠.
리: 와, 퀄리티 쩌네요.
이연: 컬래버레이션하신 분들이 워낙 실력자들이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영상을 만든 분은 지금 3대 기획사 중 한 곳의 MV 감독이 됐어요. 처음 협업했던 ‘와일드크루’라는 댄스팀을 시작으로 여러 실력 있는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많이 제작했어요. 한 분은 요즘 손연재 강사로 유명하시고… 이런 분들과 작업했으니 당연히 퀄리티가 높았고 화제가 된 거죠. 그러면서 매출도 덩달아 오르며, 콘텐츠를 통한 입소문으로 계속 성장해 나갔어요.
Part 4. 매출이 오르는 만큼 돈 빌리러 다녀야 하는 동대문의 현실
리: 쇼핑몰이 오프라인보다 더 나았나요?
이연: 매출액은 비슷했지만 일은 훨씬 힘들었어요. 두타몰에서는 객단가가 20–30만 원인데, 여기는 2–3만 원짜리를 팔았거든요. 10개 팔아야 두타몰에서 1개 파는 꼴이었어요. 설상가상 주문량이 늘어 매장은 점점 창고처럼 변해갔어요. 그래서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쇼핑몰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리: 드디어 부자가 되는 건가요?!
이연: 여기서 진짜 문제가 터졌어요. 매출이 커지면서 현금 비유동성 문제를 직접 경험한 거죠. 처음 말씀드렸듯, 동대문은 도매에 현금을 당일 지급해야 해요. 스타일쉐어 같은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의 매출액 입금은 한 달 뒤죠. 그러니 매출이 오르면 오를수록 현금흐름이 막혔어요.
보통 익월 10일이 지급일인데, 월초까지 매일 돈 빌리러 다니는 게 일이었어요. 심지어 매출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했죠. 돈을 못 빌리면 도매 상품 대금 결제가 지연되고, 그러면 또 물건 받는 날짜가 딜레이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배송이 늦어져요.
리: 그런데 신보나 은행에서는 돈을 빌릴 수 없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이연: 처음에 돌파구로 생각한 것은, 플랫폼 매출이 아닌 자사몰 매출을 올리는 거였어요. 자사몰 카드 매출은 보통 구매 확정된 다음 주에 들어오거든요. 다음 달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자사몰에 좀 더 집중했죠. 그런데 자사몰이 잘되려면 광고 집행을 잘해야 해요. 광고 집행을 하려면 또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런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했죠.
리: 조금만 삐끗하면 회사가 넘어갈 상황인데,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이연: 업계의 대선배님들을 만나서 조언을 얻은 적도 있어요. 연 매출 300억 이상 하는 큰 패션 회사 선배님을 만나서 “선배님 회사 재무제표 상태는 어때요?” 물어보니, 그 자리에서 돈 빌리는 전화를 하시더라고요. 규모가 큰 곳도 마찬가지였던 거죠.
리: 이 무슨 헬게이트…
이연: 현금이 없어서 고생하는 게 단순히 소매만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사입삼촌도, 도매도 같은 문제를 겪었죠. 사실상 동대문은 모두가 현금에 말라 있는 거죠. 돈을 받아야 물건이 가는 게 기본이지만,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된 B2B 거래조차 당일 현금만 가능한 건 문제라 생각했죠.
Part 5. 세금계산서 처리만 1주일 걸리는 동대문을 바꿀 ‘셀업’을 만들다
리: 그래서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이연: 당시 쇼핑몰 월 매출이 억대였지만 장부상의 돈이었죠. 도매도 소매도 사입삼촌도 다 같이 고생한다면, 차라리 동대문 패션 도소매 시장의 B2B 거래를 해결해 보자… 그렇게 해서 내놓은 게 ‘셀업’이에요.
리: 셀업을 좀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연: 우선 제가 쇼핑몰을 운영하며 느낀 B2B 거래의 불편한 점을 하나하나 풀어보려 했어요. 정말 힘들었던 게‘세금계산서 문제’예요. 매월 거래하는 도매 500곳과의 거래 내역을 정리하고, 사입삼촌을 통해 500개 도매처에 전달하는 것만 3–4일이 걸려요. 이걸 A4 용지로 출력해서 사입삼촌들이 도매에 하나하나 뿌리고 다니죠. 그러면 도매에서 이 자료를 보고 소매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요.
리: 왜 그렇게 번거롭게 일하는 거죠;;;
이연: 그쵸, 다른 산업에서는 이런 일이 없죠. 거래할 때마다 전자세금계산서 주고받고 끝내잖아요. 그걸 추려서 월말 결산만 살피는 거고… 그런데 동대문은 현금거래에 수기로 써놨다가 월말에 일괄적으로 정리하니 너무 복잡하고, 꼬이는 부분도 자주 발생하는 거죠.
리: 현금 거래로 하는 게, 세금 안 내려고 하는 꼼수도 있지 않나요?
이연: 요즘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세금 안 내려고 현금거래만 하는 문제는 거의 사라졌어요. 대부분의 도매처가 매달 거래 내역을 몰아서 소매에 세금계산서를 끊어요. 소매는 그걸 보고 매월 10% 부가세를 따로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세액을 입금해요. 또 번거롭긴 한데 도매도 이해가 가는 게… 세금계산서를 너무 자주 발행하다 보면 가끔 소매에서 부가세 10%를 깜빡하고 입금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거든요. 이런 이유로 월 1회 세금계산서 발행이 동대문의 룰이 된 거죠.
그래서 “동대문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을 하게 만들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최소한 매일매일 거래 내역을 손으로만 쓰지 말고 모바일 앱에도 입력하면, 서로 헷갈릴 거 없고 종이 뽑아서 왔다 갔다 시간 허비할 일도 줄어들 거로 생각했죠. 셀업은 그 기능으로 시작했어요.
리: 문제는 그 수많은 소매와 도매에 앱을 보급할 수 있는가, 아닌가요?
이연: 그렇죠. 처음에는 도매 상인들도 잘 모르니 아무리 설명해도 쓰지 않더라고요. 저희랑 아무리 친한 곳이라 해도 설명도 제대로 듣지 않았어요. 가뜩이나 빡빡한 자금에 개발비 써서 내놨는데 아무도 안 쓰니 난감했죠.
Part 6. 도소매를 오가는 사입삼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다
리: 아무도 안 써서 어떻게 했습니까…
이연: 그런데 사입삼촌들이 환영하는 거예요. 이분들이 정말 바쁜데, 월마다 도소매 거래 기록한 A4 용지 돌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던 거죠. 그래서 사입삼촌들이 매우 우호적이었어요. 당시 회사에서 사입 사업도 했는데, 사입팀 분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앱을 보급해 줬어요.
리: 사입삼촌들한테 쓰라고 해도, 정작 도소매 쪽에서 안 쓰면 그만 아닌가요?
이연: 동대문 시장은 사입삼촌만 잡으면 도소매에서 쓰는 건 문제가 안 돼요. 삼촌이 써달라고 이야기하면 도소매도 바로 사용하는 환경인 거죠. 애초에 사입삼촌 분들은 소매 사장님들의 상담 역할도 해요. 마케팅 어떻게 해야 하냐, CS 직원이 나갔는데 급 알바 어디서 구하냐… 이런 질문을 다 사입삼촌들에게 해요. 베테랑 사입삼촌들은 여러 도소매를 상대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서,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거든요.
리: 기승전사입삼촌이군요…
이연: 네. 그래서 서비스 초기에는 초점을 사입삼촌에 맞췄어요. 사입삼촌이 도매와 소매를 오가며 발생한 거래를, 셀업 앱을 통해 기록하는 거죠. 그러면 쇼핑몰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거래 데이터를 편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더 이상 매월 초 일일이 장부를 만들고 출력할 필요도 없죠.
리: 그러면 셀업은 어떻게 돈을 법니까?
이연: 일단 회사 내부에서 사입 대행을 직접 진행하기도 합니다. 소매 상인들의 사입을 직접 진행해주면서 용역비를 받죠. 또 저희 쪽에 거래 데이터가 다 누적되잖아요? 그러면 매월 세금 계산서 관리, 정산대행을 해주고 월 서비스 요금을 받는 거죠. 소매 입장에서도 안 쓸 이유가 없어요. 수백 개 도매 하나하나 수기로 된 월 거래 내역 정리하고, 이걸 A4 용지로 뽑아 돌리고… 이런 걸 안 하는 것만 해도 엄청나게 시간과 노동력이 절감되니까요.
리: 반응은 어떻던가요?
이연: 정말 좋았어요. 저희가 지금 세금계산서 관리, 정산 대행으로 월평균 30만 원 정도를 받아요. 처음에는 거의 기본료로 제공했고, 이후 기능 개선 때 조금씩 가격을 올렸는데 이탈이 거의 없다시피 해요. 최근에 재계약 시즌이 된 소매들이 많았는데 서비스 요금 인상에도 100% 재계약해서 사용해요. 사입 대행 서비스도 디지털화의 만족도가 높아서, 마찬가지로 재계약률 100%를 자랑해요.
리: 실제 수익은 좀 나나요?
이연: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났습니다. 올해는 규모를 키우면서 당장은 적자이지만, 4분기는 흑자로 전환할 듯합니다. 사입대행 업무로 기본 수익을 내고, 셀업으로 정산 대행을 맡기는 쇼핑몰들이 규모가 꽤 큰 곳이라 대행비가 적지는 않아요. 이들의 성장에 따라 저희의 매출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고요.
그리고 내년부터는 거래 데이터를 통한 2차 사업을 전개하려 해요. 예로 대출 등 금융 연계, 소매들이 가장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큐레이팅과 상품 입고, 여기서 출발해 가능한 한 바코드 없는 동대문 상품을 기반 둔 풀필먼트 연계 사업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미 도소매 쇼핑몰들의 주문 데이터가 쌓여가고, 다양한 테스트 중이에요.
Part 7. 드디어, 동대문에서 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하다!
리: 요즘 IT는 중개상을 없애는 쪽으로 발전하던데 특이하네요. 경쟁사들도 사입삼촌을 배제하는 모델 아닌가요?
이연: 맞습니다. 맞습니다. 동대문 기반 스타트업 중 일부 스타트업은 사입삼촌이 없어질 거라는 메시지를 종종 내곤 해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해요.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가 커지면서 배달원이 늘어나고, 그들의 수익도 늘었어요. 마찬가지로 동대문 혁신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사입삼촌이 늘어날 거라는 거죠. 어느 플랫폼을 쓰든, 도매에서 소매로 가져올 때 사입삼촌을 거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타사가 고용한 사입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분들도, B2B 거래 서비스인 셀업 사입앱을 사용할 수 있고요.
리: 신상마켓이나 링크샵스나 엄청 돈 쓰는데, 경쟁이 가능할까요?
이연: 우리는 그들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아요. 링크샵스나 신상마켓과는 좀 출발점이 다른 게, 이곳들은 직접적으로 소매를 편하게 해준다면, 우리는 중간고리인 삼촌들을 시작으로 도·소매간 B2B 거래를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하는 방식이에요. 오히려 셀업과 여러 B2C 서비스들은 제휴를 통해 함께 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 셀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뭔가요?
이연: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을 기반으로, 패션 도소매 B2B 거래를 디지털화하여 효율을 높이는 거죠. 이 과정에서 결제를 포함한 패션 비즈니스를 하면 할수록 발생하는 풀필먼트(물류), 결제, 마케팅, 파이낸싱 등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근에 결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카드와 MOU를 체결했어요.
리: 음?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이연: 말씀드린 대로,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B2B 거래는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소매 입장에서야 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면 베스트이지만, 도매에서 카드를 받지 않죠. 그래서 삼성카드와 협업해 소매가 저희에게 카드로 결제하고, 저희는 도매에게 현금으로 상품 사입비를 결제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어요. 최근 네이버가 스마트주문에 한해서 다음 날 현금 지급해준다고 해서 난리가 났잖아요. 실제 동대문 상인들에게는 우리 서비스가 훨씬 큰 영향을 줘요.
Part 8. 다양한 IT 서비스 연계로, 동대문 상인들의 서포터가 될 것
리: 향후 어떤 확장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이연: 대신 저희는 도소매, 사입삼촌 3그룹의 플레이어 모두 자연스럽게 저희 플랫폼으로 유입시키고, 셀업을 통해 제공하는 여러 연계 서비스에서 수익을 낼 계획입니다. 이미 미디언스와 소매 디지털 마케팅을, 센디와는 패션 비즈니스에 적합한 퀵서비스를 제공하고, 세방㈜과는 3PL MOU를 맺었어요. 이렇게 기본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현금흐름을 뚫어주고 필요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통해 정말 사업에만 집중하게 만들어드리는 게 저희의 비전입니다.
리: 실제 사입삼촌들 반응은 어떤가요?
이연: 지금 동대문에 1,500개 삼촌 팀이 있다고들 해요. 사입삼촌도 MD 역할까지 하는 사입삼촌, 단순 픽업만 하는 화물삼촌, 상가 1층에서 매장까지 지게를 활용해 운반해주시는 지게삼촌 등 다양한 삼촌이 존재해요. 이 모든 사입삼촌을 합치면 약 1,500팀 평균 3–4명 정도 잡으면 5,000명 정도가 있는 거죠.
이 중 저희 서비스 신청자가 이미 1,000명이 넘었어요. 아직은 서비스 개선 단계라 소수의 친한 삼촌들에게만 열어주지만, 다들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 거죠. 셀업을 쓰면 삼촌들이 엑셀 출력한 A4 가지고 펜으로 하는 사입이 아닌 휴대폰만 가지고 다니면서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요. 매월 도소매, 사입삼촌이 겪는 세금계산서 문제도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거죠.
리: 근데 소매 한 군데에 수백 군데 도매를 쓰면, 셀업에 너무 큰 부하가 걸리지 않나요?
이연: 제가 온라인 쇼핑몰을 할 때도 수백 곳 도매처와 거래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지하고 개발을 했어요. 1년 가까이 서비스를 하며 시스템화도 잘 이루어졌죠. 도매든 소매든 느끼는 니즈가 다 비슷해서 하나씩 추가하고 가다듬어 나갔습니다. 지금은 도매 셀러들 사이에서도 셀업이 정말 편하고 신뢰할 만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지금 거래하는 도매가 5,000개 이상인데, 원만하게 돌아가요.
이런 간증 리뷰도 올라온다.
이연: B2B 거래인만큼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끌어 나가고 싶어서요. 이게 결제와도 연관돼 있는 거라, 정말 작게라도 오류가 나면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시스템 개발, 안정화 등을 위해 좋은 개발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시작한 상태예요.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연 :동대문 시장은 국내 패션의 집적지이지만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유니크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쉐어그라운드는 이 시장의 상인 간의 규칙을 존중하고 B2B 거래간 불편한 점들을 하나씩 해결하고자 합니다. 또, 동대문 시장이 다들 어렵지 않냐고들 하는데, 동대문 시장은 어떤 모양으로든 변화하고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쉐어그라운드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