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눈물의 여신 박근혜 대통령 각하께서는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에 이어 또 한번 한민족의 미개함을 일깨우고 바른 역사의식을 알려주신 문창극 님을 총리에 지명하시었다. 그러나 총리의 역사의식이 아무리 올곶다 하여도 미개한 민족이 그에 따르지 못한다면 중과부적인 일, 이 미개한 국민들을 선동하여 이끌기 위하여서는 역시 방송의 힘이 없이는 아니된다 하겠다.
이에 반인반신 박근혜 대통령 각하께서는 제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자신의 뜻을 유감없이 받들 위원들을 내정하셨다. 대통령께서 직접 내정하신 위원이 세 명, 대통령의 뜻이라면 똥을 카레라고 우길 준비가 되어 있는 충성스런 새누리당의 종복들이 추천한 위원이 세 명으로, 간악한 종북 사단의 무리들인 야당 추천 위원들 따위는 언제든지 무시하고 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 하겠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빛, New Light 박효종에 기대한다
이번 방심위의 백미는 역시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효종 님이다. 그는 박근혜 각하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전력이 있어 방송 장악을 위해 편향성이 요구되는 방심위원장에 더할나위없이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가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이며, 5.16이 혁명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이는 총리 후보자인 문창극 님의 역사 인식과 일맥상통하며, 따라서 총리님과 손발을 맞추어 효과적인 방송 장악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그는 방송 및 통신 분야 종사 경험이 없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이 역시 국정 경험이 없는 문창극 후보자와 그가 잘 어우러져 활약할 수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한편 그가 좌파세력을 왜 비판하는지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인터뷰에 따르면, 사실 그는 좌파가 ‘정의구현’이니 ‘참교육’이니 하는 레토릭을 달고 그 정당성을 강변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좌파를 미워한 것이다. 그 또한 ‘바른’사회시민회의라는 단체의 공동대표였지만 그런 것은 뭐 별로 상관 없는데, 이는 우파는 “우리야 원래 썩었지 그럼 뭐 어쩌라고 배째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여 위선을 떨쳐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공안검사 출신, 세상을 빨갛게 빨갛게 함귀용에 기대한다
각하께서 추천하신 또 한 명의 위원은 함귀용 님이다. 그는 공안 검사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인데, 2009년 “방송 좌편향이 심각하다”고 했던 발언이 유명하다. 박효종 위원장과 함께 방송 우편향을 이끌 적임자라 아니할 수 없겠다.
그가 이적단체로 꼽은 대표적인 단체로는 참여연대가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시민단체로 불리는 참여연대조차 이적단체로 보았다는 점이 진보 계열로 분류되는 거의 모든 시민단체를 이적단체로 만들 수 있는 그의 놀라운 능력을 짐작케 한다. 그의 능력이라면 TV에서 참여연대 같은 위험 단체를 보는 대신, 어버이연합, 자유대학생연합 등 건전 우파 단체와 일간베스트 등 애국 사이트만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종편의 산파, 윤석민 교수에게 기대한다
각하께서 추천하신 마지막 위원은 윤석민 님이다. 윤석민 님 역시 종편 도입의 필요성을 줄곧 주장한 보수 언론학자로서 박근혜 각하와 그 뜻을 같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윤석민 님에겐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가 바로 언론학자라는 점이다. 박효종 님은 방송이나 통신 분야에 종사한 적이 없기에 박근혜 각하의 뜻을 가감없이 완벽하게 따라서 방송을 장악하실 수 있는 분이며, 함귀용 님 역시 공안통으로서의 업적이 빼어나 빨갱이들을 몰아내는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분이나, 윤석민 님은 안타깝게도 언론학자이기 때문에 때때로 학문적 양심에 굴복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종편의 산파 윤석민 님의 역할로 TV(남)조선의 다양하고 공정한 (북한) 보도 프로그램을 비롯, 쾌도난마, 돌아온 저격수다, 강용석의 두려운 진실, 먹거리 X파일 등 다양한 고품격 프로그램이 탄생한 점은 분명 칭송할 부분이다. 그러나 또한 이로 인해 JTBC 뉴스 같은 사파의 프로그램이 함께 태어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그러나 각하께서 직접 지목하신 인사인 만큼, 아마 3기 방심위에서는 이런 실수가 없으리라 기대한다.
별명이 ‘방송불가’, 김성묵 전 KBS 부사장에게 기대한다
박근혜 각하께서 직접 지명하신 위원은 아니나, 여당 몫으로 추천된 위원들 역시 각하께서 추천한 위원들과 성향이 유사하다. 이는 여당 새누리당의 충성심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일이다.
그 첫 타자는 김성묵 님이다. KBS 노조에 따르면, 김성묵 님은 KBS 부사장 취임 당시 ‘방송불가’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이는 그의 뛰어난 게이트 키핑 능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좌파 빨갱이들의 시각을 반영한 기사들을 ‘방송불가’ 시킴으로써 이미 방심위원으로서의 능력을 그때 인정받은 셈이다.
아쉽게도 방심위가 방송을 아예 금지시킬 권한은 없다. 그러나 다양한 뒷선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가 박근혜 각하의 뜻을 받들어 방심위에서도 ‘방송금지’란 별명을 이어갈 수 있을까? 당연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위업이 방심위에서 또 한 번 날개를 펴기를 기대한다.
‘깡패 사장’ 고대석의 패기에 기대한다
두 번째 타자는 고대석 님이다. 고대석 님은 대전 MBC 노동조합이 ‘깡패 사장’이라 지칭한 인물로, 대전 MBC 노동조합에 따르면 대전 MBC 노동조합의 조합원 비상총회를 방해하고 욕설을 했다는 인물이다.
또 같은 노조에 따르면 보도국의 무능력자였으며 노조 탄압의 일등 공신이었다고 한다. 이는 무능력한 사람도 보듬어주는 자애로운 여신 박근혜 각하의 이미지와도 상통하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노조 분쇄가 필요한 빨갱이 사회 한국에 있어 실로 없어서는 안 될 인재라 하겠다.
심의행 급행열차를 타라, 하남신에 기대한다
마지막 여당 추천 위원인 하남신 님은 다른 다섯 명처럼 두드러지는 행보는 없었으나, 내정 직전까지 SBS에서 논설위원실 실장으로 활동했다는 경력이 있다. 특히 그는 그의 이름이 내정자 목록에 올랐던 5월 중순에서 딱 보름 전인 4월 말일에서야 SBS에서 퇴직하여, 사실상 내정된 후 SBS를 퇴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사기업/조직에서의 공직으로의 직행’이라는 전통에 딱 맞는 인사라 하겠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이명박 정부를 본받아 계속 이어나가야 할 정언유착의 원칙과, 언론은 권력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새 총리 후보자의 철학을 이어나갈 최고의 위원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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