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ancial Times의 「SoftBank unmasked as ‘Nasdaq whale’ that stoked tech rally before selloff」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급락하기 전까지, 소프트뱅크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 주식 파생상품을 매입해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 랠리에 연료를 공급했던 ‘나스닥의 고래’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한 달 동안 기술주들의 콜 옵션 매수 규모를 엄청나게 늘려 개별 기업들의 콜 옵션거래량을 사상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한다. 이를 ‘위험한’ 베팅이라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그동안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를 통해 주로 비상장 기술 신생기업에 베팅해왔던 소프트뱅크가 이제 옵션 시장에 공격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투자 대기업으로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혼란으로 기존 투자가 타격을 입은 후, 손정의 회장은 주식시장 투자를 위한 새로운 자산 운용 팀을 만들었다. 이후 파생상품 거래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장 베테랑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 파생상품 중심 헤지펀드 매니저는 말했다.
20년 동안 본 것 중 가장 큰 거래다. 흐름이 어마어마하다.
콜옵션 매수(매수자에게 미리 합의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파생상품) 급증은 최근 몇 주 동안 월스트리트의 화젯거리가 되어왔는데, 그로 인해 여름 동안 많은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 랠리가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는 9월 첫 한 주 동안 26% 급등했고, 아마존과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도 약 9% 상승했다. 소프트뱅크의 옵션거래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일부 내부 인사들이 불안해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콜 옵션을 매수했다. 대규모로 콜 옵션을 매도하던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 고래는 아직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언급을 피했다.
노무라 증권의 전략가 찰리 맥엘리곳은 옵션거래 붐은 미국 주식시장이 추가적인 변동성 폭증에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월스트리트는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고, 그 흐름은 여전히 특이하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은 양방향으로 크게 열려 있게 되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미국 개별 종목 콜 옵션거래 규모는 일평균 3,35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2017–2019년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치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이 광풍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의 엄청난 콜 옵션 매수 규모로 볼 때 이들이 주도하기에는 너무 크다고 투자자들은 말한다. 또한 이례적으로, 단일 종목의 일평균 콜 옵션거래량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콜 옵션거래량보다 더 많이 급등했고, 지수 풋 옵션거래량 수준에 이르렀다.
맥엘리곳에 따르면, 미스터리한 콜 옵션 매수자의 규모와 공격성이 여름 거래량 소강상태와 맞물리면서, 많은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 랠리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옵션거래와 관련된 역학관계로 인해 거래 반대편에 있는 은행들은 헤지를 위해 주식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전형적인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주식시장이 “공포 게이지”인 빅스 지수와 나란히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이 목요일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하락에 취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의 옵션거래 활동을 잘 아는 한 은행가는 목요일 급락이 소프트뱅크에게는 고통스러웠겠지만, 콜 옵션 매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장기화하면, 소프트뱅크의 전략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고, 아마도 급격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콜 옵션 매수는 소프트뱅크가 새로운 자산 운용팀을 통해 목표로 삼는 1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시장 투자와 함께 이뤄진다. 지난달 증권 거래 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및 테슬라의 지분을 20억 달러 상당 매수했고, 이 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혼란 동안 자산을 매각해 마련한 410억 달러의 현금 중 일부였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