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승환: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세요?
케니: 흔한 축덕이에요. 한국에서 축덕질 하다가, 호주에서 축덕질 하고 있어요.
리: 이번에 한국 국가대표가 완전 무너지는 삘입니다. 이에 대해 홍MB와 축협의 전면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케: 축구 국가대표의 축협의 개혁을 외치는 이야기는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에요. 왜 바꿔야 하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잖아요. 단순히 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 때문에 협회를 개혁한다? 박근혜가 해경이 구조하지 못했으니 해경을 폐지한다는 생각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너무 뜬금없고, 문맥 없는 주장이에요.
리: 홍명보의 선수 선발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지 않나요? 그냥 라인 없는 외국인 감독이면 더 낫지 않았을까… 이런…
케: 홍명보의 선수 선발이 문제되는 이유는 대외적으로 천명한 기준과 달랐기 때문이지, 홍명보의 선수 선발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스포츠 감독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천하의 메시라도 전술과 안 맞으면 박주영보다도 못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거든요.
라인 없는 외국인 감독이 왔다고 해도 외압을 안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힘들 뿐더러, ‘공정하게 선수를 뽑는다’라는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합니다. 감독의 전술 하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게 공정한 거 아닌가요?
리: 홍명보가 선수 선발을 잘 했다고 보는 건가요?
케: 그건 저도 모르죠. 누구 뽑았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니까요.어차피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에요. 홍명보에게 아쉬운 점이라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이 천명한 기준과 다르게 한 것이 문제이겠죠.
리: K리그에서 잘 뛰는 애 제쳐두고, 뛰지도 않는 박주영을 뽑았다… 이건 누가 봐도 문제이지 않나요?
케: 이것도 앞서 말한 것과 동일합니다. 홍명보가 뽑았고, 결과는 홍명보가 책임집니다. 본인은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했을 거에요. 심지어는 지난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도 소속팀에서도 충분히 활약하지 못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했죠. 객관적으로도 본인이 오래 지도하고, 많이 겪은 선수들이 자신의 전술을 잘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은 감안할 필요가 있어요.
리: 어쨌든 선수 선발은 감독에게 무조건 따라야 한다?
케: 그럼요. 현대 축구로의 진화 과정에 있어, 감독이 전적으로 선수 선발하는 건 필수로 자리매김했어요. 마치 전문 경영인에게 기업 전체 운영을 맡는 것처럼 전문성의 분화가 이루어진 겁니다. 또, 그렇게 권한을 줘야 책임을 물 수 있고요.
리: 축협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시나요?
케: 월드컵과 무관하게 축협의 어떤 점을 고쳐야 한다면 문제 없지만, 월드컵 성적 안 나왔다고 축협을 개혁하라는 건 좀 개소리에 가깝죠.
리: 월드컵 성적이 안 좋으면 당장 홍명보부터 잘라야 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케: 아니죠. 저는 축협이 둘 수 있는 최악의 수가 월드컵 직후 홍명보 사퇴시키는 거라고 봅니다.
리: 왜죠?
케: 생각해보세요. 월드컵까지 가서 죽을 쑤든 잘 하든 그건 경험인데. 경험 쌓게 하고 그냥 나가라고 해요? 그러면 홍명보만 좋은 일 시키는 게 되지 않겠어요? 애시당초 2015년 아시안컵까지 계약한 것은 2014년 FIFA 월드컵의 경험으로 아시안컵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셈입니다.
리: 그러면 못 먹어도 고?
케: 방향성 부분만 확실하다면 오래 지켜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이 좀 약해요. 사람들이 결과에 일희일비하면서 과도하게 까니까… 제가 거주하는 호주는 A리그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감독과 5년 계약 맺었어요. 짧게 보지 않는 거죠. 당장 2010년 월드컵 우승, 2012년 유럽 선수권 대회를 우승한 스페인 감독도 2008년부터 계약한 거고 이번 월드컵에도 참가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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