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행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행복을 선택한 사람은 행복하고, 불행을 선택한 사람은 불행하다.
세상에 불행을 선택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 불행을 스스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개별적인 인간은 모두 스스로 판단하여 생각할 수 있다. 자유의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행복해질 것인지, 불행해질 것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객관적으로’ 나쁜 상황이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든 사안은 중립적이며, 사람들은 해당 사안을 ‘주관적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이혼’이라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모두가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이혼이라는 사건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부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에 실패했다는 판단과 불행할 것이라는 추측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부정적인 생각일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혼이 해방이나 새로운 출발 같은 긍정적 느낌으로 다가온다.
2.
회사생활에도 똑같이 적용해볼 수 있다. 어느 날 자신이 상사의 지시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누군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이미 일이 너무 많은데 더해졌다며 불만을 가질 것이다. ‘일이 주어졌다’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중립적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생에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가 된다. 그리고 그 태도가 모여 나의 행복도가 결정된다.
긍정적인 사람은 행복하고, 부정적인 사람은 불행하다. 이것은 행복이 외적인 환경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행복은 돈이나 성공 등 외부적인 조건에 달려 있지 않다. 행복은 외적 변수가 아닌, 내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돈이 많으면 행복하지 않으냐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돈과 행복은 상관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증명된 사실이다. GDP 1위 국가의 국민 행복도가 제일 높지 않다. 똑같이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어도 누구는 ‘헬조선’이라며 사회를 탓하고, 누구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사업을 일군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행한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상관없이 행복하다. 반대로 부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성공해도 불행하다.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긍정성이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누가 부정적인 사람과 친해지고 싶겠는가. 부정적인 사람의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남지 않는다. 부정적인 기운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과 비슷한 기운의 사람에게 끌린다. 자석처럼 점점 더 부정적인 사람들만 끌어들이게 된다. 긍정성과 부정성에는 모두 ‘복리의 마술’이 적용된다. 복리는 원금에 그 원금을 운용하여 생기는 이자를 더하여 재투자하면 돈이 크게 불어나는 것을 뜻한다.
태도도 이와 같다. 우리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만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긍정적인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사람이 붙는다. 초반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것이 지속됐을 때는 복리 투자처럼 큰 차이를 낳게 된다. 40세가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나이가 마흔 정도 되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왔는지 얼굴에 다 드러난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부정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만약 현재 자신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고치려는 노력에 앞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먼저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이루어진다. 스스로 잘못된 점을 깨달았다면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매 순간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안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많은 것이 바뀐다. 인지와 동시에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버릇을 고치는 것도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사안에 대해 장점을 찾아내 입 밖으로 말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때는 “그래도” 화법이 유용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말로 내뱉었다면, 그 뒤에 “그래도”라고 시작하는 한 문장을 덧붙이는 것이다. 안 좋은 상황이 있더라도 그 안에서 장점을 찾아내려 애쓴다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변화할 것이다.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기 위해서는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비우려 노력하는 것보다 작은 일에서 감사함을 찾는 것이 더 쉽다. 일상에서 자주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면 이미 당신의 에너지는 긍정적으로 바뀐 상태일 것이다.
3.
또 다른 행복의 조건으로는 ‘독립성’을 꼽을 수 있다. 독립성은 남에게 의지하거나 속박되지 않고 홀로 서는 것을 말한다. 독립적이어야 행복하다는 주장은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안정감이 있기에 행복도 또한 높아진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행복하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안정감을 준다.
심리적으로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상태가 훨씬 건강하다.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 타인에게 의존하며 지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때 행복해진다. 이 말은 나의 행복이 타인에게 달려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사람들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행복해질 것으로 믿고 결혼한다. 하지만 결혼 전에 불행했던 사람이 결혼 후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함께 했을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좋은 친구가 없어서 불행하다는 말도 거짓이다. 자신이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면 좋은 친구는 저절로 생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이 불행한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흔하다. 좋은 부모를 만났더라면, 더 나은 배우자를 만났더라면 자신이 행복했을 것으로 착각한다. 남 탓하는 습관은 부정적인 태도 가운데 하나다.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있다면 인간은 누구나 자유의지로 그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며, 제삼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인간은 스스로 행복해야 타인을 통해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 현재 자신이 불행하다면 누군가를 새롭게 만난다고 한들 계속 불행할 수밖에 없다.
4.
물론 인간관계에서 오는 행복 또한 포기할 수는 없다. 인간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선’을 지켜야 한다. 부모와 자식, 배우자나 연인, 친구와 동료 등 모든 관계에 적용된다.
누구나 본연의 나로 존재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고, 너는 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선을 넘는 행위를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부류가 있다. 타인에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다. 연인관계에서 집착하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집착을 당하는 사람도 불행하겠지만, 집착을 하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 시선이 타인에게 가 있어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선’을 잘 지키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단호하게 표현해야 한다. 나의 행동을 제약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거부의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 한 번 경계가 붕괴되면 걷잡을 수 없으므로 처음부터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 타인의 선을 넘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만, 누군가가 선을 넘어 나의 영역을 침범하는 시도를 했을 때 의사 표현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보통은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타인이 나의 마음을 읽고 알아서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
원문: 슈뢰딩거의 나옹이의 브런치
곧 제 책이 출간됩니다. 제목은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가제)이며, 회사의 안과 밖에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시간표대로 살아가는 법을 담았습니다. 브런치 구독하시면 소식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