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소셜미디어를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한다. 공공기관에서 소셜미디어 정책과 콘텐츠 제작, 운영뿐 아니라 전사 소셜역략 강화를 위해 다양한 메뉴얼을 만들고 강의를 했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보통 다음 3가지를 고민한다.
- 개인 정보가 심하게 노출될 것 같다.
- 막상 가입하고 나면 내가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심해 보인다.
그럼에도 난 하라고 말했다. 단순히 업무 때문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면 나중엔 밀려서 올라타게 된다. 어차피 올라탈 거라면 하루라도 일찍 타서 익숙해지는 게 좋지 않을까? 개인 정보 보호는 본인만 조심한다면 충분히 노출을 피할 수 있다.
어차피 세상에 완벽한 익명은 없다. 올리고 후회할 글을 올리지 않으면 된다.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고, 그걸 증명하듯 많은 유명인이 SNS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람들이 즉각 호응해준다는 점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해서 벌어진 일일 뿐이다.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모르는 타인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불과 15여 년 전이라면 만날 수조차 없었던 인물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매력이다. 이 부분이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하나만 남았다.
소셜미디어에서 뭘 해야 하지?
기능을 설명하는 글, 위기관리 방법이나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을 이야기하는 글은 많았다. 그래서 이젠 누구나 소셜미디어는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쉽고도 어려운 것이 소셜미디어. 특히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이게 담당 업무라면?
스트레스받거나 어설픈 유머를 따다가 붙이려고 하지 말고, 서서히 물들어 보자. 개인 계정이든 기업 계정에서든 매일 해야 할 10가지 업무를 알려줄 테니 오늘부터 당장 시작해 보도록. 10가지라고 두려워하기 없기. 제대로 하려면 24시간도 부족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다 하는데 30분에서 1시간이면 충분하다.
기본 10가지 리스트는 Social Media Today의 ‘Social Media Daily To-Do List: 10 Essential Tasks’에서 가져왔다. 원문과 내용이 다르다고 놀라지 말 것. 소셜미디어를 담당하고 사내 교육한 입장에서 입문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내가 코멘트를 바꿨다.
1. 일단 로그인하라 Sign in
올릴 내용이 없다고, 대충 다른 계정으로 쭉 둘러만 보거나 아예 로그인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일단 로그인부터 하고 보자.
2. 메시지와 댓글, 코멘트를 확인하라 Check messages, comments & replies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서 쓴 메시지나 댓글에 반응이 없으면, 또는 반응이 늦으면 어떤 기분인가? 댓글과 메시지에 친절하게 응답하는 것만으로도 꽤 끈적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사람들은 의외로 사소한 것에 감동받는다.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 님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맛점하세요.”라고 써라.
3. 필요하다면 위기관리를 하라 Damage control if necessary
모니터링하거나 댓글을 읽다 보면 우리 회사나 제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컴플레인을 하는 것보다는 약간의 뒷담화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고 내버려 둔다면? 일파만파 퍼질 수도 있다. 기억하라, 둑은 작은 구멍으로 인해 무너졌다는 것을.
당장 해결될 부분이라면 적극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하고, 아니라면 내용을 파악해서 해결책을 마련하라. 그리고 그동안 불만 고객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주어라.
가끔 어차피 익명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개인 계정으로 접속하여 회사 편을 들어 고객에게 더 큰 불신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걸 과유불급이라고 한다. 내게는 밥줄이 달린 고귀한 회사일지 모르나, 고객에겐 그저 나쁜 경험을 제공한 제품과 회사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듯 완벽한 익명은 없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할 것.
4. 새로운 콘텐츠를 올려라 Post fresh content
일단 하루에 한 가지는 새로운 내용을 올려야 한다. 지금 당장 ‘좋아요’나 리트윗 수가 적다고 실망하지 말고. 소셜미디어는 ‘공든 탑’이다. 로또가 아니다. 매일 살아 있음을 알려야 한다. 필요할 때만 쓸 용도라면 차라리 광고를 내는 게 현명하다.
인게이지먼트는 꾸준함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올리며 반응을 살펴야 다음에 어떤 콘텐츠를 올릴지 감을 잡을 수 있다. 한 방에 빵! 터뜨리려고 하지 말 것.
5. 최소한 3명의 팔로워에게 손 내밀어라 Reach out to at least 3 of your followers
내 콘텐츠만 올리고 사라지는가? 내 콘텐츠에 반응한 팔로워를 보며 뿌듯한가?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다. 늘 주기만 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3명의 팔로워에게 손을 내밀어라. 다가가서 그들의 이야기에도 반응하라. 관계는 낫또와 같다. 계속 치대야 더 많은 실이 생기고 끈끈해진다.
6. 최소한 3명의 새로운 사람에게 손 내밀어라 Reach out to at least 3 new people
나와 우리 회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손을 내밀어라. 한 번에 1,000명도 아니고 단 3명이다. 나라는 존재, 우리 회사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새로운 사람들에게 계속 알려 나가라.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말을 모르는가? 가만히 있으면 알아줄 정도로 세상이 그렇게 따뜻하진 않다.
7. 경쟁자와 시장의 콘텐츠를 모니터링 하라 Monitor competitor and industry mentions
소셜미디어는 경쟁자 모니터링하기가 참 수월하다. 계정들을 북마크 해두고 매일매일 그들이 어떤 포스트를 올리고 홍보의 글을 올리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업계 돌아가는 사정을 알 수 있다.
또 시장에서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살펴라. 의외의 힌트를 찾을 수도 있고, 우리 제품의 개선 방향을 손쉽게 캐치할 수도 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그러셨지. ‘문제에 답이 있다.’ 그렇다. 시장의 반응 속에 답이 있다.
8. 나중에 올릴 것을 고민해봐라 Brainstorm future posts
아침에 일어나면 아까운 출근 시간 동안 온라인 뉴스 검색과 커뮤니티 검색을 한다. 그날그날의 핫 이슈를 캐치해서 발 빠르게 내 제품과 연결을 시키는 것이다. 그럴만한 내용이 없다면, 커뮤니티에서 요즘 유행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해서 역시 내 제품과 연결을 시켜본다.
막상 닥쳤을 때 새로운 것을 올리려 하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평소에, 아니 하루에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브레인스토밍해보라. 한 번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아이디어가 넘쳐흐르는데, 그걸 담아낼 수가 없어서 괴로워질 것이다.
9. 내 상태를 체크하라 Check your stats
우리는 당뇨 환자다. 매일 아침 혈당을 체크해서 위험 수위면 주사를 맞고, 아니라면 조심하며 하루를 보내면 된다. 소셜미디어도 똑같다. 2~3일에 한 번씩이라도 상태 체크를 해라. 내 포스팅이 어떤 상태인지, 공유 및 RT가 잘 되고 있는지, 댓글이나 멘션의 수는 늘었는지 줄었는지, 어떤 콘텐츠에서 늘었고 줄었는지.
데이터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인다. 어떤 회사에서는 낮 시간에 활동하는 게 좋지만, 어떤 회사에서는 야간에 활동하는 게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적용하려면 늘 스텟을 체크해야 한다.
10. 보너스 Bonus points
너무 어깨에 힘만 주지 말고, 팔로워(팬)의 글도 인용하고 트친소나 페친소도 활용하며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해라. 업무적으로 접근하려면 바로바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게 소셜미디어다. 그래서 많이들 지치고 힘들어하지만, 비용 대비 이만한 미디어는 당분간 없을 것이다.
즐겨라. 그렇다고 너무 가벼워지진 말고. 🙂 파이팅이다.
원문: 내가 그린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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