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idence Investor의 「Three Ways To Spot A Bubble」을 번역한 글입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가 항상 좋은 투자인 것은 아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시장에서 만들어진 초대형 거품을 보면 이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거품이 만들어질 때마다, 급등하는 가격 이면에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만으로는 높은 가격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에 절대로 충분하지 않다.
역사의 교훈
가장 최근의 사례는 비트코인이다. 2017년 한 해 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약 900달러에서 19,000달러 이상까지 급등했다. 완벽하게 타이밍을 잡아 연초에 사서 연말에 팔 수 있었던 행운아라면, 19배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2018년 말이 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4,000달러로 폭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렇게 상승한 데는 물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비트코인은 혁신적인 새로운 화폐 체계였다. 세상의 거래 방식을 바꿔놓았다.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현명한 투자자라면 가격이 그렇게 급등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자문해 봤을 것이다.
1636년과 1637년에 네덜란드에 일어난 튤립 광풍은 최초의 현대 시장 거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광풍 속에서, 튤립 구근은 높은 가격의 명품이 되었다. 꽃은 아름다웠고, 부자와 유명인들이 앞다퉈 사들였기 때문에, 투기꾼들은 가격이 계속해서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튤립 구근은 그저 튤립 구근일 뿐이다.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시점이 되면 합리적인 가치가 매겨진다. 그때가 바로 투기꾼들이, 무지가 발각되는 순간이다.
최근 거품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폭락 이후 시장의 회복 속도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세계 경제가 여전히 압박받는 상황에서 주가가 너무 빨리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는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 같은 고공행진 중인 일부 종목을 우려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기업의 PER 또는 PBR 같은 주가 배수에 의문을 던진다.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한 지표이긴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거품의 징후는 발견하기 어렵다. 거품은 결국 투자자들의 심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므로, 거품을 찾아내려면 투자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
가장 큰 단서는 사람들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조바심에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런 사람들은 거기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그 파티에 확실히 참여하고 싶어 한다.
비트코인의 경우가 분명 그랬다. 2017년 가격이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더 많은 사람이 매수에 동참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시작했고, 따라서 나머지 사람들도 더 이상 관망만 하기가 어려워졌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매일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말하는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거품의 두 번째 징후는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이 매수에 동참하는데, 가격 상승 말고는 그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다. 그리고 매수에 참여한 사람들은 “뻔히 보이잖아” 아니면 “얘기해 줘도 이해 못 해”라고 말할 뿐이다.
이것은 거품에는 항상 좋은 이야기가 동반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암호화폐가 혁신적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몇 달마다 두 배씩 상승한 이유는 못 된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의 모든 귀족이 튤립과 더불어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 했다고 해서, 튤립 구근 가격이 집 한 채 가격이 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
거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항상 새로운 전문가들이 출현한다. 그들은 보통 왜 세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그런 새로운 패러다임 때문에 지금 시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종종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진정으로 볼 수 있는 “차세대 지도자”라고 칭송된다.
닷컴 거품 당시 인터넷 기업가였던 스콧 갤러웨이는 이렇게 말한다.
시절이 안 좋을 때, 대중은 나이 든 사람을 지도자로 여긴다. 반면 시절이 좋을 때는 젊은이를 지도자로 본다.
만일 지금 이 순간 위와 같은 세 가지 징후가 보인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조심해야 할 순간이다. 시장의 역사를 보면, 사람이란 계속해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거품에 휘말릴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 중 한 명이 될 필요는 없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