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성의류 소호몰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5년차 마케터입니다. 물론 담당한 업체를 모두 다 성공시키진 못했으나, 그래도 10개 업체 정도는 월 매출 천만원대~1억 정도에 시작해서 놀랄 만한 매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여기서 천만 원대 매출로 시작한 업체들은 당연히 월 1억 이상까지 성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 글을 왜 적고 있을까요? 광고주 분들께서 이 정도는 알고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아주 심플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업계의 성장은 곧 ‘지그재그가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 광고 단가의 영향도 많이 받았지만, 그보다는 지그재그 광고가 생기기 전후와 Z결제 이전, 이후로 나눠지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2016년부터 연도별로 나눠서 정리해보겠습니다.
2016년, 지그재그의 태동
- 페이스북과 지그재그의 영향/ 거울 셀카 샷 등장 / 러블리 및 섹시글램 스타일 유행
A. 지그재그
지금은 여성의류 소호몰을 창업하는 분이라면 기본적으로 지그재그 입점을 염두에 둡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정보 자체가 없었습니다. 당시 지그재그에 입점이 되어 있고 발빠르게 페이스북 광고도 진행했던 업체들이 광고비 대비 엄청난 효율을 보이며 급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지그재그 픽’에 제품이 선정되기만 해도 일 방문자수가 1천명 이상을 유지하며 일주일 가량 유입되었으며, 이 현상이 몇 개월씩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이때 지그재그 픽에 선정이 되어도 외부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B. 페이스북 광고
2016년도는 막 시작한 쇼핑몰부터 월 천만 원대 쇼핑몰들이 월 억대 쇼핑몰로 발돋움하기 정말 쉬웠습니다. 중대형급 이상의 쇼핑몰이 페이스북 광고 집행을 거의 하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당시 광고를 집행해 보셨던 분들은 알 겁니다. ‘참여 캠페인’으로만 돌려도 정말 효율이 좋았습니다. 이때에는 쇼핑몰 전환율이 좋지 않아도 유입 자체가 다량 발생했거든요.
이때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한 유입과 지그재그를 통한 유입 둘 다 동반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서로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집행할 경우, 유저들은 지그재그에 와서 해당 상품을 검색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그재그 상품 검색 부분에도 해당 상품이 인기순 상위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지그재그 내 자연 유입이 증가하면서 계단식 매출 상승을 이룬 것입니다.
C. 얼굴을 가린 거울 셀카 샷의 등장
이때부터 ‘얼굴을 가린 셀카 샷’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쇼핑몰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이 샷의 장점은 무척 많았습니다. 우선 본인 얼굴이 알려지지 않습니다. 사생활을 보호하는 데 아주 편하죠. 얼굴을 보정할 필요도 없으니 사진 편집 시간이 줄어듭니다. 상품을 업로드하는 난이도가 훨씬 줄어든 것이죠.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옷에도 눈이 훨씬 많이 갔습니다. 모델 얼굴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거든요.
물론 단점도 있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타 쇼핑몰과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D. 러블리 및 섹시글램 스타일의 유행
지금은 데일리룩 스타일이 강세이지만, 당시엔 러블리룩 쇼핑몰에서도 초커 원피스, 초커 스커트와 같은 섹시 글램 스타일의 의류가 많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길거리를 다니면 흔히 보일 정도로 대유행이었습니다.
제가 16년 9월쯤 맡았던 월 3천만 원 대의 쇼핑몰도 그랬습니다. 원래는 심플 베이직&러블리 스타일의 몰이었는데, 섹시 글램 스타일의 의류가 잘 나가는 것을 캐치해서 지그재그에서 검색되는 필터를 변경했습니다. 이후에는 동반해서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그러자 광고의 효과와 자연 검색이 증가하여 집행 5개월 만에 매출이 5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인스타그램이 나타나다
- 인스타 감성 샷 등장 / SNS 동영상 소재 강세 / 지그재그 광고 등장
A. 인스타 감성 샷의 등장
16년도를 넘어가면서 거울 셀카 샷 쇼핑몰이 너무나 많아집니다. 그 반작용으로 2017년 봄에서 여름 넘어갈 즈음부터 인스타그램이 조명을 받기 시작합니다. 야외에서 촬영한 인스타 감성의 소재들이 높은 효율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물론 거울 셀카 샷을 활용한 쇼핑몰들은 현재도 좋은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타 감성 샷은 이전과는 또 다른 욕망을 자극했습니다. ‘내가 이 옷을 입고 이런 곳에 가서 이런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 것이죠.
이때 저는 광고주 분들을 설득하여 거울 셀카 샷 위주의 상세 페이지를 야외 촬영으로 변경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변화를 감지 못한 쇼핑몰, 또는 야외 촬영을 부담스러워한 쇼핑몰들 중에는 장기적으로 매출 하락을 겪은 곳이 많았습니다.
B. SNS 동영상 소재 강세
2017년부터 페이스북에서 페이지 게시물에 대한 자연 도달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페이스북은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도달율 베네핏을 많이 부여해 주었습니다. 이 때는 광고를 따로 집행하지 않아도 페이지 좋아요 수를 뛰어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 광고를 집행하면 정말 많이 도달이 되었죠. 그래서 조금 번거로워도 당시의 광고주 분들께 영상 소재를 지속적으로 요청드렸습니다.
C. 지그재그 광고 등장
오랜 기간 동안 광고주들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지그재그. 지그재그는 2017년 11월에 광고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지금이야 많이들 집행하시지만, 초반에는 ‘광고 자체를 굳이 해야 하나’ 싶었던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루 예산 제한 없음’으로 집행했다가 200만 원 넘게 지출했던 기억도 나네요. 해당 광고는 큰 단점이 있었습니다.
- 광고를 클릭했을 때 바로 사이트로 유입되는 게 아니라, 브릿지 페이지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재 자체의 클릭율 및 클릭수가 높다 하더라도 실제 유입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그재그 광고 클릭 ≠ 사이트 유입이었던 셈이죠.
- 광고를 통한 전환매출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집행하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부 정직하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마케터들이 광고주에게 ‘사이트 유입 경로를 볼 때 지그재그 유입 매출은 모두 지그재그 광고를 통한 매출이다, 그래서 지그재그 성과가 제일 좋다’라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정보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에 영업당한 분들을 많이 봤네요. 몹시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2018년, 네이버 트렌드 픽의 과열
- 바닥 코디, 옷걸이 코디, 마네킹 코디 강세 / 네이버 트렌드 픽 입찰경쟁 과열 / 데일리룩 스타일 강세
A. 바닥 코디, 옷걸이 코디
모델 착샷이 아닌, 옷 자체만을 두고 찍는 구도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들이 굉장히 우수한 클릭율을 보이면서 썸네일이나 상세 페이지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현재까지도 지그재그 우수 클릭율 광고 소재로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B. 네이버 트렌드픽 입찰경쟁 과열
네이버 트렌드픽- 우먼 광고는 선착순·입찰가 높은 순(※최대 1천만 원) 기준으로 300구좌까지 구매할 수 있는 광고입니다. 한 업체가 2개 이상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광고가 시작이 지날수록 치열한 경쟁이 붙으면서, 비수기를 제외하고는 입찰가가 무조건 1천만 원으로 설정됩니다. 300번째 업체의 입찰가로 낙찰가가 지정되었는데, 실제 낙찰가도 1천만 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거기에다 선착순 시간의 기준도 입찰 시작 후 5초 내로 끝나 버리는 기현상이 등장합니다. 저도 이것 때문에 입찰을 빨리 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업계 전체가 부정적인 인식을 뒤집어쓰다
- 특정업체의 논란으로 인해 업계에 대한 부정적 시선 강화 / 지그재그 자체결제수단인 Z결제 등장
A. 특정업체 논란으로 인한 업계에 대한 부정적 시선 강화
2019년 봄, 모 업체의 부정적 뉴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업계에 대한 시선이 나빠졌습니다. 처음에는 그 업체의 방문자들이 타 사이트로 옮겨갈 거라는 예상이 대세였는데, 오히려 업계 전반적인 악성 이슈로 작용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봄은 겨울보다 외출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에는 아주 많은 쇼핑몰에서 눈에 띄게 자연 유입자가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상치도 못하게 따뜻한 봄 날씨에 반비례하는 매출이 나와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B. 지그재그 자체결제수단 Z결제 등장
Z결제는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지그재그 앱 내에서 Z결제라는 결제 수단이 등록된 업체 상품에 한하여 유저들이 통합 주문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결제 수단입니다.
그러나 광고주들에게는 Z결제로 이루어진 결제 건에 한해서 별도의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는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 업체에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부분은 차후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2020년 현재, 난데없는 코로나19의 습격
- 코로나 이슈 등장 / Z결제 이용률의 증가 / 새 광고 등장
A. 코로나 이슈
뉴스에서는 온라인 산업, 특히 이커머스 업종이 상대적으로 호황이라 하지만 패션 쪽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외출 빈도가 급격하게 낮아졌거든요.
개학 연기·소개팅·면접·재택 근무로 인한 오피스룩 착용횟수 감소·결혼식 및 야외 페스티벌 지연 및 취소 등 아주 많은 이슈로 인하여 모든 스타일의 쇼핑몰이 고군분투 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든 겁니다.
B. Z결제 이용률의 증가 및 새 광고 등장
지그재그는 연예인 한예슬 님을 모델로 기용하며 TV광고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Z결제 이용률을 독려하기 위해 앱 유저에게 쿠폰 지급 이벤트까지 싱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5월 26일, 기존 광고가 없어지고 ‘파워업 AI 광고’라는 상품을 런칭했습니다. 광고 집행 조건에는 ‘하반기 중으로 Z결제에 입점한 쇼핑몰만 광고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안내된 상황입니다.
아직은 모두들 이 광고를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인사이트를 새롭게 쌓아 어떻게 업체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이후의 글에서는 월매출 5천만 원 이하/1억 원 이하/2억 원 이하/3억 원 이상 업체들의 매출 규모에 따른 관리 방법 등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여러모로 힘든데 다들 힘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원문: 아이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