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rgaret Moran의 「The Hot New Trend of Buying Bankrupt Stocks」를 번역한 글입니다.
최근 파산 신청을 하는 것 외에 허츠(HTZ), 휘팅 페트롤륨(WLL) 및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의 니만 마커스의 공통점은? 답을 아는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파산법 11장에 의거해 파산 신청을 발표한 후, 주가 급등을 보인다는 점이다.
니만 마커스의 지주회사인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5월 자회사의 파산 신청 이후도 주가 하락을 겪지 않았다. 니만 마커스는 회사의 여러 매출 흐름 중 단 하나일 뿐이고, 60억 달러에 인수 이후 그룹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6월 9일 기준, 아레스의 주가는 3월 바닥에서 거의 100% 상승했다.
더욱 특이한 종목은 허츠와 휘팅이다. 이들은 파산 발표 후 주가가 각각 268% 및 309%나 급등했다.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있음에도 11장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들에 주주들의 전망을 좋게 할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
부채 상환이 불가능해진 환할 수 없게 된 회사는 파산법 11장에 의거해 법적 보호를 신청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상 영업을 계속하면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고 가능한 한 많은 부채를 청산하면 주식시장에 재상장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기존 주식은 상장 폐지되고, 회사의 채권자들은 남은 현금과 새로 발행된 주식을 받게 되지만, 주주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2009년과 2010년 파산한 상장사 41곳 중 4곳이 완전히 사라졌고, 주주들은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할 때 상환 우선순위에서 주주들이 최하위인데도 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을 사려는 투자자가 급증했을까? 점점 더 투기적인 환경으로 변해가는 높은 낙관론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새로운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3월 소비자 지출 급감과 주가 폭락이 전례 없는 속도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고조되는 낙관론
6월 9일 기준, S&P 500가 연초 대비 플러스(+)로 돌아서고, 나스닥이 사상 처음으로 10,000포인트 고지를 등정했지만, 미국 주식시장이라는 잔은 아직 반밖에 차지 않았다. 상장 주식 대부분에서 주가와 수익 하락 간의 괴리가 지금처럼 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에서 벗어나 전 세계 경제가 재개를 시작하기 때문에, 기업 수익이 최악인 상황은 이미 끝났다는 낙관론을 나타낸다. 지금 매수해 놓으면, 2분기와 3분기 실적 보고서가 나올 때쯤이면 주식 수요도 늘어나고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는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교해 주식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버핏 지표에 따르면, 6월 9일 기준 미국 주식시장은 152%로 ‘상당히 고평가’ 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지금까지 이렇게 고평가된 적은 없었다.
이 정도 수준의 시장 도취 현상은 점점 더 위험하고 투기적인 매수로 이어진다. 투자자들은 점점 더 눈에 띄지 않는 저가 주식을 찾게 되고, 전망이 어두운 기업의 주식이더라도 향후에 “더 큰 바보”가 나타나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BTIG의 전략가 줄리안 이매뉴얼은 화요일 CNBC에 출연해,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에 엄청난 자금이 몰려 주가를 100%, 200%, 300% 상승시키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1999년 말과 2020년 초에 보았던 투기적 행동과 같은 종류다.”라고 밝혔다.
신속한 회복에 대한 베팅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의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데는 낙관론과 투기 이외에도 또 다른 요인이 있는데, 바로 경제가 문을 닫고 다시 문을 여는 속도다. 주가는 한 달 만에 34% 폭락한 뒤 두 달에 걸쳐 거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과거 상황이 이렇게 빠르고 극적으로 돌아간 적은 없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유동성에 대한 손쉬운 접근성과 인덱스 투자와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인기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변동성의 잠재력이 폭발했다.
투자자들이 경제 봉쇄가 끝나가면서 기업들이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것과 더불어, 파산 보호를 신청한 기업들이 건강한 회복을 보여 주주들에게 훨씬 관대한 파산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일 수 있다. 만일 현금 흐름이 회복되어 부채를 완전 상환할 수 있게 한다면, 주주들은 빈손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계속 주식을 보유할 수 있거나, 새로운 주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흥행 중인 파산 보호 파티
이런 위험한 새로운 투자 전략이 목격되는 종목은 파산 보호를 신청한 곳들만이 아니다. 경기 회복 상황이 살려줄 것이라는 희망에 힘입어, 투자자들에게 파산 가능성을 경고했던 종목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NCLH),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 및 체서피크 에너지(CHK)는 지난 두어 달 동안 투자자들에게 11장 파산 보호 신청을 연내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주가는 경고 발표 이후 현재까지 각각 141%, 18% 및 96% 상승했다. 체서피크의 경우, 6월 8일 다음 주에 실제로 파산 보호 신청을 준비한다는 발표 전까지 370%나 급등했고, 이후 폭락했다(3월 수준에 비해 아직 전반적으로 상승세에 있지만).
결론
시장의 도취 현상과 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이나 거의 신청 직전인 종목을 사지만, 이런 종목은 여전히 극도로 위험하고, 투기에 불과하다.
CNBC의 짐 크레이머는 화요일 “빠르게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많은 이가 시장에 들어와 체서피크 주식을 사는 이유는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전략이 아닐뿐더러, 뒷골목에서 치러지는 주사위 굴리기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크레이머의 판단에 동의한다. 파산 보호 계획의 일환으로 주주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이 돌아온다고 해도, 동전주에 지폐를 지급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다. 주주들은 구조조정 계획의 최후순위인 것은 변함이 없으며,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침체가 이전 사례의 전철을 밟을지, 느슨한 통화정책과 전례 없는 변화의 속도로 인해,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들이 채권자와 주주들에게 이전보다 많은 이익을 돌려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만일 후자가 된다면,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 방식이 변할 수도 있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