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으로 등장한 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많은 국가가 국경을 걸어 잠갔고, 사람들은 모두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백신조차 없는 상황에서 가까움이 되려 민폐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인류에 닥친 최초의 고난은 아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DNA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했던 과거 선조들의 저력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도 예외는 아니다. 각계각층에서 연대로 이겨내고자 다양한 움직임을 보인다.
코로나19를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우리나라는 지난 5월 프로야구 새 시즌을 시작했다. 이 소식은 코로나19에 지쳐있던 세계 야구팬에게 큰 관심을 모았고, 급기야 미국 ESPN과 일본 스포존을 통한 생중계가 결정되었다. 이에 구단들은 KBO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외야석 공간에 현수막으로 ‘We’re with you'(우린 함께 있어)라는 문구를 걸어 뒀고, 선수단 헬멧에는 ‘stay strong'(힘내자)이란 문구를 부착한 것이다.
대형 팝스타들도 ‘선한 영향력’을 적극 실천한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가 같이 부른 코로나19 응원송 ‘Stuck with U’의 경우 1주일 만에 10만 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밴드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이 참여한 코로나19 응원송 ‘Times Like These’ 역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다. 음원으로 얻은 수익은 모두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라 더욱 의미 있는 응원으로 평가받는다.
위기 앞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붙어 있자는(STUCK)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들의 이런 ‘동영상 응원’ 분위기에 발맞춰 동영상 앱들도 관련된 기능을 지원하면서 캠페인을 독려한다.
인스타그램: ‘모두’가 모여 있는 곳에서 ‘모두’를 위한 응원을
인스타그램은 10–3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그만큼 모두를 위한 응원을 보내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이기도 하다. 영상 제작도 쉽다. 스토리를 통해 빠른 영상 제작이 가능하고 편집 기능으로 스티커나 효과도 넣을 수 있다. 또한 해시태그를 통해 본인이 제작한 동영상을 손쉽게 확산할 수 있어, 참여자들의 참여를 더욱 증진한다.
인스타그램도 새로운 기능을 통해 캠페인을 적극 독려한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집콕’ 스티커는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모습’을 올린 후 스티커를 달아 스토리를 게시하면 해당 스티커를 사용한 다른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모아볼 수 있다. 혼자 고립된 것이 아닌, 집에서 “함께” 쉬는 모습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여한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내 소상공인을 격려하기 위해 ‘음식 주문’ 스티커도 지원한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온 ‘음식 주문’ 스티커를 클릭하면 바로 배달 앱과 연결되는 편리한 기능이다. 응원을 넘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틱톡: 응원은 짧게, 그러나 여운은 길고 강렬하게
‘Z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틱톡. 다른 앱과 다르게 ‘15초 이내의 영상’이라는 특징을 통해 이미 ‘틱톡’만의 영상 문법을 만들어온 경험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응원도 마찬가지다. 틱톡 유저들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로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선보였다. #힘내세요의료진, #택배기사님힘내세요, #손씻기챌린지 등 의미 있는 챌린지를 만들고 이런 캠페인들의 활성화하기 위한 장을 만들어준 것이다.
틱톡 차원에서도 ‘코로나19 응원’을 위해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틱톡 스테이지 라이브’를 전 세계 동시에 생중계로 중계하여 코로나19로 지쳐 있을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K-POP 온라인 콘서트가 개최된다.
동시에 #SmilewithTikTok 이라는 기능도 선보였다. 챌린지 참여, 페이지 공유 등의 미션을 통해 스마일 개수를 쌓을 수 있으며, 이것은 ‘사랑의 열매’에 전달될 수 있어 많은 틱톡커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 외: 플랫폼은 달라도 응원의 마음은 하나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참여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소규모 비즈니스 지원금과 광고 크레딧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집에서함께해요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연대한다. 또한 운동, 요리, 스포츠, 게임 등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텐츠 장르 13개의 재생목록을 소개했다.
비록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가깝다
코로나19는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의료진만의 과업도 아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코로나19는 극복할 수 없다. 그리고 인터넷 시대, 소셜 미디어는 ‘우리 모두’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최고의 도구 중 하나다. 소셜 미디어들은 각자의 특장점을 활용해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섰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이다. 이들은 스티커와 해시태그를 이용해 이용자를 ‘참여’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용자들이 코로나19 극복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틱톡은 콘텐츠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춤을 추고, 의료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특수효과를 이용한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독려한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적으로 코로나19 극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생산된 콘텐츠들이 또다시 다른 이용자들의 참여를 부르고, 적극적인 재생산을 통해 양방향의 소통을 가능케 한다. 하버드 생물학자 마틴 노왁도 “협력이야말로 혁신의 힘이자 진화의 설계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비록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가깝다. 이러한 연대가 모여 우리 일상을 덮친 코로나19도 언젠가 과거형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