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비즈니스의 맹점을 역으로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어떻게? 이렇게!
공유 산업이 부상하면서 공유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주자인 우버와 에어비앤비, 위워크는 화려하게 부상했다. 이 산업은 모든 것을 뒤집어엎을 것처럼 세상을 뒤흔들었다. 만능열쇠로서 공유 산업의 발전이 앞으로 모든 산업을 뒤집어엎을 듯한 인상도 받았다. 향후 모든 산업은 공유될 것이며, 우리는 소유의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과거와 지금까지 보더라도 소유의 시대였고, 현재 공유에 대한 수요는 잠시라는 입장의 의견도 다수 있다. 이러한 대치점에서 산업의 내면을 논하는 것은 한쪽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다.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세 회사도 여간 시끄러운 게 아니다. 위워크는 도덕적 해임과 성장 실패로 인해 크게 흔들렸고, 우버는 기존 운수업체의 강한 반발 앞에서 절치부심 중이다. 에어비앤비는? 말하지 않아도 코로나 19로 인한 사태에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는 회사다.
나 역시도 공유경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델을 기조로 지금 현재 공유 스튜디오 사업을 하고 있다. 멋진 표현을 빌려 공유 스튜디오라고 칭하고 있지만, 쉽게 말해서 스튜디오 여러 곳을 렌탈하는 사업 모델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업은 몰라도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공유 비즈니스 중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공유 공간사업의 함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떠한 전략을 세워 움직였는지 밝히고자 한다.
공유 공간사업의 특장점
사실 첫 시작은 궁여지책이었다. 돈이 부족했지만 콘텐츠는 만들어야 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스튜디오를 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문제 상황은 계속되었다.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교차점에서 빈번한 업무적 충돌, 불편함의 가속화를 경험했다. 2년간 베타 테스트와 같았던 시간을 보낸 후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면서 공유 공간 사업, 그중에서도 공유 스튜디오 사업의 방향을 정하며 새롭게 투자를 하게 되었다.
초기 투자비는 많이 들어가는데 앞날은 장담할 수 없었다. 실제로 수익 실현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 아니어서 시작 단계에서 조바심도 많이 났다. 하지만 막상 실행해 보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볼 만한 사업’에는 늘 그렇듯이 함정이 있었다. 이러한 함정에 빠져 크게 한 번 흔들렸고, 망할 뻔한 경험을 갖게 되었다.
공간사업의 함정 1. 화려할수록 비용이 많이 들고 매몰 비용이 크다
공간의 화려함은 곧 돈이 많이 들어감을 의미한다. 간단한 구조변경과 가구 입점 등등 모든 것이 다 비용이다. 구매부터 물류, 유지 비용까지 모두 그렇다.
사람들이 방문하고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리적 여건도 중요하며, 이는 역과 정류장 등과 가까울수록 비례하여 임대료가 높아지는 결과를 불러온다. 초기 매매로 진행하는 것은 엄두를 못 내기에 모두 임대로 진행할 텐데, 공실이 높다 하더라도 할인율과 임대료 인하는 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초기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자본이 있어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공간을 구성한다 하더라도, 인테리어에 쓰는 돈은 천정부지로 높아진다. 모두 버리는 돈이라서 회수하거나 건지기도 어렵다. 값싸게 하려면 인테리어를 내부에서 핸들링해야 하는데, 그래도 고정 자재비와 인건비는 업계 표준 단가가 있어서 일정 부분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멋지다고 하는 오피스는 모두 이러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특히 공유 오피스는 초기 비용이 엄청나다.
자몽 같은 공유 스튜디오 모델 역시 초기 스튜디오 구축비가 많이 들었다. 더군다나 영상, 오디오 장비가 추가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인테리어 외에도 꽤나 많은 돈이 들었다. 여유자금 생길 때마다 틈틈이 하나하나 구매해 놨기 때문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이처럼 스튜디오 사업자들이 처음부터 모든 걸 갖추고 사업을 영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2. 공간사업은 고정비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낸 공간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기간 계약 과정을 통해 고정비를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공유 오피스 특성상 몇 가지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 우선 사회적으로 창업의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고,
- 중소형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그러한 스타트업, 중소형 기업이 고정적으로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자금력과 비즈니스 모델이 잘 세팅된 기업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체 오피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약진은 무척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창업 분위기와 바람이 잘 불어야 한다.
공유 오피스는 데스크 당 비용을 받는다. 1데스크 당 30~50만원 수준인데, 이게 10명만 되어도 월 고정비가 300~500만원에 달한다. 보증금, 초기 비용, 공과금 등을 고려하면 초기에는 공유 오피스가 유리할지 모르나, 다 따져보면 이것도 그렇게 싸진 않다. 20명이 된다면? 30명이 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점점 부담이 될 것이다.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것도 있지만, 내부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도 문제다. 여러 명이 함께 쓰는 공간이다. 같은 구성원이라면 이해해줄 법한 일들도, 타인이라면 불편해질 수도 있다. 공용 회의실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옆 사무실에서 스몰 파티를 여는 게 무척 신경 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다못해 여러 사람이 오고 가는 복도는 전염의 위험까지 있다. 이런 요소들이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낮춘다.
공유 오피스에서 고정비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핵심은 전대와 대관, F&B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이용률은 비례하여 최소 고정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잦은 대관과 F&B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입주자들의 불편함과 F&B를 위한 전문성과 인력구조까지 따지면 만족도를 높이기 쉽지 않다.
나 역시 고정비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스튜디오 이용은 단건이 많기 때문에, 고정 고객을 만들어내는 게 공유 오피스보다도 어려웠다. 이용 시간 단위로 비용을 받지만, 버는 돈은 푼푼이 모아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재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제휴, 협업, 오프라인 광고 노출 등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도 어렵다. 그래서 시작한 게 공간을 활용한 교육이었고, 결국 이것이 나에게 핵심 모델이 되었다.
지금 내가 운영하는 미디어자몽은 미디어 교육이 핵심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공간이 주는 역할도 꽤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우리의 스튜디오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최고의 실습 장소가 되었으니까.
또한 F&B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특별한 준비를 시도했다. F&B는 결국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공유 스튜디오 내에서 분리되었다. 지금도 고정비(현금)를 만들어내며 가장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기능하게 되었다.
3. 누수 비용이 많이 든다
공간 사업을 하게 되면 구축 비용뿐만 아니라 행정 비용과 운영 비용도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단순 오피스라면 상관없을지 모르나, 집객시설이 될 경우에는 화재·사건 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 비용, 보안 서비스, 수도, 전기, 관리비 등의 생각지도 못한 돈들이 마구마구 나가게 된다. 10평에서 30평으로 옮겨간다면 운영비는 3배가 아니라 6~10배까지 뛴다.
쟁여놓은 비품과 소품은 빠르게 소진된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롭게 발주해야 한다. 단순한 복지나 서비스도 계속해서 누수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는 단순 전대 비용으로 메워야 한다. 그러나 매월 벌어들일 수 있는 전대 비용은 제한적이다. 한 공간 내에서의 매출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인건비다. 신규 멤버를 유치하기 위해서 운영되는 인력, 모객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인력, 광고·홍보를 전담하는 인력, 시설 관리를 위한 인력 등등 여러 인력이 든다. 한 지점당 결국 인력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여러 사람이 모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노이즈도 커진다. 컴플레인도 많이 생기고, 이를 응대하기 위한 담당도 있어야 한다. 결국 스노우볼처럼 인력과 운영 비용은 계속 누수 비용으로 발생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누수 비용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인력을 움직였다. 너무 어려울 때는 예약을 받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을 보강하기 위해서 예약과 전담 인력을 일원화했고, 클레임이 안 걸리기 위해 사전 교육과 매뉴얼을 만들었다. 누가 와도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지만 규모가 작으니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부족하고 놓치는 일이 많으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여전히 힘들어한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지금보다 곱절은 더 힘들 것으로 본다. 여전히 누수 비용은 클 수밖에 없다.
4. 대체재가 많아진다.
단순히 부동산 사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또 다른 공간이 나타나면 바로 공유 오피스의 경쟁사가 된다. 카페, 오피스, 공공시설. 파이는 한정되어 있으니 눈만 돌리면 경쟁사, 대체재가 아득하게 많이 보인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선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다. 공유 오피스 사업은 소프트웨어를 잘 갖추지 않으면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스튜디오도 3년 전부터 계속해서 심각한 챌린지를 맞이했다. 네이버는 또 무료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공공기관은 계속 스튜디오를 만든다. 복지와 공익을 위해 이용되었던 과거 시설은 멋지게 개조해 무료로, 혹은 최소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빌려준다. 심지어 접근성도 좋다. 일정 수준의 퀄리티만 나온다면 이용하는 것이 이득인 셈이다.
우리 스튜디오도 가격을 낮추고 치킨게임에 동참할까 생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퀄리티 측면에서 가격 경쟁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심각한 출혈을 야기할 수 있었다. 결국 포기했다.
크나큰 실수도 한 번 했다. 조급하다 보니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고자 했다. 북카페 콘셉트의 서점 사업이라던가,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며 트레바리와 같은 모임 비즈니스 공간 등의 사업을 했다. 쓰라린 결과를 이어졌고, 처참하게 무너질 뻔했다. (☞ 참고 기사: 「츠타야 병에 걸려 날아간 억대 손실, 깨우친 사업의 교훈」)
이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회사의 정체성을 보다 뾰족하게 하고자 했다. 미디어 교육에 집중하기로 하고 교육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기업들과는 턴키로 계약을 맺어 이용률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그리고 우리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데 더 집중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위기의 파도를 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5. 그럼에도 공간이 주는 힘은?
그럼에도 공간이 주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실체를 만드는 것에 있다고 본다. 오프라인에서 주는 공간과 분위기의 힘. 이를 기반으로 모객과 커뮤니케이션의 현실 통로로써 공간이 주는 분명한 힘.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멋진 공간은 비즈니스의 완성을 도와준다. 좋은 공간에서는 뭐라도 잘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있다. 콘셉트가 명확한 공간에서는 명확한 무언가가 튀어나오듯 말이다. 물론 복합 문화공간, 복합 공간처럼 애매한 단어로 뒤범벅된 그런 공간은 앞으로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공간도 컨셉이 명확해야 한다. (☞ 스튜디오 보러가기)
사업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면서, 뭔가 만들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춘 곳이라면 어떠한 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힘은 강력하다.
앞으로의 공유공간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공유공간 비즈니스는 어려워질 것이다. 공실이 증가하면서 공간을 통해 수익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더욱 강조될 것이고, 가격경쟁은 더욱 지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 없는 곳은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의 합산을 키우면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우려는 곳들이 많을 것이다. 공간 내 커뮤니티 기능과 프로그램 개발로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도 더욱 강조될 것이다.
혹은 턴키 계약으로 제휴 업체 및 입주업체와 딜하면서 운영 효율성을 살리는 통 전대 형태도 활발해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문성도, 고도화도 어려운 공간사업은 여전히 어렵다.
다양성보다는 명확성
그래서 공유 공간은 다양성보다 명확성을 채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공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공유공간은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 장소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독서 모임, 강연과 세미나, 전문 교육 운영, 네트워킹 파티 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코로나 19다. 각종 모임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그래서 공유공간의 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래서 나는 공간의 명확성에 좀 더 힘을 실었다. 우리는 어설픈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지 않는다. 회사 역시 정체성을 미디어 교육으로 정의했다. 교육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를 활용하여 마케팅하는 것이 회사의 정체성이다 메인 비즈니스다.
스튜디오는 이를 위한 서포트이자 협력체계다. 교육이 선 배치되고 공간을 후 배치했다. 각각 역할에 따른 전문성을 강조하려고 노력해왔다. 덧붙여 교육과 공간 특성상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부대비용을 높이는 쪽으로 선택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에게는 우리의 목표와 앞으로 해야 할 업무에 대한 가이드를 명확하게 제공한다. 이에 따른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F&B의 중요함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F&B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공간에 오게 하는, 그리고 부수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역할이다. 공유 공간이라면 더욱 F&B를 강화해야 한다. 다소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만족도는 높다. 맛있는 F&B를 제공할수록 다른 요소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이 수많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사업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잘 될 거라 믿는다.
미디어자몽은 ‘스스로 꿈을 이룬다(스스로 자, 꿈 몽)’라는 뜻을 가진 1인 미디어 비즈니스 전문 기업입니다. MCN 포털 ‘자몽’과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자몽미디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교육 서비스인 ‘자몽아카데미’를 통해 양질의 교육으로 크리에이터 산업의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직접 발굴한 소중하고 크게 성장할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회사도 키워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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