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ve Glaveski의 「The Five Levels of Remote Work — and why you’re probably at Level 2」을 각색한 글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들어 원격근무의 중요성은 점점 더 대두되고,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조직 내 원격근무 근무 규칙을 만들거나 시행합니다. 박스(Box), 아마존,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IT기업들부터 부동산, 회계, 지방정부 같은 전통적인 조직까지 모두 원격근무 방식을 기업 내에 녹여내고자 노력하죠.
워드프레스(WordPress)의 개발사이자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웹사이트의 35%를 지탱하는 오토매틱(Automattic)은 전 세계 75개국에 걸쳐서 93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1,170명의 직원이 근무합니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30억 달러(3조 6,500억 원)를 자랑하며, 우커머스(WooCommerce)를 비롯해 블로그 플랫폼인 텀블러(Tumbler) 같은 유명한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원격근무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줌이나 슬랙을 설치하고 이메일을 잘 확인하는 게 원격근무의 전부는 아닐 텐데요. 이번 시간 위시켓은 오토매틱의 설립자 맷 멀런웨그(Matt Mullenweg)가 말하는 분산 근무의 5가지 단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오토매틱이 사무실 없이 전적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도 엄청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 분산 근무 5단계와 함께 살펴보세요:)
1단계: 의도하지 않았던 원격근무 (NON-DELIBERATE ACTION)
1단계는 회사 차원에서 원격근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특별히 계획한 것이 없는 경우입니다. 원격 친화적으로 만들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없지만, 직원들은 하루 이틀 정도 어느 정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거나 필요하다면 전화 통화로 회의를 할 수 있죠.
이 단계에서는 이메일이나 캘린더와 같은 기본적인 업무 자원만 이용합니다. 직원들은 회사에 다시 출근할 때까지 업무를 미뤄뒀다가 사무실에서 정신없이 밀린 업무들을 처리할 것입니다. 1단계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의 대부분 조직이 해당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 온라인에 업무 환경 구축하기 (RECREATING THE OFFICE ONLINE)
이 단계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채택했으며, 특히 전통적인 기업이 진행하는 단계입니다. 직원들이 줌(Zoom) 같은 화상회의 소프트웨어와 이메일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런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서 업무를 재설계하는 대신 자신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던 것과 비슷한 환경을 온라인에 만듭니다. 즉 사무실에서 하던 일을 ‘원격’으로 재현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두 명이면 충분한 회의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하루 종일 슬랙과 전화 통화로 인해서 수십 번은 업무가 중단되기도 하고,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경우에 따라 답장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직원은 컴퓨터의 알림에 극도로 민감해져 자신들의 진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로그인하여 근무 시간 동안 실제로 일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빅 브라더’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굉장히 퇴보적인 조치이며, 팀원들이 자율성과 숙달성, 목적성을 가질 수 있어야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단계: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기 (ADAPTING TO THE MEDIUM)
3단계에서 조직들은 새로운 매체에 적응하고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멀런웨그는 구글 문서와 같은 공유 문서를 예로 듭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공유된 문서를 모두가 볼 수 있고, 논의 중에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전달 과정에서의 오류나 시간 낭비도 줄이면서 논의와 결정 내용을 더 쉽게 공유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해 조명을 화상회의에 맞게 조절하고, 소음 차단 마이크를 구매하는 등 더 좋은 장비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오토매틱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울려대는 일도 없고,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서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실제로 멀런웨그가 말하는 바에 의하면, 오토매틱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 전화 통화나 영상통화가 아니라 문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워 회의가 이뤄집니다.
- 회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한다. 대화, 전화 통화, 이메일, 문자,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때만 개최한다.
- 회의는 기본적으로 15분으로 정해두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연장한다. (회의 시간이 짧을수록 더 간단명료해야 하며, 무의미한 잡담과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줄여야 합니다.)
-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안건과 원하는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 ‘필수적인’ 사람들만 참석한다. (제프 베조스가 말하는 타입 1 방식의 결정이 아닌 다음에는 2-3명의 인원만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 다음으로 진행해야 할 일을 합의하고, 책임자를 지정하고, 마감일을 설정한다.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다시 회의를 소집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 단순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절대로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다. (그런 용도로는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활용하면 됩니다.)
4단계: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ASYNCHRONOUS COMMUNICATION)
‘받을 수 있을 때, 받는다.’ 이것이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안들은 즉시 대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방향(one-way)의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시지가 왔을 때, 메시지를 받는 사람은 가능한 시간에 답을 주면 됩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팀원들을 생각하고, 창조하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경우, 생산성이 5배나 증가한다고 하는데요. 커뮤니케이션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비통기 커뮤니케이션’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비동기 메시지임을 알려주세요.
- 사안의 배경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어떤 조치와 결과가 필요한 지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 마감 기일을 말해준다.
-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요청한 내용을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해결방안도 제시해준다.
예시 메시지
안녕하세요, 클라이언트님.
첨부한 파일은 저희가 준비하는 새로운 계열사에 관한 서류입니다. 요청한 서류에 서명해서 이번 주 금요일 오후 4시까지 저에게 보내 주십시오.
궁금한 점이 있다면, 02-6925-4849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생산성이나 작업시간과 같은 낡은 개념에 얽매여 있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비동기적인 방식으로 분산 근무를 하면서 ‘다음 사람에게 바통을 건네는’ 일을 잘하는 팀들이, 같은 사무실에 모여서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팀보다 세 배나 더 많은 성과를 낸다고 멀런웨그는 말합니다. 실시간으로 반응을 요구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지나치게 많은 기존 기업보다는 그런 팀들이 더 큰 규모의 일을 할 수 있고, 모든 사람과 얼마든지 회의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30–40%는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현대의 9–17시 스케줄은 거의 절반에 달하는 사람들의 창의성과 지적인 노력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스티어왈트는 하루의 일과는 보통 오전 7–9시 사이에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올빼미형 인간들은 이렇게 일찍 일어나면 ‘사회적인 시차’(social jetlag)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즉, 밤샘 비행을 하고 난 뒤의 시차 피로와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회적 시차를 겪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올빼미형 인간들보다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아침에 더 정신이 맑지만, 올빼미형 인간들은 깨어난 뒤 10시간이 지난 뒤에야 더 강한 집중력과 주의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비동기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회사들은 이런 올빼미형 인간들에게 하루 일과를 늦게 시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겹칠 수 있게 조절합니다. 멀런웨그의 말에 의하면, 자신의 회사인 오토매틱은 현재 4단계라고 합니다.
5단계: 해탈의 경지 (‘Nirvana’)
이 단계는 모여서 일하는 것보다 분산 근무를 하는 팀원들이 더 일을 잘하는 상태입니다. 이 단계는 조직 문화와 사람들이 일하는 물리적인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는 면에서 ‘환경 디자인’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멀런웨그는 말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결정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원격근무 관련한 우려 내지 단점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팀의 구성과 결속력
직원들에게 1년에 11달을 한 사무실에서 일하게 하고 4주의 휴가를 주는 대신에, 오토매틱에서는 그 정반대로 합니다. 직원들은 1년에 11달을 원격에서 근무하고, 1년에 4주는 팀워크와 단합을 다지기 위한 행사에 참석해야 합니다.
그들은 또한 자체 제작 앱을 사용합니다. 이 앱은 단합 행사의 저녁 회식 자리에서 누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리를 배정해주기 때문에,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줍니다.
조직문화 적응과 사무실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모든 사람이 온라인에서 일하면 휴게실에서 직원들끼리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없고, 혹시라도 여러분이 도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들을 수도 없으며, 가까운 자리에 있는 동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대강의 눈치로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토매틱에서는 P2라고 하는 워드프레스 플러그인을 활용합니다. P2 플러그인은 사내 블로그의 역할을 하며, 직원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나 활동들에 관한 소식들을 아주 자세하게 전해줍니다.
보안
멀런웨그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용 기기나 단말 기기들을 원격의 네트워크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엔드 포인트 보안(endpoint security)을 지적합니다. 멀런웨그가 말하는 것처럼 사무실 내부의 공간이 아닌 외부로 연결되어 있으면 단일 장애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의 문제가 나타나며,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접근성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 행위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IT 관련 해킹에서 사회 공학적(social engineering) 해킹 방식을 이용해 내부로 진입하는 경우가 70%가 넘는다는 사실을 보면, 그의 지적은 일리가 있습니다.
마치며
앞으로 원격근무로 일할 우리의 미래는 더 계획적이어야 하며,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생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우리가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간 위시켓이 준비한 글이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원격근무 중에 비대면으로 IT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개발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 매니저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위시켓을 방문해보세요. 개발업체를 모으는 것부터 미팅 그리고 프로젝트 진행까지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진행해보실 수 있습니다.
원문: 위시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