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유튜브 트렌드는 ‘연예인 크리에이터’다. 이미 상당수의 연예인이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고 나섰다. 크리에이터들은 여전히 유입되지만, 연예인들도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기술적 부족 또한 스스로 노력해 터득한 촬영 편집기술로 극복하면서 일반 사람들과 동일하게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나간다. 개인의 매력과 재능으로 무장된 검증된 연예인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수많은 콘텐츠 홍수 속에서 알고리즘의 파도에 휩싸여 나에게 추천된 콘텐츠만 소비하다 보니 연예인 콘텐츠를 볼 법한 상황이 안 와닿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력과 재능으로 무장된 연예인들은 끊임없이 유튜브의 문을 두드린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왜 TV가 아닌 뉴미디어로 진입하는 것일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각종 논란과 B급 정서로 인해 연예인이 쉽사리 참여하기 어려운 분야였다. 크리에이터라는 직함 또한 그들을 언더그라운드와 오버로 나누는 경계선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크리에이터란 직업은 창조적 예술가에 가까운 이미지를 지닌다. 그리고 이제는 크리에이터도 활발하게 TV에 진출한다. 이들의 모습은 마음의 빗장을 허무는 데 충분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게다가 연예인들은 그간 쌓아온 대중적 이미지와 재능이 있다. 그래서 유튜브 및 1인 미디어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주도했다. 즉 돈이 된다는 말이다.
앞으로 연예인들의 더욱 적극적인 유튜브 러시가 이어질 것이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제약이 있다면, 소속사와의 계약 범위에 관한 이견과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동기부여 부족일 것이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연예인과의 재계약 등을 통해 유튜브 영역까지 계약 범위로 추가하거나, 협의를 통해 조율하면서 제약을 벗어던지거나,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스로 위기감으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이런 모습이 일반 크리에이터에게 우려와 두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장의 규모가 더욱 확대되어 더 큰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이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기회도 계속해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물론 유튜브 내에서는 안 그래도 공급과잉인 시장에서 파이를 더욱 쪼개놓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영역을 지킬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마켓을 쪼개고 마켓 내 카테고리를 좀 더 명확히 하자
콘텐츠는 수많은 분야로 쪼개진다. 콘텐츠 산업백서를 보면 콘텐츠는 영화, 음악, 게임, 방송, 출판 등의 여러 시장규모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각각의 시장을 규모로 산정하고 업계로 내세운다. 그리고 이렇게 나뉜 시장에서도 분야별로 살펴보면 더욱 선명해지는 시장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라는 것은 결국 수요의 결과와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거래 속 검색의 규모와 노출의 흐름이 존재한다.
따라서 조금 더 세분화하면 할수록 자신이 차지해야 할 영역을 좀 더 선명하게 할 수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영역도 세부적으로는 메이크업, 디바이스, 이너뷰티 등등으로 나누어진다. 각각의 시장규모가 파악이 되면서 동시에 전년 대비 증감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가운데 더욱 세분화된 전문성을 찾아야 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영역을 찾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분야를 위해 개인의 분석과 함께 시장의 분석이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좋다. 학문적인 분야 선정도 좋다. 학과적인 영역도 좋다. 이렇게 쪼개진 분야는 결국 본인의 전문성을 쌓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좀 더 선명해지자.
2. 셀럽의 역할과 한계, 전문적 지식을 향한 수요 증가
셀럽의 콘텐츠는 어디까지나 기획적 요소가 부재할 경우 한계를 금세 드러낸다.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아닌 이상, 재미라는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1차 파도 이후 잔물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신세경이나 백종원(만렙), 강민경 같은 분들의 지속적으로 발전하거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예인들은 예외지만, 약간 유명한 연예인들의 콘텐츠를 팬심으로 처음엔 보더라도 시청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청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도 물론 크리에이터의 노력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셀럽은 여전히 셀럽이다. 연예인 콘텐츠는 그들의 팬 덕분에 구독자도 늘고 해외 팬들의 유입도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알고리즘상 추천될 수 있지만, 유튜브는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즐겨보는 콘텐츠를 추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의 팬덤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하자. 그리고 자신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실행해보자. 알맹이를 갖춘 채널은 구독도 조회 수도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셀럽 중에서도 전문성을 지니며 차근차근 성장하는 크리에이터가 계속해서 늘어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관해서는 전문가 못지않은 해박함을 내보이는가 한편, 이와 관련해 책, 패널출현 등으로 전방위적 활동하는 셀럽도 늘어나는 추세다. 연예인, 셀럽으로서 바라보기 전에 그들이 했던 경험과 전공 등으로 놓고 봤을 때 전문성을 갖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의 수요와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기에 더 큰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3. 앞으로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과 레거시 미디어의 MCN 사업
작년에 쓴 글 「2020년 유튜브 시대를 강타할 키워드 8」에서 이야기했듯 올해는 엔터테인먼트와 레거시 미디어가 작심하고 뉴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집중할 것이다. 이들은 뉴미디어 콘텐츠의 가능성과 광고시장의 이동을 현장에서 목격했고, 기존에 보유한 영업력을 십분 발휘할 분야로 MCN 비즈니스를 꼽는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에선 크리에이터 영입과 활동의 폭을 넓혀주는 매니지먼트가 운영될 것이며, 연예인의 크리에이터 활동을 위해 적극적을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기에, 이미 소속된 연예인들의 활동을 계약을 변경하면서까지 운영할 것이다.
따라서 종합 엔터테인먼트는 방송사처럼 움직일 것이다. IHQ와 샌드박스가 업무협력을 맺은 것도 좋은 사례다. 엔터 입장에서는 여전히 소속 연예인의 적극적인 노출을 통해 매출과 기회를 높여야 하는 역할이라 자체 콘텐츠 제작 조직을 구성해서 준비하거나, 기존 MCN 기업과 협업하는 모델을 그린다.
기존 MCN 기업 역시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방송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연예인, 셀럽과의 MCN 매니지먼트 계약을 따로 체결하거나, 콘텐츠 공동제작 등을 통한 새로운 수익배분 조건으로 상생 모델을 만든다.
따라서 종합 콘텐츠 비즈니스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인 시점에, 공급자적 관점으로 볼 때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기존 방송국 역시 그 틀을 깨고 과거 탤런트 공채처럼, 크리에이터 소속사 계약 활동을 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실제로 일부 방송국은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여전히(아직까지) 영향력이 유효한 방송국으로 발을 디딜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방송국은 그들에게 부재한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자체 채널의 콘텐츠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쟁적 웰메이드 콘텐츠 러시 속에서, 아직 MCN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적어도 울타리 내에 들어가거나 울타리를 만들 것을 권장한다. 크리에이터들은 함께 연합해 공동체 속에서 응집력을 키우고, 픽업되는 상생 모델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장수말벌을 죽이기 위해 꿀벌이 했던 전략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4. 판매 능력을 갖춰야 한다, 회사처럼 움직여라
스스로를 세일즈 할 수 있어야 한다.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수익을 만들어 내는 활동 외에도, 중고제품을 팔아보거나,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어도 다른 제품을 팔아보거나 하는 행동도 유효하다. 물론 막막하고 어려울 수 있기에, 말은 쉽지 막상 해보려면 어려울 것이다.
공급과잉의 시점에서는 셀렉팅되는 것도 중요할뿐더러 스스로 세일즈할 수 있는 사업적 감각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틱톡, 그립, 스푼 등 새로운 플랫폼의 활동반경을 넓혀보는 것도 자신의 채널 세일즈라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인식과 구독(참여)으로 이어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콘텐츠 폭을 넓혀 접점을 확보하는 수 싸움의 시점이 될 것이다. 강력한 경쟁 대상이 존재한다면, 우회적으로 찌르는 활동도 필요하다. 미쳐 움직이기 어려운 분야, 디테일한 주제 등 여전히 좋은 주제는 널려있다.
그렇기에 더욱 조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혹은 조직처럼 보이게 움직이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 기업이라 생각하고 움직이고 거래하는 것과 그냥 취미로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취미로 활동한다면 계속해도 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과 회사 소개서(혹은 매체 소개서)를 만드는 방법을 익히자. 적어도 자신의 채널을 소개할 수 있는 장표 하나쯤은 완성해두는 것이 좋다. 유튜브 외 소개형 채널을 만들어두자. 네이버 블로그도 괜찮고 카페도 괜찮다. 자신이 유튜브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소개와 자료를 다른 플랫폼에서 이야기를 전달해보자. 새로운 용기가 솟구칠 것이다.
5. 세대별 콘텐츠 제작의 감각을 익히자
결국 유튜브 역시 대중매체로 분류할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선 검색 점유율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검색되는 콘텐츠의 소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일단 빠지면 추천 알고리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지만 말이다. 콘텐츠 성장이 어느 순간 되면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다. 이미 그 세대에서 접점된 구독자층이 한계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 다른 세대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10대 못지않게 50–60대들의 콘텐츠 소비도 활발하다. 시니어 시장은 연간 120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5060 세대들은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 TV 시청 세대는 급속하게 고령층이 많은 상황이다 보니, 최근 TV 방송의 대부분은 고연령대를 공략하거나 막장스러운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유튜브는 여전히 그들에게 정보가 필요하다.
수요도 매우 높다. 세대별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필요한 주제가 무엇인지 연령별로 공략해본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나 40대 이후부터 5060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 매번 V로그나 언박싱만 한다면? 더 이상 새로운 구독자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콘텐츠의 타깃은 대게 크리에이터의 연령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야기는 결국 자신의 관심사를 시작으로 관심 영역의 확장이기 때문에, 비슷한 세대로 귀결된다. 이에 따라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타깃층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면 대중적 인소재로, 세대를 달리 공략한다면 해당 연령층에 필요한 전문적 분야를 소재로 개발한다면 좋다.
6.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콘텐츠 제작을 루틴으로 만들어라
연예인의 일부는 외모적 경쟁력 외에도 재능으로 무장된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스스로 크리에이터적인 면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리에이터와 연예인을 동일시 놓고 생각해보면 앞으로 TV라는 방송의 틀을 벗어나 더욱 활발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심지어 무명의 친구들도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더욱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따라서 매력과 재능으로 무장한 연예인의 출현은 뉴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더욱 검증된 이들을 대중매체가 놓칠 리 없다. 좋은 기회는 계속 선순환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고정적인 콘텐츠 제작을 일상의 루틴으로 만드는 것을 권장한다. 어느 순간 해야겠다고 다짐한 후 한두 번 만들고 마는 것이 아니라, 취미처럼 가볍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근육을 길러보는 것도 좋다.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접근하기보다 가볍게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자. 그리고 이를 우리 일상처럼 만들어라.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무료교육도 상당히 많이 널려있고, 좋은 제작지원사업도 꾸준히 론칭을 대기한다.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콘텐츠 시장도 현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무료교육이 줄줄이 대기한다. 제작지원사업 역시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전파진흥협회는 현재 크리에이터 150팀을 선발해 지원 프로그램을 오픈했다. 그리고 20팀에게는 7500만 원 상당의 상금을 수여한다.
개인의 매력이 절대적인 시장에서 우리는?
철저히 개인의 매력이 가장 큰 경쟁력을 차지하는 1인 미디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분석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콘텐츠는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작업이다. 기회비용이 큰 영역인 셈인데,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좋다.
연예인이 시장에 들어온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위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이 클수록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며,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누군가는 그 빛을 보지 않을까?
뉴미디어 시대에 셀럽과 조직은 새로운 파도를 타기 위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쟁은 어디서나 존재하며, 어디서나 치열하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보는 세계를 넘어 다른 세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럴 때 새로운 기회가 만날 수 있다.
서태지가 말했다. 보이는 길 밖에도 세상은 존재한다. 기회의 파도를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