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례대표 훑어보기
안철수가 맨든 신당이다. 그래서 이름도 안철수신당(…)으로 하려다가 선관위의 태클을 받고 결국 국민의당으로 돌아왔다. 2016년 원조 국민의당과 달리 2020 버전 국민의당은 지역구는 포기하고 비례대표에 올인하는 중. 안철수 신당이지만 안철수는 명단에 없고, 대신 선거운동차(?) 마라톤 중이다(…)
1번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했던 현직 간호사를 올리는 등 나름 파격적인 인선을 했지만, 2번과 3번은 안철수의 최측근 현직 의원인데다, 4번은 우익 청년 스피커를 기용하는 등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이 많다.
1. 최연숙
- 키워드: 코로나19, 간호사, 안철수 봉사활동
국민의당이 ‘코로나19 극복 전사’를 칭하며 내세운 상징적인 비례 1번 후보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대구 동산병원의 간호부원장으로 있었다. 사실 동산병원은 안철수가 봉사활동을 갔던(…) 그 병원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한국의 의료체계가 의료진의 희생을 강요한다며 의료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본인의 전공을 살려 간호인력 확충을 중시. 감염병 상시대응체계 및 의료인력 관리 시스템 마련을 1호 법안으로 제시한다.
한편 국민의당은 ‘코로나19 극복 전사’로 또 한 사람을 내세웠는데, 그게 비례 10번 사공정규 후보다. 근데 정작 사공정규는 정신과 의사인데다(…) 2012년부터 안철수와 연을 맺었던 원래 친안 인사라 ‘코로나19 전문가’로 불러야 할지 좀 애매… 그냥 선거전략으로 봐야 할 듯.
2. 이태규
- 키워드: 친안, 현직 의원, 전략통
비례대표 2번과 3번은 현직 의원들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 다 안철수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2번은 안철수계의 좌장 격인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다.
1990년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했던 원숙한 정치인이다. 꼬마민주당, 한나라당을 거쳐 새누리당에서 전략통으로 활동하다가,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자 안철수 측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후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 통합하며 만들어진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했다가, 안철수가 다시 탈당하며 따라서 탈당, 국민의당(2016년 판)으로 합류했다. 이후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등을 맡으며 안철수계를 이끌다가, 안철수가 국민의당(2020년 판)을 창당하며 그쪽으로 다시 합류했다. 국민의당 시절에도 전략통으로 유명.
이렇게 보면 당적 역사가 굉장히 화려한 것 같은데, 새누리당 탈당 이후로는 나름 안철수바라기였다(…)
3. 권은희
- 키워드: 친안, 현직 의원
그나마 당선권에 속하는 3번 역시 안철수의 최측근 현직 의원에게 돌아갔다.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은희.
경찰 출신이다. 2013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국정원 여론조작 수사 은폐 지시를 폭로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2014년 재보궐에서 광주광역시 광산시 을 지역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사실 이 과정이 그리 매끄럽지는 않았다. 당시 폭로도 디테일에서 약간 논란이 있기도 했고, 그보다는 당내 교통정리가 안 돼서 더 문제. 그가 광산을에 출마하며 이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기동민은 동작을로 밀려났고, 동작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금태섭은 지역구를 잃어버렸다(…)
작년 패스트트랙 정국 때는 사개위 위원이었는데, 당 지도부와 다른 주장을 하며 사보임되었다. 이후 민주당 측 안과 다른 별개의 공수처 법안을 냈던 바 있다. 당시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
4. 김근태
- 키워드: 조국 반대 운동, 우익
4번은 청년 정치인(?)인 김근태 전대협 서울대지부장이 올랐다. 이 전대협은 한총련의 전신으로 92년 해산된 학생운동단체 전대협과는 다른 단체이므로 헷갈리지 말 것. 그 전대협을 조롱(?)하는 뜻에서 같은 이름을 붙였다는 썰이 있다.
조국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인물 중 하나로, 이 점을 내세워 비례 4번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외에는 전형적인 청년 우익 단체로 분류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즈음해서는 정부가 ‘중국 코로나’라는 이름을 ‘대구 코로나’로 바꾸었다고 주장한다거나, 시진핑이 문재인의 목줄을 끌고 다니는 퍼포먼스를 벌인다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에너지의 근간을 중국에 팔아넘기려 한다고 주장한다거나(…) 하며 정치색을 드러냈다.
그 외 여성 정책에 있어서는 무고죄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5. 최단비
- 키워드: 법조, TV 출연
원광대 로스쿨 교수. 2010년 무한도전 죄와 길 특집으로 유명해졌으며, 그 후로도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법률방송 ‘주홍글씨 시즌 2’ 진행을 맡았고 KBS ‘1대 100’ 등에도 출연했다.
2012년 새누리당 클린공천지원단 법률자문으로 정계와 인연을 맺었고, 지난 지방선거에선 안철수 캠프의 부대변인을 맡았다. 그리고 2020년 국민의당에 입당, 비례로 출마했다.
민생당 비례대표 훑어보기
바른미래당 분당 사태로 탄생한 정당이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에서 안철수계, 유승민계 등이 빠지고 당권파 및 호남 기반의 정치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호남이란 확실한 지역 기반이 있긴 하지만, 호남의 표심은 대부분 여당이자 민주당의 적통 후계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린데다, 준연동형 비례제까지 무력화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맞고 있다.
다른 주요 정당에 비해 비례 명단 자체는 조금 심심한 편. 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정치인, 당내정치인들을 배치했다. 원래 손학규 전 대표가 갖고 있었던 2번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청년정치인 이내훈 정도가 특이한 편.
1. 정혜선
- 키워드: 코로나19, 예방의학, 감정노동자
민생당도 비례 1번 키워드를 코로나19로 잡고, 민생당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정혜선을 1번에 올렸다. 예방의학 전문가로 가톨릭대 보건대학원에 있으며, 직업건강협회와 대한건설보건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간호사 출신으로, 산업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산업간호사로 일했다. 이후로도 자신의 전공을 살려 콜센터 상담사 등 감정노동자의 권익 향상에 노력해왔던 인물이다. 비례대표 후보로서도 감정노동자 처우 개선과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2. 이내훈
- 키워드: 당내 정치인, 청년, 만화가
바른미래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의, 30대 젊은 정치인이다. 원래 기호 2번 자리에는 손학규가 들어있었는데(…), 당 안팎의 비판에 부딪치며 14번으로 물러나면서 대신 청년 정치인을 파격적으로 배치했다.
프리랜서 만화가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1인 출판사를 통해 ‘봉황무’를 출판했다.
2012년 안철수의 진심캠프에 합류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안철수 탈당 이후에도 오히려 민생당에 남았는데,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손학규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모습이 민주주의적 원칙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3. 김정화
- 키워드: 구 안철수계, 당대표, 손학규를 주저앉힘(?)
민생당 현 대표 김정화가 비례 3번을 받았다.
2012년 민주통합당에서 여성 전문가로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4년 안철수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이후로는 안철수계로 활동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국민의당 산하 국민정책연구원 객원연구원, 바른미래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그런데 정작 바른미래당 분당 때는 안철수를 따라 국민의당에 가는 대신 민생당으로 합류하는 의외의 행보를 보였다. 그는 이 결정에 대해, 많은 고민 끝에 ‘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회를 남겼다.
이후 손학규 전 대표의 추천으로 당대표를 맡게 되었는데, 정작 손학규를 비례대표 2번으로 하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해 재심을 요구하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합비례정당 참여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박지원, 박주현 등 유력한 정치인들의 반대에도 결국 불참을 관철해냈다.
4. 김종구
- 키워드: 30년 차 정치인
짬밥이 보통이 아닌 정치인이다. 1991년 영등포구 구의회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걸 시작으로 의회 생활을 시작했다. 95년과 98년에는 민주당과 새정치민주회의 후보로 서울시의회 선거에 출마, 당선되었다.
하지만 총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 후보로,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현재 사단법인 아시아사랑나눔총재, 주식회사 천연에너지 상임이사로 있다.
5. 장정숙
- 키워드: 독특한 당적(…?!), 원내대표
20대 국회의원. 당시 안철수의 국민의당(2016년 버전)에서 비례대표 11번을 받았고 당선되었다. 현 아침을 여는 여성 평화모임 공동대표.
2010년에는 서울시의회 시의원으로 당선. 정명훈 감독의 비리 의혹을 밝혀낸 바 있으며, 이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다. 이후 국민의당이 분당되면서, 당적은 바른미래당에 둔 채 민주평화당 대변인을 맡게 된다.
이후 여전히 바른미래당에 당적을 둔 채 대안신당 원내대표까지 맡게 되고(…), 이 기묘한 당적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통합해 민생당이 출범하면서 마무리되었다. 현 민생당 원내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