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거대양당과 다른 의제 만들어갈 것
리: 어쩌다 열린민주당에 넘어가게 됐습니까?
김성회: 열린민주당 1,000명의 당원이 비례대표를 추천했습니다. 거기에서 제가 상위권이었다며, 당에서 영입 제안이 들어왔어요. 제 이름 걸고 정치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리: 정치는 왜 하고 싶습니까?
김성회: 권력을 좋은 일에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로비가 통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방법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비정규직이 그 지위를 유지한 채로 잘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겠죠.
리: 더불어민주당에서 하면 되지 않습니까?
김성회: 더불어민주당에는 긴 시간 공고화된 네트워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거 국면에서 새로운의제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민주당뿐 아니라 미래통합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양당 외에, 새로운 변화를 이야기할 정당이 필요하지요. 그런 면에서 열린민주당이 적격이라 생각합니다.
리: 열린우리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어떤 관계인가요?
김성회: 기본적인 지향점은 같습니다만, 열린민주당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0년간 공고화된 네트워크 안에서는 꺼낼 수 없는 이야기가 많으니까요. 그중에는 기존 민주당 지지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
리: 그럼, 민주당 지지자가 열린민주당에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김성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선명한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여당이기에 눈치 볼 곳이 너무 많아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 또 하나는 전문성입니다. 비례대표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힘을 빌리자는 취지가 있습니다. 열린민주당은 김진애, 주진형, 최강욱 등 전문성은 물론 정치인의 덕목인 대중성까지 동시에 가진 분이 많습니다.
리: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큰 차이는?
김성회: 집권여당은 전국민적 지지를 끌어내야 하기에 굉장히 넓은 포지션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해당사자를 대변해야 하니 특정 영역에서는 선명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지요. 예로 열린민주당은 이번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원예산을 가정에 직접 지급하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런 개혁을 원했지만, 집권 여당은 특정 이익집단과 크게 맞붙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번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건드릴 때도 어마어마한 저항에 부딪혔죠. 열린민주당은 이런 부분에서 더 선명한 역할을 하려 합니다.
리: 공약을 보면 진보적인 공약과 신자유주의적 공약이 뒤섞인 것 같습니다.
김성회: 이념과 가치를 앞세우기보다는, 실용적으로 대한민국을 진일보하자는 생각에 모든 후보가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비례대표로 나온 후보 각각이 전문성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넣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공약이 존재하게 되었지요.
당원, 국민들과 모바일로 직접 소통… 당원들의 뜻으로 발전하는 정당 만들고 싶어
리: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졌잖아요. 떨어졌을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김성회: 인터뷰 과정에서 제가 당원과 국민과의 소통에 관해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이 소통은 보좌관이 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어렵지 않겠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 국회의원들 원래 다 소통, 소통 하잖아요.
김성회: 현행 선거법하에서 국회의원은 대국민 접촉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에 가져오는 예산은 대면하는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건 직능단체, 축구 동호회, 이런 곳뿐입니다.
리: 뭐, 법이 빡세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김성회: 저는 진짜 유권자는 다 모바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네티즌’이라는 말이 사라졌어요. 게시판 쓰는 네티즌 따로, 일반 국민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모든 국민이 모바일로 자기 의견을 표현하지요. 댓글 읽고 끝이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직접 주민들에게 지역 현황을 물어보고 답하는 식의 제대로 된 소통이 있어야 합니다.
리: 뭐, 다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막상 하려면 공수가 많이 들 것 같은데요.
김성회: 제가 손혜원 의원실에 있으면서 ‘씽크와이’라는 온라인 정치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1만 2,000명의 패널을 모았는데, 이들과 성공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았어요. 지역구에서도 이런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열린민주당은 2만 5,000명 당원들에게 본인들이 원하는 공약과 사회개혁 분야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총 4천 건 이상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당원 제안 공약도 시리즈로 발표할 계획이고요.
정봉주 전 의원이 페북에 “열린민주당은 개인 정당이 아니고, 당의 진로는 총당원 투표로 정하면 되지 않겠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비록 정봉주 의원 본인의 개인 생각이지만, 저 역시 열린민주당은 이런 식으로, 당원들의 뜻으로 발전하는 정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리: 씽크와이 연구소는 어쩌다 만들게 됐습니까.
김성회: 제가 일개 보좌관 출신인데도 1만 2,000명이 자발적으로 패널로 등록했습니다.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열망, 참여의 욕구가 많았다는 방증 아니겠습니까? 그간 각종 사회 현안을 8–9차례 물었는데, 매번 4,000건 내외의 답변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의미가 있었어요. 간단한 예로 민주연구원에서 모병제 이야기를 꺼냈다가 접은 적이 있는데, 이에 관한 질문을 패널들에게 해봤습니다.
패널로 참여한 분들이 대부분 민주당 지지그룹이다 보니, 모병제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런데 주관식으로 왜 모병제로 가야 하는지 물으니, 45%가 군 현대화를 이야기하더라고요. 설계한 사람은 인구절벽을 생각했지만, 사실 당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던 거죠. 이런 것이 당 정책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열린민주당은 이런 실험을 더욱 고도화할 거고요.
민주당으로 정치입문,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에 희열을 느꼈다
리: 정치는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김성회: 제가 91학번인데요, 대학 시절 학생회 활동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부총학생회장까지 하고 열심히 운동했죠. 하지만 졸업할 즈음, 선거 외에는 정치권력을 바꿀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현실 정당 중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열려있는 공간이라 생각했죠. 주변 운동권 친구들은 주로 진보정당으로 갔는데, 저는 졸업 후 새천년민주당 지역 선거 준비팀으로 들어갔습니다. 민주당에서 민주당의 방식으로 집권하는 게 사회를 바꾸는 길이라 생각했지요.
리: 민주당에 들어가서는 무얼 했죠?
김성회: 2001년 동대문 을에 출마한 허인회 위원장님 선거를 도왔습니다. 그때 민주당이 11표 차이로 졌는데, 제가 부정선거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위장전입 등 문제가 있는 유권자를 11명 이상 잡아냈죠. 보기 드물게 선거무효 소송을 이겼습니다. 당시 김현구 당선자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그 자리에 홍준표 후보가 와서 당선됐습니다. 당시 홍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99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이 선거로 부활했습니다. 제가 홍준표 의원의 정치적 재기를 만들어줬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저의 정치적 부채이기도 하고요.
리: …
김성회: 그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총선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펼쳐지는지 좀 놀랐습니다. 그래서 미국식 선진 정치, 여론조사와 선거 기획 등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킹메이커가 되겠단 꿈이 있었죠. 그런데 정치학 석사 과정 중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모든 걸 접고 생존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결국 미국에서 장사를 시작했죠.
리: 장사는 잘 됐습니까?
김성회: 네. 다행히도 잘 됐습니다. 하지만 녹록지는 않았지요. 한국에서는 나름 명문대 졸업한 남자 이성애자, 메이저였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영어도 잘 못 하는 아시아 이민 노동자가 된 거죠. 그러다 보니 또 정치를 향한 목마름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노사모 간사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에는 연방하원이 일본정부의 위안부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외에 최초로 소녀상 세우는 일도 했고요.
리: 그런데 왜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김성회: 2009년 재외국민 선거법이 통과되면서 재외국민에게도 투표권이 생겼습니다. 민주당의 파트타임 해외 공직자를 겸직하며 재외국민 선거를 진행했죠. 당시 LA에만 한인이 70만 명 있었는데, 1만 명이 등록하고 8,000명이 투표했어요. 하지만 결국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패배했습니다. 너무 화가 났죠. 나름 1만 명 등록시키려 쏟은 열정과 노력이 무너지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다니… 다 필요 없고, 2017 대선만큼은 민주당이 이기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2013년 짐 싸서 가족들과 귀국했지요.
리: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니 어땠습니까?
김성회: 밖에서 보는 것보다 굉장히 잘 돌아간다는 게 첫인상이었습니다. 여러 한계가 있지만, 다들 꾸역꾸역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청래 의원실 시절, 모 노조로부터 지자체가 비정규직 최저임금법을 위반한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3개월 동안 노무사들과 함께 전국 모든 지자체의 임금 테이블을 모았죠. 그 결과 절반 가까운 지자체가 최저임금을 위반한다는 걸 밝혀냈어요. 경향신문에서 국정감사 첫날 1면 보도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 못 미쳤던 월급을 환급받았죠. 수만 명이 혜택을 봤어요. 짜릿했습니다.
리: 손혜원 의원실은 어땠나요?
김성회: 문화 관련 프로젝트가 많았습니다. 도시재생 등 여러 주제를 다뤘지만, 중앙에서 그리 흥미 있어 하는 주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아 섭섭한 건 있지만…
그리고 여야 할 것 없이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의원실과 협업해서 여러 일을 했습니다. 정말 시장들이 문턱 닳도록 의원실을 방문하며, 현안과 관련해 많은 일을 하더라고요. 보도가 되든 안 되든 의원들이 다들 자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같이 유튜브도 진행 중. 그런데 예언을 넘어 수십 개가 생겼다.
열린민주당, 젊은 정치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정당
리: 공들인 정당을 떠날 때 기분은 어땠어요?
김성회: 2주 동안 밤잠 설치면서 고민했습니다. 다른 변명할 생각은 전혀 없고요, 제 이름 걸고 정치하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민주당은 40대가 인정받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제가 젊은 정치인으로 활동할 곳은 열린민주당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리: 김의겸 논란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회: 저는 별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김의겸 후보 역시, 저와 마찬가지로 당원이 소환해서 입당 후 출마한 분입니다. 당원들이 김의겸 후보가 정당에 필요한 정치인이라 판단했다면, 본인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하면 된다고 봅니다.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정부여당에서 내기 힘든 법안입니다. 언론사와의 관계가 있으니까요. 김의겸 후보는 언론 분야를 잘 알고 직접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용감하게 치고 나간 것이며, 앞으로 언론개혁을 잘해나가리라 기대합니다.
리: 뭔가 행동대장 정당 느낌이 있습니다?
김성회: 자기주장을 여과 없이 하는 정당을 향한 국민적 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현실적으로 할 수 없는 갑갑한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죠. 건강보험료를 소득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정책도 정말 센 겁니다. 지금은 대기업 고액연봉자도 부양가족 면제를 받습니다. 건강보험료 기준을 일원화하면 이분들의 보험료는 늘고, 반대로 집 한 채, 차 한 대만 있고, 벌이 없는 노인분들은 보험료가 내려갑니다.
친조국 정당 아니야… 여당이 현실적으로 내기 힘든 개혁 법안 추진할 것
리: 음… 전국민적 찬반이 클 것 같은데 왜 필요한 정책이지요?
김성회: 건강보험공단에 1년간 들어오는 민원이 1,200만 건입니다. 그중 1,000만 건이 재산 관련 분쟁이지요. 내 차가 1,500cc냐 2,000cc냐를 따집니다. 소득 기준으로 일원화하면, 행정 편의성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국민들 눈에는 국민소환제가 더 큰 정책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린이집 예산 지원 문제, 건강보험료 소득 기준 일원화 문제가 더 국민들에게 중요한 정책입니다.
리: 그러고 보니 3선 제한법과 국민소환제를 공약으로 걸던데요.
김성회: 네. 비례후보자간 토론을 통해 3선 제한법을 공약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방자치단체장은 3선 연임 제한이 있습니다. 어떻게 제한할지는 굉장히 많은 방법이 있기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공직자에 관해 견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국민소환제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공약으로 넣었습니다.
리: 국민소환제에 관해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김성회: 열린민주당 당원들이 굉장히 많이들 공약으로 넣길 원했습니다. 입법부라는 권력도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견제를 받아야지요. 독재 시대에 국회의원을 보호하는 위주로 만들어진 법을 아직까지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리: 그 밖에는 어떤 공약이 있나요?
김성회: 교사들이 교육공간을 벗어났을 경우 정치적 자유를 주는 정치 기본권 보장도 있습니다. 현직 교사 생활만 25년 한 강민정 후보가 낸 공약이죠. 이것도 사실 당연한 건데, 그동안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열린민주당은 친조국 정당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현실적 한계로 주장하기 힘든 다양한 개혁을 저희 열린우리당이 이뤄내고자 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실제로 많은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리: 하긴, 더불어민주당이 화이트칼라 대기업 노조 위주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김성회: 고소득 화이트칼라를 배척하자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전국민적으로 볼 때 올바른 정책을 펼치자는, 눈치 보며 정당정치 하지 않는 그런 정당이 되려는 거죠. 조국이나 검찰 관련 법은 몇 개 되지도 않고, 우리의 중점 해결과제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리: 상대적으로 청년이나 여성 쪽 공약이 약해 보입니다만…
김성회: 열린민주당은 당원들이 소환한 후보가, 자기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면 공약으로 넣지 않았습니다. 허울 좋은 백화점식 공약 대신, 우리가 진짜 책임질 수 있는 공약으로 입증하겠다는 겁니다. 포괄적 주제에는 어차피 모든 정당 간에 논의가 있을 테고, 그때 당론을 결정하면 됩니다.
리: 거시적 이야기보다 실용에 집중하겠다는 거군요.
김성회: 네. 국민연금에서 출산 크레딧을 인상하겠다는 공약도 있습니다. 아이 하나를 낳을 때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3년을 인정해주겠다는 거지요. 지금은 첫째 12개월, 둘째 18개월, 셋 이상부터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 제도를 손봐 아이를 셋 낳으면 9년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해 실질적 도움을 주자는 거죠. 국민연금이 존재하려면, 결국 출산율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출산에 실질적인 혜택을 줘야 합니다.
비례후보, 어떤 정치적 판단이나 끼워넣기도 없이 순수한 득표로 결정
리: 비례 후보에 관한 얘기를 해 보죠. 순번은 추천순으로 정해졌나요?
김성회: 1,000명의 당원으로부터 먼저 후보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분들 중 수락한 분들을 후보군으로 해서 전당원과 경선참여단, 총 6만 명이 투표한 결과입니다. 어떤 정치적 판단이나 사람 끼워넣기 없이, 오직 득표순으로 비례 번호를 정했습니다.
리: 이 사람까지는 꼭 됐으면 좋겠다는 분 있습니까. 나까지는 꼭 됐으면 좋겠다면 좋겠다거나(…)
김성회: 뭐, 제가 되고 싶은 거야 당연하고요. 정당투표율 기준으로 20% 정도가 나와야 제가 될 수 있는데, 현재 여론조사로는 약간 모자란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열심히 선거 운동 중입니다. 다행히 열린민주당의 선명한 주장과 실용적 노선을 알아주셔서인지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오는 상태입니다. 짧지만 남은 기간 더 노력해야지요.
리: 여성 후보 중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가 많은데, 간단히 설명 가능할지요.
김성회: 한지양 후보는 고졸 노무사 출신입니다. 우리나라 노동 관련 정책이 대기업 노조 위주인데,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중점적으로 보려 합니다. 이지윤 후보는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출신인데, 서울시 공기업 중 첫 여성 CEO입니다. 공기업 개혁에 앞장설 수 있겠지요. 허숙정 후보는 드물게 군 출신 여성입니다. 이런 독특한 경력에 기대를 겁니다.
리: 열린민주당의 대표 정치인 하면 손혜원과 정봉주인데, 두 분은 왜 안 나왔습니까?
김성회: 처음부터 열린민주당이 잘 되게 하는데 헌신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덕택에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로 받아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죠. 두 분이 처음에 당을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점점 비례 후보들에게 비중이 넘어가는 중입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 시끄럽다는 게 싫다는 건 정당정치에 맞지 않아
리: 솔직히 다들 말이 많아서 사고 칠 것 같습니다만(…)
김성회: 저는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 각자가 할 말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요. 오히려 말하고 토론하고 협상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에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자꾸 막말 틀로 정치인을 가둬서 정치인이 말을 못 하게 되니, 말로 싸울 생각은 않고 사법부 고발로 정치 현안을 해결합니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풍조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열린민주당 사람들은 말이 많아서 싫다,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말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게 기본입니다. 입법부에 법안 몇 개 냈느냐로 정치적 역량을 평가하는 건, 사실 시민사회단체가 계량화하기 좋은 지수일 뿐입니다. 정치는 유권자를 대표하는 정치인 간의 대화와 타협입니다. 시끄럽다는 게 싫다는 건 정당정치와 맞지 않는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하필 이 두 분이 좀 센 분들이 아니라….
김성회: 그때의 언론 지형과 지금 언론의 힘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개인의 발언권이 훨씬 커졌지요. 일부 중앙지와 방송이 정치 아젠다를 끌고 가는 힘은 많이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민이 듣기에 불쾌하고, 국민이 막말이라 생각해야 정치인이 퇴출당하는 세상이죠. 언론이나 정치평론가가 불쾌하다 평가했다 해서 퇴출당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봅니다.
리: 다음 지방선거에 열린민주당은 무엇을 할까요?
김성회: 이를 지금 논하는 건 시기상조입니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후 당선자와 당원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정치개혁인지, 문재인 정부의 집권 하반기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입니다. 유례 없는 정치 실험이지요.
리: 뭔가 망한 개혁당 삘도 나는데요(…)
김성회: 2000년대 초반의 직접민주주의와 지금은 좀 다르다고 봅니다. 단순히 찬반 투표 묻는 정도가 아니라, 각 현안을 토론하고 승복하는 과정이 포함될 겁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2만 5,000명의 당원이 4,000건이나 되는 다양한 공약에 직접 의견을 내며 응답해주었습니다. 찬반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주관식으로 들어서 정리해 나가며, 당원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제 씽크와이 연구소로 그 베타 테스트를 해봤다고 생각하고요.
리: 더불어민주당이 선 긋던데, 총선 후 잘 지낼 수 있을까요?
김성회: 물론이지요. 서로 기분 문제는 있겠지만, 정치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책적으로 같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선거 끝나고 어떤 형태로 조정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리: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은 정치실험을 하는 정당입니다. 어떤 면에선 우리의 주장이 거칠게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기존 정당이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하지요. 그런 정치실험이 국민들의 선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총선의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정치가 달라지는데 열린민주당이 좋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원들의 정치참여로 더 좋아지는,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