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omberg의 「Bill Gates Is Really Worried About the Coronavirus. Here’s Why.」를 번역한 글입니다.
코로나19는 얼마나 안 좋게 발전할까? 이 질문에 답할 수는 없지만, 논쟁은 “증가론자(growthers)”와 “기저율론자(base-raters)” 이 두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는 모습이다.
증가론자란 기하급수적 증가론을 주장하는 이들로,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 추세가 기하급수적 패턴을 따른다. 일부 과학자는 7일마다 확진자 숫자가 2배로 늘어난다고 추정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사람들이 처음에는 현실에 안주하다가, 몇 달 후가 되면 공중 보건 위기가 닥친다.
물론 기하급수적 증가 과정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정 시점이 되면, 이미 코로나19에 노출된 많은 사람이 면역력이 생기고, 그에 따라 확산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게다가 사회는 대규모 모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적응할 것이고(이미 많은 회의가 취소되었다), 다른 예방책들을 취할 것이다.
그럼에도 증가론자들은 미국 보건 의료 시스템의 능력을 압도할 정도로 확진자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록 미국의 빠른 대응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보다 훨씬 더 가난하고 공중 보건 시스템의 질이 낮은 여러 국가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증가론적 접근 방식은 수학과 금융을 전공한 이들 및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수익률은 복리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개념(작은 수익이 시간이 흐를수록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개념)에 초점을 맞춘 금융 분야에서는 더 두드러진다. 따라서 금융 전문가들은 증가론자들의 관점을 잘 이해한다.
기술 분야의 주요 기업들은 무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빠르게 성장해 왔다. 종종 네트워크 효과나 자사 제품의 전염 효과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자들은 컴퓨팅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수록, 그 비용은 급격히 감소한 ‘무어의 법칙’에 익숙하다. 최근 빌 게이츠가 코로나19가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세기적 사건일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증가론자들은 숫자로 많은 일을 하고, 직면한 문제를 모델링 하는 데 익숙한 분석적인 사람들인 경향이 있다. 반면 정부의 사고방식은 기저율론에 훨씬 더 가깝다.
특정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저율론자들은 과거에 이런 일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즉 기저율을 추정한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대규모 유행병은 드물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스와 에볼라 발병은 점차 크게 줄어들었고, 에이즈 바이러스는 아주 다른 성격이었으며, 1957년과 1968년의 독감은 이제 먼 기억으로 남아 있다.
기저율론자들도 코로나19의 확진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그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아주 나쁜 시나리오들로 돌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모델링 하기란 불가능하며, 매개변수들이 아주 오랜 기간 안정한 상태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분석과 수학적 논증을 내밀기보다, 자신의 경험에서 본 것으로 설득한다. 실용주의적이고 순간에 뿌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정치학자 필립 테틀록은 ‘슈퍼 예측가(superforecaster)’에 관한 연구에서, 기저율적 사고방식이 소위 전문가들의 지혜보다 더 믿을 만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시간에서 대부분의 세상은 그리 빨리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문제에 관해 널리 공통된 역사적 확률을 고려하고, 너무 복잡한 구조화를 지양한다는 점에서 우위에 있다.
그렇지만 기저율적 사고방식이 명백히 잘못되었던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기저율적 사고방식으로는 아주 이례적이었던 2008년 금융 위기 같은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일 2014년에 적용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건 의료 분야에서 역학자들은 기하급수적인 증가율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소위 “정규” 통계 분포라는 입장에서 생각한다. 만일 전형적인 독감 증상을 보이는 누군가가 병원을 찾아온다면, 대개 정확히 독감에 걸린 것이 맞다. 그 결과 미국 내 병원과 공공 보건 기관에는 긴급 재난 대비 시설(surge capacity)이 그다지 많지 않다.
코로나19에 관한 이 두 가지 관점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하급수적 증가론이 더 힘을 받으면, 우려 또한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