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이 오면, 아기 예수의 탄신을 축복하며 세상의 모든 교회가 노래합니… 는 개뿔. 펜션은 한 달 전에 잡지 않으면 잡을 수도 없고, 온 도시가 술과 향락에 빠져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반복하니, 만국의 솔로레타리아트는 단결하라.
수많은 영화가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만들어지지만, <러브 액츄얼리>니 <로맨틱 홀리데이>니 하나같이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들. 크리스마스가 언제부터 그런 축복의 날이었단 말이냐. 주지와 육림에 빠져 허우적대며 거시기를 갈구하다 급기야는 솔로대첩이니 뭐니 하는 행사까지 열리기에 이르렀으니. <러브 액츄얼리> 같은 판타지물을 대신해 이 지옥도를 제대로 그려낸 진짜 크리마스 영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당신에게 어울리는 진짜 크리스마스 영화는, 제목부터 남다른 <산타 슬레이>. 영화는 어느 평범한(…) 가정의 크리스마스 파티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영화는 초장부터 B급다운 정신나간 시퀀스로 시작된다(…). 이유없이 벌어지는 산타의 일가족 살육극(…)을 감상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
찐따 1호의 할아버지는 온갖 이상한 물건에 지하 벙커까지 마련한 괴짜. 찐따 1호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의 괴짜짓 때문에 자신이 찐따인 것 같다며 울분을 토하기 시작한다. 이에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하에 벙커를 만들어 둔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충격적인 진실. 산타는 사실 사탄의 자식이었다는 것.
산타는 자신의 생일마다 지상에 올라와 처참한 살육극을 벌였는데, 이것을 보다 못한 신이 산타를 막기 위해 천사를 내려보낸다. 노인으로 위장한 천사는 산타에게 찾아가 내기를 제안하는데, 내기의 내용인즉 산타가 이기면 세상이 산타의 손아귀에서 영원히 시달리는 것이고, 천사가 이긴다면 산타는 생일마다 살육극 대신 선행을 해야 한다는 것.
여기서 여차저차 천사가 이기면서 산타는 마음에도 없는 선행을 천 년동안이나 계속해야 했다는, 뭐 그런 얘기(…)
산타의 살육극이 계속되는 동안, 찐따 1호는 출근했다가 사장이 초에 찔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깜짝 놀라 초를 빼려던 찐따 1호에게, 갑자기 눈을 뜬 사장은 이 살육극의 범인이 산타임을 알려주게 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한 찐따 1호는 산타에게 추격당하는 신세가 되는데(…)
이야기는 사실 할아버지가 산타를 봉인했던 천사였다는 놀라운 반전(…)과 함께 클라이막스로 치달아간다. 천사 할아버지의 도움을 얻어 위기에서 벗어난 찐따 1호와 퀸카 1호. 드디어 산타와의 최종 결전에 임하는데…
뭔가 교훈을 찾아내고 싶지만 그런 거 없다. 명작선이라고 하지만 이런 영화를 더 찾아 보는 건 무리일 것 같아 이만 줄인다.
여담으로, 퀸카 1호로 출연한 배우 ‘에밀리 드 라빈’은 뭔가 얼굴이 익숙하다 싶더니 김윤진과 함께 미국 드라마 <로스트>의 주연급 인물로 활약한 배우. 찐따 1호는 CSI 라스베가스 등에서 조연급으로 출연하다 최근 나름 대작인 ‘퍼시 잭슨과 괴물들의 바다’에 캐스팅된 것 같다. 이런 영화 찍느라 고생했으니 앞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