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서가 넘친다. 그러다 보니 “경영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도 많다. 이를테면 이렇다.
규칙은 되도록이면 적은 편이 좋다.
구성원에게 재량권이 있는 팀이 좋은 팀이다.
팀 내 책임 범위는 명확한 편이 좋다.
이들 이야기가 반드시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꼭 맞는 말이라 할 수도 없다. 조직은 다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로 군대에서 규칙이 적거나, 각 구성원에게 재량권이 많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일본의 조직 개선 서비스 ‘모티베이션 클라우드’를 이끄는 아사노 고지는 실제 자신의 조직이론을 회사에 적용해 매출 10배, 퇴사율 90%를 이끌어냈다. 그의 ‘상황별 조직 이론’을 담은 『더 팀』에서 조직에 관한 7가지 오해를 풀어보았다.
오해 1. 독재는 나쁘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톱다운으로 신속하게 의사 결정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체스에서 5초를 고민하든 30분을 고민하든 86%의 수가 동일하다는 ‘패스트 체스’ 이론을 신봉한다. 지금은 비즈니스에서 속도가 요구되는 시대다. 중요한 것은 ‘합의 하 결정’이 아닌 ‘올바른 결정’이다.
사실 ‘의사 결정법’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선택한 방안을 착실히 실행하는 것이다. 결정 당시에는 50:50으로 보이던 것을 60, 70으로 쌓아 올려가는 게 더욱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올바른 독재’라면 ‘강한 리더십’을 실어줄 수 있다. 결정 전 논의는 하되, 결정 후에는 실행에 충실하는 것이다.
오해 2. 의미 중심 조직이 좋다
최근 OKR이 떠오르며, 조직은 행동 지침에 따르는 것이 아닌 ‘미션’에 따르는 게 옳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모든 조직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예로 단순 업무가 반복되는 현장에서는 명확한 행동 준칙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 정해진 행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불량은 물론이고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또한 이는 구성원의 능력에 따라 생각해 볼 여지도 있다. 구성원들이 창의성이 뛰어나다면 의미 중심 조직이 작동하기 쉽다. 문제에 관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높은 창의성을 가진 건 아니기에, 오히려 조직을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
오해 3. 팀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정답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이자 핵심이다. 팀 구성은 ‘환경 변화’와 ‘협력 수준’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2명이 동시에 움직이기에 환경 변화와 협력이 중요한 ‘축구’와 환경이 일정하고 협력 수준도 적은 ‘이어달리기’ 팀을 같은 식으로 운영하면 안 된다.
최근 들어 중요시되는 다양성도 마찬가지다. 협력이 많이 필요한, 서로 간에 창의성을 독려해야 하는 광고업계라면 다양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식당을 생각해 보자. 이런 경우에는 동일한 서빙과 접객 능력이 훨씬 더 중요시될 것이다.
오해 4. 소통은 많이, 책임 소재는 명확하게
점점 소통의 중요성이 떠오른다. 분명 일뿐 아니라 일상적인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소통이 무조건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너무 세세하게 들어가면 오히려 효율성을 낮출 수도 있다. 반대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규칙을 정해놓으면 효과와 효율이 떨어지기에 자율성에 맡기는 게 나을 때도 있다.
책임의 범위도 마찬가지다. 명확한 책임 범위가 때로는 독이 된다. 구성원의 협력 정도가 크면, 애초에 개인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환경 변화가 큰 사업, 예로 IT 비즈니스의 경우에는 개개인의 책임 범위가 자주 변경된다. 이럴 때는 책임을 너무 명확하게 부여하면 행동이 느려지기 쉽다.
오해 5. 한 팀이 똘똘 뭉쳐 오래 일해야 한다
사실 조직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만큼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루틴이 제한적인 경우는 들어온 사람이 나가지 않는 게 좋다. 그만큼 업무 전문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비즈니스는 그렇지 않다. 바뀌는 환경과 전략에 따라, 적합한 사람이 오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람이 비즈니스 전면에 나선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일본의 AKB48은 기존 아이돌 비즈니스의 문제에서 시작된 그룹이다. 기존 아이돌 비즈니스는 멤버 한 사람의 이탈이 매우 치명적이었다. 이에 AKB48은 주기적으로 멤버가 입학하고 졸업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이에 따라 구성원 이탈 리스크를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
오해 6. 소통은 태도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어차피 팀장님은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 “아무리 내가 뭘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역시 이 팀에서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어차피, 그래봤자, 역시와 같은 생각과 말에는 팀과 구성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들어 있다.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콘텐츠 개선보다 전달하는 태도와 분위기를 바꾸는 게 낫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게 구글의 프로젝트에서 나온 심리적 안정감이다. 어차피 이야기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적극적 발언과 행동을 끌어내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오해 7. 직원들을 모든 방면에서 동기 부여해줘야 한다
저자는 공감을 낳기 위한 요소로 위의 4가지를 제안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채우는 건 불가능하다 말한다. 물론 4가지를 모두 버려도 곤란하지만, 각 기업에 맞는 핵심 요소에 집중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로 맥킨지는 활동(profession)에 집중한다. 힘들지만 젊은 나이에 중대한 업무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게 만든다. 반면 디즈니는 기업 철학(philosophy)에 집중한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에, 여기서 일할 수 있다는 자체를 행복으로 준다. 그 어느 기업도 이 모든 걸 빠짐 없이 제공할 수는 없다. 직원에게 어떤 매력을 줘야 할지 전략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조직을 이끌고 바꾸려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
일반적인 조직이론 책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복잡한데, 그들이 모이는 조직이야 좀 복잡하겠는가. 그런 면에서 『더 팀』이 가지는 매력은 쉽고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도표도 많고, 실제 팀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자신이 속한 팀의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류를 제공한 것은 이 책의 백미다. 대다수의 HR 서적은 한 가지 이론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는데, 이는 조직이나 비즈니스 구조에 따라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사분면이 약간의 단순화로 보이기도 한다. 허나 2시간 만에 조직에 대한 생각거리와 통찰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미덕은 충분해 보인다.
※ 해당 기사는 리더스북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