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여행자들에게 휴식은 사치라 여길지도 몰라요. 하지만 휴식조차 여행으로 즐긴다면 진정한 프로여행러, 반나절쯤 뉴욕의 공원에서 뒹굴 뒹굴 휴식을 취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뉴요커! 뉴욕 안에는 빌딩 숲 곳곳 오아시스같이 크고 작은 공원들이 존재하죠.
그중 뉴욕이 가장 사랑하는 쉼터,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를 소개할게요. 뉴욕의 상징인 센트럴 파크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공원으로 맨해튼 한가운데 무려 3.41k㎡(103만 1500평) 규모로 자리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 맨해튼의 가장 많은 부분을 공원이 차지한다니 놀랍지요?
공원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뉴욕의 선택은 시간이 흐른 지금 더욱 빛을 발합니다. 공원은 59스트리트에서 110스트리트 사이의 4km, 5애비뉴에서 8애비뉴 사이의 0.8km에 걸쳐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펼쳐져 있어요.
남쪽으로는 호화로운 피프스 애비뉴, 북쪽으로는 할렘, 동쪽과 서쪽으로는 고급 주거 지역과 맞닿아 있으며, 위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센트럴 파크는 일부 계층만이 아닌 뉴욕 시민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공의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다합니다.
센트럴 파크를 방문하는 사람은 매년 약 4000만 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공원이기도 하며,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맨해튼의 중심. 영화 같은 로맨스를 꿈꾼다면 반드시 머물러야 할 곳, 오래 머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곳, 센트럴 파크의 버킷 리스트 3를 소개합니다.
1. 울먼 메모리얼 링크에서 스케이트
11~3월에는 아이스링크, 4~10월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어요. 록펠러 센터보다 여유롭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으며, 저녁에 즐기는 스케이트는 최고의 추억이 됩니다.
2. 잔디밭에서 비키니 태닝
뉴욕을 즐기기 위해 자신감은 필수. 센트럴 파크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름이 되면 잔디밭을 가득 메우는 태닝 족들의 모습에 당황하지 말 것. 오늘만큼은 햇빛을 즐겨보길 바라요.
3. 한여름 밤 야외극장에서 공연
센트럴 파크에서는 다채로운 공연이 계속됩니다. 무료지만 돈 주고도 못 볼 귀한 공연들이 가득해요. 게다가 해 질 녘 야외 잔디밭에서 맥주 한잔과 함께 즐기는 공연이 뭔들 재미없으랴.
센트럴 파크,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840년대 맨해튼이 급속히 도시화되자 뉴욕시는 대규모 공원을 짓기로 하고 상금 2,000달러의 현상 공모를 걸었어요. 뉴욕시가 내건 조건은 광장 부지를 설정할 것, 분수 및 전망 탑을 계획할 것, 스케이트장을 설치할 수 있는 물 공간을 확보할 것 등이 포함되었어요.
선정된 작품은 ‘그린스워드 플랜(Greensward Plan)’이었습니다. 그들은 머지않아 맨해튼 전체가 건물로 뒤덮일 것이며 센트럴 파크는 유일한 녹지가 될 것을 예상하고 최대한 자연 친화적인 공간, 시원하게 뚫린 공간, 다양성이 있는 공간으로 공원을 설계했어요.
이 설계를 바탕으로 1856년 센트럴 파크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마음껏 쉴 수 있는 녹색 공간으로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160여 년이 흐른 지금 센트럴 파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뉴욕 최고의 랜드마크로 사랑받아요.
센트럴 파크 벤치의 비밀
센트럴 파크는 개인 기부 또는 기업의 후원을 통해 운영됩니다. 이때 개인 기부자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이 주어져요. 바로 벤치. 7,500달러를 기부하면 원하는 문구를 금속판에 새겨 벤치에 붙여줍니다. 달달한 사랑 고백부터 가족의 추억이 담긴 내용까지 갖가지 사연 가득한 이 벤치들은 일명 ‘어덥트 벤치(Adopt A Bench)’라고 불려요.
이렇게 설치된 어덥트 벤치는 전체 벤치 수 9,000개의 3분의 1이 넘는다는 점! 공원은 운영비를 마련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공원에 담으며, 그 혜택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진정한 공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하니, 정말 대단한 공원임에 틀림없습니다.
주요 포인트 짚어보기: 센트럴 파크 완벽 가이드
1. 더 데어리 The Dairy
과거 우유를 생산해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인포메이션 센터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센트럴 파크 무료 지도를 이곳에서 얻으세요!
2. 더 레이크 The Lake
주변을 산책하거나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호수. 보트 하우스 카페 근처 선착장에서 보트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 시간 10:00~해 질 녘 요금 4인승 1시간 $15, 추가 15분당 $4(현금만 가능, 보증금 $20)
- 웹사이트
3. 더 시프 메도 The Sheep Meadow
가장 넓은 잔디 광장이자 대표적인 인증샷 스폿.잔디밭에서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은 필수. 과거 양 방목지였던 때문에 더 시프 메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4. 베데스다 분수 Bethesda Fountain
중앙에 있는 천사상, 베데스다 청동상이 유명합니다.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자주 펼쳐지며, 웨딩 촬영이나 화보 촬영에도 애용되는 곳이에요.
5. 그레이트 론 Great Lawn
더 시프 메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잔디밭. 매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이 이곳에서 무료로 펼쳐집니다.
6. 센트럴 파크 동물원 Central Park Zoo
영화 〈마다가스카〉에서 동물들이 탈출한 곳으로 등장한 동물원입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직접 동물들을 만져보고 먹이도 줄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 시간: 4/1–11/5 월–금 10:00–17:00, 토·일 10:00–17:30 / 바다표범 쇼 11:30, 13:30, 15:30, 펭귄 쇼 14:30
- 요금: 메인 동물원, 어린이 체험 동물원, 4D 극장 포함 티켓 성인 $18(13세 이상) 어린이(3세 이상~12세 이하) $13, 노인(65세 이상) $15 / 온라인 예매 시 10% 할인
- 웹사이트
7. 벨비디르성 Belvedere Castle
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무료 전망대가 있어요. 센트럴 파크 전경 사진을 공짜로 찍기엔 이곳이 최고!
8.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 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
공원 내 총면적의 약 8분의 1을 차지하는 메인 저수지.
9. 헥셔 플레이그라운드 Heckscher Playground
센트럴 파크 놀이터 21개 중 베스트. 분수가 있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뉴욕 아이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마련해주기에도 좋습니다.
10. 델라코트 극장 DelacorteTheater
극장 앞 야외무대에서 매해 여름 셰익스피어 공연이 무료로 열립니다. 티켓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질 만큼 인기가 많다는 점! 티켓은 극장 앞에서 공연 당일 12:00부터 1인당 2매씩 배부하며, 온라인 예매는 불가능해요.
11. 컨서버토리 가든 Conservatory Garden
프랑스식·영국식·이탈리아식 스타일로 조성된 정원으로 근처에는 안데르센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상이 있어요.
12. 스트로베리 필즈 Strawberry Fields
비틀스의 노래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를 따서 이름 지어졌어요. 다코타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Imagine’이 새겨진 원형 석비가 있습니다. 아직도 존 레넌을 추억하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요.
13. 마리오네트 극장 Marionette Theatre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볼 수 있는 극장으로 가족들에게 특히 인기예요. www.ticketfly.com에서 swedish cottage를 검색 후, 예매할 수 있어요.
- 요금: 성인 $12, 어린이 $8
- 시간: 주로 오전, 낮 시간으로 하루 2회 공연 휴무 월요일
- 웹사이트
14. 할렛 자연보호구역 Hallett Nature Sanctuary
지도에도 없는 비밀 구역인 이곳은 6월에서 8월까지 개방합니다. 그나마도 날짜와 시간이 제한되는 등 입장이 까다롭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니, 웹사이트에 가입하면 스케줄 및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원문: 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가이드북 『무작정 따라하기 뉴욕(2019-2020)』에서 발췌·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