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재성: 취업 멘토링 서비스 ‘코멘토’ 대표 이재성입니다.
리: 취업 서비스가 넘쳐나는데, 취업 멘토링 서비스는 뭐죠?
이재성: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고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잖아요. 그리고 어른들은 애들이 아무 생각 없이 원서 쓴다고 뭐라고 해요. 저는 그게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도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려줄 기회를 주지도 않았잖아요? 취업설명회나 열리는 정도이지…
리: 그렇죠. 사실 기성세대도 멋모르고 원서 썼던 것도 마찬가지고. ㅋㅋ
이재성: 네. 그래서 취준생이 무료로 현직자에게 상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게 ‘코멘토’입니다. 현직자분들의 일상적인 지식이 취준생에게는 정말 귀한 이야기잖아요. 자기가 받는 상담은 무료고, 남이 받은 상담은 월 2,800원을 내면 유료로 볼 수 있어요. 자소서 첨삭까지 포함해서요.
리: 오. 월 3,000원도 안 하다니, 더 받아도 될 것 같은데요.
이재성: 제가 엄청 시골 출신이에요. 버스가 1시간에 1대 다니고, 버스를 또 갈아타야 시내로 갈 수 있을 정도였죠. 그러다 보니 돈 없는 학생도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리: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이재성: 회원 수는 40만 명 정도 되고, 특히 실제 사용자 비중이 높아요. 시즌 따라 다르지만 월 방문자가 15–30만 정도 됩니다. 좋은 취업 정보를 얻고자 하는 학생들은 다들 사용한다고 볼 수 있죠. 다른 취업 사이트처럼 매출이 크지는 않지만, 그 어느 곳보다 도움이 되는 취준생 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깡촌 소년, 누구나 좋은 취업 정보를 얻는 세상을 꿈꾸다
리: 어쩌다 코멘토를 시작하게 됐습니까?
이재성: 제가 완전 깡촌에서 자랐어요. 동네에 인문계 고등학교도 없어서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죠. 그렇게 고생해서 서강대를 갔는데, 졸업 시즌이 되니까 막막하더라고요. 어느 회사를 가야 할지, 어떤 직무로 지원해야 할지 물어볼 곳이 없잖아요.
리: 뭐, 모든 대학생이 다 그렇죠…
이재성: 답답해서 막무가내로 졸업한 선배들한테 들이댔어요. 궁금해하는 회사에 다니는 선배님께 문자 드리고 네이트온으로 물어본 거죠. 선배들도 기특하게 생각했는지 밤새도록 상담해줬어요. “왜 전략기획 일을 하고 싶니?” “실제 어떤 일 하는지 알아?” 이런 분들 덕택에 잘 취업해서 마음에 드는 업무를 할 수 있었어요.
리: 좋은 분들이군요.
이재성: 그렇게 회사를 다니는데, 어느 날 시골에서 같이 학교 다녔던 제일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공부를 잘하지는 못해서 시골 주유소에서 힘들게 일하던 친구였죠. 걔 꿈이 지역 농협에 입사하는 거였는데, 겨우 농협에 입사하려는 찰나에 죽은 거죠. ‘이렇게까지 고생해도 죽는 건 한순간이구나… 내가 왜 이렇게 살지? 죽으면 다 끝인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리: 마음이 무거웠겠네요.
이재성: 사람들한테도 이런 질문을 던졌는데, 계속 같은 말만 하니까 친구들도 술맛 떨어진다고 그만하라 했어요. 6개월쯤 지나니 그냥 술에 떡이 된 폐인이 한 명 있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사명이 있는 자, 죽지 않는다”는 글을 봤어요. 인간은 언젠가 죽지만, 가졌던 꿈과 뜻은 다른 사람에게 연결되어 남아 있다는 거죠.
리: 음…….
이재성: 이후 제 인생의 사명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그 답이 두 문장으로 나왔어요. 첫째, 정보와 기회를 평등하게 만들자. 둘째, 누구나 경제력에 관계없이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자. 저처럼 시골에서 자라는 애들도 정보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자는 거죠.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대기업 사표를 내다
리: 그래서 코멘토 창업을 딱!
이재성: 덜컥 관둘 깜냥은 안 되니, 공동창업자들과 회사를 다니며 작게 사업을 좀 해봤어요. 처음에는 맛집 서비스를 냈어요. 자신이 간 맛집을 앱에 올리고, 지인들이 맛집 찾을 때 쓸 수 있는 앱이었죠.
리: 정말 아무도 안 쓰겠군요.
이재성: (웃음) 정말 아무도 안 썼어요.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던 중, 새로 산 아이폰6가 3일 만에 박살이 났어요. 30만 원 넘게 주고 수리를 했는데, 1주일만에 또 깨 먹었어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사설 수리점에 연락했는데, 가격 차이가 너무 큰 거예요. 그래서 아이폰 수리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봤어요. 전국 사설 수리업체마다 전부 전화해서 호가를 듣고, ‘수리들어간다’라는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리: 나름 괜찮은 서비스 같은데요?
이재성: 괜찮았어요. 뽐뿌에 공개했더니 하루에 5,000명씩 방문하는 거예요. 여기서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시장 수요라는 거죠. 맛집 서비스는 시장이 필요로 하지 않은 반면, 아이폰 수리는 비싸니까 가격 비교를 원하는 이들이 많았던 거죠.
리: 근데 그 사업은 왜 접었어요?
이재성: 시장이 너무너무 작았어요. 저 혼자 전화로 전국에 있는 수리점 가격을 다 알 수 있었다는 건, 그냥 시장이 작았단 거죠. 그러면 아이폰 외에 다른 수리, 창문이나 카메라나 이런 수리로 넓히면 되지 않을까… 근데 그쪽도 시장이 다들 작았어요. 수리 시장 중 제대로 시장 규모가 나오는 쪽은 자동차뿐이었어요.
리: 정작 자동차 수리 시장은 이미 플레이어들 넘치죠.
이재성: 네. 큰 시장은 이미 잘 형성돼 있고, 그 외 나머지는 먹어 봤자 답이 안 나오는 시장이었죠. 좋은 아이템은 이미 남들이 다 한다 생각하니 막막하더라고요. 그때 다시 사명을 떠올렸어요. 누구나 저렴한 서비스에 평등한 정보와 기회를 접하게 하자… 그리고 공동창업자들에게 말했죠. “내가 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는데 솔직히 돈은 못 벌 것 같다, 가난하거나 지방 사는 애들에게도 취업에 도움 되는 좋은 정보를 주고 싶다.” 다들 동의해줬고 바로 사표를 냈어요.
퇴사 날 얻은 인사이트: 누구나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
리: 처음 코멘토는 어떤 서비스였어요?
이재성: ‘텔레멘토링 30’분이라고, 해당 분야 현직자와 30분 동안 통화하는 거였어요. 근데 아무도 안 쓰더라고요. 황당했어요. 정말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쓰지 않으니… 사표는 썼는데 1달 동안 연락이 1통도 안 왔어요. 부장님께 사표 좀 물려달라 빌어야 하나… 이런 생각까지 했죠.
리: 그게 현명한 것 같은데, 왜 굳이 사업을 하셔서…
이재성: 후배 애들한테 연락을 돌리니 의외의 반응이 오더라고요. “오빠, 한 번도 안 본 사람이랑 전화 통화 하는 게 너무 변태 같아요.” “형, 요즘 애들은 여자친구랑도 통화 안 해요, 카톡으로 해요.” 그러니까 자기들도 쓰고 싶은데, 전화가 부담스럽단 거죠.
리: 우리가 참 옛날 사람이군요…
이재성: 그래서 서비스를 전화에서 서면으로 바꿨어요. 이메일로 질문이나 자기소개서를 보내면 48시간 안에 답을 해 주는 거죠. 사실 전화 30분에 3만 원에서 메일 1통에 3만 원으로 바뀌었으니, 서비스 질은 떨어진 거잖아요. 그런데 퇴사 1주일 전 런칭하자마자 하루에 메일이 10통씩 쏟아지는 거예요. 자소서, 취업 고민, 면접 팁 등…
리: 퇴사하는 날 희망에 부풀었겠군요.
이재성: 그게 그렇지 않았어요. 이메일이 몰리니까 멘토님들이 일일이 답을 못하는 거예요. 직장인들이 시간에 그리 자유롭지 않잖아요. 근데 취업 멘토링은 하루가 너무너무 중요해요. 당장 내일까지 지원서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죄송하다 이야기하고 다 환불하니 잠이 안 왔죠. 이게 정말 지속 가능한 사업인지…
리: 회사는 곧 퇴사인데;;;
이재성: 근데 퇴사 당일, 인사하러 돌면 다들 덕담을 하잖아요. 한 분 한 분 제게 도움 될만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분들이 사업을 잘 모르는데도, 경험에 비추어 내게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해주는구나. 그러면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누구나 자기가 아는 정보로 취준생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맞춤형 전문가의 멘토링이 필요할까?
리: 하긴 그렇죠. 직장생활 좀 한 사람이면 누구라도 자신만의 인사이트가 있으니.
이재성: 그래서 퇴사 날 카톡으로 취준생 질문을 지인들에게 뿌려봤어요. 그랬더니 진짜 빨리 답이 오는 거예요. 각 잡고 답할 필요 없으니 이게 더 편했던 거죠. 답변 모음을 취준생한테 전달해보니 만족도도 엄청 높았어요. 정성 들인 답변 1개 이상으로, 5–6명의 짧은 인사이트가 더 큰 도움이 됐던 거죠. 그래서 1,000원 내고 질문 올리면, 현직자들이 100원 받고 답해주는 서비스를 냈어요. 그러니까 하루에 100명씩 질문을 하는 거예요. 곧바로 대학교 커뮤니티에 입소문이 난 거죠.
취준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개편하자 5배의 성장이 일어나다
리: 회사 나온 지 1개월 만에 성공하다니 부럽습니다…
이재성: 근데 1,000원 받아서 몇백 원 떼어 주면 뭐가 남아요. 회사 괜히 나왔나 하는 와중에 여행박사 신창연 대표님께서 엔젤투자를 해주셨어요. 참치 사주며 저희 이야기를 듣더니 “원래 사업은 당장 돈 못 벌어도 계속 사업모델을 바꾸다 보면 뭐라도 되는 거다. 필요한 만큼 넣어줄 테니까 얼마 필요해?” 그러시더라고요. 정말 돈이 하나도 없어서 “2,500만 원 주세요”라고 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투자해 주시더라고요.
리: 너무 적게 불렀는데요. 2억 5,000 불러도 넣어주셨을 것 같은데(…)
이재성: 아, 근데 그때 퇴사하고 열흘째인가? 개념이 없을 때라 그냥 감사했죠. 심지어 매칭펀드로 5,000 더 넣어주셨어요. 그 돈 없었으면 바로 망했을 텐데 은인이죠. 사업도 참 운명인 게, 그 돈 다 떨어져서 망할 즈음 모교인 서강대에서 우리 프로그램을 돈 주고 쓰겠다고 했어요. 부랴부랴 자소서 멘토링 기능을 유료화했고, 그렇게 1년 넘게 겨우 망하지 않을 수준으로 버텼어요.
리: 존버의 달인이군요…
이재성: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보였어요. 누가 ‘피서철 조개구이집 같다’고 하더라고요. 취업 시즌에는 동시 접속자가 100명이 넘는데, 그게 끝나면 아무도 안 쓰는 거예요. 또 접을까 고민하던 중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왜 대기업 나와서 돈도 안 되는 서비스를 붙들까? 우리가 어쩌다 자소서 첨삭 서비스를 하는 걸까? 우리는 원래 사람들 취업 고민을 해결해주려던 거 아니었어?
리: 그렇지요? 근데 먹고살려다 보면 다 돈 되는 일에 투입되는 거죠.
이재성: 그러니까 관점이 바뀌는 거예요. 우리가 그동안 받아온 수많은 취업 고민과 답변들, 이게 정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콘텐츠잖아요. 이걸 공개하면 정말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겠구나… 그래서 그간 오갔던 취업 관련 질문과 답변을 익명화해서 공개했어요. 그러니까 구직 기간이 아니라도 동접자가 쏟아지더라고요. 1년 만에 접속자 수와 콘텐츠가 5배 이상 늘었어요.
리: 주로 어떤 질문과 답변이 오가나요?
이재성: 정말 다양합니다. “S사 면접 보는데, 여자는 올림머리 하고 가는 게 맞나요?” 이런 질문도 있어요. 직장인 입장에서야 피식하겠지만, 취준생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한 일이죠. 이때 그 회사 사람들이 답변 달아주면 고민이 풀려요. 면접이나 회사 질문은 끝도 없죠. 물론 이런 정보가 코멘토에만 있지야 않겠지만, 그 회사나 직무 사람들이 답을 주고, 또 매년 갱신되잖아요. 입소문이 나며 취준생이 계속 몰렸고, 덕택에 실리콘밸리의 500스타트업으로부터 투자도 받았죠.
리: 이제는 돈이 좀 됐나요?
이재성: 그렇지도 않았어요. 트래픽이 늘어나니 서버비와 운영인력 인건비 부담만 커지더라고요. 마케팅을 하니까 그게 또 부담이었어요. 트래픽은 계속 늘어나고 질문과 답변도 쏟아지는데, 매출은 별로 늘어나지 않으니 적자만 커지는 거죠. 그래서 B2B로 외주 용역을 엄청 했어요. 그래도 취준생들의 온갖 고민을 아니까,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거든요.
리: 그 정도면 먹고 살 만큼은 나오지 않나요?
이재성: 먹고야 살겠죠. 그런데 외주용역 하면서 느끼는 게… 그럴수록 우리가 목표로 했던 ‘취준생들이 좋은 정보를 구해야 한다’는 비전에서 멀어지는 거예요. 돈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자생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리: 그래서 무엇을 했습니까?
이재성: 취준생이 엄청 몰리는데 돈은 안 된다, 엄청 목 좋은 마트를 만들었는데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래서 뭘 팔 수 있을지 데이터를 싹 뒤져봤어요. 취업 질문하는 사람이 5%고, 콘텐츠를 보러 오는 사람이 95%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돈을 그 질문하는 5%에게만 받았어요. 하루에 1,000명이 물어보고 500원 받아봐야 50만 원, 월 1,500만 원으로 회사를 어떻게 굴리겠어요.
리: 그렇다고 완전 유료화하면 트래픽이 뚝 끊기지 않겠습니까.
이재성: 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자생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업모델을 반대로 바꿔 봤어요. 원래는 질문할 때 돈을 내고 열람은 공짜였어요. 그걸 질문은 공짜인데, 남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는 건 돈을 내는 거로 바꿨어요. 그때가 살면서 가장 긴장했던 날이었어요. 이것도 안 되면 서비스가 망한다는 개념보다… 내가 여기에서 뭘 더 할 수 있지? 이제 제대로 된 사업은 못 하고 평생 외주만 하게 되는 건가?
리: 반응은 어땠나요?
이재성: 의외로 유료화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어차피 자기 필요한 질문은 공짜고, 남의 질문과 답변까지 볼 수 있으니… 6개월 1만 6,900원 상품권이 정말 많이 팔렸어요. 그제서야 외주에 공들이지 않고 코멘토를 발전해 나갈 매출이 나는 거예요. 2015년 7월 창업했으니, 4년 정도 까먹기만 하다가 답을 찾은 거죠. 그때 사업은 내가 가진 비전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끝없는 고민이 필요함을 알았죠.
현업자와 함께 실습하며 직무 전문성을 기르는 ‘직무부트캠프’ 런칭
리: 4년 만에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린 걸 축하드립니다. 이후에는 어떤 걸 진행하고 계신가요?
이재성: 한번 내 서비스로 제대로 수익을 내니 자신감이 붙었어요. 좀 더 제가 창업할 때 사명으로 돌아가 생각할 수 있었죠. 그러면서 지금 현직자가 답변해주는 서비스 이상으로 취준생을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됐죠.
리: 사실 취업 학원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데… 뻔한 자소서나 스피칭 팁 이상을 제공하기 힘들죠.
이재성: 그간 각 분야 현직자들이 취준생들의 구체적인 고민을 해결해 줬잖아요. 좀 더 깊이 파고들어서 구직자들에게 정말 의미가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인턴 연결, 이런 걸 고민했어요. 사실 구직자가 정말 자신과 맞는 일이 뭔지 아는 게 정말 중요하고, 그러려면 최선은 직접 일해보는 거니까요.
리: 근데 인턴 기회는 대단히 제한적이잖아요.
이재성: 그래서 인턴은 아니더라도, 현업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실무 과제를 멘토와 함께 풀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나온 게 ‘직무부트캠프’예요. 5주 동안 현업 해당 직군에서 일하는 분들이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과제를 내준 후 카톡 등으로 피드백도 해주죠. 예를 들어 해외 영업 직무라면, 해외 영업 딜을 두고 손익 분석하며 자연스럽게 일의 속성을 이해하게 만들어요.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히 직무 전문성을 가지게 되지요.
리: 수강생들 반응은 어떤가요?
이재성: 정말 좋습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높아져요. 저희 핵심은 수업이 아니라, 실제 일을 과제로 던져주고 피드백을 주는 거잖아요. 그러면 처음에는 빡세도,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만족도도 함께 높아지는 거죠. 저희 직무부트캠프 수강 완료율이 75%인데, 이 중에서 나머지 25%도 대부분 중도취업이에요.
리: 반대로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라고 자신감 꺾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재성: 맞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도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의외로 직군을 옮기고 싶은 경력자분들도 많이 와요. 수업을 듣고 나서 생각보다 잘 맞으니까 이직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분도 있지만, 잘 안 맞으니까 계속하던 일 해야겠다는 분도 있죠. 저는 어떤 결론이 나도 좋다고 봐요. 이 일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를 엄청 저렴한 비용으로 알 수 있으니까요.
리: 퀄리티 컨트롤 이슈도 있지 않아요?
이재성: 저희도 처음엔 엄청 걱정했죠. 그런데 다른 교육들에 비하면 만족도가 월등히 높아요. 먼저 먹고 사는 문제니까 학생들의 열의가 굉장히 높아요. 그러니 자연히 멘토님도 많이 신경 쓰게 돼요. 다음으로 아무래도 현업자와 학생은 해당 분야의 지식의 차이가 워낙 크잖아요. 멘토님들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 멘토님들의 강의 재개설률이 100%예요. 그만큼 취준생도 멘토님도 모두가 만족하는 코스가 된 거죠.
모든 학생의 취업 문턱을 저렴하게 낮춰주는 서비스가 될 것
리: 이제는 걱정 없이 무지 잘 나가는 것 같군요.
이재성: 여전히 적자지만, 마케팅 비용만 줄이면 흑자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에요. 어차피 저희 내부에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어서 학생들을 모으는 데 큰 걱정은 없어요. 하다못해 누가 반도체 공정관리, 글로벌 플랜트에 관심 있는지까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분들한테 메일링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모객이 돼요. 지금까지 누적 350개 수업을 열었는데 폐강률은 5%가 채 되지 않아요.
리: 멘토들이 부담스러워하진 않나요? 회사에 눈치 보일 것 같은데…
이재성: 코멘토는 100% 익명 서비스라서 멘토의 소속이나 이름이 드러나지 않아요. 그보다 부담을 가지는 건, 내가 애들한테 알려줄 깜냥이 되겠냐, 이런 건데 대리 말년 급 정도만 되면 당연히 강의할 레벨이 됩니다. 직장인 본인은 일상이라 모르겠지만, 수년간 쌓인 전문 지식이니까요. 취준생에게는 정말 귀한 지식이지요.
리: 일종의 투잡? 뛰기에는 괜찮겠네요.
이재성: 네. 코멘토의 장점은 에어비앤비처럼 집이 필요하지도, 우버처럼 자동차가 필요하지도 않아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도, 본인이 매일 하는 일을 통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한두 달 치 월급을 벌 수 있단 점이죠.
리: 앞으로 직무부트캠프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이재성: 우선 지방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요. 처음에 서울에서 수업을 여니까 학생들이 대구, 울산에서도 올라오는 거예요.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저희가 5주 코스에 24만 원, 할인해서 18만 원을 받거든요. 그런데 KTX 비용으로만 10만 원 가까이 나가는 거죠. 그래서 굳이 서울까지 올라오지 않아도 되도록 인강 VOD를 강화하려 해요. 또 부산, 대구, 광주에서도 코스를 열고요.
리: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 집중도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요?
이재성: 제 인생의 미션이 기회와 정보의 평등을 만드는 건데, 저희가 오프라인만 집중하면 이게 서울과 지방의 불평등을 더 야기하는 제품이 되니까요. 그리고 온라인 수업의 테스트를 제가 직접 했었거든요. 온라인으로 할 때 참여자들이 훨씬 적극적이게 돼요. 오프라인 강연할 때 질문 하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온라인 수업은 남 눈치 덜 보니까, 학생들이 되게 참여를 많이 해요. 물론 오프라인도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적절히 섞어나가려 합니다.
리: 취준생 데이터가 그렇게 많이 모여 있으면, 이 외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네요.
이재성: 네, 다행히 그 죽음의 외주를 하며(…) 몇 가지 사이드 비즈니스가 돌아가요. 첫 번째는 대학, 공공기관들이 저희 AI 자기소개서 분석기와 매칭 알고리즘을 사용해요. 또 저희에게 신입이나 인턴 채용 의뢰도 종종 들어오고요.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재성: 코멘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취업 정보를 얻는 걸 넘어,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최신의 정보와 경험을 전달받고 실패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현직자분들에게 코멘토는 단순히 후배들을 돕고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자리를 꿈꾸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성장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 많은 실무자분들이 코멘토와 직무부트캠프를 통해 취준생들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 해당 기사는 (주)코멘토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