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수요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카카오커머스-카카오메이커스가 주최한 ‘다이렉트 투 카카오 컨슈머 콘퍼런스(Direct to Kakao Consumer Conference)’가 열렸다. 제조사 대상으로 카카오의 커머스 플랫폼을 소개하고 각 서비스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국내 제조사 150여 곳의 일원이 참여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콘퍼런스에서 강점을 두어 전달한 메시지는 카카오커머스가 ‘판매자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제조사들이 제품 연구 개발, 재고 처리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깊은 공감을 표했고, 카카오커머스와 함께 비즈니스가 발전할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행사는 총 3개의 파트로 진행되었다. 차례로 카카오메이커스/카카오톡 선물하기/카카오톡 스토어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각 분야의 파트장이 발표를 진행했다. 마지막 순서에는 모든 파트장 및 본부장이 함께 Q&A 시간을 가졌다.
1. 카카오 메이커스
첫 발표는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진행했다. 카카오 메이커스는 타겟팅 메시지를 활용한 고객 맞춤상품 제안 및 선공개, 주문 제작 등의 수단을 통해 ‘재고 없는 생산’을 목표하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생산자가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을 십분 이해해, 메이커스 콘텐츠 전문가들이 노하우 있는 스튜디오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 예시로 메이커스 직원들이 직접 착용해 퀄리티를 확인하고, 족저근막염을 가진 제조사 사장 스토리로 풀어내어 4만 개의 판매고를 올린 ‘슬리퍼’ 제품과 당뇨가 있어 단 것을 드시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제작해 3만 개의 판매고를 올린 ‘팥콜릿’ 제품의 예시를 들었다.
2020년의 ‘가치 소비’ 시대에는 판매자의 진심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카카오메이커스의 발표는 왜 이 제품을 만드는지, 왜 이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해야 하는지 소비자에게 설득하기 위해 메이커스 브랜딩 전문가가 함께 고민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2.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을 통해 선물을 주고받는 메신저 기반 커머스다. 받는 사람과의 ‘관계’가 최우선시되는 만큼, 타 커머스와는 다른 다양한 기능을 도입한 것이 눈에 띄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김미희 파트장은 그 예시로 생일/기념일/이슈 등을 반영한 ‘테마’ 영역과 감동, 피드백 기반의 ‘감동 랭킹’을 통한 선물 큐레이션을 설명했다.
바로 이 특징 때문에,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상품 기획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스토리를 반영할 수 있는 선물로서의 가치 수립이다. 그래서 메시지를 적절하게 담은 상품을 기획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내용을 역설했다.
3. 카카오톡 스토어
카카오톡 스토어는 ‘카카오톡 안의 내 상점’을 표방한다. 그만큼 제조사들이 비교적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모바일 스토어다. 타 커머스와 차별화되는 특징 또한 보유했다. 예를 들어 최근 선보인 2인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은 구매 고객이 2명 이상 모이면 할인을 진행해 재고 판매를 촉진하고 대량 판매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1:1 상담톡 기능을 통해 단골 고객 관리 및 소통을 진행하거나, 재고가 발생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할 때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소문내면 할인’ ‘스토어 친구 전용’ 등의 다양한 기능 또한 지원한다. 판매자는 이 기능들 중 자신에게 맞는 마케팅 방법을 차용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마케팅이 가능한 ‘유연한 커머스 플랫폼’인 셈.
마무리: 어떻게 해야 판매자가 중심이 될 수 있을까?
마지막 발표는 박은호 사업본부장이 진행했다. 이커머스 분야에서 쌓은 다양한 이력을 이야기한 박 본부장은, 다음과 같은 한마디로 긴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된 저의 경력이 여기 카카오커머스에서는 절반밖에 소용이 없더라고요.
카카오커머스는 보통의 이커머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이 맞춰진 플랫폼이다. 일례로 네이버에서 쇼핑을 진행하는 소비자는 ‘필요한 제품을 찾아서’ 구매한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들어가는 소비자는 ‘대화’를 목적으로 한다. 만약 카카오가 판매를 진행한다면, 소비자는 필연적으로 “내가 대화하러 들어가는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한다고?”라고 의문을 가지는 인지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카카오커머스의 목표는 판매에 ‘관계’를 끌어들이는 것이어야 한다. 보통의 이커머스가 싼 가격, 비싼 가격, 기간 한정 특가를 이야기한다면, 카카오는 ‘선물의 당위성’과 사람과의 관계를 이야기해야 한다.
관계 기반의 커머스이기에 판매 양상 및 주력 판매 제품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일례로 카카오커머스의 판매량은 공휴일이나 휴일에 급증한다. 특별한 날을 맞이해 주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한 제품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배송 기간 또한 중요하지 않다. 이미 카카오톡 내에서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은 상태이기에, 배송의 속도가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이는 판매자가 카카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콘퍼런스 명인 ‘디렉트 투 컨슈머(Direct to Consumer)’는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이동하는 시대적인 추세에 잘 적응하도록 생산자/판매자의 시선에 서서 최적의 커머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콘퍼런스는 이에 맞추어 “제품의 생사고락을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메이커스가 함께 할 테니, 저희를 잘 활용해 주십사”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무리되었다. 국내 제조사라면 한 번쯤 이 협조적이면서도 듬직한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